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이 수십 번이나 맹렬한 공격을 가하자 도명현은 버티지 못하고 몸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마음이 조급해도 어쩔 방법이 없었다.이런 레벨의 싸움에 끼어들 자신이 없었다.“일행을 체포하라!”그때 황지양이 잔꾀를 부려 부하들을 이끌고 나무배에 있는 백호 일행에게 접근했다.상대방은 전신지상이 고작 몇 명밖에 안 되지만 본인들은 머릿수가 많아서 두렵지 않았다.“공격!”백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고함을 지르며 정면으로 맞섰다.현무와 주작도 뒤를 바짝 따랐다.전신전의 적이라면 상대방이 천군만마를 이끌고 와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이것이 바로 염구준이 키운 혈기왕성한 전사들이다.세 사람은 인산인해에 묻혔지만 한 시도 멈추지 않고 적을 공격하며 전의를 불태웠다.“저 괴물들은 대체 뭐야?”배에서 그 장면을 본 황지광이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중얼거렸다.“아니면 당신도 가서 도울래요?”황지영이 소도주의 위엄을 내세우지 않고 상의하는 어투로 말했다.“하지만 지금 혼란스러워서 소도주를 보호해야 합니다.”황지광은 두려운 게 아니라 소도주가 어렵게 돌아왔는데 또 위험에 닥칠까 걱정되었다. “괜찮아요. 나 스스로 보호할 수 있어요.”황지영이 단검을 손에 쥐며 말하자 황지광이 대답하며 전투에 가입했다.포위를 당한 백호 일행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지만 짧은 시간에 패배할 기세는 아니었다.상황이 바뀌자, 염구준은 도명현을 더는 괴롭히지 않았다.“끝났다!”온몸에 화염을 두른 염구준이 왼손에 검을 들고 오른손은 주먹을 꽉 쥐고 기운을 축적했다.“칠상권, 칠권합일!”“푸어억!”염구준의 맹렬한 주먹이 가슴을 가격하자 도명현은 버티지 못하고 뒤로 튕겨 나갔다.방금 염구준은 전력으로 싸우지 않았을 뿐,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었다.그는 마지막 공격을 가해 상대방을 죽이지 않고 돌아서서 백호 일행 쪽으로 향했다.“철수한다!”황지양이 부하들에게 명령하자 다들 사방으로 멀리 흩어졌다.둘째 도주가 패한 마당에
이렇게 하는 것도 의도가 있었다.염구준은 금지 구역에서 천인을 돌파할 수 있는 비밀을 알고 싶었지만 정보가 많지 않아 황지열의 안내가 필요했다.“그런가?”황지열은 웃으면서 몸에서 횡포하는 기운을 그에게 발산했다.방금 둘째 도주가 나섰을 때 염구준의 실력을 확실히 알아내지 못하여 다시 공격하는 것이다.“그럼요.”염구준도 똑같이 기운을 발산하며 맞서 싸웠다.두 사람의 기운이 부딪치자 강력한 에너지가 주변으로 확산되었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진다고, 경계가 낮은 무술인들은 숨이 턱턱 막혀서 겨우 버티고 서 있었다.쿵!얼마 후, 두 사람은 동시에 위력을 발사하면서 첫 시험을 종료했다.기운의 강도로 보아 두 사람의 실력은 막상막하였다.하지만 진짜 싸움에는 무학, 환경, 막패 등등 요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기운이 충돌하는 순간, 황지열의 목에 걸린 옥패가 밖으로 튀어나왔다.염구준이 갖고 있는 것과 똑같이 생겼다.‘진짜였어.’노인은 일부러 염구준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8개 옥패를 가진 사람은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를 감지할 수 있었다.“귀한 여행자여. 날 따라오너라.”황지열은 여전히 웃음을 머금었다.그가 무슨 꿍꿍인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들어가자!”염구준은 백호 일행을 힐끗 보며 말했다.본래 삼선도를 목표로 삼았으니 집 앞까지 와서 들어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염구준 일행이 들어갈 때 황지열의 시선이 황지영의 머리에 꽂은 금비녀을 스쳐 지났다.속이 깊은 사람들은 정보를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다.“큰형, 진짜…”패배한 도명현은 여전히 불복했다.세 형제가 모여야 염구준을 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들은 평범한 반천인 고수들이 아니었다.특히 대도주는 세 형제 중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황지열이 손을 들어 말을 끊으며 태연하게 말했다.“그만해. 내게 다 생각이 있다. 시기가 되면 너도 알게 될 거다.”전에 황지풍을 몰래 함정에 빠트려 대도주 자리를 차지한 것만 봐도 그는 계략에 뛰어난 사람이었다.황지열은 간단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먹으면서 말했다.“그런 저급한 수법은 안 쓸 분 같은데요.”황지열이 멋쩍게 웃었다.“하하하. 농담이야. 신경 쓰지 마.”