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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8화

Author: 잔영
두 사람은 잔을 들고 단숨에 비웠다.

쨍그랑!

술을 마신 윤성호가 갑자기 술잔을 바닥에 내쳤다.

유리 잔이 깨지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주변에서 그림자가 나타나 염구준을 포위했다.

반천인 세 명, 전신 이상 개조 로봇 한 대가 나타났다.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

그 중에서 한 사람은 낯이 익은 흑풍이었다.

아무리 분장해도 역겨운 기운이 흘러서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흑풍, 역시 네 짓이구나.”

하지만 흑풍은 자신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고 시치미를 뗐다.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난 흑사야. 사람 잘못 봤어.”

윤성호가 직접 윤대약은 흑풍의 손에 죽었다고 했으니 절대 나타날 리가 없다.

“하하. 상관없어. 어차피 다 죽을 테니까.”

염구준이 싸늘하게 웃으며 기운을 급상승시켰다.

공격하려고 할 때 폐렴쟁이 차명수가 나타나 설득했다.

“이봐, 화해하든지 여기서 그만두든지 해. 무력으로 싸우지 않으면 서로한테 이득이잖아.”

“맞아. 반천인까지 수련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다치면 서로 불리해.”

현금손 야달이 맞장구를 치면서 협박과 비슷한 말을 했다.

반천인 고수와 싸우는 것은 그들도 원하지 않았다.

“맞아. 수련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우린 너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적이 될 필요가 없어.”

처음 보는 두 사람과 염구준은 별로 싸우고 싶지 않았다.

흑풍이 나타난 이상, 그의 목표는 오로지 한 사람일 뿐 다른 사람은 잠시 무시하기로 했다.

“선배님. 보시다시피 제가 화해의 뜻을 전달했지만 호의를 받아주지 않네요.”

윤성호는 억울한 듯 말했다.

그제야 염구준은 자신이 한 사람을 괴롭힌 꼴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성호. 또 개소리하면 네 대가리를 비틀어버릴 거야.”

그러자 야달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봐, 말이 심했어.”

말이 통하지 않자 두 사람은 염구준이 윤씨 가문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다.

오늘 진짜 싸운다면 반천인 고수 두 명까지 제거해야 한다.

“따질 것도 없어. 다 덤벼!”

염구준은 검갑을 잡고 검을 뽑았다.

상대방 수가 많아도 흑풍을 죽이려는 결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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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709화

    차명수는 방어로 이름을 날렸지만 염구준의 힘에 밀려 뒷걸음을 쳤다.슝!그때 흑풍이 번쩍 날아 토 원소 힘을 부여한 칼로 염구준의 목을 베려고 했다.일찍 눈치를 챈 염구준이 다리에 힘을 주어 뒤로 물러섰다.일 대 다수 싸움에서 잘못 걸리면 바로 황천길 행이다.쿵!칼은 허공을 찔러 바닥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스스슥!멀리서 야달이 끊임없이 강철침을 뿌려 염구준의 퇴로를 막았다.이번에도 그는 빠르게 피했지만 전방에서 차명수가 공격해 왔다.이 각도라면 피할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팔극첩산으로 부딪쳐야 했다.쿵!거센 공격을 감당하지 못한 그림자가 뒤로 날아갔다.바로 염구준이다.황급히 상대방의 공격에 대응했지만 그래도 한 발 늦었다.염구준이 숨을 돌리기 전에 네 그림자가 협공을 펼쳤다.흑풍은 주공격, 차명수는 주방어, 야달은 멀리서 암기로 습격, 개조 로봇은 끊임없이 방해했다.네 사람은 극도로 호흡이 잘 맞아 계속 염구준을 제압했다.이대로 몰아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거라 생각했다.한편으로 윤성호는 불만을 품었다.흑풍이 반천인 고수를 두 명 데리고 온다고 약속했는데 한 명만 데리고 왔다.네 사람이 전부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면 진작에 염구준을 죽였을 것이다.이렇게 된 이상 나중에 따지기로 마음먹었다.“염구준, 너 꿈에서도 날 죽이려고 했잖아. 내가 지금 여기 있는데 빨리 와서 죽여봐.”흑풍은 우세를 차지하자 큰소리로 조소를 날렸다.눈앞의 적이 곧 죽게 되는데 몇 마디 하지 않으면 나중에 기회가 없지 않은가.“네가 바라는 대로 해 줄게.”염구준은 고함을 치는 동시에 강력한 기운을 왼쪽 주먹에 담아 바닥을 내리쳤다.이렇게 강한 힘은 바로 칠상권의 궁극적의 오의, 칠권을 합친 힘이다.바닥이 흔들거리자 네 사람은 제대로 설 수 없어 가까스로 버텼다.“철수합시다.”흑풍이 지시를 내리며 급히 물러섰다.원래 단숨에 염구준을 죽이려고 했는데 한 손으로도 이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어요. 조심해요.”

