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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5화

작가: 잔영
모두가 일어나려고 할 때, 염구준이 손을 들어 막으며 그들을 말렸다.

“나가기는 해야 하지만, 대장로를 고발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이르다고?’

염구준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했다. 이런 일에 시기 따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은 다시 차근차근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고, 전부 이해를 한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어두운 지하 감옥에 들어오는 빛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날이 화창하게 개이고, 해빛이 반짝이는 정오, 오늘은 민씨 가문에게 있어서 경사날이었다.

민씨 가문의 대장로는 오늘 가주 자리에 오르는 취임식을 하기 위해 사당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일부는 기뻐했고, 또 일부는 슬퍼했으나 민현만은 마치 뜨거운 가마 위의 개미처럼 계속해서 주변을 살피며 염구준의 모습을 찾았다.

고개를 들었는데 상대방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마다, 그의 마음은 점차 가라앉기만 했다.

“새 가주님이 오르셨으니, 모두 절을 하시길 바랍니다.”

의식은 간단했다. 조상의 신주 앞에서 절을 하고, 가주의 자리에 앉으면 민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가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의식을 마친 대장로는 의자에 앉자마자, 민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민현, 가문의 보물인 적혈석을 내놓아라.”

“저에게 있지 않습니다. 염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십니다.”

민현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민현은 이 핑계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대장로가 파놓은 함정이었다.

대장로는 곧바로 표정을 굳히고 싸늘하게 말했다.

“가문의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고 가보를 잃어? 그게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아니?”

대장로에게 있어서 민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빨리 제거해야 했다.

즉, 조금이라도 꼬투리를 잡을 게 있으면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라는 거다.

“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염 선생님께서 오시면 모든 게 명백해질 겁니다.”

민현은 대장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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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일어나려고 할 때, 염구준이 손을 들어 막으며 그들을 말렸다.“나가기는 해야 하지만, 대장로를 고발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이르다고?’염구준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했다. 이런 일에 시기 따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은 다시 차근차근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고, 전부 이해를 한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어두운 지하 감옥에 들어오는 빛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날이 화창하게 개이고, 해빛이 반짝이는 정오, 오늘은 민씨 가문에게 있어서 경사날이었다.민씨 가문의 대장로는 오늘 가주 자리에 오르는 취임식을 하기 위해 사당에서 준비하고 있었다.이 모습을 본 일부는 기뻐했고, 또 일부는 슬퍼했으나 민현만은 마치 뜨거운 가마 위의 개미처럼 계속해서 주변을 살피며 염구준의 모습을 찾았다.고개를 들었는데 상대방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마다, 그의 마음은 점차 가라앉기만 했다.“새 가주님이 오르셨으니, 모두 절을 하시길 바랍니다.”의식은 간단했다. 조상의 신주 앞에서 절을 하고, 가주의 자리에 앉으면 민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가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의식을 마친 대장로는 의자에 앉자마자, 민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민현, 가문의 보물인 적혈석을 내놓아라.”“저에게 있지 않습니다. 염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십니다.” 민현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민현은 이 핑계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대장로가 파놓은 함정이었다.대장로는 곧바로 표정을 굳히고 싸늘하게 말했다. “가문의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고 가보를 잃어? 그게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아니?”대장로에게 있어서 민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빨리 제거해야 했다.즉, 조금이라도 꼬투리를 잡을 게 있으면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라는 거다.“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염 선생님께서 오시면 모든 게 명백해질 겁니다.” 민현은 대장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 군신의 귀환   제2124화

    “그럼 염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무슨 계획이든 제가 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민현은 겸손하게 말했다.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세워 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듣자마자 민현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최근 민씨 가문에서 실종된 사람이 있습니까? 특히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 말입니다.”거록 존주와 비슷한 사술을 익히려면 반드시 정혈을 써야 했는데, 무공을 익혀야 하는 은세집안의 사람들의 정혈은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없습니다!”민현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정리하다가, 다시 말했다.“아, 하지만 최근 대장로가 미친 듯이 사람들을 파견하긴 했습니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건 저 뿐이었고요.”‘이렇게 되면 말이 맞아.’염구준은 대장로의 수법에 감탄했다. 임무를 변명으로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을 몰래 숨겼으니까 말이다.“민가진에 사람을 가둘 수 있는, 버려진지 오래된 장소가 있습니까?”대장로에게 당한 사람들은 그를 나락으로 보낼 수 있는 관건적인 요소였다.민현은 머리를 한 대 치며 급히 대답했다. “있긴 있습니다. 마을의 북서쪽에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산 위에 고대에 지어진 지하 감옥이 하나 있습니다.”“그렇다면,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련하기 편리하기 위해 너무 멀리 숨기지는 않았을 테니까요.”염구준은 일어나면서 어두운 바깥을 보며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염 선생님,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이를 본 민현이 빠르게 그의 뒤를 따랐다.“괜찮습니다.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세요.”염구준은 말하며 문을 열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올 때부터, 그는 길을 미리 파악해 두었었다. 민가진의 북서쪽에는 산이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곳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한편, 산파산.덩굴로 가려진 동굴 입구에는 보초를 서는 사람이 두 명 있었는데, 그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아이구, 이런 외진 곳에 사람이 올 리가 없는데, 왜 여길 지키고 있으라는 거

