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12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03 19:00:00
이때, 한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흑풍 존주의 앞을 막았다.

"하하, 1호, 네가 직접 올 줄은 몰랐는데."

흑풍 존주는 눈앞의 개조 로봇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사실 천약산시에 진입했을 때부터 흑풍 존주는 이미 퇴로를 확보했었다.

염구준과의 싸움에서 너무 많이 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매번 계획을 세울 때마다 퇴로를 꼭 확보했다.

"얼른 갑시다. 이곳은 용하국이니 오래 있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1호가 재촉했다.

"그래."

흑풍 존주는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해안가를 향해 걸어갔다.

'바다까지 나가면 나도 안전하겠지.'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슉!

그러나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질주해 왔는데, 속도가 끔찍할 정도로 빨라서 공기를 가르는 소리까지 들렸다.

"1호, 누군가가 쫓아왔다."

이를 알아차린 개조 로봇 중 하나가 바로 보고했다.

"너희들은 가서 저 사람을 막고 흑풍 님은 저를 따라오세요."

1호는 지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얘기했다.

그들은 모두 개조 로봇들이라 감정이 없어서 데이터만 따랐다.

"알겠다. 출발하자."

기계음과 함께 여덟 명의 개조 로봇들이 전부 염구준을 향해 달려갔다.

'하여튼 끈질긴 새끼.'

흑풍 존주의 기분은 금세 가라앉았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흑풍, 너 이 자식, 거기 서!"

염구준은 눈 앞의 쥐새끼를 잡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속도를 극대치로 끌어올렸으나, 그가 부두에 들어서자마자 여덟 명의 개조 로봇들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고철 덩어리들이!"

이에 염구준은 욕설을 퍼부으며 90 센티미터의 청봉을 꽉 잡고 곧장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염구준은 바로 강한 위력이 담긴 검초를 쓰며 한 방에 두 개조 로봇을 쓰러뜨렸다.

"상대방의 실력이 너무 강하니 자폭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에 나머지 여섯 명의 개조 로봇들은 눈에서 붉은 빛을 번쩍이면서 입을 열었다.

'또 자폭이네.'

염구준은 검으로 그들의 에너지가 담긴 가슴을 찌르며 순식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713화

    "후."염구준은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탁한 숨을 뱉어낸 후 힘에 부쳐 바닥에 쓰러진 채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젠장. 또 놓쳤네."연이은 싸움에서 위력이 강한 검술을 너무 많이 쓴 탓에 몸에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에 천약산시 방문을 통해 오른팔도 회복되고, 경지도 한 단계 더 발전했으니 힘든 것쯤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잠시 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를 바라보며 주작에게 천약산시의 해역에서 경외 잠수함을 발견했으니 빨리 와서 찾아보라는 메세지를 보냈다.그러나 그도 큰 희망을 품지 않았다. 잠수함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렇게 문자를 보낸 것도 그저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서였다.문자를 보낸 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기도 전에, 초상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시한대로 윤씨 가문의 저택을 포위했는데, 이제 어떻게 할까?""곧 갈 테니까 제자리에서 대기해."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바로 되돌아갔다.흑풍 존주는 도망쳤지만 윤씨 가문의 일은 처리해야 했다."도망쳐나온 사람들은 전부 붙잡았어."초상비는 염구준을 보자마자 급히 앞으로 걸어가 보고했다."잘했어. 너도 이제 정식으로 우리 쪽 사람이야."염구준은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얹고 칭찬했다.얼마전의 싸움에서 윤씨 가문의 정예들 중 대부분이 염구준에 의해 중상을 입거나 참살되어 거의 불구인 상태였다."들어가보자."염구준은 손을 저으며 10여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갔다.'이제 다 끝내야지.'"염구준이다! 빨리 도망쳐!"저택 안에 있던 윤씨 가문의 일꾼들, 가족들은 염구준을 보자마자 귀신이라도 본 듯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도망쳤다.이 모습을 본 염구준은 너무 억울했다. 천약산시에 와서 부터 한 번도 아무 죄도 없는 윤씨 가문 사람한테는 손 댄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가 때린 건 다 맞을만한 사람들이었다.허둥지둥하는 뭇사람들을 보며 그는 윤성호가 가문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쁜 말을 했을 거라고 확신했다."거기, 이리 와 봐." 염구준이 앞에 있던 윤씨 가문의 사람 중 한 명을