염구준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전혀 통하지 않자 오히려 난처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황지광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황지열을 노려보고 있었다.“어르신, 왜 사람을 보내서 봉래섬을 공격했습니까?”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일어서서 질문했다.“이 자식이!”“무례하다!”“대도주님한테 그게 무슨 태도야?”황지광이 질문을 던지자마자 주변에서 버럭 화냈다.대도주의 신망이 두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만약 염구준이 없었다면 진작에 맞서서 싸웠을 것이다.“융통성이 없어.”염구준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실력이 부족하면 닥치고 있는 것이 상책이다. 아니면 오히려 화를 당한다.“뭐 하는 짓들이냐? 형제끼리 이름을 부른 것으로 예민하게 굴지 말아라. 앉아!”황지열은 신경도 쓰지도 않고 좋은 사람인 척 다정하게 물었다.“내가 봉래섬을 공격했다는 증거가 있냐?”그 말에 황지광은 씩씩거리며 황지양을 가리켰다.“저놈이 부하들을 데리고 우리 섬에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그럴 리가 없다. 오늘 지양은 하루 종일 나와 바둑을 두느라 떠난 적이 없었어.”황지열은 손을 저으며 본인이 증인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그의 신분으로 하는 말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이것이 일인자의 위엄이다.“근데 저는 분명 황지양을 보았습니다.”황지광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마디 덧붙였다.“지광아, 선을 넘었다. 대도주님이 이미 너를 봐주셨는데 감히 의심하는 것이냐?”이번에 책망한 사람은 바로 삼선도 셋째 도주 우대구였다.그 바람에 졸지에 패해자가 잘못이 된 상황이 되었다.“당신들…”황지광은 속에서 천불이 일어났지만 어떻게 반박할지 몰라 삿대질을 하며 부들부들 떨었다.혼자서 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염구준 일행을 쳐다보며 도움을 청했지만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생각 없
그래도 황지열은 술잔을 기울이며 변명을 늘어놓았다.“그 당시 대혼란인 틈을 타 황지웅이 금비녀를 갖고 사라졌으니 증명할 수 없다.”“하지만 소도주님도 사라졌어요. 그리고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이 바로 소도주입니다.”황지광이 계속 반박했다.하지만 그의 논리는 치밀하지 못하여 억지스럽게 들렸다.“어쩌면 그때 도망간 소도주가 죽었을 지도 모른다. 황지웅이 눈속임으로 어디서 주워 왔을 수도 있지.”황지열은 그럴 듯한 가설을 내놓았다.왜냐면 그때 황지웅은 누명을 써서 삼선도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억지 같은 말을 지어내지 마십시오!”황지광은 초조하여 저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스스로 자기 말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삼선도의 주민끼리 좋게 말하고 인신 공격을 하지 말거라.”황지열은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의기양양한 태도로 말했다.불 같은 성격으로 그에게 맞서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패배한 황지광은 씩씩거리며 자리에 앉았다.그때 둘째 도주 도명현이 금비녀를 노려보았다.“아가씨, 금비녀는 우리 삼선도의 보물이니 돌려주는 게 좋겠어.”황지영은 머리에서 금비녀를 빼더니 바로 손에 꼭 쥐고 고개를 가로저었다.“싫어요. 엄마가 남긴 유품이예요.”부모님도 안 계시는데 유일한 유품을 적에게 넘길 수 없었다.“당장 내놓거라.”도명현이 협박하듯 말했다.“나한테 줘.”그때 염구준이 손을 내밀며 금비녀를 가져왔다.“금비녀는 내 손에 있어.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가져가.”오기 전에 황지웅을 구하고 싶다면 자기 말에 따라야 한다고 미리 황지영에게 당부했었다.“건방지게 굴지 마라. 여긴 삼선도야.”도명현은 자기 편이 많다고 큰소리를 쳤다.“패배자 주제에 마지막 발악을 하는 건가? 얼마든지 덤벼.”염구준은 그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누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도명현은 바로 기운을 모아 공격하려 했다.“둘째야, 손님들에게 무례하면 안 된다.”황지열이 설득했다.또 한 번 시탐한 끝에
