그녀는 예전에 회사에 다닐 때, 동료들이 표범에 대해 의논하는 것을 한 두번 들은 것이 아니어서 그가 청해 지하 세계에서 얼마나 악독한 인간인지, 세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다!"필사적?"염구준이 웃었다!필사적이고 싶다고?그럼 얼마든지 덤비라고 해!이 세상에는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 많다. 표범...... 이런 작은 캐릭터는 전신전 전주의 공포를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같은 시간, 제왕 클럽 VIP룸.웃통을 벗은 표범의 온몸에 새겨진 표범 문신이 무척이나 무섭웠다. 방금 손태진으로부터 10억을 받고 그의 얼굴에는 흥분으로 가득차 있었다."표범 형님, 전화받으세요."부하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뛰어들어와 두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표범은 발신자 표시를 힐끗 보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나중에는 낮게 콧방귀를 뀌었다."용준영? 흥! 용 씨 집안 도련님이 무슨 일로 내게 연락할 생각을 다 해?”용준영도 한때 지하에서 휩쓸며 살았는데, 명성이 작지 않았으나, 후에 불과 몇 년 안에 손을 씨고 상업계 큰 손으로 변신하여, 여러 세력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그리고 용 씨 집안 도련님, 제경에서의 배경……."용 씨 도련님께서 뭐 하려 하는지나 보자!"표범은 차가운 웃음을 짓더니 손가락으로 화면을 올리며 전화를 받았다."아이고, 귀한 손님 아니십니까, 준영 형님이 어쩌다 갑자기 제 생각을 했대요?"표범이 비아냥대며 말했다."표범, 이제 머리가 더 커졌어, 감히 내 프로젝트까지 방해하다니, 괜찮네, 훌륭해!" 용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제부터 잘 들어! 네 38명의 부하들이 지금 모두 내 앞에 무릎 꿇고 있어. 100억으로 사람 데려가. 그렇지 않으면 사람마다 팔 한쪽씩 부러뜨릴 거야! "표범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버렸다!용준영이 하는 프로젝트였어?손태진 그 자식, 또 나를 함정에 빠뜨렸어!"오해, 다 오해입니다!"아니, 준영 형님, 이번 자본주는 손태진 그 새끼예요, 저도 깜빡 속아서 아무것도 몰랐어요
염구준이 손짓을 하자 준영의 부하 열댓 명이 즉시 달려와서 표범 밑에 있는 양아치들을 전부 옆에 있는 승합차 몇 대에 밀어 넣었다.양아치들은 완전히 겁을 먹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대소변을 가누지 못해 악취가 진동했다.어떤 사람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염구준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고, 어떤 사람은 표범을 욕하고 있었다."이익만 챙기는 배은망덕한 소인배 같은 놈!""우리가 그를 형님으로 생각했는데도, 돈을 쓰려하지 않고 우리를 구하려 하지 않는다니!""염 선생님,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염구준은 무표정으로 있었다.감히 노동자를 다치게 하고, 전신전 전주를 건드려?이것은 그들이 마땅히 지불해야 할 대가이다!"팔을 잘라서 표범에게 보내버려!"염구준은 분부하고 나서 몸을 돌려 공사 작업장르로 걸어갔다, 등 뒤에는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팔들이 피를 흩뿌렸다. 승합차 몇 대가 빠르게 시동을 걸었고, 이 팔과 다리가 없어진 양아치들을 데리고 제왕 클럽으로 질주해 갔다.—같은 시간, 제왕 클럽 VIP룸.표범은 앞에 있는 손태진을 노려보며, 얼굴색이 침침해서 물이 떨어질 지경이었다."손태진, 설명해 봐!""화났어?"손태진은 허허 웃으며, 전혀 개의치 않았다. "프로젝트는 우리 손영그룹에 속해 있고, 용준영은 기껏해야 협력관계라고 할 수 있어. 이 설명 만족해?"표범은 책상을 내리치며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프로젝트가 누구의 것이든, 지금 내 38명의 형제가 모두 공사장에 잡혀 있어. 용준영이 100억을 내놓으라는데, 어떻게 할 거야!!"손태진은 느릿느릿 차를 마시며 눈 밑에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어떻게 해?네 부하들이 전부 쓸모없는 놈들인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바로 이때……."큰일 났어요! "문밖에서 부하 한 명이 겁에 질린 얼굴로 들이닥쳤다."표범 형님, 우리 형제들, 망했어요, 다 망했어요……."뭐!?표범은 벌떡 일어서더니 부하의 옷깃을 움켜쥐고 순간 두 눈이 붉어졌다."다시 한
