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은 손에 든 검을 몇 바퀴 돌리고 과감하게 맞섰다.공격하자마자 상황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쉽게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었다.다들 이것이 6할 전력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버티자. 저놈의 체력을 소모시켜야 해.’송명호는 공격을 피하며 가까스로 버텼다.독연기로 염구준의 기운을 전부 소모시킨 후에 본격적으로 공격할 생각이었다.하지만 한참이나 싸웠는데도 공격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염구준은 지치지도 않는지 싸울수록 힘이 뻗쳤다.“거기서 뭐해? 송청연을 잡아와!”방금까지 비열한 수법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상황이 불리해지니 어쩔 수 없이 송청연을 잡아서 염구준을 협박해야 했다.“빨리 잡아!”송대용이 몇몇 사람들을 이끌고 송청연에게 돌진했다.그중에 전신 경지 고수도 있어서 십중팔구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수상한 낌새를 느낀 염구준이 살기 가득한 눈으로 뒤돌아보았다.그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송명호가 패왕창으로 머리를 내리쳤다.“나랑 싸우면서 한눈을 팔다니 죽고 싶어?”염구준이 왼손으로 창대를 꽉 잡더니 오른 손에 든 검으로 검기 광풍을 일으켜 송대용에게 발사했다.“위험해. 도망쳐!”광풍에서 치명적인 기운을 느낀 송명호가 포효했지만 이미 늦었다.검기가 송대용 일행에게 몰아쳐 가더니 무자비하게 살갗을 찢어버렸다.“아아아악!”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가 등골이 오싹해질 지경이었다.검기 광풍은 에너지가 소모된 후 바로 사라졌다.송대용 일행은 죽고 전신 경지 고수만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저러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았다.“송청연 남매를 납치하면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죽여버릴 것이다.”염구준의 말이 송씨 저택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송명호 측근에 서 있던 사람들은 식겁해서 뒤로 물러섰다.방금 검기 광풍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염구준! 내 유일한 핏줄인 손자를 죽이다니 네 목숨으로 갚아라.”이성을 잃은 송명호는 대노하며 소리질렀다.“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당신 손자를 죽이지
“이제 좀 재미있네.”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공격할 태세를 잡았다.송현우의 검의가 얼마나 강한지 엄청 기대되었다.승부는 금방 갈리고 구경군들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필경 마지막 공격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매화검법. 쇄산!”먼저 기운을 축적한 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격했다.송현우의 검의는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게다가 고씨 선조들이 남긴 시구를 본 이후로 염구준이 초식을 조금 바꾸었는데도 무궁무진한 힘을 발산했다.“죽어라!”그때 맞은편에서 송명호도 패왕창을 들고 공격했다.염구준의 기운을 감지하고 본인이 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면서 공격한 것이다.예를 들면 갑자기 염구준이 심장병이 발작한다든가.쿵!칼끝과 창끝이 부딪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했다.강력한 위력에 송명호는 저항하지 못하고 패왕창을 든 채로 뒤로 튕겼다.한마디로 말해서 한 초식도 감당해지 못하는 패배자였다.싸움이 드디어 끝났다.이 결과는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조금은 어느 정도 싸우다 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주변에서 습격하려고 했는데 이젠 망상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은 검과 주변의 검기를 거두었다.“4할 전력이 남았어요. 도전할 분 계신가요?”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패기 있게 말했다.“…”송명호 일가는 도전해도 볼품없이 패배할 텐데, 도전은 개뿔이라고 속으로 욕했다.“투항하겠습니다.”그때 누가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한 사람이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잇달아 투항했다.우두머리인 송명호가 죽은 이상 계속 대항할 이유가 없었다.투항하면 적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지 않은가.상황이 전환되어 송 가주 일가가 승리했다.“할아버지, 아버지.”송청연이 외치며 앞으로 달려갔다.“난 괜찮다.”송 가주는 부축임을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전승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앞에 다가간 그는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 살려줘서 고맙습니다.”“염 선생, 감사합니다.”송 가주 일가 모두 무릎을 꿇고
