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고 맹세의 키스를 하고 서로의 부모님께 큰절로 인사를 올렸다.5년 동안 전장을 구르면서도 매일 밤 그리워했던 여자가 이 여자였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그리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손혜린은 그녀의 사촌언니이자 희대의 사기꾼이었다!결혼식마저 모두를 속이기 위한 사기극에 불과했다!그는 이제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전신전 군주 염구준이다!그런 그가 이 하찮은 여자에게 5년을 속았다니!“지금… 뭐 하자는 거야?”잠시 당황한 손혜린은 옆에 있는 서재원의 팔을 꽉 잡고는 의기양양한 말투로 말했다.“네 신분을 망각하지 마. 넌 우리 가문 데릴사위야! 어디 감히 내 앞에서 큰소리를 내?”염구준은 낮게 으르렁거렸다.“말해! 왜 나를 속였어?”“5년 전 나와 결혼한 사람이 너 맞아? 손가을은 누구야? 빨리 해명해!”손혜린은 흠칫 어깨를 떨더니 떨떠름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설마… 다 알고 왔어?”알고 왔다니?염구준은 뿌드득 소리 나게 이를 갈았다.역시 그런 거였어!희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그 결혼식은 가짜였다.손가을, 손씨 가문… 저들은 도대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걸까?“혜린아.”여태 말이 없던 서재원이 냉랭한 미소를 지으며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두려워할 것 없어. 저 자식이 진실을 알게 된들 뭘 할 수 있는데? 너 이제 곧 나랑 결혼할 거라고 솔직하게 말해! 저놈은 그냥 벌레야. 남한테 놀아난 줄도 모르는 가련한 버러지일 뿐이라고!”손혜린은 깔깔 웃더니 가면을 완전히 벗어 던졌다. 그녀는 서재원의 품에 안기더니 염구준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어차피 너랑은 이혼할 생각이었으니까 거짓말할 필요도 없지! 넌 내가 널 살려준 은인인 줄 알았어? 내가 왜? 난 손가을처럼 멍청하지 않아!”과거, 손씨 가문은 데릴사위를 공개적으로 모집했다!4대째 내려온 가문은 이번 대에서 대가 끊길 위기에 직면했다. 손가을은 이 가문의 유일한 손녀였다. 결국 어르신은 친척인 손혜린을 호적에 입적시켰다. 손혜
“예전에 잘나갈 때 나도 잘해준다고 선물도 종종 가져다 주고 그랬는데 저 여자 나한테 시선 한번 안 주더라?”서석호는 두툼한 손으로 턱을 만지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전에는 도도하게 굴어도 어쩔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지.”말을 마친 그는 손가을에게 손짓하며 자신의 허벅지를 툭툭 쳤다.“거기, 여기 와서 앉아! 오늘은 오빠가 예뻐해 줄게!”피아노 박자가 다소 빨라지더니 손가을은 두 손을 앞으로 공손히 모으고 휴게실에 있는 손님들을 향해 허리를 꾸벅 숙였다. 다시 고개를 든 그녀는 서석호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짓고는 손가락으로 의사를 표현했다.5년 전 사고현장을 목격한 그녀는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하다가 뜨거운 일산화탄소에 성대가 손상되면서 다시는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되었다.그 뒤로 그녀는 수화를 몸에 익혔다. [죄송합니다. 저는 이제 퇴근해야 해서요. 재밌게 놀다 가세요.]수화로 의사를 전달한 그녀는 다급히 자리를 뜨려 했다.그녀가 서석호의 옆을 스쳐 지나갈 때, 그가 그녀의 옷자락을 우악스럽게 잡았다.“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 애 보러 가는 거야?”그는 야비한 미소를 짓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아, 넌 아직 모르겠구나? 네 딸 희주 있잖아? 손혜린이 걔를 우리 조카한테 보내주기로 했어!”“우리 조카 알지? 우리 누나가 애지중지하는 왕자님이잖아. 애가 좀 멍청하기는 해도 예쁜 여자애들이랑 노는 걸 좋아하더라고! 지난번에 걔랑 같이 놀라고 데려온 여자애가 베란다에서 떨어져 즉사했다지?”손가을은 움찔하며 충격 어린 표정으로 서석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니 소리 없이 흐느꼈다.서석호가 거짓말한 것 같지는 않았다. 손혜린은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남을 애였다.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딸 희주는 그녀에게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왜? 마음 아파?”서석호가 입술을 감빨더니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딸 살리고 싶어? 간단해! 내가 평소에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 거야! 여기 사람