    최신 업데이트 : 2024-11-04
  • 군신의 귀환   제1714화

    "기범아, 한 가지 약속해 줄래?"상처가 너무 심해서 아무리 치료해도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윤성호는 아예 치료하기를 포기했다."응, 뭐든지 말만 해." 지금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걸 알았기에 윤기범도 더 이상 예전의 철없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윤성호는 상대방을 바라보며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마지막에 어떻게 죽었든 절대로 복수하면 안 돼."가문을 배신하고, 강한 적까지 만든 상황에 그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아니, 아니야, 아빠가 왜 죽겠어..."윤기범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부짖었다. "약속해!"이에 윤성호는 두 손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잡고 소리 질렀다. 사실 죽음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미 사업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죽을 각오는 충분히 해뒀었다.하지만 윤기범은 자신이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응!"윤기범은 머리가 하얘져서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서 왜 그랬니?" 이때, 옆방에서 늙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대약이 복화술로 윤성호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죄송해요, 아버지. 아버지를 다치게 할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윤성호는 석실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야망을 위해 부자지간의 정도 생각하지 않았던 자신이 너무 멍청했다."너를 탓하지는 않아. 다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떻게 제대로 처리할지나 생각해보렴." 윤대약의 목소리에는 실망감이 어려있었다.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매우 아팠다."이제 방법이 없어요. 아버지, 기범이가 나중에 무술을 배우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잘 돌봐주시고요."윤성호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오늘이 지나면 염구준이 그를 찾아 결판을 내지 않더라도 윤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일이 모두 발각되어 사람들의 분노를 샀으니 그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숨을 곳도 없었다.저벅저벅.

    최신 업데이트 : 2024-11-04
  • 군신의 귀환   제1715화

    "절 정말로 죽이려고 했는데 당연히 그거로는 안되죠. 만약 제가 강하지 않았더라면 전 이미 죽었을 겁니다.""그리고 흑풍 존주와 손을 잡았던 사람들은 모두 죽어야 합니다."염구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을 죽이려던 사람을 살려둘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그건... 다 내가 잘못 키운 탓이니 내 목숨으로 대신 갚을게."윤대약이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윤성호가 뭘했든 결국엔 자신의 아들이었으니.염구준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천천히 검을 들었고 검기를 내뿜었다."비켜요, 이 일은 당신이랑 무관하니까. 저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두 사람이 칼을 겨누고 있을 때, 윤성호가 벌떡 일어서더니 한 통의 약물을 대동맥에 주입하였다.약물을 주입하자마자 그의 눈은 붉어졌고, 내뿜는 기운 역시 광야의 기운으로 바뀌었다. "저건 미친 짐승의 약물!"윤대약은 놀라서 큰 소리로 외치고는 윤기범을 잡고 한쪽으로 물러섰다.이건 그가 사람들을 이끌고 개발한 약물이었기에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약물을 주입하면 잠시 짐승의 힘을 얻을 수 있지만 점차 이성을 잃게 되고 3분 뒤에는 몸이 힘을 견디지 못해 죽을 수밖에 없었다. "죽인다."동물화된 윤성호는 갈라진 목소리로 짧게 외친 후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남은 이성이 그에게 3분 안에 속전속결해야 한다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너희들은 먼저 물러서!"염구준은 명령을 내리고는 검을 들고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향해 돌진했다.상대방이 뿜어내는 기운이 너무 강해서 그도 무시할 수 없었다.챙챙!염구준이 연속 세 번을 베었지만 강철에 부딪친 것처럼 맑은 소리만 났고, 조금의 혈흔만을 남겼을 뿐이었다. 목숨으로 바꾼 3분 동안의 실력은 좀 터무니 없이 강했다."우우!"윤성호가 다시 한번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자 그의 두 손에서 검은 손톱이 뾰족하게 자라났다.그는 곧바로 염구준의 얼굴을 향해 손을 휘저었고, 공세 역시 무척 강했으나 모두 정말 짐승이