  • 군신의 귀환   제2123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합니까? 민현 님은 민씨 가문의 최강자입니다. 절대 질 리가 없어요!”그의 대답에 일부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귀찮아. 나보고 말하라고 했으면서 말해도 안 믿을 거면 왜 물어본 거야?’“제가 반보천인이고 공무적이 중상을 입게 만든 게 그 근거입니다.”생각을 마친 그는 짧게 대답한 뒤, 사람들을 무시하고 다시 싸움을 지켜보았다. 격이 달라서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30분이 더 지나자, 상황이 달라졌다.민현과 대장로가 근접한 거리에서 싸우고 있을 때, 대장로가 갑자기 붉은 끼가 섞인 진기를 내뿜은 것이다.‘저게 사술이 아니면 뭐겠어?’비록 거록 존주만큼은 강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 수련을 했음은 확실했다.‘헛걸음 안 했네. 내 생각이 맞았어. 민씨 가문에 역시 거록 존주와 결탁한 이가 있었던 거야.’‘그리고 적혈석은 사술과 바꾼 물건이겠지.’생각을 마친 염구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끝났네.”그는 싸움을 보면서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쾅!대장로는 기운을 최대로 끌어올려 기회를 보고 단 몇 차례의 공격만으로 민현을 쓰러뜨렸는데, 이렇게 빨리 쓰러뜨릴 수 있었던 건 대장로의 공격이 압도적으로 강해서가 아니라 익숙했던 이가 갑자기 공격에 변화를 준 것이 치명적이여서였다.“죽어라!”대장로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상대방을 처리하기 위해 마지막 일격을 날렸고, 민현은 마술 천을 급히 들었으나 대장로의 공격을 막을 수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쾅!그러나 이 위급한 상황에서 염구준이 갑자기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 대장로의 공격을 막았다.“제가 막아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대장로님께서는 일족을 죽인 일로 한평생 후회할 뻔 하셨습니다.”상대방을 죽일 절호의 기회를 이렇게 놓치자 대장로는 표정이 매우 어두워졌지만 그래도 염구준의 말을 이어갔다.“맞습니다. 방금 전에 공격을 멈출 수 없어서 저도 놀랐는데, 덕분에

  • 군신의 귀환   제2122화

    그의 압도적인 무력에 민현파의 사람들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민현 빼고는 아무도 대장로와 무공을 비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래야지. 아직도 불만 있는 사람은 말해도 돼. 우리 민씨 가문은 민주적인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대장로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며 오만하게 말했다.“제가 불만이 있습니다!”이때, 문 밖에서 민현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현?”대장로는 민현을 보자마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얼굴을 굳혔다.상황이 그의 계획과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민현은 이미 죽었어야 했다.‘혹시 염구준이 민현에게 당한 건가?’“그래요, 접니다. 저더러 적혈석을 찾아오라고 한 게 가주가 되고 싶어서 그러신 걸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민현은 눈 앞의 장면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대충 눈치챘다.더욱 심오한 계획은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곧이어 염구준도 나타났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그는 머리를 굴려 사건의 전말을 거의 다 짐작할 수 있었다.대장로는 적혈석을 찾아오라는 핑계로 민현을 보내 염구준의 손을 빌어 상대방을 죽일 생각이었던 거였다. 그렇게 하면 가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민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괜찮은 계획이었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염구준은 살인을 일삼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당신, 저희 가문의 일에 참견할 생각입니까?”대장로는 민현을 무시한 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는 민현처럼 무술에만 몰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소식을 아는 게 많았고, 그렇기에 염구준의 전적도 잘 알고 있었다.반보천인의 경지에서 무적이라고 불리던 공무적도 상대방에게 졌으니, 그는 더 이길 자신이 없었다.“민씨 가문의 내부 싸움에는 관심 없습니다. 다만 따로 할 일이 있으니, 먼저 할 거 하시죠.”그러나 염구준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많은 것이