“내가 잘못했어.”염구준은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손혜린한테 속아서 5년이란 시간을 허비했어. 내가 속지만 않았어도….”“이것들이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옆에서 듣고 있던 서석호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염구준의 말을 잘랐다. 그는 염구준의 얼굴에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개 같은 자식, 누군가 했더니 너였구나? 손가네 데릴사위, 염구준?”“감히 내 일을 방해하려 하다니! 죽고 싶어? 내 이놈을 당장!”고래고래 떠들던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손아귀를 뻗어 서석호의 턱을 잡고 비틀었다.우드득!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상하 치아가 순식간에 맞물리며 서석호의 혀를 잘랐다!그 뒤에 이어진 발차기에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던 서석호가 끈 떨어진 연처럼 공중을 날아 우당탕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뒤에 있던 호화 안마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서석호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손가을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염구준의 품에 안긴 염희주마저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190cm를 자랑하는 장신 서석호가 가볍게 나가 떨어져서 피를 토하는 모습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으… 윽….”놀란 손가을도 다급한 마음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염구준의 팔을 밀쳤다.‘도망가. 빨리 도망가. 여긴 서가네 아지트야. 온통 서가네 사람들 뿐이라고!’“두려워하지 마.”염구준은 시선을 돌려 담담한 표정으로 손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만 원한다면 저놈들을 싹 다 죽여 버릴 수 있어. 내 딸과 처를 괴롭힌 놈들은 죽어도 싸!”그냥 겁주기 위한 멘트가 아닌, 전신전 전주의 선전포고였다.어차피 사회의 암 같은 존재들뿐인데 좀 죽이면 어때서?"………" 손가을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물을 흘렸다.죽이면 안 돼, 죽이면 안 돼!당신이 군인이었다 하더라도, 무공이 뛰어나고, 서석호를 죽일 수 있고, 이곳의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 하
"가을아." 염구준은 다른 사람들을 아랑곳하지도 않고 손가을만 가만히 지켜보며 속삭였다. "두려워하지 마, 내가 있어!”그리고 손혜린을 돌아보며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손혜린,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려고 이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건 아니겠지?”"서재원의 경호원들 덤비라고 한 명령을 좋은 의도로 말렸을 이유는 없고……”"말해봐, 도대체 뭘 하자는 거니?!”서재원도 화를 억누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혜린, 나도 묻고 싶다. 왜 경호원들을 말렸니?!”"재원 오빠, 화내지 마. 이 쓰레기 같은 놈과 이혼하려고 그랬어!" 손혜린은 서재원의 품에 안기어 염구준을 째려보았다. "구청에 가서 여러 번 조사했는데 이 쓰레기 같은 놈의 정보가 없었어. 만약 그가 탄 해선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더라면 벌써 죽은 줄만 알았지!”"이제야 알았네. 전쟁터에 갔으니 혼인 정보가 군 시스템에 들어사서 내가 일방적으로 이혼 신청을 할 수 없었던 거야.”"염구준 본인이 동의가 있어야 해!”서재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흥” 하는 소리를 냈다."염구준, 당신이 전장에서 돌아온 것을 봐서 나랑 재원 오빠는 오늘 네 목숨을 살려 둘 거야!”"과거의 일도 묻어두지!”"대신 나랑 이혼해!”염구준은 웃었다.군인과의 혼인은 신성하다. 손혜린의 능력으로 쉽게 이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그리고….전신전 전주는 용제국 국주와 대등한 존귀한 신분이다. 청해 구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강대국의 정보 부서에서도 그의 정보를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손혜린 이 우습고 어리석은 여자."이혼, 요구가 이렇게 간단하다고?" 염구준의 염희주를 안고 그의 양 갈 머리를 잡고 놀면서 손혜린에게 가볍게 웃었다. "나랑 이혼하고 싶다고? 나도 같은 생각이야. 공교롭게도 생각이 일치하네!”"그리고."“네가 비록 나를 5년 동안 기만했지만 그래도 양쪽 어르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했으니 이렇게 서면상의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그래서 한 번 더 묻는다. 정말 잘 생각하고 나랑