  • 군신의 귀환   제1710화

    “저 새끼 공격을 막아!”흑풍이 명령하자 개조 로봇이 앞에 나타나 두 팔로 가슴을 감쌌다.펑!하지만 개조 로봇은 종잇장처럼 순식간에 잘렸다.이어서 흑풍이 들었던 칼이 두 동강이 나고 마지막에 남은 검기 여파에 가슴을 공격당했다.“아아악!”비명소리가 들리며 그의 몸이 뒤로 튕겼다.입에서 피가 계속 흐르는 것을 보아 중상을 입은 것이 틀림없었다.“토 원소 힘의 방어력이 아무리 강해도 내 검을 이겨내지 못하네.”염구준은 탄식하며 흑풍에게 다가가 마지막 목숨줄을 끊어내려고 했다.연이어 두 차례 공격을 했더니 체력 소모가 많아 숨이 차올랐다.그러나 얼마 다가가지 못하고 갑자기 두 그림자가 그의 앞을 막았다.두 사람은 흑풍과 손을 잡았으니 그를 죽게 두지 않을 것이다.“꺼져!”염구준이 검을 들어 휘둘렀지만 차명수가 방패를 들어 막아버렸다.기운이 대폭 소모되었으니 검의 위력도 약해졌다.“이제 한계입니다. 협공해서 죽여버려요!”옆에서 지켜보던 윤성호가 이때다 싶어 소리쳤다.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죽이지 않으면 본인이 죽을 수 있다.“한계? 다른 말도 아니고 한계라는 말은 허락할 수 없어.”염구준은 뒤로 물러나 그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검을 세워 하늘 높이 쳐들었다.갑자기 몸의 검기가 폭증하며 검의가 축적되었다.“매화검법, 낙매!”차명수와 야달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급히 돌진했다.“어서 저놈을 막아!”야달은 강철침을 무자비하게 던졌지만 결국 헛수고였다.염구준의 몸에 닿기 전에 단단한 검기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났다.모두가 가까이 접근했을 때 염구준이 갑자기 검을 휘둘렀다.불의 검기가 발사하며 주변에서 달려드는 적들의 몸을 공격했다.검기가 무자비하게 그들의 몸을 관통할 때마다 핏방울이 사방에 튕기고 실력이 약한 부하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애송이 무술인들은 그의 검기를 막을 수 없었다.“검의, 이미 검의의 뜻을 깨달았어.”야달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말로만 듣던 전설의 무공을 현생에서 깨

  • 군신의 귀환   제1711화

    촤악.차가운 빛과 함께 차명수가 금 원소의 능력으로 겉에 두르고 있던 보호막은 절반으로 갈라졌고, 동시에 넘쳐난 검기가 그의 복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검에 베인 곳에서는 피가 미친듯이 흘러나왔는데, 이건 그가 이 10년 내에 처음 입은 상처였다. 그것도 늘 자부심 넘치던 몸에 말이다."괴물 새끼..."이 모습을 본 야달은 침을 꿀꺽 삼킨 뒤, 겁에 질려 욕을 하고는 바람 원소의 능력을 끌어올려 급히 밖으로 도망쳤다. '간단한 건 줄 알았는데, 죽게 생겼잖아!'슉!그러나 얼마 가지 못하고 염구준이 휘두른 검기에 맞아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모습을 본 염구준은 상대방이 살아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바깥으로 뛰어나갔다.한편, 염구준에게 크게 당한 흑풍 존주는 기회를 틈타 윤씨 가문에서 도망쳐 나와 때때로 뒤를 돌아보면서 비틀거리며 도망쳤다.비록 그는 전투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도망치는 거로는 세상에서 제일 으뜸이었다."쿨럭!""음흉한 자식, 거짓 소식을 퍼트려서 날 속이다니."흑풍 존주는 피를 토하며 욕을 읊조렸다.이제서야 염구준이 붉은 영지를 경매할 때부터 자신에게 함정을 팠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이 기운은... 벌써 쫓아왔구나!'흑풍 존주는 어마어마한 살기에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다시 달렸다.잠시 후 흑풍이 머물렀던 곳에 도착한 염구준은 땅 위의 핏자국을 발견했다."피? 얼마 못 도망가겠네."말을 마치며 그는 앞으로 달렸고, 빠르게 모습을 감췄다.몇 개의 거리를 쫓아 그는 검은 두루마기를 두른 사람을 발견했다. 신법이 좋지 않아 보이긴 했으나 느껴지는 기운이 흑풍 존주의 것이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발에 힘을 주어 재빨리 앞으로 달려갔다.그는 흑풍 존주처럼 보이는 사람의 뒷모습을 향해 손으로 검기를 만들어서 날렸다.죽이려고 날린 건 아니었다. 그저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 상대방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날린 것이었다."끄악!"그러나 상대방은 검기에 맞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이걸로