  • 군신의 귀환   제2121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탁하지 않았다면 괜찮을 겁니다.”염구준은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 약속했다.이후 그는 몇 마디를 더 당부한 뒤, 민현과 함께 민씨 가문으로 향했고, 호찬과 용필은 손씨 그룹 본사로 돌아갔다.그는 거록 존주와 연관된 것은 모두 철저하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사악한 수련법이 세상에 퍼지지 않도록 말이다.두 사람은 거의 말이 없이 몇 시간을 거쳐 민가진에 도착했다. 민가진은 도로가 험난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들이 보통 가지 않았다. 비록 주변이 전부 대도시였지만 이곳만은 은둔처처럼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은세집안인 민씨 가문은 이곳에 자리를 잡았으며 이 마을의 유일한 가문이었다. “멈추세요. 당장 돌아가주시기 바랍니다.”험난한 길가에서 갑자기 두 사람이 튀어나와 염구준과 민현의 길을 막아섰다.“비켜. 나 안 보여?” 그러자 민현이 분노에 차 소리쳤다.돌아오는 내내 대장로가 거록 존주와 결탁한 일로 머리가 복잡했었는데, 자기 가문의 사람들에게까지 길을 막히니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민현 님, 오셨군요.”두 사람은 말을 하면서 공손하게 한쪽으로 물러섰다. 민씨 가문에서 공인한 제일 강자의 체면을 지켜줘야 했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가시죠.”민현은 두 사람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막 지나가려는 순간, 순찰자들이 주저하면서 말했다.“민... 민현 님, 대장로님께서 외부인을 마을에 들이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쾅!이에 민현은 강한 기운을 내뿜어 말한 사람을 밀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왜, 내 일에도 관여하려고? 요즘 가문 규율이 엉망이네.”“죄송합니다!”이에 순찰자는 가슴을 움켜쥔 채 더는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이 일을 통해 민씨 가문이 겉보기와 달리 내부가 화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현과 대장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네.’하지만 세상엔 많이 묻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는 먼저 대장

  • 군신의 귀환   제2120화

    이렇게 당하기만 하면 틀림없이 패배할 것이다.쿵!염구준은 거센 주먹으로 상대방이 나타나도록 유인했다.그리고 민현이 모습을 드러낼 때 바로 쓰러트렸다.“쿨럭… 우웩!”민현은 속이 울렁거려 아침에 먹었던 음식들을 그대로 토하고 말았다.“어떠세요. 계속 싸우시겠어요?”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질문했다.화려한 공격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도 꽤 실력이 있다고 인정했다.“마지막 초식이 남았어요. 그것까지 파괴한다면 패배를 인정할게요. 이번에 무기를 사용하는 게 좋겠어요.”민현은 일어서서 다시 기운을 끌어냈다.무기를 쓰라고 했으니 센 것이 올 것 같았다.“포추자!”민현이 마술천을 송곳 모양으로 만들어 오른손에 장착하며 어마어마한 기운을 발산했다.스스슥!그리고 빠르게 공격했다.“칠상권궁극오의, 칠권합일!”염구준도 최강 권법으로 대응했다.쿵!강력한 두 초식이 한참을 대치하더니 민현의 마술천이 흩날리고 강한 기운이 그의 몸을 강타했다.“우웍!”민현은 바닥에서 몇 바퀴 굴러서야 겨우 멈추었다.이윽고 입에서 검붉은 피를 뿜고 말았다.중요한 순간에 마술천으로 몸을 막아서 다행이었다.게다가 염구준이 힘을 거둔 덕분에 살 수 있었다.“이 늙은이를 봐줘서 감사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승복했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알려드리겠습니다.”민현은 져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였다.패배한 이상 적혈석을 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사양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적혈석을 평소 누가 관리하고 있었습니까?”“이 물건은 민씨 가문에서 강자를 상징하니 가문에서 최고 고수인 제가 관리하고 있었습니다.”민현은 상대방 의도를 몰랐지만 괜한 의심을 하지 않고 묻는 대로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민씨 가문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민씨 가문에서 보물처럼 여기는 것을 왜 마술쇼에 상으로 내놓은 겁니까?”그랬다. 당사자는 알지 못해도 방관자는 알고 있었다.그제야 민현도 이상하