반지가 아니라 반짝이는 순금의 작은 토큰이였다. 정면에는 부조였고 뒷면에는 “G.J”라고 적혀있었다. 토근은 마치 수라장을 포위한 듯 살기가 넘쳤다.G.J 토큰!4대 전존을 통솔하고 7대 전왕을 거느리며 108명의 전장에 백만 전사를 지배하는 용제국 최고의 영예이자 전신전 전주가 세운 공을 상징하는 토큰이다. 전신전 전주를 대표하는 토큰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이 토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손가을은 입술을 깨물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청혼!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아니, 5년간 무수히 환상을 해왔던 일이다!5년...그동안 너무 많은 억울함을 당했고 너무 많은 고난이 있었다!그날, 목숨 걸고 교통사고로 다친 청년을 구했다! 그날 저녁, 술에 취한 남자에게 몸을 바쳤다! 그리고 5년 동안,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잃었고, 손씨 집안 맏딸의 자리를 빼앗겼고 심지어 부모님께도 피해를 끼쳐 집안에서 쫓겨나게 만들었다! 5년 사이, 그는 염희주를 낳았고 이별이 만남보다 많은 나날을 보냈다. 그나마 딸을 낳아서 다행히 모녀의 정은 지킬 수 있었다. 그렇게 오늘까지 기다렸다.오늘, 그녀의 남자가 돌아와 그들의 딸을 구하고 서석호 손에서 그녀를 구해줬다.그리고 손혜린과 이혼을 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전부 가짜라고 해도, 염구준이 돈을 들여 섭외한 사람과 차라고 해도, 이 모든 게 거품같은 환상이라고 해도, 너무 행복했다. 염구준의 마음만 있으면 충분했다. “결혼해, 결혼해...”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주변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행인들이 박수를 보내며 흥분한 채 소리 질렀다. “결혼해, 결혼해...”염구준 뒤에있는 주작전존과 호위대들도 전부 오른손을 가슴에 놓고 소리쳤다. “결혼해, 결혼해...”결혼...손가을은 입술을 꽉 깨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염구준 손에서 G.J 토큰을 받았다! 무거운 G.J 토큰은 철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반지가 아니
“...”손가을 얼굴이 어두워졌다.아무 말도 없었지만 부모님의 태도는 너무 명확했다. 손씨 집안에 장가를 온다고 해도 염구준은 데릴사위에 불과하다. 제대했어도 돈은 받지 못했을 거다. 돈이 없으면 생활이 좋아질 리가 없다. 노동력은 많아졌지만 동시에 밥 먹는 입도 늘어난 셈이다.부모님은 이 사위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가을아.” 손태석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그릇에 담긴 밥을 다 먹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너 몇 년간 일해서 모은 돈이 얼마나 되니? 희주 유치원 학비랑 돈 들어갈 거 다 빼면 50만원은 되니?”손가을은 얼굴이 하얘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나한테 줘봐.” 손태석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집에서 쫓겨나고 아버지가 다시 집안으로 돌아가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너도 알 테다. 내일이 어르신 칠순 잔친데, 그 돈으로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준비하고 싶구나. 어르신이 마음에 들어 하셨으면...”손가을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돈은 있다!손혜린이 그녀더러 사우나에서 일하라고 시키면서 갖은 모욕을 줬지만, 손님 등을 밀어주고 가끔 피아노 쳐주면 운 좋은 날은 팁도 받을 수 있어 돈은 적지 않게 벌었다. 몇 년 동안 일해서 손가을은 몇백만 원은 모았다. 하지만 손씨 어르신 마음은 얼음보다 차갑고 돌덩이보다 단단했다. 고작 몇백만 원의 선물을 드렸다고 절대 그들을 다시 받아주지는 않을 것이다!“돈...” 장인어른의 눈치를 보던 염구준은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만졌다. 헉.난처했다.그는 전신전의 전주다. 혼자 돈을 주고 무얼 사본 적이 없었다다.하찮게 여겼던 돈이지만 지금은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주머니를 만지는 염구준을 보자 손태석은 눈이 반짝해졌다. 하지만 빈손인 걸 보자다시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푹 수그리고 머리를 저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침실로 들어갔다.“...” 염구준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멍하니