‘골 때리는 아저씨네.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몰라?’“이건 내 물건이니까 상관하지 마세요. 난 구준 삼촌을 믿어요.”황지영이 바로 꾸짖었다.지금 그녀는 황지웅을 구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살아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정말 의리가 깊구나. 허락하마. 내일 아침 추룡대삼각 지대에서 물건과 사람을 교환한다.”황지열은 통쾌하게 거래 조건을 내세웠다.“그리고 그 곳에 가고 싶습니다.”염구준이 한마디 덧붙였다.“좋다. 금비녀만 있다면 바로 출발하지.”황지열은 원하는 물건은 전부 내놓겠다고 박력 있게 말했다.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났지만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거래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친구라는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도 몰랐다.황지웅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은 세 명의 도주와 그들의 측근들만 알고 있었다.“저희 배불렀어요. 잠자리를 안배해 주세요.”얘기가 끝나자 염구준은 금비녀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모든 사람들에게 불만이 있으면 본인에게 찾아오라고 시위한 거나 다름없었다.“여봐라, 손님들을 쉬게 하라.”말이 많으면 실수하기 마련이니, 황지열은 말을 아끼고 내일이 오기를 기다렸다.금비녀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적지 않은 사람들은 마음이 조급했다.하지만 대도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그들도 어쩌지 못했다.염구준 일행은 환경이 나쁘지 않은 단독 주택에 안배되었다.방에 들어가자마자 황지광이 미친듯이 발악했다.“왜 금비녀를 주려고 합니까?”염구준은 그를 힐끗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하는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 왜 그러는지는 그 머리로 이해되지 않을 겁니다.”그와 말이 통하지 않자 황지광은 황지영을 바라보며 다급하게 말했다.“소도주님, 어떤 일은 스스로 결정하셔야 해요.”그러자 황지영이 살짝 짜증을 내며 어깨를 으쓱 올렸다.“내가 결정한 일이잖아요.”염구준과 황지영이 한 패인 이상 그가 뭐라고 할 여지가 없었다.마지막에 염구준이 한마디 당부했다.“앞으로 내가 말할 때 끼어들지 마세요.”그 뒤로 여
그날 저녁,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하여 사방이 칠 흙처럼 어두웠다.염구준 일행은 달도 비추지 않는 마당에 조용히 앉아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여기서 뭐 하세요? 내일 거래한다면서 일찍 주무세요.”황지광은 이해할 수 없었다.“자고 싶으면 자세요. 누구도 말리지 않아요.”염구준은 대꾸하기도 귀찮았다.이 남자의 아들에 비해 매우 호의적이지 않고 모르면서 함부로 끼어들어 마음에 안 들었다.“소도주님, 저희…”황지광이 시선을 돌렸다.“짜증 나요. 아무도 모르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요.”소도주가 욕을 퍼붓자 황지광은 화내지 않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혹시 무슨 고민이 있습니까?”“내 할아버지 황지웅이 황지열의 손에 잡혔어요. 몰라요?”황지영이 되물었다.“그럴 리가요. 듣도 보도 못한 소립니다.”황지광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당신이 모르는 일이 많아요. 그러니까 제발 입 다물고 있어요.”염구준이 마지못해 한마디 했다.저런 머리로 황지열에게 맞서다니,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신기했다.그때 밖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조용히 해요. 누가 왔어요.”염구준이 귀를 살짝 움직이며 조용히 주의를 주었다.스스슥!여러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일행이 담장을 뛰어넘고 마당에 들어왔다.턱!그들이 착지하자마자 깜짝 놀란 사람니 소리를 질렀다.“침입자다!”마침 마당의 모든 불이 밝아지면서 침입자들 모습이 드러났다.검정 옷은 입고 검은 면사포를 쓴 사람이 다섯 명이나 되었다.“하, 우리 귀신 아니고 사람이야. 뭘 그렇게 놀라?”염구준은 그들을 훑어보며 조롱했다.오늘 저녁 습격이 있을 거라 예상하고 여기서 기다린 것이다.미리 잠들면 어차피 인기척에 다시 일어날 텐데, 차라리 일찍 끝내고 잠을 자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공격! 염구준을 죽여라!”