송씨 가문의 절반 재산은 천문학적인 숫자인데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다니 생신을 축하하러 온 손님들이 당황했다.“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부디 염 선생이 말씀해 주시죠.”송 가주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국주한테 가서 얘기하면 아마 기꺼이 도와줄 겁니다.”염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송 가주는 그제야 깨달은 듯 허벅지를 탁 쳤다.솔직히 말해서 염구준도 절반 재산을 갖고 싶었다.하지만 손씨 그룹에 비해 용하에서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거절한 것이다.이 정도 대의는 갖추고 있었다.“가주님, 큰일 났습니다.”두 사람 대화할 때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얼른 말해. 이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냐?”송 가주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과감하게 말했다.“저희가 해외에 수출한 로봇 화물선이 습격당했어요. 거기에 나무 표식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은 재빨리 다가가 태블릿을 보여줬다.확인하던 송 가주가 두 눈을 부릅떴다.“염 선생. 이거 진짜 큰일 났습니다.”송 가주는 태블릿을 빼앗아 염구준에게 걸어갔다.이번에야말로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염구준은 힐끗 쳐다보려 했으나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았다.“젠장. 이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겁니다.”옆 사람들은 방금 싸울 때도 이렇게 화내지 않았는데 반천인 고수가 화난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했다.태블릿에 뜬 메시지에 몇 글자과 사진 2장만 보였다.내용은 이랬다.[먼저 송씨 가문을 도륙하고 용하국을 주살한다.]사진 한 장에 검정색 나뭇잎이 찍혀 있고 다른 한 장에는 청색 나뭇잎이 찍혀 있었다.그것은 분명히 떠돌이 7인조에서 흑풍과 청목을 가리키고, 두 사람이 송씨 가문과 용하를 상대하겠다는 뜻이었다.용하국에서 송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염구준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용하를 건드린다면 상의할 여지없이 싸워야 했다.“염 선생,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요?”송 가주는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지금 폐인이 되어서 아무리 훌륭한 계략을 짜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주작. 천목 시스템을 가동해. 내가 구체적인 좌표를 보내줄 테니까 그 해역의 화물선을 주시해.”“백호. 7인 정예팀을 선발해서 잠시 내 명을 대기하고 있어.”“현무, 한 달 사용할 최첨단 무기를 준비해.”“청룡, 넌 전신전을 지키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염구준이 지시를 내릴 때 누구도 농담하지 않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네.”임무를 내린 후, 염구준은 한마디를 남기고 청해로 돌아갔다.“송 가주와 국주가 상의하는 동안 누가 방해를 한다면 바로 죽이러 올 것이다.”염구준의 말에 외부인들은 바로 속셈을 거두었다.이어서 송씨 가문은 절반 주식을 국주에게 담보로 내놓고 보호를 받았다.국주가 내세운 조건은 송씨 가문이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생길 때 다시 주식을 돌려주는 것이었다.중요한 임무를 맡은 송현우는 지금 상황에서 반천인 경지와 싸울 수 있는 유력한 후계자였다.송명호 일가는 더는 송 가주를 방해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족보에서 쫓겨났다.그를 지지했던 세력들은 자발적으로 돈으로 배상하고 평화를 유지했다.송씨 가문의 세력이 대폭 하락하니 이러는 수밖에 없었다.청해로 돌아온 염구준은 손가을이 잘 관리한 덕에 편히 지낼 수 있었다.“구준이 왔어?”그를 제일 먼저 맞이한 사람은 방금 기도를 마친 진숙영이었다.최근 신비한 클럽이 감쪽같이 사라진 바람에 그녀는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장모님.”염구준이 뭐라고 하기 전에 진숙영은 또 속으로 중얼거리며 기도했다.“아빠.”인기척을 듣고 나온 염희주가 활짝 웃으면서 두 팔을 벌리고 다가갔다.“그래.”‘귀여운 녀석, 어쩜 이리 애교가 많을까. 며칠을 못 봤더니 또 키가 컸네.’염구준은 대답하면서 딸을 뻔쩍 들어올렸다.딸을 보는 그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저러다 신선이 되겠어요.”염희주는 진숙영을 힐끔 보면서 염구준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그런 말하면 못 써.”염구준이 바로 말렸다.어른들의 일에 아이가 끼어드는 것과 함부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빠