“알아봐, 똑바로 알아보라고! 염구준 뭐하는 짓이야?”노여움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북미화기국, 유럽의 나라들, 극한의 북극 땅,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장병들이 지키고 있는 장비 빌딩, 아무도 모르는 군사기지, 극비의 군사 체널, 고위층 군사 장령, 모두 소리쳤다.놀랍다, 너무 놀라웠다!전신전이 천조국을 기습해서 천조궁을 쳤다. 거의 다친 사람 하나 없이 28분 사이 천조국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전신전...혹은 전신전 전주 염구준이 가진 능력은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끔찍할 정도로 놀라웠다.세계 강국들은, 심지어 용제국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보고 있었다!천조국 국주가 염구준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건가?전신전이 왜 갑자기 전쟁을 일으킨거지?염구준...대체 뭘 하고 싶은거야?“별거 아닙니다.”모두 전신전이 왜 그랬는지 알아보려고 바삐 돌아칠 때 염구준은 이미 적룡전투기를 타고 용제국으로 돌아가고 있었다.그의 왼손에는 설련 모양의 분홍색 꽃이 쥐어졌고 오른손으로는 전투기 통신기를 들고 있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 국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꽃을 따러 간 것뿐입니다. 아도랑이 눈치도 없이 저랑 팔씨름을 해보겠다고 해서요.”“팔목도 저보다 가늘더군요. 그래서 천조궁을 불 질러버렸죠. 기억에 남으라고.”“그것 뿐입니다.”전화 반대편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용제국 국주는 염구준이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말하는 걸 듣자마자 그가 따려는 꽃이 바로 천조국의 국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무엇보다 귀한 천어화라는 걸 알아챘다.“구준아...” 용제국 국주는 웃지고 울지도 못했다. “네가 너무 강해서, 나라들 사이의 평화가 깨지니까, 그래서 내가 널 전쟁에 내보내지 않았다는 거, 그래서 전신전도 꾸리고...그런데 넌...2년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거의 천조국을 박살 내버리면 다들 더 긴장하게 되잖아!”“그 노인네 몇이 미친 듯이 나한테 전화를 걸어와서는 너한테 무슨 비밀 임무라도 줬는지, 그들 해치지는 않을 건지
이튿날 오전, 청해 비치 호텔.꼭대기 층의 호화로운 연회장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축하 인사를 나누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청해 송씨 가문에서 백옥 불상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연회장의 정문에서 손씨 가문의 관리자가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며 기쁘게 말했다. “어르신 감축 드리옵니다! 만수무강 하십시오!”“심씨 가문의 노부인께서 어르신의 송학장수를 기원하며, 당대 화가의 대작인 를 선물하셨습니다!”“장씨 가문의 가주께서 어르신의 하시는 일이 다 잘되길 바라는 뜻으로 금옥 불상을 선물하셨습니다……”손씨 어르신이 말했다. “손중천”, 온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채로 연회의 메인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씨 어르신의 주름이 가득한 얼굴은 나팔꽃처럼 활짝 폈다.“콜록, 콜록!”손님들이 모두 올 때까지, 손중천은 여러 번 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두 손을 힘주어 내리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여러분 바쁘신 와중에도 이 노인네의 칠순 잔치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저희 손씨 가문이 청해의 이류 가문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축하를 받으니 정말 영광입니다!”“정말 감사합니다!”와아아!연회장 안은 손님들의 박수 갈채와 환호성이 뒤섞여 쏟아졌다. 축하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청해 손씨 가문이 이류 가문이라지만 저희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손씨 어르신께서 덕을 베푸시니, 모두가 손씨 가문을 찬양합니다. 정말 용제국의 초호화 가문답습니다!”“맞습니다! 손씨 어르신 아래로는 혜린 아가씨와 같은 특출난 손녀 따님이 계시니, 손씨 가문이 일류 가문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듣자하니 혜린 아가씨와 염구준 그 쓰레기는 이미 이혼하셨다고요? 서씨 어르신은 혜린 아가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니, 좋은 일이겠죠?”“서씨 가문과 손씨 가문이라면 강력한 연합이네요. 저는 좋은 소식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축하 드립니다……”너나할 것없이 한 마디 씩 오가고, 손중천의 마음에 들만한 말을 저마다 한 마디 씩 하고 나니, 어르신의 얼