    최신 업데이트 : 2024-11-04
  • 군신의 귀환   제1716화

    "다행이다, 다 나아서."손가을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얼굴에 어린 걱정은 전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에게 다른 걱정이 있다는 걸 알아챈 염구준은 부드럽게 물었다. "가을아, 누가 너를 괴롭혔어? 말만 해, 내가 그 자식을 가만 두지 않을 테니까.""아니야, 그렇게 폭력적으로 굴지 마. 걸핏하면 사람 때릴 생각도 하지 말고."손가을은 웃으며 염구준의 오른팔을 만졌다. '전부 다 나은 게 맞구나.'아내의 모습을 보고 염구준은 재촉하지 않고 상대방이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구준 씨, 사실 나도 이 일이 진짜로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무섭게 느껴져서 걱정 돼."손가을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겁낼 필요 없어, 하늘이 떨어져도 내가 받칠 테니까."염구준은 아내의 손을 더욱 꼭 잡으며 말했다. "응!"손가을은 고개를 끄덕이며 요 며칠간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그동안 엄마가 나한테 돈을 몇 번 더 요구했는데, 합치면 2억이 넘어. 주지 않으면 창문으로 뛰어내리겠다고 하더라고.""그것뿐만이 아니야. 엄마가 요즘 좀 이상해. 맨날 밖으로 돌아다니고 우리랑 말도 별로 안해.""어제는 글쎄, 신상을 세개나 가지고 와서 기도하더라니까."말을 마친 후 손가을은 손을 들어 벽 앞쪽에 있는 비취로 된 세 개의 신상을 가리켰는데, 재료도 좋고 만든 것도 세심하며 크기도 큰 걸 보아 매우 비싸 보였다."뭐지? 본 적이 없는데?"염구준은 만나본 각 신선들을 다시 회상해보며 말했다. 정말로 이 신상의 얼굴을 하고 있던 신선이 없어서였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용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전에 하라고 했던 일 어떻게 됐죠?""사람을 두 명 붙였는데 전부 정상이었습니다."용준영이 사실대로 보고했다. "알겠어요. 이제 사람 안 붙여도 될 것 같아요." 염구준은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상대방이 자신을 속일리는 없었지만 손가을의 말대로라면 진숙영은 정상이 아니었다.'대체 뭐지?'"무슨 일 있어?" 염구준의 생

    최신 업데이트 : 2024-11-04
  • 군신의 귀환   제1717화

    끼익!문이 닫히고 네 사람이 방 안에 서 있었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아 분위기가 매우 어색했다.염구준도 설득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입을 열 수가 없었다.어느 한쪽을 말리든지 다른 한쪽에게 밉보일 게 뻔했다.하지만 계속 이런 상태로 있을 수도 없었다. 가족이 말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으니 말이다.'집안 싸움을 처리하기란 역시 쉽지 않구나.'"저희 다같이 식사한지도 좀 됐는데 오늘 희주 데리고 같이 밥 먹을까요?" 염구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런 일은 급하게 하면 안되기 때문에 그는 천천히 해결해 보려고 했다.일단 급선무는 진숙영이 뭘하는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그래야 뭐든 할 수 있었다."그러자. 집 안에만 있으면 답답하기만 하니까.""구준이는 참 말도 잘한단 말이야. 누구는 맨날 내 화만 돋구는데."두 사람은 모두 동의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예리했다."차도 아래에 있으니 바로 갈까요?"이 모습을 본 염구준은 두 사람이 또 말다툼을 할까봐 급히 화제를 돌렸다."응, 희주 하교할 시간도 되었으니 얼른 가자."이에 손가을 역시 염구준의 말에 대답하며 진숙영의 손을 잡았다.그녀도 오늘 이 한 끼로 자신의 부모가 쌓여있던 걸 전부 해결하고 전처럼 화목하게 지내길 바랐다. 그러나 모든 건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다같이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사이좋게 웃고 떠들긴 했지만 손태석과 진숙영은 밥을 다 먹을 때까지도 말을 나누지 않았다.이튿날 아침, 염구준은 일찍 일어나 평소대로 가족들이 먹을 아침을 준비했다."다들 얼른 식사 할 준비해요. 오늘 아침 메뉴는 스테이크니까요!"그가 큰 소리로 외치자 모든 사람들이 방에서 나와 씻으려고 화장실로 향했다.가장 적극적인 것은 당연히 염희주였다. 씻지도 않고 바로 주방으로 달려왔다."우와, 스테이크! 제가 먹을래요!""먼저 씻어야지."염구준은 사랑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이를 안고 화장실로 향했다. 이런 좋은 습관은 어릴 때부터 길러야했다."구준아, 너무 일찍 일어난 거 아니