상대방은 발견되어도 당황하지 않고 무기를 꺼내며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중에 반천인 고수 2명이나 있다는 것을 기운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두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의 기운은 몹시 익숙했다.바로 둘째 도주 도명현이다.“둘째 도주님. 무슨 일로 찾아왔어?”염구준이 일부러 정체를 밝혔다.“난 둘째 도주님이 아니다.”도명현은 얼굴을 가린 검은 천이 벗겨졌나 화들짝 놀라며 본능적으로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그런데 검은 천은 얼굴을 잘 가리고 있었다.염구준이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날 놀렸어?”도명현은 버럭 화를 내며 같이 온 일행과 함께 염구준을 공격했다.두 고수는 결코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옆에 같이 온 사람은 셋째 도주 같았다.그래도 2 대 1은 그럭저럭 싸울만했다.쿵!염구준은 주먹을 무찔러 두 사람을 물리치고는 이내 검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전투를 빨리 끝내고 싶었다.“셋째야, 저놈이 검을 못 들게 막아.”도명현이 고함을 지르며 수십 개의 기운을 발사했다.하지만 염구준은 마치 귀신처럼 공격을 피해서 검을 손에 넣었다.윙!검날을 뽑자마자 폭증한 그의 기운 때문에 두 사람은 강력한 압박을 느꼈다.서로 마주보던 두 사람의 눈에 두려운 빛이 스쳤다.“철수한다!”도명현이 소리를 치자, 두 사람은 싸울 의욕을 잃고 동시에 마당 밖으로 뛰쳐나갔다.대도주가 없어서 승산할 자신이 없었다.“이제야 도망치다니. 이미 늦었어.”염구준이 손을 들어 두 갈래 검기를 발사했다.검기는 번개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두 사람의 등을 공격했다.“젠장!”위기를 느낀 두 사람은 도망치지 못하고 돌아서서 공격을 막아냈다.쿵!검기는 막았지만 황급히 나서는 바람에 뒷걸음질을 쳤다.염구준은 그 틈을 타 검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2 대 1로 붙어서 두 사람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밀어붙였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맹렬하게 싸워서 가볍게 두 사람을 제압했다.계속 이 분위기로 싸운다면 두 사람은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슝!그때 격전을 벌이던 염구준은 옆에서 강력한 기운이 공격해 오는 것을 느끼고 가
촤아악!도명현은 말을 하는 도중에 뺨을 맞고 뒤로 물러섰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방 안이 조용해졌다.“휴.”황지열은 심호흡을 하며 화를 삭였다.“누가 네 멋대로 움직이라고 했어? 하마터면 내 계획을 망칠 뻔했어.”대전을 떠날 때 그렇게 당부했는데 결국은 또 이런 사달이 난 것이다.진작 눈치채지 않았다면 오늘 저녁에 두 형제를 잃었다.삼선도에서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로 지금 반천인 고수가 세 명밖에 남지 않았다.뺨을 맞은 도명현은 겉으로 반항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엄청 억울했다.“금비녀를 빼앗을 수 있는지 시도해 본 거야. 만약 손에 넣는다면 황지웅을 내주지 않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잖아.”황지열이 시큰둥하게 말했다.“멍청한 소리! 내일 금비녀를 가질 수 있는데 뭐 하러 빼앗아? 게다가 황지웅은 이젠 폐인이 되어서 풀어주면 오히려 도민들의 원한을 일으킬 수 있어. 난 천인 경지를 돌파한 후에 염구준을 상대하려고 생각했어.”두 형제가 또 멍청한 짓을 저지를까 봐 걱정되어서 모든 계획을 말한 것이다.그 말에 두 사람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거기 안에 대체 뭐가 있길래 우리가 천인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거지?”황지열은 고개를 저으며 엄숙하게 말했다.“나도 몰라. 그런데 고전 서적에 기재된 것은 틀리지 않았어. 금비녀는 그걸 여는 중요한 열쇠야.”“우리가 성급했어. 다 큰형 말을 따를게.”그제야 두 사람은 고개를 푹 숙이며 수긍했다.두 사람이 염구준에게 대항하려면 대도주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됐어. 다들 돌아가서 푹 쉬어. 다시는 일을 망치지 마.”황지열이 손을 내저었다.같은 도주로서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더 이상 책망하면 안 되었다.한 차례 습격 사건이 일어난 후, 봉래섬은 아침이 밝을 때까지 조용했다.오늘따라 인적이 드물던 봉래섬이 아침부터 떠들썩해졌다.황지열이 부하들을 끌고 왔기 때문이다.부하들 실력은 제일 낮은 경지가 단진무성이었다.반면, 염구준 일행도 이곳에 도착했다.“금비녀를 내놓거라.”