“하하, 이겼다.”얼마나 많은 수를 무르고서야 할아버지는 이겼다고 아이처럼 기뻐하셨다.이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진 적은 없지만 번마다 이길 때면 엄청 좋아하셨다.단지내에서 염구준만 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었다.“대단하세요.”염구준은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렸다.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인들은 모두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랐다.지잉-전신전에서 연락이 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르신,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얼른 가. 일이 중요하지.”할아버지는 장기판을 보며 기쁨을 만끽했다.염구준은 자료를 보면서 집으로 달려갔다.“국주님, 놈들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지금 남극 빙원에 있어요. 구체적인 위치는 아직 모르겠고 놈들의 수법이 은밀해서 빼앗은 로봇을 모두 여러 갈래로 운반하고 있어요.”남극 빙원은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기후가 악랄하고 환경이 복잡한 데다 수많은 세력들이 잠복해 있었다.아직까지 통제할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몇 년 전만 해도 그곳의 기후가 매우 낮아 누구도 살지 않았었다.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방한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수많은 조직과 세력들이 그곳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하지만 아직까지 치안이 혼란스럽고 주먹이 센 사람이 통치는 바람에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염구준은 자료를 살펴보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정영팀은 신속하게 청해로 온다. 위장을 잘하고 절대 행적이 드러나면 안 된다.]이번 작전에 대해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후, 집에 돌아와 손가을에게 말하고 그날 저녁에 청해 부두로 향했다.장모님인 진숙영에게 은밀히 고수들을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신비한 클럽은 인간 세상에서 증발할 것처럼 사라져서 골치가 아팠다.하지만 국정이 급선무인 지금 청목을 먼저 해결해야 했다.염구준이 부두에 도착했을 때 백호, 주작, 현무 그리고 세 명의 전왕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 모두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주… 염 선생님!”여섯 사람은 염구준에게 다가와 깍듯하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참호 안의 사람들은 이 공격에도 별로 큰 반응이 없었고, 대부분이 무사했다.이에 대처하기 위해 이미 전부터 절연된 비닐옷을 준비하여 밖에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전자 작살을 전부 투척한 후 개조 로봇들은 상대방과의 거리가 30미터도 안 될 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일으켜라!"현무가 또 고함을 지르자 뒤에 있던 사람들은 쇠사슬을 당겼고, 이와 동시에 두터운 눈밭에 뾰족한 철근이 갑자기 튀어나왔다.철근은 5~6미터 길이로 지면과 30도를 이루었으며 날카로운 한쪽 끝이 개조 로봇들을 향해 있었다. 뚜둑.개조 로봇들은 여전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줄곧 앞으로 돌진했는데 앞줄에서 오던 실력이 약한 것들은 완전히 몸이 뚫려버렸지만 그와 반면에 실력이 강한 것들은 직접 일부 방어를 뚫고 참호를 향해 돌진했다.철근에는 곧 개조 로봇들이 꼬치처럼 가득 꽂혔고, 뒤쪽에 있던 개조 로봇들은 그들의 몸을 밟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쿵.그들이 계속 돌격하는 와중에 평평한 지면이 갑자기 쑥 꺼지며 적지 않은 개조 로봇들이 20여 미터 깊이의 구덩이에 빠져버렸다.뒤쪽에서 계속 비집고 오는 터라 앞에서 이동하던 것들은 멈추지 못하고 계속 구덩이 안으로 떨어졌고, 그 뒤에는 올라오지 못했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구덩이는 금세 꽉 차버렸다.두 차례의 함정 덕분에 개조 로봇들의 수량은 3분의 1이 줄어들 정도로 사상자가 많았다.이렇게 되면 수량만 놓고 보면 쌍방의 인원수는 이제 차이가 크지 않았다.이래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한다는 말이 있는 거다."죽여라!"현무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싸우려고 칼날을 겨누었다.만들어둔 함정을 다 썼으니 이젠 육박전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챙챙!얼마 지나지 않아 쌍방은 제대로 맞붙었고,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며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한편, 정예 부대의 사람들은 실력이 너무 눈에 띄어 전부 포위를 당한 상태라 상황이 좋지 않았다.청목 조직의 부대가 손실이 적지 않긴 하지만 정예들이 남아 있기 때문