“늙은 것이 나대니까 젊은 것도 같이 나대네. 잡아서 내 물건 빼앗아.”정미숙은 계속 듣기 거북한 말을 하면서 지시를 내렸다.평소 염씨 가문의 세력을 고려해야 하기에 이 정도로 날뛰지 못했는데 지금은 염씨의 가세가 기울어졌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스스슥!“함부로 움직이지 마.”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열 명 넘는 무술인이 경호원들을 가볍게 제압했다.그들은 염구준이 미리 안배한 경호원들이었다.방금 은밀히 지켜보고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난 것이었다.“손 대표님, 전부 제압했습니다. 다른 지시는 없습니까?”경호원 대장인 호찬이 공손하게 물었다.이번 행차에 그도 따라왔지만 그동안 몰래 숨어서 미행했었다.“저 여자가 이모한테 무례하게 굴었어요. 뺨을 쳐주세요.”손가을은 약간의 벌을 주려고 지시를 내렸다.한설과 만난 이후로 그녀를 가족처럼 대해주어서 너무 고마웠었다.“가을아, 고마워.”감동받은 한설은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은 것이 너무 기뻤다.착하고 사리 밝은 며느리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마구잡이로 날뛰던 정미숙은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는지 계속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것들! 염씨 가문이 무너지면 너희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촤아악!호찬은 여자라고 봐주지 않고 그녀에게 뺨을 날려 바닥에 쓰러트렸다.반보천인에게 얻어맞는 일은 평생 가도 다시는 없을 것이니 영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다.물론 무술인의 기운을 썼다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미숙아, 어떤 놈이 때렸어?”바로 그때 한 남자가 인파를 뚫고 나오면서 정미숙을 일으켜 세웠다.그는 한설의 남편 황건이었다.북쪽 변경에서 꽤 큰 패션 회사의 사장으로서 재산이 많았다.“여보, 간식을 사러 간다면서 길을 잃었어?”마침 염구준이 장난소리를 하면서 다가오더니 주변 상황을 대충 훑어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챘다.“염 회장, 당신 집 사람이 내 아내를 때렸어. 어떡할 거야?”황건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명령조로 말했다.예전 같으면 찍소리도 못했는데 지금 염씨 가문이
“영감탱이가 의심이 많아서 그 손에 죽은 경호원이 열 명이 넘어.”염구준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나중에 고행관을 휘하에 두더라도 한동안 지켜볼 생각이었다.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려워서 항상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었다.염구준 부자는 다시 습지 공원으로 돌아가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멀지 않은 포장마차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한설, 염씨 가문이 망했는데 산책하러 나왔어? 정말 훌륭한 아내다.”“정미숙, 내가 뭘 하든 무슨 상관이야? 헛소리하지 마!”나이 먹을 대로 먹은 두 여자는 서로 미워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말싸움을 했다.두 여자 모두 명문가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고상한 기품을 기른 덕분이었다.사실은 두 사람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나이를 먹으면서 서로 마음이 안 맞고 언제부터 서로 비꼬기 시작했다.지금은 염씨 가문의 사업비밀이 유출된 사건이 동네방네 소문이 났으니 정미숙의 성격에 이 기회를 가만둘 리가 없었다.“사장님, 저희 생선구이 다 됐어요?”한설의 팔짱을 낀 손가을이 멍하니 싸움구경을 하는 사장에게 말했다.그녀는 괜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빨리 물건을 갖고 떠날 생각이었다.일부러 생트집을 잡는 막돼먹은 여자와 시끄럽게 싸울 필요가 없었다.“아, 네. 2만 원입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장은 손을 뻗어 음식을 건넸다.사장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었다.“저 여자한테 팔지 마세요. 여기 물건 내가 다 살게요.”정미숙은 입꼬리를 올리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그녀는 한설과 같은 가정주부와 달리 손에 실권과 큰돈을 쥐고 있었다.“미친년, 어디서 돈지랄이야!”오늘은 며느리가 있어서 그런지 한설은 유난히 신경질적으로 굴었다.여기 특산물을 사주기로 했는데 하나도 사지 못하게 되어서 몹시 짜증났다.“나 돈이 있어. 어쩔 건데?”정미숙은 욕을 먹어도 속이 시원했다.왜냐면 한설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기회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주세요.
고행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자신이 곧 죽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안씨 가문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못 믿겠다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난 그냥 대단한 고수가 변경에 왔다길래 대결하고 싶어서 온 거야.”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상대방에게 혼란을 주어 안씨 가문에 피해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안씨 가문을 멸망시킬까 걱정되었다.“하, 대결하고 싶으면 당당하게 요구하면 되지, 뭐 하러 몰래 미행했어?”염구준은 그런 말을 절대 믿을 사람이 아니었다.