똑똑!두 사람이 재산을 나눌 음모를 꾀할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수호는 경각심을 높여 채나에게 눈짓을 주었다.그러자 손발이 맞게 매트리스를 들어 침대 프레임에 가방 두 개를 집어넣었다.“누구야? 설마 바이어가 왔나?”채나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그럴 수도 있어. 근데 너무 이른 시간이야.”수호는 문을 열어줄지 말지 생각에 잠겼다.그런데 계속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죄를 지었으니 발견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것은 당연했다.만약 경찰이 들이닥친다면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이다.“누구야? 젠장, 그만 두드려!”수호가 짜증을 내며 언성을 높였다.쿵!그 순간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바로 염구준이었다.“목소리를 들으니까 제대로 찾아왔네.”두 사람은 가짜 신분증과 가짜 이름으로 사용했기에 잘못 찾아왔을까 봐 계속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수호와 채나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몸을 떨었다.그의 막강한 힘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너… 너 어떻게 여기 왔어?”수호는 이까지 떨면서 겨우 물었다.“노교수가 알려줘서 찾아왔지.”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의자에 앉았다.“노교수?”수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지하에서 노교수의 몸을 몇 번이나 찔렀는데 살아 있을 리가 없었다.“교수는 어디 있어? 나 만나서 오해를 풀 거야.”이런 비열한 작전에 넘어갈 염구준이 아니었다.“교수님은 하늘에 있어. 너희들을 교수님한테 보내려고 내가 왔어.”염구준은 손가락을 펴서 위로 올렸다.그 말 뜻은 모두 알고 있었다.노교수가 죽었으니 수호도 죽을 거라는 말이었다.“아니야.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채나가 교수를 죽였어. 저년이 나를 꼬셨다고!”수호는 옆에 서 있는 채나를 가리켰다.“웃기지 마. 분명 네가 죽였잖아. 나까지 잡아서 인질로 데리고 온 주제에!”채나가 나서서 반격했다.순식간에 두 사람은 서로 물어뜯으며 케케묵은 옛날 일까지 거들먹거렸다.“닥쳐!”염구준은 그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너희들이 갖고
브레인은 자폭할 기세로 체내의 기운을 끌어올리더니 이내 포기했다.그처럼 목숨을 아끼는 사람이 자살할 리가 없다.심지어 그럴 용기마저도 없을 것이다.“묶어서 리아성전에 연락해!”미카엘은 쌍방의 관계를 눈치채고 지시를 내렸다.“어흑…”브레인은 갑자기 혈압이 오르는 바람에 기절해버렸다.그를 잡아서 몸값을 받아내는 것은 세상 치욕스러운 일이었다.염구준은 다시 광휘에게 다가가 애도를 표시했다.그리고 두 개의 화염을 일으켜 노교수와 여자를 화장했다.이미 하얗게 타버린 유골을 함에 잘 담아서 광휘에게 건넸다.이곳은 날씨가 따뜻해서 시신이 빠르게 부패하니 용하까지 데리고 가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했다.일이 거의 마무리되었다.임시 작전팀은 모두 염구준을 쳐다보며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비록 팀장은 아니지만 어느새 그를 팀장으로 인정했다.“용하에 돌아갈 건데 당신들도 갈 겁니까?”염구준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당연하죠!”“그럼요. 이곳에 공항도 없는데 용하에 돌아간 후에 귀국하는 수밖에요.”모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문제는 염구준이 떠난 뒤에 고국의 후예들이 따지고 들까 봐 걱정되었다.“용하로 돌아갑시다!”염구준이 차에 앉아 길을 안내하고 뒤에서 일행의 차량들이 따랐다.드디어 차 대열이 용하로 향했다.이번 행차에서 임시 작전팀은 지휘관을 잃고 참담한 손실을 입었다.올 때 200명이었는데 지금은 100명도 남지 않았다.반대로 염구준은 꽤 수확이 많았다.비록 4000억을 상대방에게 주었지만 연갑과 혈자보제를 얻었으니 오히려 이득이었다.차 대열이 이동하는 속도를 보아 저녁이면 만성시에 도착할 것 같았다.이번 연합 작전에서 거록 존주가 죽었으니 임무를 완성한 셈이다.하지만 염구준이 말한 것처럼 그는 작전팀에서 탈퇴했고 거록 존주는 그가 죽였으니 다른 세력과는 관련이 없었다.만성시에 돌아온 작전팀은 축하 파티를 열지 않고 황급히 조국으로 떠났다.오히려 염구준은 급하게 돌아가지 않고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했다.윙윙!호텔에서 식사
“난 아직 볼일이 있어서, 조용한 곳을 찾아 몇 가지 질문만 할게요.”염구준은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 거절했다.노교수가 임종 전에 남긴 유언 때문에 할 일이 또 생겼다.“선배님이 편한 대로 하세요.”미카엘은 강요하지 않고 그들의 차를 가리키며 걸어갔다.염구준의 태도로 보아 다른 사람들이 대화 내용을 듣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차에 올라타자 염구준이 휴대폰을 꺼내 옥패 사진을 보여주었다.“이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고대 옥패인데 모두 8개 있다고 하더군요.”미카엘은 힐끗 봐도 그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아는 것을 알려주세요. 조건은 얼마든지 말해도 좋습니다.”염구준이 성의를 담아 요청했다.고국의 지하에서 옥패 그림을 본 이후로 고국이 옥패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물어볼 상대를 정확히 찾은 것 같았다.그러자 미카엘이 손을 휘저으며 웃었다.“선배님, 이미 큰 돈을 받았는데 더는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리죠. 오래 전에 굴운 고국에도 이런 옥패가 있었어요. 전대 국왕은 워낙 보물로 애지중지해서 고국은 이로 인해 강대해 졌어요.”“그런데 어느 날, 나쁜 마음을 품은 자들이 옥패를 노리고 전대 국왕을 독살했습니다. 이어서 수많은 세력들이 고국에 쳐들어와서 저희 선조들을 학살했지요. 