    최신 업데이트 : 2024-11-05
  • 군신의 귀환   제1718화

    초상비는 사진을 보고 약간 갈피를 잡지 못해 멍 때렸다.반보 천인을 미행하라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진숙영을 미행하는 건 조금 난감했다. "어, 나 그냥 가도 돼?" 초상비가 난처해하며 말했다.이건 남의 집안일이니까 말이다. 만일 못 볼 꼴이라도 보면 난처했다. "네가 생각하는 만큼 복잡한 일 아니야.""그냥 장모님께서 사기를 당하신 것 같아서 알아보라는 거였어.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야 신고를 하든지 할 것 아니야."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맞힌 염구준은 자신의 생각을 알려줬다."아, 그런 문제라면야." 그의 말을 들은 초상비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나왔어."염구준은 건물 입구를 보고 말했다. 진숙영은 지하에 오자마자 차에 올라 시동을 건 뒤 아파트 밖으로 향했다.초상비는 추적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염구준이 말을 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차를 몰고 따라갔다.그러나 아파트를 나서자마자 염구준의 휴대폰이 울렸고 전과는 다른 벨소리가 울렸다."전신전에서 온 용하국의 긴급전화?"이 벨소리는 이때까지 모두 세 번 울렸었는데, 그때마다 매번 중요한 임무가 있었다.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의 발신인은 국주였다.용하국이 그를 필요로 하면 그는 무조건 돌아가야 했다. '아, 내 아름다운 생활이 여기서 끝인가?'염구준은 굳어진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물었다. "국주님, 분부하실 임무가 있습니까?""하하, 별거 아니에요. 그냥 긴장을 풀지 말라고요." 휴대폰 너머로 국주의 명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어벙벙해졌다. 심심하면 언제든지 전화를 해도 괜찮지만 굳이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놀라게 하니 말이다.방금 전에는 정말 비상 집합을 하라는 것보다 더 간 떨어질 정도로 무서웠었다. "침묵하지 말아줄래요? 정말로 일이 있어요." 국주는 웃음을 거두고 본론을 말할 준비를 했다."듣고 있으니 말씀하세요."상대방은 무려 국주이기 때문에 염구준은 매우 공손한 태도

    최신 업데이트 : 2024-11-05
  • 군신의 귀환   제1719화

    경비는 어두워진 얼굴로 땀을 닦았다.원래 입구를 지키는 게 그들의 일이기는 했으나 오늘 찾아온 사람이 너무 무섭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이건 그들의 능력 범위를 넘어섰다. "귀찮아.""가자. 감히 나더러 맞이하라니, 어떤 놈인지 보자고."옆에 유능한 부하가 없었기에 염구준은 직접 처리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출근 시간까지 30분 남았으니 그 전에 일을 다 처리해야했다.한편, 그룹 입구는 매우 시끌벅적했다.입구에는 젊은 남녀와 늙은 노인 한 명이 있었는데, 옷차림과 오만한 말투로 보아서는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빨리 염구준더러 나를 만나러 나오라고 해. 나한테는 그 놈을 기다릴 시간이 별로 없다고."젊은 남자는 매우 오만하게 행동하며 소란을 피웠다.입구를 지키고 있던 7~8명의 경비들은 노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겁을 먹고 말을 더듬었다."외... 외부인은 등록하셔야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그리고 염 선생님을 욕하지 마세요."그들은 비록 상대방을 매우 두려워했지만, 모두 입구를 지키며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염구준이 직접 골라서 뽑은 사람들인데 겁쟁이일 수 없었다."허, 봐줬다고 기어오르네?""주백, 이 녀석들을 손 좀 봐줘. 우리 송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줘야지."경비들의 태도에 화가 난 젊은 남자가 옆에 있던 노인에게 명령을 내렸다.그가 일을 기억할 때부터 그에게 감히 대드는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 겨우 문 지키는 경비 따위가 자신에게 대드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 그건 좋지 않을듯 합니다. 저희는 부탁하러 온 사람들이니까요."노인이 완곡하게 충고했다."부탁?""그건 가문의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그래. 우리는 무려 송씨 가문이야. 무슨 일을 처리하지 못하겠어? 지금 괜한 짓 하는 거야. 알아?""게다가, 하인 따위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왜 이렇게 말이 많아?"젊은 남자는 너무 오만해서 누구의 충고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예, 도련님."이에 주백은 한 걸음 내디디며 기운을

    최신 업데이트 : 2024-11-05
  • 군신의 귀환   제1720화

    염구준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방을 완전히 무시하고는 주백을 바라보았다."당신이 때린 거 맞아?""그래."주백은 인정했지만 스스로도 자신의 행위가 옳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조금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상대방에게서 이따금씩 느껴지는 기운에 그는 조금 긴장한 상태였다.이런 상황은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첫째는 방금 무학에 발을 들여놓아 기운이 불안정한 것이고, 둘째는 실력이 너무 강하여 자신의 기운을 숨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그럼 어쩔 수 없네."염구준은 말을 하자마자 대량의 기운으로 몸을 감싼 다음 앞으로 돌진했다.상대방이 갑자기 공격해 올 줄은 몰랐던 터라 주백은 다급하게 전신의 영역을 열었다.쾅!그러나 염구준의 강력한 주먹은 전신의 영역을 순식간에 뚫고 주백의 가슴을 때렸다.'강하다!'주백은 공포스러운 힘에 깜짝 놀라며 피를 토하면서 몇 미터 밖으로 날아간 뒤 그대로 쓰러졌다.이 한 방으로 누구의 실력이 더 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겨우 이정도로 여기 와서 소란을 피운 거야?"염구준은 기운을 거둬드리고는 깔보면서 말했다. 전신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어찌 그의 적수가 될 수 있겠는가."너... 감히 송씨 가문의 사람을 때려? 내가 누군지 알아?" 젊은 남자는 화가 나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그의 눈에는 염구준이 그냥 사람을 때린 게 아니라 송씨 가문의 얼굴을 때린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송대강이지? 국주한테 들었어."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송대강이면 뭐 어떤가? 아무 이유도 없이 손씨 그룹의 사람을 때린 사람이라면 신이 와도 한 방은 맞고 가야했다."난 송도겸이야. 송대강이라고 부르지 마!"송대강은 자신의 이름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기에 바로 상대방의 말을 바로잡았다."송대강, 너희 송씨 가문에서는 남한테 부탁할 때 이런 태도로 부탁해?"그러나 염구준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물었다.국주의 분부 때문에 자기 일을 모두 내려놓고 그룹에