청목 조직의 부대가 온 것이다. "적들이 왔으니 모두 정신 차려! 저 놈들 다 고철상에 팔아넘겨야지!""이따가 싸울 때 창피하게 굴지 마."설씨 가문의 주둔지에서는 여기저기서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는 목소리가 울렸다.이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참호 안에서 머리를 내밀어 바깥의 상황을 살폈고, 곧바로 쳐들어온 개조 로봇들이 매우 많다는 걸 발견했다.슉.이때, 검은 그림자가 뛰쳐나갔는데, 바로 염구준이 적들과 대치하기 위해 정예 부대를 데리고 참호에서 뛰쳐나온 거였다.염구준이 한바퀴를 둘러보았지만 그곳에는 청목 존주도, 흑풍 존주도 없었고 우두머리는 여전히 개조 로봇이었다.한편, 10킬로미터 떨어진 산봉우리에서 한 사람이 고배율 망원경으로 설씨 가문 주둔지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바로 흑풍 존주였다.염구준이 설씨 가문의 주둔지에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는 차마 나서지 못하고 그저 구석에 숨어있었다.흑풍 존주는 자신의 기계팔을 보며 조금 슬퍼했다."염구준, 너는 지옥에 가야 해!"독설을 내뱉은 뒤 그는 계속 상황을 지켜보다.같은 시각에 설씨 가문의 주둔지에서는 이미 대치가 시작되었다. 0번이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왜 청목 조직을 공격한 거지?""눈에 거슬려서!"염구준은 시원시원하게 대답했지만 이건 정말 사실이었다.청목 조직이 용하국에서 일을 벌인 건 일단 뒤로 하고, 대놓고 시비를 거는데 용하국의 수호신인 그가 어떻게 참을 수 있겠나?"공격해라!"0번은 염구준의 태도를 보고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바로 명령을 내렸다.쿵쿵.대량의 개조 로봇들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디며 설씨 가문의 주둔지를 향해 돌진했는데, 도대체 얼마나 있는 건지 수를 셀 수가 없었다. 그저 수없이 많아서 새까맣게 보인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현무, 앞으로의 일은 너희들에게 맡긴다."염구준은 한 마디를 남기고는 바로 앞으로 돌진했다. 백호는 이 개조 로봇들의 발자취를 따라 청목 조직의 기지를 찾으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김주야, 우선 삽을 내려놓고 얘기할래?" 설웅이 앞으로 다가가 설득했다.어렸을 때 항상 함께 논 사이이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둘은 소꿉친구였다."저리 가. 네가 외부인을 데려온 것 때문에 청목 조직에서 화가 나 전쟁이 일어난 거잖아.""그냥 얌전히 광산을 캐면 안 됐었어?"지금 김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였다. 그는 크게 소리치며 물었다.노예 근성이 마음속에 깊이 뿌리가 박힌 거다."소가주님, 이거 관여하셔야 되지 않으십니까?" 이에 다른 파의 족장이 설웅에게 압력을 가했다.최근 설씨 가문이 주작 등의 예쁨을 받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속으로 원망하던 참이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있으니 다들 불만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죠."설웅은 이렇게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안녕하십니까!"이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양측에 서서 길을 내주었는데, 바로 염구준이 나타나서 그런 거였다.김주는 상대방을 보고 더욱 불안정해져서 큰소리로 떠들었다."그래, 바로 너 같은 악마놈이 청목 조직을 건드려서 전쟁을 일으킨 거야."그러나 염구준은 따지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다 말했어?"그러면서 기운을 내보내 그를 고정시켜 놓았고, 이에 김주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슉.이어서 염구준은 빠르게 김주의 뒤로 이동해 손으로 뒷목을 때려 기절시켰다. 상대방의 모습을 보아서는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럴 거면 차라리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나았다."들고가.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이 녀석을 또 보고 싶지 않으니까."만약 그의 부하가 감히 전쟁 전에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면, 이미 처형했을 것이다.염구준은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그들의 눈빛에서 끝까지 싸울 의지가 없다는 걸 보아냈다.‘온김에 겸사겸사 사기 좀 살려볼까?'"다들 무서워요?""아닙니다!""솔직히 말하세요. 저는 거짓말을 듣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무섭습니다.