나중에 옥패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자, 고국에 남은 선조들은 이곳을 떠났어요.”“가문의 전적에서 봤는데 옥패 8개를 모으면 특수한 방법으로 오묘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했어요.”미카엘이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염구준에게 쓸만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결국은 옥패가 사라졌다는 것이다.“그게 끝입니까?”“제가 아는 것은 이게 다예요. 필경… 옥패에 대한 기록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미카엘의 표정을 보아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굴운 고국은 옥패로 인해 멸망했다.고대에는 봉건사상이 강하니 불길한 물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았다.“그럼 이런 문자는 본 적이 있어요?”염구준은 다른 사진을 보여주었다.바로 민씨
쿵!염구준은 바로 돌아서 검으로 막고 상대방을 날려버렸다.7명 중에서 한 명이 빠져 진법이 무너졌다.“철수다!”전투 경험이 많은 미카엘이 즉시 결단을 내려 철수하고 다시 진법을 세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7명이서 염구준 한 명을 어쩌지 못하는데 6명이라면 아예 상대가 되지 않았다.눈앞의 반보천인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그는 아직도 강력한 초식을 위해 검기를 축적하고 있었다.이렇게 해야만 단번에 승부할 수 있으니까.“칠합일체. 전력으로 싸운다!”미카엘이 명령을 내리자 대열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거대하게 변했다.기운은 하나밖에 느껴지지 않았다.7명의 기운을 한 곳에 집중시킨 것이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검기를 축적하고는 번쩍 뛰어 맹렬하게 앞으로 돌진했다.검이능공 초식이 더 강했지만 얼마전에 사용했기에 짧은 시간에 다시 사용하는 거은 무리였다.“석운칠성멸!”미카엘도 검법을 가동하여 폭발적인 기세를 보였다.강력한 두 힘이 부딪치며 격전을 벌였다.주변에서 지켜보던 무술인들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승부가 나길 기다렸다.쿵!염구준은 미카엘을 잠시 뒤로 하고 뒤에 있는 몇몇 사람들을 공격했다.승부가 벌써 갈렸다.싸우는 과정에서 염구준은 몸이 강해진 이후, 점점 강력한 검기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공무적, 거록 존주에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실력이었다.혈자보제는 정말 귀한 보물이었다.“어서 수장들을 지켜라!”상황이 심각해자자 상대방 부하들은 우르르 몰려서 본인의 수장을 지키려고 했다.어찌 되었든 그들은 백 명이 되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다.“저희는 장식품입니까? 저도 염 선생과 함께 싸우겠습니다.”붉은 장미가 먼저 나서자 다른 무술인들도 잇따라 염구준의 주변에 다가왔다.예전에 그들의 뒷배가 성조국과 개떡 같은 협상을 체결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브레인의 지휘에 따랐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으니 그런 것을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어쩐지 염구준만 따르
”도와줘!”브레인의 고함소리에 리아성전에서 열 명 남은 부하들이 전부 지원하러 나섰지만 여전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이 고대 진법은 생각보다 강했다.나머지 세력들도 당연히 나서서 도와줘야 하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않았다.솔직히 브레인이 일방적으로 맞고 있으니 속으로 통쾌해서 나서고 싶지 않았다.그들이 나서지 않으니 7명의 부하들도 나서지 않고 관전했다.“염 선생님, 저들이 싸우고 있을 때 우리 떠나죠.”붉은 장미가 나서서 상의하려는 투로 말을 건넸다.타이밍은 좋지만 염구준은 떠날 생각이 없었다.“급하지 않아요. 진법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어쩌지 못해요. 일단 지켜보고 얘기하죠.”그는 거드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이 나라의 후예들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다.전쟁터에서 격렬한 싸움이 계속 진행되었다.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리아성전에 반보천인 2명밖에 남지 않았다.두 사람은 포위되어 반격하지도 못하고 가까스로 버텼다.“이제 때가 되었네.”정확히 30분 후, 관전하던 염구준이 한마디 했다.쿵!그 순간 7명은 가장 약한 반보천인을 공격해 쓰러트렸다.혼자 남은 브레인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중상을 입었다.리아성전은 이번 작전에도 전멸한 셈이었다.“저들은 리아성전에서 왔어요. 돈이 많으니까 잡아다 몸값이라도 받아요.”염구준이 불쑥 튀어나와서 말하자 브레인은 하마터면 혈압이 올라 쓰러질 뻔했다.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를 잡아다 몸값을 받는다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앞으로 리아성전에서 고개도 쳐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다.“알려줘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당신들 전부 잡아야겠는데요.”미카엘은 돌아서서 염구준을 노려봤다.발차기로 본인의 형제인 반보천인 고수를 물리쳤으니 절대 우습게 볼 수가 없었다.“염 선생님, 제가 도와줄게요.”마지막 남은 반보천인이 염구준의 곁으로 다가갔다.두 사람이 힘을 합친다면 이길 가능성이 있었다.게다가 그들 사이에 얼굴을 붉힌 적도 없었다.“괜찮아요. 나 염구준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약하지 않아요.”