염구준, 손가을?다 죽었어!…….다음날 아침.염구준은 손가을에게 장모님을 모시고 쇼핑을 즐기라고 한 뒤 포르쉐를 몰고 혼자 공사현장으로 가 공사장 임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7시쯤…….염구준의 눈빛이 약간 빛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기가 스쳤다.역시 왔다!멀리서 일곱여덟 대의 봉고차가 굉음을 내며 들어왔고, 한 무리의 양아치들이 무기를 휘두르며 공사장으로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온몸에 표범 문신으로 뒤덮인 채 최전방에서 개산도를 들고 돌진하는 사내가 바로 표범이었다!"멈춰!"공사장 길목에는 염구준과 모순이 있었던 뢰인이 용준영 아래의 정예들을 데리고 표범을 향해 차갑게 웃었다."표범 형님, 규칙을 안 지킬 거에요? 사정 안 따질 거에요?”"사정은 개뿔!"표범은 개산도를 잡고 뢰인의 코를 가리키며 이를 갈았다. "네가 뭔데? 용준영 밑에 있는 개 주제에 감히 나에게 대들어? "말을 마치고 개산도를 휘두르자 뒤에 있던 40~50명의 부하들이 무력과 위세를 내뿜으며 무기를 휘두르며 달려들려 했다.뢰인이 ‘하하’ 하고 웃으며 손을 들어 힘껏 휘둘렀다."덤벼! "와르르!표범 무리의 몇 배나 되는 건장한 사내 150여 명이 뒤쪽의 임시 작업장에서 튀어나왔다.표범의 얼굴은 더 흉해졌다!뢰인이 차가운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자신의 머리를 두드렸다."자, 여기로 때려, 날 때려죽여!""너……."표범은 완전히 화가 나서 이가 깨질 정도로 악물었다!형세가 사람보다 강했다. 뢰인 쪽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다니, 그는 감히 손을 쓸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렇지 않으면 체면을 구기는 사람은 그가 될 뿐이고, 게다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손태석 그 자식, 이번에 자신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든 셈이다, 그의 청해 지하의 골든 간판이 이렇게 망가지다니!"용준영...... 이 대들보, 이 표범이 너와 원한 관계를 맺을 거야!"표범은 뢰인을 쳐다보고 입으로는 용준영을 욕하면서 눈에 불을 뿜으며 말했다. "오늘은 내
이게 끝이 아니었다. 염구준은 앞으로 다가가서 발로 표범의 머리를 짓밟아 바닥에 처박았다.그제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염구준의 무자비함을 피부로 깨달았다.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실력까지!“혀… 형님!”그의 부하들은 당황했다.뢰인과 그 뒤의 악당들마저 충격을 금치 못했다.상대는 표범이었다.청해시에서도 악명 높은 악당 두목이 이토록 초라한 모습으로 염구준의 발에 밟히다니!가장 황당한 건 표범의 부하들이었다. 그들은 무기를 바닥에 던지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저런 괴물을 건드린 건 표범 인생에 가장 큰 실수였다!“밖에 내다 버려! 다시 내 눈에 띄는 날엔 죽는 거야!”염구준은 이 하찮은 무리들을 더 상대하기 싫다는 듯이 담담히 지시를 내리고는 가버렸다.뢰인 일행은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평생 살면서도 이렇게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싸움 고수가 득실대는 어둠의 세계에서 최고의 살수라고 평가 받던 표범이 염구준 앞에서는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다.“형님, 염 선생님은 도대체 뭐 하는 분인가요?”뢰인의 부하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경외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청해시에 언제 저런 무시무시한 존재가 나타난 거죠? 정말 너무 대박이에요!”뢰인은 그런 부하를 싸늘하게 쳐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네가 염 선생 정체를 알아서 뭐하게? 어쨌든 염 선생 심기를 거스르는 사람은 저승사자 할아버지가 와도 못 살린다는 것만 알아두면 돼!”사실 뢰인도 염구준의 신분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냥 용준영 같은 거물 인사도 염구준 앞에서 쩔쩔매는 걸 보면서 그만큼 대단한 인물이라고 막연하게 추측할 뿐이었다.다른 건 몰라도 청해시에서 염구준은 신 같은 존재가 틀림없었다.“멍하니 있지들 말고 염 선생님 지시대로 저것들을 모두 밖에 내다버려!”뢰인은 더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빨리빨리 움직여!”뢰인의 부하들이 달려들어 표범과 그 일당을 전부 바깥으로 내쫓았다. 표범은 거의 영혼이 나간 상태로 바닥을
“죄… 죄송합니다. 지금 나갈게요.”진숙영은 연신 사과하며 손가을을 밖으로 이끌었다.“엄마, 가지 말아요!”손가을은 정색한 표정으로 그 직원에게 말했다.“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이게 맞아요? 만지지도 않고 재질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어떻게 알아요? 우리가 안 살 거라고 말한 것도 아니잖아요!”“하! 참나!”여직원은 가소롭다는 듯이 손가을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사실 거면 당연히 만져도 보고 입어도 봐야죠! 하지만 고객님께서 그럴만한 소비력이 있는지는 증명해 주셔야겠군요! 일부 사람들은 SNS에 자랑할 사진만 찍기 위해 사치품 매장에 자주 오거든요! 그런 사람 많이 봤어요!”손가을은 이유 없이 사람 무시하는 여직원을 보자 분노가 치솟았다.