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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2화

Author: 잔영
“영감탱이가 의심이 많아서 그 손에 죽은 경호원이 열 명이 넘어.”

염구준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나중에 고행관을 휘하에 두더라도 한동안 지켜볼 생각이었다.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려워서 항상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었다.

염구준 부자는 다시 습지 공원으로 돌아가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멀지 않은 포장마차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한설, 염씨 가문이 망했는데 산책하러 나왔어? 정말 훌륭한 아내다.”

“정미숙, 내가 뭘 하든 무슨 상관이야? 헛소리하지 마!”

나이 먹을 대로 먹은 두 여자는 서로 미워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말싸움을 했다.

두 여자 모두 명문가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고상한 기품을 기른 덕분이었다.

사실은 두 사람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나이를 먹으면서 서로 마음이 안 맞고 언제부터 서로 비꼬기 시작했다.

지금은 염씨 가문의 사업비밀이 유출된 사건이 동네방네 소문이 났으니 정미숙의 성격에 이 기회를 가만둘 리가 없었다.

“사장님, 저희 생선구이 다 됐어요?”

한설의 팔짱을 낀 손가을이 멍하니 싸움구경을 하는 사장에게 말했다.

그녀는 괜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빨리 물건을 갖고 떠날 생각이었다.

일부러 생트집을 잡는 막돼먹은 여자와 시끄럽게 싸울 필요가 없었다.

“아, 네. 2만 원입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장은 손을 뻗어 음식을 건넸다.

사장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저 여자한테 팔지 마세요. 여기 물건 내가 다 살게요.”

정미숙은 입꼬리를 올리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그녀는 한설과 같은 가정주부와 달리 손에 실권과 큰돈을 쥐고 있었다.

“미친년, 어디서 돈지랄이야!”

오늘은 며느리가 있어서 그런지 한설은 유난히 신경질적으로 굴었다.

여기 특산물을 사주기로 했는데 하나도 사지 못하게 되어서 몹시 짜증났다.

“나 돈이 있어. 어쩔 건데?”

정미숙은 욕을 먹어도 속이 시원했다.

왜냐면 한설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기회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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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조용히 지내기는 글렀다.두 사람은 구경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먼저 서류를 건네고 이 일을 처리하려고 생각했다.집 앞에서 일이 벌어졌으니, 못 본 것처럼 지나치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저기요. 여기는 염씨네 사무실이에요. 사원증을 보여주시겠어요?”그때 젊은 경비원이 염구준 부부의 앞을 막더니 웃으면서 말했다.이것은 상대방의 직책이니 염구준도 난처하게 굴지 않고 사원증을 보여주었다.“이건…”사원증을 보던 경비원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두 사람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이것은 염진의 사원증, 북염빌딩 주인의 것이었다.“들어가도 됩니까?”염구준은 경비원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먼저 물었다.순간 경비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을 만난 적이 없어서 사원증의 주인이라고 보기 힘들었다.사원증 같은 것은 얼마든지 주울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염 부대표님, 이쪽에 문제가 생겼는데 잠시 오셔서 확인해 보시겠어요?”경비원은 뭔가 떠올랐는지 옆을 보며 도움을 청했다.스스로 결정하지 못해서 상사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뭐 하는 거야? 경비도 제대로 못 서?”염걸이 못마땅해하며 짜증을 부렸다.그는 황건 부부를 설득하지 않고 입구로 다가왔다.두 사람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를 경비원에게 화풀이하는 격이었다.자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는 경비원은 상사가 욕을 해도 고개만 푹 숙였다.“염걸 삼촌.”염구준이 그를 보자마자 다정하게 불렀다.“구준이구나. 무슨 일로 여기 왔어?”염걸의 표정은 무뚝뚝하고 목소리는 싸늘했다.그 표정으로 보아 염구준을 싫어하고 적대시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평소 염구준이 청해에 있고 염씨 가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염진이 물러나게 되면 몇몇 부대표 중에서 대표를 선발할 가능성이 높았다.그런데 지금 염구준이 돌아온 것이었다.게다가 염진의 사원증까지 들고 나타나서 은근 짜증이 났다.염구준은 상대방의 태도를 보고 대략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챘다.“누군가 염씨 가문의 산업에 눈독을 들여서