  • 군신의 귀환   제2119화

    스스슥!염구준은 앞으로 돌진하며 황금빛이 번쩍이는 주먹을 힘껏 찔렀다.그러자 민현은 제자리에 서서 마술천으로 몸 전체를 가렸다.이런 방식은 처음이지만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주먹을 무찔렀다.촤아악!강력한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마술천이 순식간에 찢어졌다.그런데 천 뒤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보는 앞에서 멀쩡한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이런 마술 기법은 세계 최고 마술사 로브도 따라하지 못할 것이다.“재미있네. 무술과 마술의 결합이라니 보는 눈이 즐겁네.”염구준은 전의가 불타올랐다.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기운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뒤야!”기척을 느끼고 갑자기 돌아섰지만 여전히 마술천만 있고 사람은 없었다.보통 실력이 아니었다.스스슥!이번에 귀를 움직였다. 바로 그때, 왼쪽에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염구준이 한 줄기 기운을 빠르게 발사하자 수십 개의 비도가 바닥에 떨어졌다.그래도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노인의 전투 방식이 비주류라 왠지 늙은 여우를 상대하는 느낌이 들었다.멀리서 용필과 호찬은 맥주와 땅콩을 먹으면서 관전하고 있었다.“늙은이가 이상한 수법을 쓰네요. 우리 형님을 도와줄까요?”“걱정 마. 구준이는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어. 이건 공평한 대결이라서 끼어드는 거 싫어할 거야.”두 사람은 상의한 끝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전투 범위 내에서 두 고수는 여러 번이나 맞붙었다.그제야 염구준은 상대방의 수법을 대략 파악하고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민현도 같은 생각인지 진짜 실력으로 대응했다.갑자기 염구준의 양쪽에 똑같게 생긴 마술천이 나타났다.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 두 천 중에서 하나는 가짜이거나, 하나만 공격을 하거나 아니면 동시에 공격할 거라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은 세 가지 경우에 신경 쓰지 않고 두 주먹을 들고 전방을 무찔렀다.마술은 속임수에 불과하니 마술천도 시야를 혼란스럽게 할 뿐이었다.쿵!염구준은 전방에서 그의 주먹과 부딪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때 민현이 모습을

  • 군신의 귀환   제2118화

    “미안하게 됐습니다.”민현은 한마디로 사과하고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적혈석은 귀한 물건은 아니지만 민씨 조상들이 남긴 거라 의미가 있어요. 그러니 돌려주면 합니다.”염구준은 듣다가 웃음을 터트렸다.“그게 다입니까?”달랑 입만 들고 와서 내놓으라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적혈석은 민씨네 물건은 맞지만 염구준이 싸우면서 거록의 손에서 빼앗은 것이었다.“그리고 민씨 가문 대신 적혈석을 지켜주고 천석을 죽인 놈에게 대신 복수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러니 이 늙은이 체면을 봐서라도 적혈석을 돌려주길 바랍니다.”이번에는 오만한 태도를 거두고 말투가 많이 공손해졌다.염구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태도가 좋아서 지난 일은 따지지 않을게요. 그냥 돌아가세요.”적혈석에 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으니 쉽게 넘겨줄 리가 없었다.이런 물건이 바위성의 마술쇼에 나타난 것부터 이상했다.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말하자, 민현은 안색을 굳히며 기운을 움직였다.여기서 싸우자는 뜻이었다.“어른들은 일단 일을 저지르면 본인이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그나마 상대방이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 한마디 주의를 주었다.호찬과 용필이 다치지 않았으니 여기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필경 반보천인의 파괴력이라면 손씨 그룹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오해하지 마세요. 그쪽과 내기를 해서 적혈석을 가져오고 싶을 뿐입니다.”민현은 기운을 거두고 빈손으로 요구한 자신의 처사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러니 절충안을 마련하여 서로 적이 되는 것을 피해야 했다.강호에서 무술인들끼리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극히 정상적이었다.“하하하. 원래 제 물건인데 어르신의 조건을 들으면 저만 손해를 보잖아요.”염구준이 큰소리로 웃었다.이런 조건을 제시하다니 역시 뭔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그럼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사양하지 말고 말해 보세요.”민현이 말을 바꾸었다.“저도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요. 이따가 어르신이 지면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 주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을 함정에 빠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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