“가을아, 그만해. 다른 곳에 가보자.”진숙영은 딸의 팔목을 잡으며 부드럽게 타일렀다. 딱 봐도 성깔 있어 보이는 이 직원이랑 다투기 싫었다.“우리 다른 곳으로 가보자. 굳이 여기가 아니라도 되잖아.”여직원이 한술 더 떠서 그들을 비웃었다.“여기가 아니라도 되는 게 아니라 살 능력도 없잖아요!”손가을은 진심으로 화가 났다. 그녀는 욕설이 나오려 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여긴 서비스 태도가 정말 엉망이네요. 백화점 측에 민원 넣을 거예요!”“민원이요? 무슨 근거로?”여직원은 따발총 쏘듯이 비아냥거렸다.“돈도 없으면서 왜 재벌 사모님인 척을 해요? 내가 살면서 가장 하찮은 사람들이 당신 같은 사람들이야! 그렇게 잘났으면 어디 한번 증명해 봐요! 이 가게 전부 인수할 능력 있어요? 그게 아니라면 당장 내 앞에서 꺼지세요!”손가을은 너무 화가 나서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진숙영도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며 이 어린 여직원을 노려보았다. 서비스직을 하면서 어떻게 이 정도로 사람을 무시할 수 있을까?그런데 이때!“가게에 있는 옷 전부 포장해! 전부 살 테니까.”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매장 입구에서 들려왔다.염구준이었다.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온 그는 손가을과 진숙영에게 안심하라
하지만 여직원은 전혀 창피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커피까지 대령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이 바닥에 돈 많은 놈이 왕이라고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신발을 핥으라고 해도 할 기세였다.“사장님, 포장은 다 끝났고요 총 3억7천만 원 나왔습니다. 이쪽으로 오셔서 카드로 결제하시면 됩니다.”금전이 가져다 준 원동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고작 십여 분 정도 지났을 뿐인데 매장 안은 텅 비었고 옷들은 전부 정교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여직원은 땀범벅에 화장이 흘러내리는데도 여전히 가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염구준을 바라보았다.젊고 잘생긴 갑부가 와서 매장을 싹쓸이 해가는데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었다.“아, 나 생각이 바뀌었어. 미안.”염구준은 카드를 손에 들고 담담히 말했다.밖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심지어 손가을과 진숙영까지 전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기분이 천국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여직원은 분을 참지 못해 씩씩거렸다.이미 다 포장까지 다 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니. 일부러 작정하고 사람을 놀린 건가?하지만 잠재적 대고객의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었기에 염구준이 손에 든 카드를 보고 침을 꿀꺽 삼키고는 떨떠름하게 대답했다.“하… 하지만 전부 사가신다고 아까 분명히 말씀하셨잖아요?”“그런 게 어딨어? 내가 안 산다면 안 사는 거지!”말을 마친 그는 카드를 다시 품에 넣고 손가을의 손을 잡으며 싸늘하게 말했다.“당신이 관리하는 이 매장에 있는 옷들이 너무 싸구려라 우리 장모님 품위와 맞지 않아.”“장모님, 가시죠. 저기 밍크코트 가게가 괜찮은 곳이 있더라고요!”여직원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이건 분명한 도발이고 모욕이었다. 하지만 먼저 사람을 무시한 건 그녀였다.“영업 방해로 경찰에 고발하겠어요!”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여직원이 염구준을 향해 이를 갈며 소리쳤다.염구준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손가을 모녀를 이끌고 맞은편에 있는 밍크코트 가게로 갔다.고품질 밍크 소재라 당연히 가격은 어마어마했다.“장모님 드릴
손가을이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평소에도 몸매관리가 잘 되어 있었기에 옷차림만 조금 바꾸고 조금만 꾸미니 본래의 기품이 살아났다.“정말 예뻐요. 우리 장인어른이 괜히 한눈에 반해서 결혼한 게 아니네요.”염구준도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찬사를 보냈다.진숙영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만족스러운 쇼핑이 끝나고 그들은 백화점을 나와 은빛 아파트로 돌아왔다.한편, 제왕클럽.들것에 실려서 돌아온 표범은 의식은 없고 숨만 붙어 있는 상태였다. 