하지만 남극 빙원의 일이 이미 관건적인 시기에 들어섰고 청목 존주도 아직 제거되지 않았기에 지금 당장 떠날 수가 없었다.염구준은 한참을 생각한 후 일단 실행 가능한 대책을 생각해냈다."일단 용필 형님을 불러와. 장모님이 나가시면 둘이 같이 뒤를 따르고. 나중에 가서 얼굴을 가리고 행사장을 부숴버려."‘행사장을 파괴하면 삼선 클럽도 더 이상 사람을 속이지 못하겠지.'"응, 용필 대장은 이미 돌아왔어. 지금 내 옆에 있는데, 몇 마디 나누지 그래?"초상비가 질문식으로 입을 열었다.그는 사실 용필을 대하는 게 너무 머리 아팠다.전투력은 그보다 위에 있고 반보 천인에 비견될 정도지만 손가을과 염구준의 말만 들으니 전혀 지휘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보세요? 남극 빙원으로 여행 갔다면서?"용필은 전화를 받자마자 안부를 물었는데 만리가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그의 멍청함을 느낄 수 있었다."형님, 제가 없는 동안에는 초상비의 말을 들으세요."염구준은 긴말 하지 말고 바로 본론을 말했다"응, 알겠어." 이에 용필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이렇게 되면 머리를 쓰는 초상비가 있고, 몸을 쓰는 용필이 있으니 진숙영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통화가 끝나자마자 주작이 황급히 들어와 보고했다."방금 수색하러 나갔을 때, 대량의 개조 로봇들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이 소식을 들은 염구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을 지었다."좋은 소식이네.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는데."그리고 나서 그는 정예 부대의 통신기에 대고 명령을 내렸다."백호, 너는 적들의 발자취를 따라 기지를 찾아."설씨 가문의 주둔지에서는 동맹군들이 현재 청목 조직의 대군을 막기 위해 둥근 참호를 파고 있는 중이었다. 전투 경험이 풍부한 염구준에게 있어서 수만 명의 전투를 지휘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번 전투에 자신감이 없었다."분부하신대로 했습니다. 한 시간만 더 있으면 완성할 수 있을 겁니다."이때, 설구가 와서 염구준에게 진도를
"그래, 밀실로 가자." 그렇게 두 사람이 떠난 뒤에도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일어날 용기가 없어 그대로 제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밀실 안에서 두 사람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말해봐, 하지만 아무 이유나 찾아서 얼버무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청목 존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상대방이 자신을 속여 괜히 시간만 낭비할까 봐 미리 당부하기 위해서였다."저는 배후에 있는 사람이 염구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 비디오를 보세요."흑풍 존주는 홀로그램 투영을 켜서 두 개의 싸움 영상을 전부 띄웠다.그 중 한 장면에는 염구준이 3번과 싸움을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의 공격 하나하나가 전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영상을 다 보고 나서 청목 존주는 하찮아하며 물었다."원소의 능력도 쓰지 않은 반보 천인이 염구준이라니, 말이 돼?""게다가, 아무리 염구준라도 내 연구가 성공하기만 하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어."청목이 닦는 무공은 좀 이상하긴 했지만, 흑풍 존주를 깔아뭉갤 정도로 실력이 매우 강했다."증거는 좀 적지만 그래도 만일이라는 게 있으니 막는 게 좋습니다. 염구준은 전에 거의 천인 경지의 인물을 참살한 적이 있으니까요."상대방의 대답을 들은 흑풍 존주가 다시 권했다."흥, 그럼 뭐 어때서? 연구만 완성하면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건데."자극을 받은 청목 존주는 화가 나서 상대방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이정도면 흑풍이 말리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상대방을 자극하려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그럼 저희는 먼저 숨어서 당신이 돌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싸우러 갈까요?" 흑풍 존주가 슬쩍 물었다."아니, 겨우 반보 천인일 뿐이니 사람을 보내면 돼.""그리고 네가 그 자식한테 충분히 겁을 먹은 건 알겠는데 말이야, 앞으로 더 이상 염구준을 언급하지 마."