말 속에 빈틈이 가득해서 애써서 은폐하려고 해도 헛수고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나를 죽이든 땅에 묻든 마음대로 해.”고행관은 설명을 할수록 더 많은 정보를 흘리는 것 같아 아예 입을 다물었다.정말 성실하고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는 충직한 부하였다.“알았어. 그렇게 해줄게.”상대방의 신분을 알아챈 염구준은 바로 손을 들어 그의 숨통을 끊어버렸다.적대 관계인 이상 아무리 충직한 부하라도 살려줄 이유는 없었다.“구준아, 잠시만!”고행관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 염진이 나서서 말렸다.염구준이 손동작을 멈추고 물었다.“아버지, 더 물어볼 게 있어요?”그는 고행관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풀어줘. 안씨 가문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을 뿐이야.”염진은 적을 위해 사정했다.전에 말했듯이 전통적인 영향을 받아 충성스러운 사람들을 가장 존경했었다.“알았어요. 아버지 말대로 풀어 줄게요. 어차피 죽든 살든 중요하지 않으니까요.”염구준은 팔을 홱 휘둘러 고행관을 아무 곳에나 던져버렸다.전신경 고수는 그에게 어떤 위협도 되지 않으니 괜히 이런 인간 때문에 기분을 더럽힐 일도 없었다.“콜록콜록!”고행관은 바닥에 엎드려 격렬하게 기침을 했다.순간 마음이 복잡했다.동료들은 그를 버리고 떠났는데 오히려 적이 그를 살려달라고 사정했다.쿵!고행관은 가까스로 일어나더니 쿵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염진에게 큰절을 올렸다.“염 회장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두 주인을 섬길 수
그들은 북쪽 변경 출신이라 남쪽 청해 지대의 강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붙어볼 것도 없어. 넌 내 상대가 될 자격도 없거든.”염구준은 아주 명쾌하게 거절했다.상대방 실력이 너무 약해서 싸울 흥미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그래도 이 사람들의 정체는 궁금했다.“너희들 만능 전당포의 사냥꾼이야, 아니면 천맹그룹의 장기말들이야? 아니면 흑풍의 사람인가?”염구준은 이 사람들의 배후가 세 개 중에 있다고 생각했다.“떠보지 마. 우린 말하지 않을 거야. 내 공격을 받아라!”자존심이 상한 우두머리는 바로 칼을 꺼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처음부터 전력으로 싸울 기세였다.“빨리 염진을 잡아!”나머지 일행도 가만 있지 않고 빠른 속도로 염진에게 돌진했다.그들의 실력으로는 애송이들이나 잡을 수 있을 것이다.쿵!바로 그때 강력한 기운이 그들 앞을 공격하자 바닥에 깊은 구덩이가 나타났다.일행이 정신을 차리고 보았을 때 대장은 이미 염구준의 손에 멱살을 잡히고 있었다.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전신 경지에 도달한 대장은 꼴 좋게 패배했다.단번에 패배한 것만 봐도 상대방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살고 싶으면 배후를 말해.”염구준은 대장의 멱살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놈들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면 그도 봐줄 것도 없었다.“이놈은 강적이야. 하지만 사장은 우리한테 은혜를 베풀었다. 너희들 절대 말하면 안 돼.”대장은 혼신의 힘을 다해 부하들에게 경고했다.방금 공격했을 때 염구준이 어떻게 반격했는지도 보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다.상대방의 실력은 그보다 한참이나 위라는 것을 설명했다.“충성심이 강하네. 안타깝게도 우린 적이라서 말이야.”염구준은 난폭하는 기운을 그의 몸속에 주입하여 장기를 파괴했다.적대 관계라면 잔인하게 나와도 탓할 자격이 없었다.만약 오늘 실력이 약한 사람이 염구준이라면 이 사람들도 똑같이 사정을 봐주지 않았을 것이다.“아아악!”대장은 장기가 비틀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마지막까지 입을 열지 않았
저녁 무렵, 가족들은 모두 휴대폰 전원을 끄고 북룡강 습지 공원에 산책하러 떠났다.염진은 어차피 단기간에 회사 일을 해결하지 못하니 잠시 뒤로 하고 아들과 며느리와 화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집에 온 지 이틀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나가서 논 적이 없었다.북룡강 습지 공원에 어둠이 드리자 강물과 푸른 나무들이 등불 아래에서 강렬한 색채를 띄우며 장관을 이루었다.다른 사람들도 퇴근 후, 가족들과 함께 산책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날렸다.“가을아, 저기 특산품 간식이 있는데 같이 사러 가자.”가로수 도로에서 한설은 손가을의 팔짱을 끼고 대기줄이 긴 포장마차 쪽으로 걸어갔다.“이모, 고마워요.”손가을은 염구준이 부르는 호칭을 따라 순진한 며느리처럼 행동했다.두 사람이 떠난 후, 염진은 한참 생각하더니 속심말을 꺼냈다.“구준아, 너는 우리 회사를 어떻게 하면 좋겠어?”올 것이 드디어 왔다.자식이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재산을 물려받는 일에 염구준도 피할 수 없어서 몹시 짜증났다.“아버지, 난 사업하는 게 싫어요. 