  • 군신의 귀환   제2366화

    “가주님, 기현 도련님이 안령산에서 반나절이나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사람을 보내서 데려올까요?”지금 안령산에 주작이 백 명이 넘는 정예병을 이끌고 안령산을 지키고 있었다.반보천인이 진을 치고 있는 곳에 일반인이 가도 헛수고였다.“됐어. 사소한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놈은 둬도 쓸모없어.”안성휘는 방금 흑풍에게 한방 먹어서 화가 단단히 나 있었다.게다가 그처럼 이기적인 사람은 오로지 자기 생각만 하고 북쪽 변경을 독점하려는 생각만 하고 있을 뿐, 누가 죽든 말든 알 바가 아니었다.아무리 친자식이라도 예외는 아니었다.안기현은 그저 장기말일 뿐, 예전부터 자신의 계획이 들통나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곁에 두었다.이른 아침, 염씨 저택.“이모, 아버지 아직도 일어나지 않았어요?”염구준은 아버지가 보이지 않아 한설을 보자마자 물었다.“어젯밤에 감기 걸려서 방금 약 먹고 잠들었어. 너한테 이걸 주면서 회사에 가져가라고 하더라.”한설은 서류 봉투를 내밀며 염진의 말을 전달했다.역시 염구준은 가족 산업을 처리할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알았어요. 아버지는 잘 돌봐주세요.”염구준은 별 생각 없이 서류 봉투를 받았다.그리고 손가을과 아침을 먹고 북염빌딩으로 향했다.기억하기론 아주 어렸을 때 몇 번을 가보고, 그 이후로는 어떤 이유 때문에 가지 않았다.“가을아, 무슨 걱정이 있어?”차에서 아내가 오늘따라 수상하다는 것을 느낀 염구준이 다정하게 물었다.“회사 일 때문에 그래. 아래에서 재촉하고 있는데 아직도 대체 원재료를 해결하지 못했어.”손가을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전에 남편이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그래도 원망하지 않았다.그녀는 어려운 문제를 두고 함께 직면하고 싶지 책임을 떠넘기고 싶지 않았다.“걱정 마. 곧 상황이 바뀔 거야.”사실 염구준도 그 일을 잊지 않았다.“알았어.”손가을도 그의 능력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어느덧 두 사람은 북염빌딩에 도착했다.여기가 바로 염씨

  • 군신의 귀환   제2365화

    “존주님 오셨으면 나오시지요.”안성휘는 옷맵시를 정리하더니 위선적인 미소를 지으며 문 쪽으로 달려갔다.스스슥!그때 검은 그림자가 스치면서 앞에 나타났다.바로 흑풍이었다.“엊저녁에 왜 염구준을 공격했어요?”첫마디가 책망이었다.방금 안씨 가문이 염구준을 공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본인의 행적이 폭로될까 봐 달려온 것이었다.그 탓에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안성휘는 흑풍의 태도를 보고 안색이 굳어졌다.“흥, 흑풍. 내가 봐준다고 해서 기어오르지 마. 여기는 안씨 가문이야. 내가 무엇을 하든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지금까지 이 가문에서 이런 태도로 그에게 말한 사람은 없고 하물며 외부인도 없었다.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태도로 말했다면 바로 죽였을 것이다.하지만 흑풍의 실력도 만만하지 않으니 안성휘의 앞에서 기죽지 않았다.“천맹그룹을 위해 일을 도모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가져갔어요. 당신의 신분을 잘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다시 멋대로 나서면 나도 가만 있지 않겠어요.”두 사람은 더는 설득하지 못하고 갈등만 심해졌다.이대로 가다가 언제든 싸울 것 같았다.이렇게 강자들은 모두 오만함을 갖고 있었다.“널 두려워할 줄 알아? 황계웅도 아무 말이 없는데, 네가 뭐라고 지껄여?”쿵!급기야 안성휘는 일어서서 강력한 기운을 발사하며 먼저 제압하려 했다.그도 반보천인 고수였다.흑풍은 강한 기운을 느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경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제 반보천인에 도달했으면서 내 앞에서 나댈 자격이 없어요.”그도 똑같이 기운을 발사하면서 순식간에 안성휘를 제압했다.진정한 최강 반보천인 고수인 흑풍은 지금 부상을 입었지만 평범한 반보천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그러니 이제 막 반보천인에 도달한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응?”안성휘은 예상이 빗나간 것을 알고 안색이 굳어졌다.흑풍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지금까지 그가 얻은 소식은 흑풍이 염구준에게 계속 쫓기고 있다는 것이 전부였다.‘그렇다면 염구준은 얼마