    최신 업데이트 : 2024-11-05

최신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990화

    “맞아!”“얼마 전에 용필 오빠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었잖아?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오빠를 간호해 준 간호사 윤나 씨랑 정이 들어서 지금 결혼 얘기까지 오간 상태야.”“그런데 문제는 저 오백하라는 사람이 해외에서 돌아온 후 중학교 동창회에서 윤나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려서 미친 듯이 쫓아다니고 있다는 거야.”손가을은 상황의 전말을 설명했다. 친척의 일이기도 해서 그녀는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그럼 형님과 윤나 씨의 사이는 어떤데?”염구준은 듣고 있다가 다시 물었다.남녀 간의 감정은 억지로 이어질 수 없는 법이었다. 만약 하윤나가 과거의 인연에 흔들려 마음이 변했다면, 그건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아주 좋아. 근데 문제는 오백하가 윤나 씨 부모님께 돈을 줘서 두 분이 둘의 관계를 반대하고 있어.”손가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수작을 부렸네.’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말했다.“시간 나면 형님과 얘기 좀 해봐야겠어.”용필은 그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 해준 사람이라 그도 이번엔 상대방을 도와줄 생각이었다. 오백하가 돈을 얼마를 줬대도 상관 없었다. 돈은 어차피 그가 더 많을 테니까 말이다.그 후, 가족들은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아쿠아리움에 들렀고, 저녁에는 어린이 영화를 관람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한편, 손태석과 진숙영이 여행을 떠난 탓에 집안은 조금 썰렁했다.‘역시 사람이 많아야 시끌벅적하구나.’다음 날, 염구준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건물 입구에서 경비복을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용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전투 인형으로 만들어졌다가 염구준에게 구출된 이후로, 그가 이렇게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남자는 쉽게 울지 않는 법이었다. 진짜로 슬플 때는 빼고 말이다.용필이 뇌 손상을 입긴 했지만 단지 정상인보다 지력이 낮을 뿐이지, 바보는 아니었다. “왜 그래요? 돈이라도 잃어버렸어요?”염구준은 농담하며 말을 걸었다.“왔어?”

  • 군신의 귀환   제1989화

    “아이를 상대로 사기라도 치는 거야? 아님, 이런 최상급 진주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야?”“전 40억을 제시하겠습니다.”이때, 또 다른 중년 여성이 다가와 염구준 가족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본래는 남의 식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주의 유혹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나선 거였다.염희주는 진주를 다시 상자에 넣고 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생각했지만 다 세지 못했다. “우와, 그럼 맛있는 걸 많이 살 수 있겠네요!”그녀는 말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허락을 구했다.사실, 원칙적으로는 그녀에게 준 선물이니 그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었다.이에 염구준은 웃으면서 말했다.“이 진주는 황지영이 너한테 선물로 준 거야. 팔지, 안 팔지는 네 결정에 달렸어.”“지영 언니...”염희주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진주를 품에 안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팔래요.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안 팔 거예요.”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특히 우정과 같은 소중한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음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두 명의 보석 업계 거물은 크게 아쉬워 했지만 어쩔 수 없어서 고개를 저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수를 써볼 수 있었겠지만, 이 가족만큼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두 분, 이제 돌아가주시죠.”염구준이 공손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경솔했네요.”두 사람은 염구준이 지금 자신들이 떠났으면 하는 걸 알아차리고는, 손을 모아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아무리 진주가 탐나더라도 손씨 그룹을 적으로 돌리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었다.방금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레스토랑 안의 손님들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40억에도 안 판다고? 정말 돈이 필요 없는 집안인가 봐.”“염구준은 딸에게 정말 잘해주네. 저렇게 큰 스케일의 선물도 주다니.”“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진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그러나 염구준 가족은 주변 사람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그들만의 대화를 나눴다.“그럼 결국