청목 존주는 이 일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바로 결정을 내렸다.이 작은 땅에서 무려 남극 빙원의 패자인 자신과 붙을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휴, 이미 마음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도처에 널려있는 물재들을 눈독 들인 상태였지만 염구준이 입을 열지 않아 차마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었다."감사합니다!"이 말에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들끓었다.사실 염구준은 그저 큰 싸움이 일어나는 걸 피하기 위해 약간의 이익을 준 것 뿐이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 속으로 자신을 원망할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아직은 쓸모 있으니까 민심이 흩어지게 두어서는 안 돼.'이곳의 일을 전부 처리한 후 염구준은 남궁혁을 찾아가 청목 조직의 정보를 더 물었다.하지만 그는 제로 술집을 제외하고는 다른 건 하나도 알지 못했다.다음날과, 그 다음날에도 정예 부대는 청목 조직의 기지를 몇곳 찾아냈는데 규모가 크지 않아 모두 설씨 가문의 동맹군에 의해 제거되었다.이 일이 빠르게 널리 퍼지면서 남극 빙원 또한 들끓어 올랐고, 점점 더 많은 세력들이 설씨 가문의 동맹군에 가입했다.이 형세에 청목 조직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새로 나타난 세력이 그들의 남극 빙원에서의 패자 자리를 위협하고 있었다.현재 본영 내부에서 많은 고위층들이 실험실 입구에 서 있었다.끼익."출관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존주님!"문이 막 열리자마자 고위층들이 전부 허리 숙여 인사했다."하하, 모든 연구를 이미 마쳤다. 이제 식물을 체내에 이식하기만 하면 돼."청목 존주는 크게 기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이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 드디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이제 곧 용하국에 돌아가 복수를 할 수 있겠군.'"존주님, 보고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이때, 누군가가 상대방이 기뻐하는 틈을 타서 최근의 일을 말하려고 했다."다 같은 편이니 마음껏 말해봐."청목 존주는 손에 든 상자를 보고 웃으며 대답했다."최근, 저희 기지들이..."고위층은 최근 발생한 일들을 아예 전부 말했고, 그의 말을 들은 청목 존주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마지막엔 얼굴을 찌푸렸다.남극 빙원의 기지는 모두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고생해서 만든 것
쾅!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힌 순간, 거대한 폭풍이 일더니 주위의 개조 로봇들을 날려버렸다.3번 역시 반보 천인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꽤 하네. 하앗!"큰 외침소리와 함께 염구준의 팔이 흔들리더니 다시 강한 힘이 폭발하며 3번을 후퇴시켰다. 경지는 같았지만 둘의 전투력은 같은 급이 아니었다.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공격했다. 진기에 싸인 두 주먹은 적들에게 공포스러울 정도의 위압감을 주었다.적의 실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딱히 불 원소의 능력을 쓰지 않았다.비록 도중에 눈치없는 개조 로봇들이 그의 앞을 막긴 했으나 다가가지도 못하고 염구준의 기운에 의해 뒤로 날아갔다. 후훅.염구준의 주먹은 잔영이 보일 뿐만 아니라 공기를 가르는 소리도 함께 들려왔는데, 바른주먹이 이상할 정도로 단단했다.눈동자를 돌려 상대방의 공격 궤적을 분석한 3번은 손을 들어 막으려고 했으나 똑똑히 볼 수도, 시스템으로 분석할 수 있어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 염구준의 눈에 3번은 지금 허점 덩어리와 다를게 없었다. 그는 열몇 번을 연속으로 때렸고 그에 따라 기계유도 여기저기 쏟아졌다.우웅.얼마 지난 후에 3번의 찌그러진 몸에서 검은 연기가 나왔다. 내부의 핵심 부품이 심하게 손상된 것이다.한편, 다른 개조 로봇들은 아직 대량으로 남아있었지만 너무 약해서 감히 끼어들지도 못하고 그저 한쪽켠에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몇 분 후, 염구준에 의해 두 팔이 전부 제거된 3번은 전투력이 80%가 감소되었다.즉, 이제 평범한 고철덩어리와 다를 게 없다는 거다.우우웅.이때, 3번의 눈이 몇 번 반짝이더니 바로 붉게 변했다. 자폭하려는 거였다.이 익숙한 수단에 염구준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가슴을 뚫고 에너지 원천을 파괴했지만 3번은 두 팔을 잃은 터라 막지 못했다. 이를 본 나머지 개조 로봇들은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허, 너희들이랑 놀아줄 사람은 따로 있어."염구준은 말하면서