  • 군신의 귀환   제2364화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던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정말 그렇게 약하나?”“저 사람 황천그룹의 대표 황건이잖아. 북쪽 변경의 의류 사업은 대부분 점령하고 있어서 돈이 얼마나 많은데.”“상대방은 염 회장이야. 여기서 명망이 높은 분인데 요새 염씨 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대.”“저 두 사람은 염 회장의 아들과 며느리인가 보지? 무슨 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눈에 익네.”북쪽 변경에서 두 세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구경꾼들은 점점 모여들었다.“이모, 화 풀렸어요?”주변을 살피던 손가을이 그녀에게 물었다.“그래. 돌아가자. 상대하기도 귀찮아. 오늘 기분 좋았는데 다 망쳤어.”한설은 손가을의 말뜻을 알아채고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했다.지금 회사에 벌어진 일만해도 충분히 버거웠다.“가자.”염진은 사업비밀이 유출된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우울했다.뒤돌아섰을 때 뒤에서 정미숙이 미친 것처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염씨 가문은 곧 멸망할 거야. 언제까지 버틸지 두고 보자! 그때면 내가 춤을 추면서 파티를 열 거야!”탁!“내 이름 기억하세요. 손가을입니다. 회사가 망하면 나한테 찾아와서 사정하지 마세요.”손가을은 카리스마 넘치게 한마디 남기고 바로 떠났다.어떤 일들은 입으로 하는 것보다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확실했다.“청해 사업계 여왕 손가을?”그때 그녀의 신분을 알아챈 누군가 깜짝 소리를 질렀다.‘손가을’이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봤지만 평소 자신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 크네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러고 보니 두 사람의 얼굴이 많이 닮았다.주변에서 수근대는 말을 듣던 정미숙과 황건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부랴부랴 일어서서 자기 회사를 지키러 가기 바빴다.황천그룹이 아무리 대단해도 손씨 그룹에 비교할 것이 되지 못했다.한편, 집으로 돌아온 염진은 서재로 돌아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생각하고 염구준 부부는 휴식하러 방으로 들어갔다.어쨌든 염구준의 입장에서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한 모두 작은 일이었다.지금