그의 부하들은 다급히 담당의사에게 연락하고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 장장 한 시간이나 되는 수술 끝에 그는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그러나 한쪽 팔과 하반신이 마비되어 침대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머리도 붕대로 칭칭 감고 있는데다가 두 다리 모두 깁스를 한 표점은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사치였다. 극심한 고통에 사내인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베개를 적셨다.그와 같이 조폭 세계에 몸담은 사람이 이런 사고를 당하면 가진 걸 모두 잃는 것과 다름이 없다. 앞으로 청해시 조폭계에 더 이상 그가 설 자리는 없어진 것이다.“망할! 도대체 어떤 자식이 감히 나 설호의 동생을 건드려!”표범의 병상 앞에는 잔뜩 뿔이 난 대머리 한 명이 씩씩거리고 있었다. 외모는 표범과 흡사한데 풍기는 기세와 눈빛은 표범보다 훨씬 압도적이었다.표범의 부하에게서 연락을 전해들은 설호는 부랴부랴 지방에서 차를 타고 올라왔다.청해시 같은 소도시에서 감히 자신의 동생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인간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형님, 상대는 용 대표 쪽 사람입니다.”사실 표범이 청해에서 세력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성도에서 세력을 쥐고 있는 친형 덕분이었다. 설호는 성도 어둠의 세력 중에서도 독보적인 권력을 장악하는 인물로 청해 세력들과는 감히 비교도 되지 않는 존재였다.“뭐라고? 용준영이?”상황을 보고받은 설호는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험악하게 인상을 찡그렸다.“일개 장사치가 감히 내 동생을
잔인무도하기로 악명 높은 청해의 저승사자가 동생의 복수를 하러 돌아왔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은 용준영이 주제를 모르고 설친다고 생각했다. 물론 용운그룹이 일류 기업이고 어둠의 세계에서도 일정한 입지를 가지고 있지만 기업이 강대하다고 그 사람이 강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설호를 건드린 이상 그가 살아남을 길은 없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감히 설호의 동생을 건드렸으니 죽음을 자초한 거지!청해시의 지하 세력들이 은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혹시라도 엮이지 않기 위해 설호에게 로비로 적지 않은 금액을 건넸다. 일부는 관망의 태도를 취했다. 용준영이 어떻게 죽는지 지켜보겠다는 의미였다. 물론 그가 200억이라는 돈을 준비하는 데는 그리 어려움이 없겠지만 설호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돈도 주고 팔다리 하나 정도는 내줘야 이 싸움이 끝날 것으로 보았다.“형님, 설호가… 돌아왔습니다.”용준영은 직접 우린 차를 염구준에게 건네며 공손히 말했다.“형님 200억이라는 돈은 저에게 큰돈이 아닙니다. 하지만 설호의 기를 살려주고 싶지는 않아요.”“설호? 종이호랑이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염구준은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한마디 했다.용준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설호를 종이호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이 세상에 염 전주가 유일할 것이다. 염구준의 실력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설호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으니까!염구준이 현역 때 날아다녔다고는 하지만 이미 은퇴한 사람이고 설호는 극악무도하기로 소문난 인물이었기에 누가 이길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차를 다 마신 뒤, 염구준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용준영에게 물었다.“용 대표,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아니면 내가 못미더워?”식은땀이 용준영의 이마를 타고 흘렀다.그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들고 염구준을 바라보았다.무서운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며칠 전, 염구준은 청해시를 새로 물갈이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의