염구준은 대문 앞에 걸어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먹을 날렸다.쾅!이 거대한 힘에 대문은 끝없이 흔들렸고, 그에 따라 대량의 얼음조각들이 따다닥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품질은 괜찮네. 거의 핵폭발 방어문 급인걸?"염구준은 혼잣말을 하며 계속 주먹을 휘둘렀다.쾅쾅!그가 계속 주먹을 내리치자 문 뿐만 아니라 기지 내부까지 흔들렸다."경고, 경고, 누군가 기지를 공격하고 있으니 제때에 대응하길 바랍니다."현재, 기지 내부는 붉은 빛과 함께 인공지능의 경고음이 계속 울리는 상태였다.기지의 홀에서 주좌석에 앉아있던 사람은 상황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가 적을 달고 왔구나.""그럴리가 없습니다. 이곳까지 얼마나 조심히 왔는데요."여기까지 온 호언은 고개를 저으며 기어코 인정하지 않았다.쾅!그러나 상대방은 갑자기 그에게 주먹을 휘둘러 뒤로 날려보낸 다음 한손으로 그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올렸다.전신경지의 호언은 상대방에게 반항할 능력조차 없었다. "3번님, 살려만 주세요." 호언은 공포에 휩싸여 계속 발버둥쳤다."저 사람은 무슨 경지지?" 3번이 무표정하게 물었다."최소 전신 경지 위의 강자입니다. 어쩌면 더 강할 수도 있어요."호언은 이 개조 로봇들이 얼마나 가차없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죽일까 봐 두려워 숨김없이 전부 털어놓았다. "죽어."그러나 원하는 정보를 얻은 3번은 망설임 없이 상대방의 목을 바로 비틀었다.사고를 쳤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니까 말이다."반격할까요?" 이때, 누군가가 물어 보았다."필요없어, 저건 핵폭발 방어문이니까 말이야. 어디 한 번 마음껏 때려보라고 그래. 그럼 난 위에 보고 하러 가지."3번이 마지막으로 받은 명령은 이곳을 지키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는 먼저 공격할 생각이 없었다. 개조 로봇은 오직 명령에만 따를 뿐,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쾅!"경고, 적이 이미 기지를 파괴했습니다."큰 소리와 함께 인공지능의 경고음이 다시 울렸다.3번은 제자리에
술집에 소비하러 온 손님들은 불똥이 튕길까 두려워 출구로 향했다.“우리도 가자.”드디어 타협한 남자는 귀중품을 챙기고 철수하기 시작했다.실력 차이가 엄청나니 피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는 사이 일분이 다 되었다.쾅! 쾅!염구준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주먹을 휘두르며 술집을 파괴했다.그가 지하에서 나갔을 때 손님들은 대부분 철수하고 술집 직원들만 남아 있었다.“술집은 이제 폐허가 됐어.”그는 아주 당당하게 한마디 남기고 떠났다.“이름을 알려줄 수 있어?”방금 남자가 질문했다.그가 담당한 술집이 망가졌으니 상대방의 정보를 알아야 위에 설명하기 쉬웠다.“설씨 동맹군이다.”멀리 간 염구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그는 천천히 걸어 눈언덕에서 사라지더니 재빨리 다른 산봉우리로 이동해 술집 직원들을 관찰했다.만약 전신 경지 고수가 청목 조직의 본거지를 모른다면 진작에 죽였을 것이다.염구준이 떠난 뒤, 술집 직원들은 지하로 돌아가 몇 가지 물품을 꺼냈다.지하는 이미 폐허가 되어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구체적으로 어디로 가는지는 염구준도 추측할 수 없었다.한 단계 높은 주둔지 아니면 본거지로 갈 수도 있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뒤를 밟을 생각이었다.미행은 오래된 방법이지만 매우 실용적이었다.게다가 높은 곳에서 따라가기 때문에 상대방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20킬로미터를 걷던 일행이 발걸음을 멈추자 전방에 건물이 나타났다.그것도 옥상만 지면에 드러나고 건물은 땅속에 숨어 있었다.덜컹!대문이 열리자 일행은 안으로 들어갔다.천천히 닫혀지는 대문을 보며 염구준은 생각에 잠겼다.청목 조직의 본거지인지 알 수 없지만 틀림없이 중요한 기지일 것 같았다.‘쳐들어갈까 말까?’혼자서 움직이면 상대방이 눈치를 채고 도망칠 수 있다.하지만 어떤 상황에 처할지는 상대방의 성격을 지켜봐야 했다.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이어폰을 켜고 정영 팀을 불렀다.“내가 위치 추적기를 켰어. 이쪽으로 와.”“주작, 넌 동맹 세력들을 전부 데리고 와. 큰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