사업에 재주도 없어요.”염구준은 물려받고 싶지 않아 바로 거절했다.가끔씩 아내를 도와 회사 업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회사를 직접 관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그의 우세가 아니었다.“가을이… 됐다. 지금도 충분히 바쁜 사람이지.”염진은 말하려다 스스로 부정하고 말았다.며느리가 결정을 하는 데는 반드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했다.“아버지, 왜 갑자기 그러세요?”염구준은 이상해서 되물었다.“언젠가는 너한테 말할 일이야. 지금 시간이 있으니까 얘기 좀 해보자.”염진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들이 회사를 물려받지 않는다고 해서 핍박할 생각은 없었다.어쨌든 지금 아들이 잘 지내고 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했다.“아버지, 화… 나지 않아요?”염구준이 그의 눈치를 살폈다.고집이 센 아버지의 성격으로 바로 수긍하는 게 이상했다.“하하하, 내 똥고집으로 너한테
다른 사람을 추앙하게 만들고 또 기꺼이 복종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절대적인 권력이었다.염구준이 아버지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면 권세에 빌붙어 아부하는 인간들을 진작에 내쫓았을 것이다.사장들은 손가을의 초기 방안으로 계속 상의하더니 드디어 해결책을 내놓았다.그리고 다시 철저하게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그 과정에서 염구준은 대충 몇 마디만 던지는 게 다였다.옆에서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북쪽 변경의 상업 수준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것 외에 정말 형편없다는 것을 알았다.놈들이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똥을 싸고 있는데 반격할 때마저 인의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적들의 인자함에 있어 이것은 자살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염진은 말을 아끼고 자꾸 염구준을 쳐다보았다.왠지 아들이 속으로 뭔가 계획하는 것 같았다.자신의 통찰력으로 그들을 모두 꿰뚫어보고 있지만 말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그때 갑자기 마 대표가 치열한 토론에 변화를 가져왔다.“이번 위기를 해결하려면 백씨 가문을 멸망시켜야 합니다.”그 말에 다들 침묵했다.백씨 가문은 북쪽 변경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치는 가문으로서 오래된 전통을 이어받아 모든 산업에 손을 뻗고 있었다.지금 염씨 가문이 박차를 가하여 발전해도 그 가문에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그러니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도 승산이 없었다.염구준은 아버지가 괜히 잘못된 길에 들어설까 봐 몇 가지 정보를 흘렸다.“백씨 가문을 제거해도 소용없어요. 배후에서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천맹그룹이에요.”사장들은 최근에 이런 그룹이 있다고 들어본 적은 있지만 상대방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무슨 근거가 있어?”마 대표가 겸손하게 물었다.아무리 염구준을 우습게 봐도 손가을의 체면을 봐서 무례하게 대하지 못했다.“지금 안기현이 안령산에서 무릎을 꿇고 있어요. 궁금하면 가서 물어보세요. 말하지 않으면 한 대 때리면 말할 겁니다. 겁쟁이거든요.”염구준은 따로 설명하지 않고 더 많은 정보도 말하지 않았다.아내가 했던 말처럼
에피소드가 끝난 후, 염진 일행은 한참이나 상의해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니 안씨 가문을 두고 보겠다는 말만 늘어놓았다.사업비밀을 도난당한 것은 아주 큰 문제라, 일반 기업과 가문에서 처리할 능력이 없었다.한참을 얘기하던 염진이 옆을 보며 다정하게 물었다.“가을아, 너라면 우리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어?”그 말에 몇몇 꼰대들은 깜짝 놀라며 속으로 미쳤다고 욕했다.이렇게 큰 일을 본인들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데 후배에게 묻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염진이 오늘 태도가 이상해서 아무도 나서서 불평하지 않았다.“아버님이 물으시니 그럼 말해보겠습니다. 첫 단계로 손실을 확인하고 유출된 문서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평가하면서 중요한 문서의 등급을 통계하고 나누는 겁니다. 두번째는 회장님 권한으로 문서 정보를 수정하여 저들의 손에 있는 문서를 전부 폐기하는 겁니다. 워낙 상대방이 기세 등등하게 나와서 이 과정에서 손해는 피할 수 없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최선일 거예요.”짧은 몇 마디지만 간단명료한 것이 손씨 그룹의 대표다운 소질을 낱낱이 보여줬다.