  • 군신의 귀환   제1988화

    식사가 어느 정도 끝나자, 염구준은 아내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물었다.“가을아, 아까 말한 그 깜짝 선물, 이제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은데?”“헤헤.”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조개를 드러내며 오른손을 천천히 들었다. 우웅.한순간에 그녀의 손바닥이 떨리더니,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화진 종사가 된 것이다.이정도 경지로는 강호에서 고수라고 하기엔 부족했지만, 자기 방어용으로는 충분했다.염구준은 그녀가 종사경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알았다.“종사경에 오른 것을 축하해!”그는 와인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아까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미 알아챘지?”손가을은 와인잔을 들며 남편에게 서프라이즈를 주지 못 한 것 같아 약간 아쉬워했다.“기운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나도 몰랐을 거야. 어머니의 호신 옥팔찌가 네 기운을 완벽히 감춰줬으니까.”염구준은 솔직하게 답했다.한편, 염희주는 엄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음식을 먹는 데 열중했다.어른들의 일에 함부로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있어서였다. “구준 씨도 줄 선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손가을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있지!”그는 웃으면서 비밀 은장갑 한 쌍을 꺼내 아내에게 건넸다.“응?”전에 남편에게 받은 선물은 많았지만, 장갑은 처음이었다.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장갑을 착용했다.그리고 장갑을 끼자마자,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믿기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였다.장갑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 찬 것처럼 손끝의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었다.“마음에 들어?”염구준은 아내의 반응을 보고 다정하게 물었다.“응, 진짜 마음에 들어. 이건 병기지?”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기뻐하며 물었다.“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리고 보검도 하나 준비했는데, 이런 공공장소에서는 꺼내기 좀 그래서 이따가 줄게.”염구준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구준 씨, 항상 날 신경 써줘서 고마워.”그

  • 군신의 귀환   제1987화

    청해시에 들어서자마자 염구준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이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는데, 손가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구준 씨, 청해시에 도착했어?”사실 염구준도 막 상륙하자마자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려던 참이었다.“방금 시내에 들어왔어. 조금만 더 가면 집에 도착할 것 같아.”염구준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체리 뮤직 레스토랑으로 와. 구준 씨한테 줄 깜짝 선물이 있어.”손가을은 담백한 목소리로 신비롭게 말했다. “좋네, 나도 줄 선물이 있었는데.”염구준은 흔쾌히 동의했다.아내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라니, 무엇일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무척 기대했다.왜, 여자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나?체리 뮤직 레스토랑은 고급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우아한 분위기로,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염구준은 차를 도로변에 주차한 후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손님, 저희 레스토랑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입구에 있던 직원이 공손하게 말했다.“예약했어요. 제 아내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직원의 태도가 좋았기에 염구준은 좋게 얘기했다. 직원이 예약 정보를 확인하려는 찰나,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서둘러 달려 나와 허리를 숙이며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염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사장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염구준 부부는 청해시에서도 알아주는 거물들이었기에, 레스토랑 측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극진하게 모셨다.“이렇게까지 정중하게 대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밥 먹으러 온 거니까요.”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갔다.레스토랑 안에서는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안에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정장을 갖춰 입어 특히 우아해 보였다.그에 비해 캐주얼한 옷차림의 염구준은 이곳에 맞지 않아 보였다. 청해시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들르지도 못하고 온 거라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캐주얼한 옷차림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등에는