우르릉쾅!한창 격전을 치를 때, 지하가 심하게 진동하면서 위에서 자갈과 모래들이 떨어졌다.지하가 언제든 무너질 것 같았다.이곳은 지면과 거리가 있어서 묻히게 되면 아무도 살아서 도망칠 수 없다.“도망쳐! 지진이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양쪽 세력은 싸움을 멈추고 지하 입구로 도망쳤다.그들은 내려올 때, 나중에 올라가기 쉽게 밧줄을 묶어 사다리처럼 연결해 놓았다.이미 지하 입구 아래에 도착한 염구준은 사다리를 잡고 가볍게 위로 올라갔다.임시 작전팀에서 싸우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지하를 나가면 바로 석굴암이었다.평소 풀도 자라지 않고 한산하기 그지없던 곳에 오늘따라 사람들로 북적거렸다.딱 봐도 7인조 패거리는 보통 무술인 같지 않았다.“미카엘, 실은 자폭 기관을 가동할 필요 없어. 내려가서 저놈들 죽여버리면 그만이야.”한 여인이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조심해야 해. 저들 중에 고수들이 있다고 들었어.”미카엘이라는 남자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엄숙하게 말했다.그런데 불복하는 일행이 나서서 반격했다.“뭐가 무서워? 우리 7명이 모이면 저놈들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어. 감히 조상들의 물건에 눈독을 들여?”“맞아. 난 수년 전에 이미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해서 아무도 안 무서워.”미카엘이 다시 나서서 말렸다.“큰소리하지 마. 기관이 작동하면 절대 되돌릴 수 없어. 일단 보초군부터 해결하자.”“나 혼자면 충분해!”한 그림자가 브레인이 지시한 부하들에게 돌진했다.“너희들 누구야?”반보천인 고수의 갑작스러운 습격에 리아성전의 부하들은 반격할 기회도 없이 참살당했다.이어서 남자는 한 줄기 기운을 발사하며 지하로 연결된 밧줄을 끊어버리려고 했다.스스슥!그때 마침 염구준이 지하에서 올라오며 남자의 얼굴을 향해 발을 힘껏 날렸다.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한 남자는 두 팔로 얼굴을 막으며 뒤로 물러섰다.‘강하다!’이미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했지만 상대의 발차기에 팔이 저리고 아팠다.“당신은 현지 무술인입니까?”염구준이 두 사람을 내려
브레인이 말을 번복하니 여러 세력들은 불만을 품고 논쟁을 벌이다 결국 싸움이 일어났다.손전등이 비추는 곳 외에 어두워서 누가 누굴 공격하는지 누가 죽었는지도 알아볼 수 없었다.임시 작전팀의 철석 같은 동맹이 며칠 사이에 원수가 되어버렸다.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함께 공격하라! 브레인을 죽여라. 리아성전의 횡포가 하늘을 찌른다!”“맞아. 저 영감을 죽여야 해.”“감히 리아성전의 위엄에 도전하다니 죽고 싶어?”브레인이 모두의 분노를 사서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이젠 리아성전에 반보천인 고수 2명이 있어도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구석에서 몇몇 사람들은 혼전에 참가하지 않았다.“장미 대장, 정말 도와주지 않을 겁니까?”호전적인 누군가는 벌써 손이 근질근질했다.“죽고 싶으면 막지 않을게.”붉은 장미는 두 팔로 가슴을 감싸고 싸늘하게 대답했다.격전을 벌이고 있을 때 한 켠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여기 시끌벅적하네.”바로 염구준이었다.그 목소리를 들은 임시 작전팀은 바로 동작을 멈추고 물러섰다.변수가 나타났으니 계속 싸운다면 오히려 남에게 좋은 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형님 맞습니까?”그때 어느 바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나약하게 들렸다.염구준의 기억이 맞다면 목소리의 주인은 아마 노교수의 제자 광휘일 것이다.그가 재빨리 다가가자 피바다에 쓰러진 노교수가 보였다.호흡이 미약하게 들리는 것이 이미 가망이 없었다.그리고 수호와 채나는 보이지 않고 다른 여제자도 죽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염구준이 광휘의 상처를 살펴보며 물었다.“수호와 채나가 돈에 눈이 멀어서 우리를 음해하고 보물을 챙기고 도망갔어요.”온몸이 피투성이인 광휘가 이를 갈면서 대답했다.노교수의 팀은 설립된 지 오래되어서 다들 정이 깊었다.그런데 재물 앞에서 사람을 죽인 것이다.“에휴, 내… 내가 어리석었어.”노교수가 가까스로 말을 하면서 자신을 책망했다.염구준은 두 사람의 상처를 살펴봤다.두 다리를 심하게 다친 광휘는 앞으로 휠체어에 앉아