그 말을 들은 꼰대들은 왜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제야 염진의 며느리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혹시 청해에서 이름이 자자한 손가을 대표 맞아요?”드디어 누군가 앞치마를 두르고 옅은 화장을 한 여자의 신분을 알아보았다.손가을은 청해 상업계의 여왕으로서 용하 전체를 통틀어도 능력과 미모를 겸비한 대표는 흔치 않았다.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장들의 재산을 전부 합쳐도 손씨 그룹과 비교할 수 없었다.문제는 염진에게서 한 번도 며느리가 상업계의 인재인 손가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마 대표의 안색이 제일 험상궂게 어두워졌다.“맞습니다. 내 며느리가 청해의 손가을이고 손씨 그룹의 대표입니다. 오늘 집에서는 내 며느리이자 여러분의 후배이니 편하게 대하세요.”염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겠지만 실은 방금 일을 빗댄 것이었다.청해 상업계의 여왕이 차
집에 돌아온 염진은 낯익은 얼굴을 보고 마음이 초조했다.“형님, 드디어 오셨네. 지금 발칵 뒤집혔어요.”“염진, 안기현이 의리도 없이 여러 회사의 사업비밀을 훔치고 우리들을 공격했어.”“안씨 가문에서 그 녀석을 감싸다니 정말 파렴치한 놈들이야.”다들 격분하여 안기현의 비열한 짓에 욕설을 아끼지 않았다.이렇게 불평을 늘어놓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이 사람들의 신분은 북쪽 변경에서도 한 손에 꼽히는 인물들이었다.“여러분, 진정하시고 이 문제에 대해 천천히 얘기하시죠.”염진은 머리가 복잡해서 집에 오면 쉴 줄 알았는데, 다들 우르르 몰려와서 정신이 사나웠다.게다가 그를 북쪽 변경의 수령이자 상업계의 선두자라는 말까지 하면서 추켜세웠다.“여러분, 일단 들어오세요.”어떻게 보면 다들 오랜 지인들이니 보낼 수도 없어서 집안으로 초대했다.지금 공동의 적이 안기현이자 안씨 가문이니 그들과 맞서려면 이 사람들과 손을 잡아야 했다.“차를 드세요.”손가을이 손님이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열정적으로 주방에 들어가 각자 마실 차를 내왔다.그리고 염구준의 곁에 서서 손님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다.염구준도 대략 설명을 해주다가 누군가 보이지 않아 아내에게 물었다.“희주는 왜 이렇게 조용해?”“내일 학교에 가야 해서 엄마 아빠랑 먼저 청해로 돌아갔어.”손가을이 대답했다.딸이 두 노인과 함께 있다면 안심할 수 있었다.손씨 그룹의 신에너지 프로젝트는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에 크게 처리할 일도 없으니 비서가 나서서 처리하면 되었다.염구준은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아내가 남은 것도 어쩌면 며느리의 효도를 하려는 것임을 알아챘다.거리가 멀어서 평소 만나기 힘드니 지금처럼 아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이봐, 아줌마. 차를 더 내와요.”마씨그룹 대표가 차를 마시고는 뻔뻔하게 요구했다.자기 집처럼 생각하는 것이 남에게 부탁하는 태도로 보이지 않았다.“알아서 떠 마셔요.”염구준은 전혀 체면을 주
“하하하하.”문필은 드디어 미쳤는지 아니면 자신을 비웃는지 실성하고 말았다.당시 해외 감옥에서 온갖 굴욕을 당하면서도 어려운 무공을 극복한 덕에 전신경에 돌파하여 탈옥할 수 있었다.그런데 용하에 돌아오자마자 복수를 하기 전에 폐인이 되어버렸다.기구한 팔자에 웃음만 나왔다.그의 입장에서 자신이 한 일들이 별것도 아니라고 여겼다.“주상, 저놈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주작은 실성한 문필을 보고서야 그의 존재를 알았다.“극악무도한 놈이야. 네가 알아서 처리해. 멀리…”“퍼억!”염구준이 말을 끝내기 전에 주작이 손 빠르게 문필의 목을 따버렸다.그녀는 항상 손을 들었다 하면 결단력 있게 처리했다.“됐어. 관두자.”염구준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주작은 워낙 성격이 급해서 4대 전존에서도 제일 속을 썩였다.이어서 나머지 깡패들을 체포하고 남은 시공팀은 서로 눈치만 살피다 하청업체에 의해 끌려갔다.그들은 합법적인 시공팀인데 입찰에 성공하여 일하러 온 것이었다.그제야 무덤을 청소하러 온 담당자가 환호하며 염진에게 칭찬을 늘어놓았다.“어르신, 악한 세력 앞에서 용감하게 싸우다니 정말 저희들의 영웅입니다.”“회장님이 악당들을 물리쳐 저희 무덤을 지켜주셨습니다. 큰절을 받아주세요.”“염 회장님은 우리들의 행운입니다.”이 사람들은 방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다.그래서 모두 염진이 악당들을 물리쳤다고 생각했다.북쪽 번경에서 염구준보다 염진의 명성이 더 컸다.모든 일은 염구준이 처리했으니 염진은 아들의 공을 빼앗고 싶지 않았다.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읽은 듯 염구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난 귀찮은 거 딱 질색이에요.”어차피 부자 관계라 누가 했든 크게 다르지 않았다.“알았다.”염진은 설명하려고 해도 꽤 번거로워서 포기하고 대충 둘러댔다.“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북쪽 변경의 토박이로서 고향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제가 있는 한 안령산은 무사할 겁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