  • 군신의 귀환   제1986화

    “하, 원래는 모두가 함께 돌파하길 기다리려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필요 없겠네.”우웅. 청룡이 몸을 떨자 기운이 폭발적으로 솟구치며 기파가 주위로 전파되었다. 그 역시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은 몇 달 전부터 이미 돌파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충격을 줄까 봐 지금껏 경지를 억눌러왔던 것이었다. 청룡의 이 숨겨진 실력은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알아채지 못할 터였으나, 염구준은 알고있었다.“괴물들이네, 정말.”붉은 장미는 이 장면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사대 전존의 자리는 실력뿐만 아니라 천부적인 재능 또한 극도로 까다롭게 요구했다.“못 살겠다. 다들... 도대체 뭔데 이렇게 쉽게 돌파 해?”주작은 이 광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 청룡이 돌파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돌파했으니까 말이다.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이로써 사대 전존 중 두 명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전신전의 전력은 또 한 단계 상승한 셈이었다.“돌아가면 무공 수련에 집중해. 너희 둘도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염구준은 남은 두 사람을 격려했다.사실 이 모든 것은 옥패 덕분이었다. 옥패에 담긴 무공을 본 후로, 다들 무공이 급격히 향상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뿌우우!염구준이 자리를 떠나려던 찰나, 멀리서 기적 소리가 울리더니 곧 한 함대가 공해에서 다가왔다.국기를 보니 그건 동양에서 온 함대였다.“주상, 저들을 제거할까요?”청룡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용하 해역에 발을 들이기만 하면 봐주지 말고 쏴버려.”염구준은 원래부터 동양인들에게 전혀 호감이 없었기에 지금 제 앞에 나타난 그들을 보며 인내심이 바닥날 수밖에 없었다. 과거, 국주가 전쟁이 확대될까 봐 걱정이 되어 동양과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어도 염구준은 이미 동양을 정벌했을 것이다.“우리는 동양 호위 함대다. 그대들은 즉시 분쟁 해역에서 떠나라!”이때, 동양 함대가 무전을 통해 외쳤다.‘분쟁 해역?’“청룡, 기다릴 필요 없어. 공격해.”이

  • 군신의 귀환   제1985화

    “삼촌, 들어가봐도 될까요?”이때, 황지영이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응, 들어와.”염구준은 막 치료를 마친 뒤 대답했다.황지영은 방으로 들어오며 물기 어린 눈망울로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서였다.염구준은 그녀의 속내를 짐작하며 입을 열었다.“내가 삼선도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 궁금해서 그래?”“네.”황지영은 병아리가 모이를 쪼는 듯이 고개를 부지런히 끄덕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제 그녀는 삼선도의 유일한 도주로서 많은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처지였다.“주범은 이미 죽었으니, 이쯤에서 끝내도록 할게.”“하지만 또 무슨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해. 알겠지?”염구준은 어린 친척을 대하듯한 온화한 태도로 웃으면서 말했다. 이 지역이 특수한 것도 있거니와 여기 사람들 모두 그들만의 생활방식이 있기 때문에 그는 많이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네! 다른 분들의 도움하에 삼선도를 엄마가 있을 때처럼 모두 화목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황지영은 염구준의 대답을 듣고난 후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황지열과 같은 야심가들이 사라졌으니 이제 삼선도는 좋게 될 일만 남았을 거라고 그녀는 굳게 믿었다.“힘내. 네가 잘 해낼 거라 믿어.”상대방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격려해주었다.“감사해요! 그런데 나중에 청해시로 찾아가도 될까요?”이 말을 하는 황지영의 눈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말을 알아들었을 때부터, 황지웅을 따라다니며 고생한 그녀에게 염희주는 유일한 친구였고, 염구준의 가족은 그녀에게 따뜻한 가정을 느끼게 해준 사람들이었다.“물론이지. 언제든지 와도 돼.”이렇게 얌전한 아이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 진주는 희주한테 주는 거예요.”황지영은 갓난아기의 주먹만큼 큰 분홍색 진주를 꺼내 보여주었는데, 딱 봐도 그 가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걸 알 수 있었다.진주를 건네준 후 황지영은 방에서 나갔다.다음 날

  • 군신의 귀환   제1984화

    이 긴장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 모두 드디어 움직임을 보였다.거의 동시에 힘을 다 모은 그들은 저마다의 필살기를 쓰기 시작했다.“구자검법, 검일참공!”“곤원일기지!”두 사람의 엄청난 에너지가 서로를 향해 충돌하며 땅 위의 볼록 튀어나온 돌덩이들을 전부 가루로 만들어버렸다.한쪽은 불꽃을 두른 거대한 검이고, 다른 한쪽은 물기운이 맴도는 커다란 손가락이었는데, 이 두개 모두 그들의 최후의 필살기였다.쾅!순식간에 두 기술이 격돌하며 수증기가 하늘로 치솟았다.염구준은 강력한 압박 속에서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자신이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무궁무진한 불의 힘을 조종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말이다.‘천인경!’이 기운은 천인경의 경지에 다다른 자만이 낼 수 있었다.“말도 안 돼!”황지열은 두 눈을 부릅뜨고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쾅!염구준은 이 기묘한 느낌에 도취된 채로 검을 앞으로 밀어내 황지열의 곤원일기지를 부수고 상대방을 터뜨렸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방금 느꼈던 천인경의 상태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염구준은 천인경의 경지에 머물기 위해 느낌을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그 힘은 너무나도 신비로워서 단순히 의지만으로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어딘가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천인경에 머물지 못하게 억누르는 것만 같았다.결국, 그의 경지는 다시 반보천인으로 돌아갔다.“젠장!”천인경에 겨우 발을 디뎠다가 다시 내려오게 된 염구준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스스로 천인경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믿었고, 그 직감이 맞다는 것도 증명했지만, 항상 도달했다가 다시 원래의 경지로 떨어져 너무 답답했었다.“내가 검의를 완성시키거나 스스로 검법의 두 번째, 세 번째 기술을 창조해 내도 천인경에 도달할 수 없을까?”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천인경에 도달하려면 여덟개의 옥패를 모으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도 험난하고 운