그들을 힐끗 보던 염구준이 걸음을 멈추었다.“참, 황지열은 왜 안 보여?”기억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면 처음으로 들어온 사람이 바로 황지열이다.‘설마 5층으로 올라갔나?’“몰라. 들어올 때 있었는데 어느새 사라졌어.”닌자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염구준은 시선을 우대구에게 돌려 뚫어지게 쳐다봤다.“나도 몰라. 여기 일은 우리한테 말하지도 않았어.”그는 염구준이 폭주할까 봐 두려워서 바로 대답했다.“됐어. 이따가 너한테 따질 게 있어.”염구준은 갑자기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계단으로 올라갔다.그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몇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뒷사람들 시야에서 사라졌다.“이게 아닌데?”뒤에 있던 우대구 일행은 충격을 받았다.방금 그들은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설마 상황이 변했나?”서양인은 의심하면서 5층으로 돌진하려고 올라갔다.나머지 사람들도 뒤처지는 게 싫어서 바짝 뒤를 따랐다.쿵!머리가 5층 바닥과 부딪혔을 때 무엇이 계단 아래로 날아왔다.아무리 반보천인 고수라도 이런 충격에 머리에 커다란 혹이 생길 것이다.정말 아팠다.나머지 사람들도 멈추지 않고 올라가더니 똑같이 부딪치고 말았다.5층에 무형의 힘이 그들을 막고 있었다.어떻게 보면 실력이 부족해서 염구준처럼 올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같은 반보천인인데도 실력 차이가 어마어마했다.5층에 도착한 염구준은 가운데 석대에 시선을 끌렸다.정확하게 말하자면 석대 위에 있는 누런 양가죽으로 만든 고대 서적이였다.5층에서 이 물건만 중요한 것 같았다.염구준은 주변을 살폈다.석대 주변에 대형 괴뢰 4마리 있고 황지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이 늙은 여우는 마치 공기처럼 사라진 것 같았다.“몰라. 먼저 서적부터 챙기고 보자.”결심한 그는 몸을 번쩍 들어 대형 괴뢰에게 돌진했다.고대 서적을 얻으려면 이것들부터 처리해야 했다.탁, 탁!인기척을 느낀 괴뢰가 움직이면서 공격을 퍼부었다.염구준은 옆으로 피하면서 그들 공격 속도가 청궐검을 지키던 괴뢰와 실력이 같
염구준이 좋은 검을 얻자, 다들 탐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누구도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검은 그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갖고 싶으면 얼마든지 덤벼.”염구준은 반보천인 실력으로 그들을 도발하는 것 같지만 실은 겁을 주었다.“…”그들은 상대방이 불쾌한 심정을 알고 시선을 돌려 금은보화를 계속 챙겼다.죽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도 소용없지 않은가.이어서 염구준은 계단 입구에 도착해 일행을 기다렸다.한참 뒤에 백호는 무기를 빼앗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다가왔다.“주상님, 이 검을 보세요. 제가 사용하는 검보다 더 좋습니다.”“제 것도 좋아요. 정말 힘들게 손에 넣었어요.”세 사람은 무기가 마음에 드는지 손을 떼지 못했다.고대의 제련 기술은 현대와 다르다.무기 제련에 대해서 그래도 고대 기술이 더 대단했다.붉은 장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누구도 도와주지 않아 평범한 무기를 얻어서 꺼내기 민망했다.“다들 잘했어. 3층으로 올라가자.”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계단에 올랐다.2층보다 몸을 누르는 압력이 더 강력해졌다.이 고탑은 누가 설계했는지 참 기괴했다.일행이 3층에 도착했을 때, 전신지상의 고수들이 그곳에 있었다.3층의 압박감은 전신 경지가 감당하지 못했다.그들은 고대 용하 문자가 새겨진 금속판을 빼앗고 있었다.고대 무학 같았다.“백호, 여기는 너한테 맡길게. 최대한 많이 챙겨. 용하 조상들이 남긴 물건이야.”염구준이 지시했다.1층, 2층의 물건들은 필요 없어서 남들이 가져도 아깝지 않았다.하지만 무학 서적은 용하의 조상들이 남긴 지혜의 결정체다.“주상님, 걱정 마세요. 절대 손도 대지 못하게 할 겁니다.”백호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촤아악!염구준은 백호 일행이 대응하지 못할까 걱정되어 앞으로 돌진해 한 사람을 죽이고 두 사람에게 중상을 입히고 4층으로 올라갔다.부하들을 데리고 온 이상 어떤 일은 직접 고생하지 않고 부하들이 실천을 통해 수련할 수 있게 기회를 양보했다.4층의 압박감은 반보천인 실력인 고수
위층의 압력은 약하지 않지만 염구준 일행이 올라가는 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촤아악!그들이 2층에 올라가자마자 한 괴뢰가 검을 휘두르며 공격했다.예민한 염구준은 바로 검을 들어 번쩍이는 검기를 발사했다.쿵!검과 괴뢰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이쪽 괴뢰의 힘이 강해졌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2층에 존재하는 무형의 압박감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야 감당할 수 있었다.무술인의 실력이 강해서 괴뢰 수량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오히려 싸우기 수월해졌다.2층에는 방이 없고 한눈에 벽을 볼 수 있었다.“무기다.”먼저 들어온 반보천인 고수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고 선반에 각종 무기가 나열된 것이 보였다.“10분 내에 마음에 드는 무기를 찾아.”