한 차례 격전은 30분 정도 지속되어서야 끝났다.반보천인 고수가 있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전부 이곳에서 구렁이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전신 경지 이하는 빨리 열매를 따고 나머지는 구렁이가 나타나는 것을 대비해 방어한다.”브레인은 또다시 변고가 생길까 봐 인상을 찌푸리며 현장을 지휘했다.방금 거대 구렁이의 방어력이 엄청나서 속으로 꽤 놀았었다.윙!그때 갑자기 이명소리가 들리더니 검 하나가 구석에서 날아와 석벽에 꽂혔다.“혈자보제는 내 거야. 너희들은 꺼져.”익숙한 목소리의 주인은 염구준이었다.그는 모습을 드러내며 구자검을 회수했다.염구준을 본 브레인은 안색을 굳히며 싸늘하게 말했다.“염구준, 덩굴에 열매가 빈 것을 보아 네가 많이 딴 모양이구나. 그것으로 만족해!”이런 보물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섭섭하게 무슨 말씀이세요. 혈자보제는 기이한 열매라 아무리 많아도 성이 차지 않네요.”염구준이 석벽으로 걸어가더니 열매를 따기 시작했다.리아성전의 부하들은 깜짝 놀라 움직이지 못하고 눈길을 브레인에게 돌렸다.그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었다.전에 싸우면서 염구준이 보여준 어마어마한 전투력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절반씩 나누자. 나도 많이 양보했어.”브레인은 어쩔 수 없이 양보하기로 했다.“벌써 귀가 먹었어요? 꺼지라고 했잖아!”염구준은 브레인을 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예로부터 보물은 능력이 있는 자만이 차지했으니 브레인은 공유받을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염구준, 말이 너무 심하네. 우리 리아성전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고!”브레인이 뒷배를 내세웠다.“잔말 말고 물건은 여기 있으니까 능력이 있으면 빼앗아 보시든지.”염구준은 말하면서도 계속 열매를 따고 있었다.그 태도를 보아 브레인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끄드득!열받은 브레인은 손가락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당장이라도 공격할 기세였다.“염구준, 너 몇 시간 전에 결투를 벌였으면서 나를 상대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을 거다.”이번에 다른 반보천인
혈자보제는 아주 귀한 보물이다.하지만 보관하기 어려워서 열매를 딴 후 바로 복용해야 했다.아니면 약효야 떨어지고 며칠 뒤에 아예 썩어버린다.모든 약효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염구준은 제자리에 앉아 꼼작도 하지 않았다.얼마나 지났는지, 통로에서 다시 인기척이 전해지면서 일행의 말소리가 들렸다.“대장, 밖에 보물 정말 챙기지 않을 겁니까?”“이 바보야, 그렇게 무거운 걸 얼마나 가질 수 있을 거 같아? 그보다 더 가치가 있고 가벼운 것을 챙겨야지.”“역시 대장은 똑똑해요.”두 남자의 대화 소리가 점점 가까이에서 들렸다.염구준은 어두운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혈자보제를 흡수하고 있기에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잠시 후, 두 사람은 혈자보제가 자란 곳까지 다가왔다.그들 반응도 염구준과 똑같았다.“대장, 여기 방울토마토 있어요.”대장은 얼떨떨했다. 햇빛도 없는 곳에 어떻게 식물이 자랄 수 있는지 말이다.퍽!“이 무식한 자식아, 방울토마토가 이렇게 생겼어?”대장은 부하의 뒤통수를 갈기며 물었다.“그럼 이건 뭡니까?”부하는 맞은 곳을 슥슥 문지르며 물었다.“이것은…”한참을 살피던 대장도 무엇인지 몰라 대답하지 못했다.이런 식물은 본 적도 없었지만 동글동글한 것이 참 탐스럽게 생겼다.“혈자보제다. 하하하.”바로 그때 다른 통로에서 브레인이 부하들을 이끌고 나타났다.강력한 고수들은 더 귀한 물건을 원했기에 금은보화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브레인 팀장님도 여기에 오셨군요.”대장은 상대방의 정체를 확인하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지만 속으로 짜증을 냈다.한 사람이 더 나타나면 어떤 귀한 물건이라도 모두 나눠야 했기 때문이다.특히 브레인 같은 고수와 동행하면 국물도 얻어먹지 못할 것이다.“그래. 너희들 모두 나가. 여기는 리아성전의 귀속이고 밖에 재물들이나 가져.”브레인은 혈자보제를 탐욕스럽게 쳐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이것이 어떤 물건인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브레인 전주님, 그건 아니죠. 혈자보제는 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