  • 군신의 귀환   제1983화

    손바닥 모양의 공격은 염구준이 날린 검기를 모조리 부수고 그를 공격했다. 쾅!황지열이 날린 공격이 코앞까지 다다르자, 염구준은 검을 가로로 휘둘러 부숴버렸고, 손바닥 모양의 공격은 이내 물방울로 흩어져 사방으로 튀며 그의 시선을 조금 가렸다.‘기운이 강해졌어.’황지열이 강력한 기술을 준비하고 있음을 감지한 염구준은 검의를 발동해 수많은 검기로 몸 주위를 둘러쌌다.양측 모두 전력을 다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휙.이때, 황지열이 완전히 흩어지지 않은 물방울을 그대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날렸는데, 손바닥의 빗방울은 예리한 칼날처럼 응집되어 있었다.황지열에게 있어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씨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물은 정해진 모양이 없어 자유자재로 새로운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단단히 쥔 채, 아래에서 위로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엄청난 기운이 담긴 검은 차가운 빛을 내뿜으며 평소보다 더욱 예리했다.쾅!검과 손이 맞부딪히며 둘은 팽팽하게 대치했다.뿜어져나온 기류에 주위의 빗물은 안개처럼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비밀 은장갑인가?’염구준은 황지열이 맨손으로 자신의 공격을 받아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그가 끼고 있는 비밀 은장갑 덕분에 받아낸 것임을 알아챘다.‘고급 병기인가 보군.’“말도 안 돼! 네가 내 공격을 막아낼 리가 없는데!”황지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방금 전 공격은 그가 진심으로 했던 것으로, 전에 했던 맛보기 공격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말도 안 되는 건 없어. 네 힘은 외부 도구에 의존한 것일 뿐이지 진정한 실력이 아니니까.”염구준은 차분히 말하며, 구자검에 담긴 검의를 더욱 강하게 발휘했다.우웅!검의가 더 많이 나오자 검기는 급격히 강해졌고, 황지열을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그는 이번에 자신이 우세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염구준은 우연히 얻은 검의가 구자검 안에서 어느정도 있은 후 전보다 더 강해졌음을 느꼈

  • 군신의 귀환   제1982화

    염구준이 나오면 싸움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비록 위천인경의 경지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를 만만하게 볼 수는 없었다.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기절해 있던 백호 등 일행은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몸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입은 움직일 수 있었기에 그들은 욕을 하기 시작했다. “황지열, 이 개자식아! 죽이려면 죽여 봐!”“퉤! 죽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기억해!”염구준이 죽었다는 황지열의 거짓말에 그들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후!”이때, 기운을 다 회복한 황지열도 깊은 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의 몸은 이미 최상의 상태로 회복된 상태였다.황지열은 산 정상에 깜빡이고 있는 빛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하하, 못 나오는 건가?”강력한 적 하나가 사라졌다는 건 그에게 있어서 희소식이었다. ‘정말로 사라지면 더 좋지.’이내 그는 시선을 주변으로 돌렸다. 이제 남은 이들을 정리할 시간이었다.“내가 직접 우리 도주님을 배웅해 드릴까?”황지열은 황지영을 보면서 비열하게 웃었다.삼선도를 다시 장악하려면 황지영을 없애서 권위를 내세워야 했다.“황지열, 이번에 삼선도를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 지영이만은 살려주는 게 어때?”한쪽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던 황지웅이 간곡하게 말했다.비록 그도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하긴 했으나, 전의 고문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뒤 아직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다.“안 돼. 그렇게 포기 못하겠으면 같이 죽든가.”말을 하는 황지열의 눈빛은 매우 흉악하게 빛났다.죽이겠다는 생각이 한 번 든 이상, 멈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어디서 이렇게 강한 기운이?’그러나 이때,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그는 뒤를 돌아 빛 나고 있는 곳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나오려는 건가?’슉.그가 이렇게 생각할 때쯤, 염구준이 빛속에서 나왔다. 이미 기운을 완전히 회복한 염구준은 현재 다시 최상의 상태로 돌아온 상태였다.“아슬아슬하게 맞춰 왔네.”빛은 몇 번 더 깜빡이다가 사라졌고, 이는 통로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