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한 무기가 무술인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마나 유혹적인지는 그도 잘 알고 있었다.“네.”일행은 대답하고 마음에 드는 무기 쪽으로 달려갔다.“저 검은 뭐지?”염구준이 검을 훑어보다가 시선이 구석에 있는 한 검에게 멈추었다.다른 무기는 다들 다투면서 빼앗으려고 하는데 유독 이 검 주변에 시체와 키가 엄청난 괴뢰가 있었다.그 검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괴뢰를 이기지 못해서 죽거나 포기한 것이다.“바로 너다!”염구준은 중얼거리며 맹렬하게 괴뢰에게 돌진했다.그 사이 작은 괴뢰들이 방해했지만 종이처럼 염구준의 검에 잘려 나갔다.손가을이 무술을 배우겠다고 결심했으니 적당한 무기가 필요했다.그는 이 검을 아내에게 선물로 주고 싶었다.“저기 봐. 저 사람이 검을 가지러 갔어.”혼잡한 전투 속에서 그 장면을 본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다들 좋은 검이란 걸 알고 있지만 괴뢰가 끈질기게 지키고 있어서 다들 포기한 것이다.탁, 탁!괴뢰가 기척을 느끼고 갑자기 검을 들어 염구준을 공격했다.큰 키에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보아 반보천인 실력과 맞먹는 거 같았다.쿵!염구준은 검을 들어 공격을 막고는 팔을 흔들어 괴뢰를 뒤로 물리쳤다.그리고 빠른 속도로 돌진해 검끝으로 괴뢰 몸뚱이를 찔렀
“주상님, 조각상의 눈의 움직이는 거 같아요.”만사에 세심한 주작이 이상함을 눈치챘다.“허허, 꼬맹이 아가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하지 마.”붉은 장미가 요염하게 웃으면서 시비를 걸었다.두 사람은 서로 맞지 않아 오는 동안 기회만 생기면 서로 트집을 잡았다.“흥, 분명 움직였거든. 그리고 꼬맹이 아가씨라고 부르지 마. 다시 말하면 얘들 시켜서 혼낼 줄 알아.”주작은 화내며 콧방귀를 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백호와 현무가 나서서 주작의 편을 들어주었다.4대 전존은 생사를 함께하니 다른 사람이 시비 거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알았어. 너희들 사람이 많다 치자.”붉은 장미는 더는 도발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탁!염구준은 그들이 싸우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그때 이상한 소리가 들려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살펴보았다.“뒤로 물러서!”말하는 동시에 구자검을 휘둘러 가장 가까이 있는 두 조각상을 부숴버렸다.조각상이 정말 움직였다.탁, 탁, 탁!”탁탁 소리가 계속 들리더니 조각상이 손에 든 검을 휘둘렀다.청석 바닥에 균열이 생긴 것을 보아 위력이 약하지 않았다.만약 무방비 상태라면 전신지상이라도 죽지 않으면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스스슥! 쿵!염구준이 주의를 준 덕분에 백호 일행은 미리 준비하고 피하거나 조각상을 공격해 부상을 입지 않았다.미친듯이 금은보석을 챙기던 일행은 반응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핏덩어리가 되어버렸다.탐욕에 눈이 멀어 목숨을 잃어버린 것이다.탁, 탁!조각상이 공격한 후 금속 마찰음을 내며 움직였다.“저건 뭐예요?”붉은 장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괴뢰예요. 누가 기관을 건드린 거 같아요.”염구준은 검을 휘두르며 몇몇 괴뢰를 물리쳤다.이 괴뢰들은 위협은 되지 않지만 통로를 빼곡히 막고 있어 계단을 올라가려면 전부 제거해야 했다.“모두 내 뒤를 따라와.”염구준은 명령하며 검기로 그들 주변을 보호했다.백호 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그에게 바짝 다가갔다.“돌진한다!”염구준은 한마디만
“진작에 그랬어야지. 사람은 잔꾀를 부리면 오래 못살아.”염구준의 말투가 진지해졌다.어엿한 삼선도 둘째 도주가 그 정도 실력밖에 안 된다고 믿지 않았던 것이다.전력을 사용한 도명현은 투력이 강해졌지만 여전히 열세를 차지했다.싸우면 싸울수록 그가 아무리 강해져도 눈앞의 남자는 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정말 자신이 1도 없었다.“싸울 의지는 불 같은데 실력이 많이 부족하네.”염구준은 아주 여유 있게 대응했다.싸움이 길어지면서 도명현의 몸에 상처만 낼 뿐 전력으로 싸우지 않았다.옆에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어 비장의 카드를 꺼내면 안 되었다.도명현은 온몸에 상처를 입어서 이젠 말할 힘조차 없었다.드르릉!바로 그때 7층 고탑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오래된 기운이 탑 안에서 흘러나와 모두를 덮치고 빠른 속도로 먼 곳까지 확산되었다.드디어 탑이 열렸다.그곳에는 수많은 무술인들이 꿈에 그리던 물건이 있다.스스슥!몇몇 반보천인 고수들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들 일행도 다른 사람이 먼저 찾아낼까 봐 뒤를 바짝 따랐다.어떤 사람은 반보천인 고수와 싸워도 승산이 없으니 아무 물건이나 얻어도 낭패는 아니라고 생각했다.