  • 군신의 귀환   제2363화

    “늙은 것이 나대니까 젊은 것도 같이 나대네. 잡아서 내 물건 빼앗아.”정미숙은 계속 듣기 거북한 말을 하면서 지시를 내렸다.평소 염씨 가문의 세력을 고려해야 하기에 이 정도로 날뛰지 못했는데 지금은 염씨의 가세가 기울어졌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스스슥!“함부로 움직이지 마.”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열 명 넘는 무술인이 경호원들을 가볍게 제압했다.그들은 염구준이 미리 안배한 경호원들이었다.방금 은밀히 지켜보고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난 것이었다.“손 대표님, 전부 제압했습니다. 다른 지시는 없습니까?”경호원 대장인 호찬이 공손하게 물었다.이번 행차에 그도 따라왔지만 그동안 몰래 숨어서 미행했었다.“저 여자가 이모한테 무례하게 굴었어요. 뺨을 쳐주세요.”손가을은 약간의 벌을 주려고 지시를 내렸다.한설과 만난 이후로 그녀를 가족처럼 대해주어서 너무 고마웠었다.“가을아, 고마워.”감동받은 한설은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은 것이 너무 기뻤다.착하고 사리 밝은 며느리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마구잡이로 날뛰던 정미숙은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는지 계속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것들! 염씨 가문이 무너지면 너희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촤아악!호찬은 여자라고 봐주지 않고 그녀에게 뺨을 날려 바닥에 쓰러트렸다.반보천인에게 얻어맞는 일은 평생 가도 다시는 없을 것이니 영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다.물론 무술인의 기운을 썼다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미숙아, 어떤 놈이 때렸어?”바로 그때 한 남자가 인파를 뚫고 나오면서 정미숙을 일으켜 세웠다.그는 한설의 남편 황건이었다.북쪽 변경에서 꽤 큰 패션 회사의 사장으로서 재산이 많았다.“여보, 간식을 사러 간다면서 길을 잃었어?”마침 염구준이 장난소리를 하면서 다가오더니 주변 상황을 대충 훑어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챘다.“염 회장, 당신 집 사람이 내 아내를 때렸어. 어떡할 거야?”황건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명령조로 말했다.예전 같으면 찍소리도 못했는데 지금 염씨 가문이

  • 군신의 귀환   제2362화

    “영감탱이가 의심이 많아서 그 손에 죽은 경호원이 열 명이 넘어.”염구준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나중에 고행관을 휘하에 두더라도 한동안 지켜볼 생각이었다.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려워서 항상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었다.염구준 부자는 다시 습지 공원으로 돌아가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멀지 않은 포장마차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한설, 염씨 가문이 망했는데 산책하러 나왔어? 정말 훌륭한 아내다.”“정미숙, 내가 뭘 하든 무슨 상관이야? 헛소리하지 마!”나이 먹을 대로 먹은 두 여자는 서로 미워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말싸움을 했다.두 여자 모두 명문가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고상한 기품을 기른 덕분이었다.사실은 두 사람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나이를 먹으면서 서로 마음이 안 맞고 언제부터 서로 비꼬기 시작했다.지금은 염씨 가문의 사업비밀이 유출된 사건이 동네방네 소문이 났으니 정미숙의 성격에 이 기회를 가만둘 리가 없었다.“사장님, 저희 생선구이 다 됐어요?”한설의 팔짱을 낀 손가을이 멍하니 싸움구경을 하는 사장에게 말했다.그녀는 괜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빨리 물건을 갖고 떠날 생각이었다.일부러 생트집을 잡는 막돼먹은 여자와 시끄럽게 싸울 필요가 없었다.“아, 네. 2만 원입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장은 손을 뻗어 음식을 건넸다.사장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었다.“저 여자한테 팔지 마세요. 여기 물건 내가 다 살게요.”정미숙은 입꼬리를 올리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그녀는 한설과 같은 가정주부와 달리 손에 실권과 큰돈을 쥐고 있었다.“미친년, 어디서 돈지랄이야!”오늘은 며느리가 있어서 그런지 한설은 유난히 신경질적으로 굴었다.여기 특산물을 사주기로 했는데 하나도 사지 못하게 되어서 몹시 짜증났다.“나 돈이 있어. 어쩔 건데?”정미숙은 욕을 먹어도 속이 시원했다.왜냐면 한설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기회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주세요.