“염구준, 탑이 열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보물을 빼앗겨.”도명현은 살 희망을 찾고 그의 집중력을 다른 곳으로 유인했다.유일하게 살 수 있는 기회인데 염구준이 물러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급하지 않아. 널 죽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니까.”염구준은 공격 속도를 올렸다.도명현의 대검은 이미 흠집이 나서 언제든지 부러질 수 있었다.“젠장!”근거리 싸움에서 필살기를 사용할 기회마저 없이 방어만 하느라 지칠 대로 지쳤다.윙!염구준은 상대방이 한계라는 것을 눈치채고 갑자기 검을 휘둘러 단번에 살해했다.정말 꼴 사납게 죽어버렸다.마치 뜨거운 물에 청개구리를 생으로 삶아서 죽이는 것처럼 말이다.도명현은 그렇게 황천길로 내려갔다.“우리도 가자.”염구준은 검을 거두도 고탑 입구로 향했다.“주상
“검은 두루마기에 혹시 검정색 단풍이 수놓여 있었어?”염구준이 물었다.“넌 어떻게 알았어?”세 사람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이 정보도 그들 내부에서 극비였다.“흑풍, 개자식!”황지열이 대노하며 강력한 기운을 폭발시키자 세 도주가 폭주했다.항상 자상하던 사람이 이 정도로 화났다는 것은 충격이 크다는 것을 설명한다.오래 전에 흑풍은 복제된 옥패를 들고 찾아와 옥패에 담긴 무학과 바꾸자고 제안했다.그때 황지열은 나이가 어리고 세력도 크지 않아서 술 몇 잔에 이곳의 비밀을 폭로한 것이다.이제 보니 자업자득이었다.염구준은 원하는 정보를 얻었지만 흑풍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알 수 없었다.필경 호랑이를 유인하여 늑대가 삼키는 짓은 흑풍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었다.“도명현, 뒤에 숨어서 뭐해? 방금까지 건방지게 굴었잖아.”염구준은 전방을 힐끗 둘러보다 인파 뒤에 숨을 도명현을 발견하고 조소를 날렸다.방금 결계를 사이두고 비아냥거리더니 지금 염구준을 본 순간 벙어리가 되었다.도명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뭐라고 지껄이든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오늘의 상황을 보면 각 세력들이 공격할 수 없어서 조금은 안심했다.스스슥!하지만 염구준은 방금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아 검을 들고 도명현에게 다가갔다.이 상황의 균열을 깨도 그에게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염구준, 너…”황지열은 뭐라고 말을 하려다 염구준이 공격해 왔을 때 속으로만 미친놈이라 욕하고 옆으로 피해버렸다.7층 고탑이 언제든지 열릴 수 있어 이 싸움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다.우대구도 마찬가지였다.외국인들은 더더욱 나설 이유가 없었다.염구준과 도명현, 두 사람의 싸움이 되었다.쿵!싸움이 시작해서부터 염구준은 몇 가지 초식으로 상대방을 제압했다.이렇게 싸운다면 도명현은 여기서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염구준, 우리 모두 용하의 백성인데 우리끼리 싸우면 외국인들한테 웃음거리가 될 거야.”웃음거리가 된다는 말에 염구준이 콧방귀를 뀌었다.“흥, 너희들이 만든 삼선 클럽이 용하
”반보천인 또 한 명 있다.”백호의 날카로운 기운을 느낀 상대방은 죽은 파리처럼 발걸음을 멈췄다.반보천인 두 명을 상대할 실력이 없었다.진짜 싸운다면 전면으로 제압을 당해 저항조차 못할 것이다.“도망쳐!”사상자가 절반을 넘자 나머지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쳤다.“쫓지 마. 먼저 저쪽으로 가보자.”염구준은 일행과 함께 격전을 벌이는 곳으로 달려갔다.이런 잡것들 때문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저쪽에야말로 진정한 싸움터였다.반보천인 6명이 싸우는 곳에 풀 한 포기 자라지 않고 바닥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한 쪽은 삼선도 세 도주가 있었다.그들은 공동의 적과 맞서기 때문에 각자 꿍꿍이는 잠시 내려놓고 협공하기로 한 것이다.다른 한 쪽은 닌자와 서양인 그리고 갈색 피부인 혼혈인도 있었다.삼선도는 세 명의 반보천인 덕분에 잠시 우세를 차지했다.“우리가 일찍 왔네.”염구준은 그 장면을 보고 입을 열었다.만약 30분만 늦게 왔더라면 싸움이 끝나서 수고를 덜었을 것이다.싸움보다 그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대문 입구가 닫히고 덩굴에 뒤덮인 7층짜리 고탑이었다.추측이 맞다면 그가 원하는 물건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쿵!격전을 벌이던 6명 반보천인은 폭격을 가한 후 뒤로 물러섰다.새로운 세력이 나타나자 누구도 남의 좋은 노릇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멈추지 말고 계속 싸워. 난 습격하지 않을게.”염구준은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그는 평소 습격을 하지 않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없었다.황지열의 눈동자가 굴러가더니 이런 제안을 했다.“염구준, 우리랑 손을 잡고 외국인들을 소멸하자!”그 말에 상황이 불리해진 상대방이 깜짝 놀랐다.고수들이 더 합세하면 그들은 이길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좋아.”염구준은 고민하지 않고 흔쾌히 대답했다.그런데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다.“그래. 그럼 협공하자.”황지열의 눈에 간사한 빛이 스쳐 지났다.싸움을 벌이다 기회가 생긴다면 바로 염구준의 뒤통수를 칠 것이다.그에