  • 군신의 귀환   제2361화

    고행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자신이 곧 죽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안씨 가문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못 믿겠다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난 그냥 대단한 고수가 변경에 왔다길래 대결하고 싶어서 온 거야.”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상대방에게 혼란을 주어 안씨 가문에 피해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안씨 가문을 멸망시킬까 걱정되었다.“하, 대결하고 싶으면 당당하게 요구하면 되지, 뭐 하러 몰래 미행했어?”염구준은 그런 말을 절대 믿을 사람이 아니었다.말 속에 빈틈이 가득해서 애써서 은폐하려고 해도 헛수고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나를 죽이든 땅에 묻든 마음대로 해.”고행관은 설명을 할수록 더 많은 정보를 흘리는 것 같아 아예 입을 다물었다.정말 성실하고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는 충직한 부하였다.“알았어. 그렇게 해줄게.”상대방의 신분을 알아챈 염구준은 바로 손을 들어 그의 숨통을 끊어버렸다.적대 관계인 이상 아무리 충직한 부하라도 살려줄 이유는 없었다.“구준아, 잠시만!”고행관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 염진이 나서서 말렸다.염구준이 손동작을 멈추고 물었다.“아버지, 더 물어볼 게 있어요?”그는 고행관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풀어줘. 안씨 가문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을 뿐이야.”염진은 적을 위해 사정했다.전에 말했듯이 전통적인 영향을 받아 충성스러운 사람들을 가장 존경했었다.“알았어요. 아버지 말대로 풀어 줄게요. 어차피 죽든 살든 중요하지 않으니까요.”염구준은 팔을 홱 휘둘러 고행관을 아무 곳에나 던져버렸다.전신경 고수는 그에게 어떤 위협도 되지 않으니 괜히 이런 인간 때문에 기분을 더럽힐 일도 없었다.“콜록콜록!”고행관은 바닥에 엎드려 격렬하게 기침을 했다.순간 마음이 복잡했다.동료들은 그를 버리고 떠났는데 오히려 적이 그를 살려달라고 사정했다.쿵!고행관은 가까스로 일어나더니 쿵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염진에게 큰절을 올렸다.“염 회장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두 주인을 섬길 수

  • 군신의 귀환   제2360화

    그들은 북쪽 변경 출신이라 남쪽 청해 지대의 강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붙어볼 것도 없어. 넌 내 상대가 될 자격도 없거든.”염구준은 아주 명쾌하게 거절했다.상대방 실력이 너무 약해서 싸울 흥미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그래도 이 사람들의 정체는 궁금했다.“너희들 만능 전당포의 사냥꾼이야, 아니면 천맹그룹의 장기말들이야? 아니면 흑풍의 사람인가?”염구준은 이 사람들의 배후가 세 개 중에 있다고 생각했다.“떠보지 마. 우린 말하지 않을 거야. 내 공격을 받아라!”자존심이 상한 우두머리는 바로 칼을 꺼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처음부터 전력으로 싸울 기세였다.“빨리 염진을 잡아!”나머지 일행도 가만 있지 않고 빠른 속도로 염진에게 돌진했다.그들의 실력으로는 애송이들이나 잡을 수 있을 것이다.쿵!바로 그때 강력한 기운이 그들 앞을 공격하자 바닥에 깊은 구덩이가 나타났다.일행이 정신을 차리고 보았을 때 대장은 이미 염구준의 손에 멱살을 잡히고 있었다.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전신 경지에 도달한 대장은 꼴 좋게 패배했다.단번에 패배한 것만 봐도 상대방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살고 싶으면 배후를 말해.”염구준은 대장의 멱살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놈들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면 그도 봐줄 것도 없었다.“이놈은 강적이야. 하지만 사장은 우리한테 은혜를 베풀었다. 너희들 절대 말하면 안 돼.”대장은 혼신의 힘을 다해 부하들에게 경고했다.방금 공격했을 때 염구준이 어떻게 반격했는지도 보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다.상대방의 실력은 그보다 한참이나 위라는 것을 설명했다.“충성심이 강하네. 안타깝게도 우린 적이라서 말이야.”염구준은 난폭하는 기운을 그의 몸속에 주입하여 장기를 파괴했다.적대 관계라면 잔인하게 나와도 탓할 자격이 없었다.만약 오늘 실력이 약한 사람이 염구준이라면 이 사람들도 똑같이 사정을 봐주지 않았을 것이다.“아아악!”대장은 장기가 비틀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마지막까지 입을 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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