닌자와 싸운 서양인도 분명 실력이 약하지 않을 것이다.최근, 용하는 적지 않은 고수들이 나타나서 불안정했는데 이제 보니 경외도 마찬가지였다.이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쿵!멀리서 반보천인의 거센 전투 파동이 들려왔다.그곳이 진짜 전투장인 것 같았다.“가자,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염구준은 일어서서 전방으로 걸어갔다.슝!그때 갑자기 한 사람이 나타나 일행을 공격했다.인술이었다.윙!검광이 번쩍이자, 닌자는 상대방이 어떻게 공격했는지도 모른 채 그 자리에 죽었다.일행 중에서 가장 센 사람을 골라서 습격한 대가였다.“용하인들이 있다. 공격을 중단한다!”몰래 숨어 있던 닌자가 염구준의 실력에 깜짝 놀라 더는 공격하지 못했다.그러자 격전을 벌이고 있던 사람들이 공격을 멈추고 이쪽으로 다가왔다.쌍방은 빠른 속도로 염구준의 앞에 다가와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보냈다.“그냥 지나가던 길인데 이럴 필요가 있나?”염구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상하게 염구준 일행이 나타나자 그들은 한 편이 되었다.용하인을 이 정도로 무서워할 줄은 몰랐다.“당장 돌아서 떠나라. 아니면 공격할 것이다.”한 서양인이 마지막 통보를 보냈다.그들은 머릿수가 많은 것을 내세워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가자. 저들이 공격하면 바로 반격한다!”염구준은 일행에게 지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그들은 피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걸어갔다.닌자와 서양인의 무리와 가까이 다가갔을 때 살펴보니 반보천인이 한 명도 없었다.무슨 용기로 그를 막을지 두고 볼 셈이었다.“용하인을 죽여라.”한 닌자가 고함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주변의 색상을 엄폐물로 삼아 염구준을 공격한 것이다.닌자들이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수법으로 그냥 시각적인 속임수일 뿐이다.그들은 공기가 아닌 이상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불가능했다.나머지 사람들은 그 상황을 보다가 우르르 달려들었다.머릿수가 많은 걸 내세워 염구준 일행을 공격한 것이다.탁!그때 염구준은 갑자기 손을
“주상님, 저 돌아왔어요. 고릴라들이 왔어요?”얼마되지 않아 백호가 돌아왔다.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그가 물었다.“이미 끝났어. 일찍 왔더라면 너도 봤을 거야.”염구준이 대답했다.고릴라와 장난하듯 싸우지 않았다면 더 빨리 끝났을 것이다.바로 그때, 현무가 벌떡 일어나며 환호성을 질렀다.“주상님, 결계 열었어요. 그런데 곧 닫칠 거 같아요.”“가자!”염구준 일행은 빠르게 결계 안으로 들어갔다.만약 삼선도 사람들이 결계 전무가를 잡고도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열받을까.일행이 들어가자마자 결계는 자동으로 닫혀버렸다.자아 치유 능력이 생각보다 강했다.이 결계는 상고시대에 배치한 거라 일반 결계와 달랐다.‘피비린 냄새다.’염구준은 코를 움직여 냄새를 맡더니 이내 손을 들어 모두를 저지시켰다.“여기 싸운 흔적이 있어. 식물들이 손상된 점으로 보아 전신지상 실력이야.”그는 계속 냄새를 탐색하며 덤불에 다가가더니 몸을 숙여 잎에 묻은 피를 부드럽게 만졌다.피가 아직 응고되지 않았다는 건 여기서 싸운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한다.“주상님, 삼선도가 서로 죽이다가 남긴 게 아닐까요?”백호가 합리적인 설명을 내세웠다.“아니야. 조금은 이상해.”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만약 삼선도가 자기들끼리 싸웠다면 전신지상뿐만 아니라 반보천인 고수도 참여했을 것이다.결계 내부에 강력한 물건이 있거나 다른 곳에서 누가 침입했다는 것을 설명한다.불안전한 요소로 상황이 더 복장해졌다.“수색해서 다른 단서를 찾아. 다들 조심해.”염구준이 명령을 내렸다.사전에 미리 상황을 판단하면 돌발 상황에서 손실을 막을 수 있다.“알겠습니다.”일행은 무기를 들고 흩어져서 수색하기 시작했다.방금 전에 싸웠으니 반드시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다.“주상님, 발견했습니다.”“주상님, 여기도 발견했습니다.”10분도 안 되어서 여기 저기서 단서가 나왔다.역시 효율이 높았다.염구준이 다가가 살펴보자 시체가 있었다.금발에 콧대가 높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