  • 군신의 귀환   제1712화

    이때, 한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흑풍 존주의 앞을 막았다."하하, 1호, 네가 직접 올 줄은 몰랐는데."흑풍 존주는 눈앞의 개조 로봇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사실 천약산시에 진입했을 때부터 흑풍 존주는 이미 퇴로를 확보했었다.염구준과의 싸움에서 너무 많이 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매번 계획을 세울 때마다 퇴로를 꼭 확보했다. "얼른 갑시다. 이곳은 용하국이니 오래 있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1호가 재촉했다."그래."흑풍 존주는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해안가를 향해 걸어갔다.'바다까지 나가면 나도 안전하겠지.'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슉!그러나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질주해 왔는데, 속도가 끔찍할 정도로 빨라서 공기를 가르는 소리까지 들렸다."1호, 누군가가 쫓아왔다."이를 알아차린 개조 로봇 중 하나가 바로 보고했다."너희들은 가서 저 사람을 막고 흑풍 님은 저를 따라오세요." 1호는 지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얘기했다.그들은 모두 개조 로봇들이라 감정이 없어서 데이터만 따랐다."알겠다. 출발하자."기계음과 함께 여덟 명의 개조 로봇들이 전부 염구준을 향해 달려갔다. '하여튼 끈질긴 새끼.'흑풍 존주의 기분은 금세 가라앉았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흑풍, 너 이 자식, 거기 서!"염구준은 눈 앞의 쥐새끼를 잡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속도를 극대치로 끌어올렸으나, 그가 부두에 들어서자마자 여덟 명의 개조 로봇들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고철 덩어리들이!"이에 염구준은 욕설을 퍼부으며 90 센티미터의 청봉을 꽉 잡고 곧장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그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염구준은 바로 강한 위력이 담긴 검초를 쓰며 한 방에 두 개조 로봇을 쓰러뜨렸다."상대방의 실력이 너무 강하니 자폭 프로그램을 가동한다!"이에 나머지 여섯 명의 개조 로봇들은 눈에서 붉은 빛을 번쩍이면서 입을 열었다. '또 자폭이네.'염구준은 검으로 그들의 에너지가 담긴 가슴을 찌르며 순식

  • 군신의 귀환   제1713화

    "후."염구준은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탁한 숨을 뱉어낸 후 힘에 부쳐 바닥에 쓰러진 채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젠장. 또 놓쳤네."연이은 싸움에서 위력이 강한 검술을 너무 많이 쓴 탓에 몸에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에 천약산시 방문을 통해 오른팔도 회복되고, 경지도 한 단계 더 발전했으니 힘든 것쯤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잠시 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를 바라보며 주작에게 천약산시의 해역에서 경외 잠수함을 발견했으니 빨리 와서 찾아보라는 메세지를 보냈다.그러나 그도 큰 희망을 품지 않았다. 잠수함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렇게 문자를 보낸 것도 그저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서였다.문자를 보낸 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기도 전에, 초상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시한대로 윤씨 가문의 저택을 포위했는데, 이제 어떻게 할까?""곧 갈 테니까 제자리에서 대기해."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바로 되돌아갔다.흑풍 존주는 도망쳤지만 윤씨 가문의 일은 처리해야 했다."도망쳐나온 사람들은 전부 붙잡았어."초상비는 염구준을 보자마자 급히 앞으로 걸어가 보고했다."잘했어. 너도 이제 정식으로 우리 쪽 사람이야."염구준은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얹고 칭찬했다.얼마전의 싸움에서 윤씨 가문의 정예들 중 대부분이 염구준에 의해 중상을 입거나 참살되어 거의 불구인 상태였다."들어가보자."염구준은 손을 저으며 10여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갔다.'이제 다 끝내야지.'"염구준이다! 빨리 도망쳐!"저택 안에 있던 윤씨 가문의 일꾼들, 가족들은 염구준을 보자마자 귀신이라도 본 듯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도망쳤다.이 모습을 본 염구준은 너무 억울했다. 천약산시에 와서 부터 한 번도 아무 죄도 없는 윤씨 가문 사람한테는 손 댄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가 때린 건 다 맞을만한 사람들이었다.허둥지둥하는 뭇사람들을 보며 그는 윤성호가 가문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쁜 말을 했을 거라고 확신했다."거기, 이리 와 봐." 염구준이 앞에 있던 윤씨 가문의 사람 중 한 명을

  • 군신의 귀환   제1714화

    "기범아, 한 가지 약속해 줄래?"상처가 너무 심해서 아무리 치료해도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윤성호는 아예 치료하기를 포기했다."응, 뭐든지 말만 해." 지금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걸 알았기에 윤기범도 더 이상 예전의 철없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윤성호는 상대방을 바라보며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마지막에 어떻게 죽었든 절대로 복수하면 안 돼."가문을 배신하고, 강한 적까지 만든 상황에 그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아니, 아니야, 아빠가 왜 죽겠어..."윤기범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부짖었다. "약속해!"이에 윤성호는 두 손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잡고 소리 질렀다. 사실 죽음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미 사업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죽을 각오는 충분히 해뒀었다.하지만 윤기범은 자신이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응!"윤기범은 머리가 하얘져서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서 왜 그랬니?" 이때, 옆방에서 늙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대약이 복화술로 윤성호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죄송해요, 아버지. 아버지를 다치게 할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윤성호는 석실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야망을 위해 부자지간의 정도 생각하지 않았던 자신이 너무 멍청했다."너를 탓하지는 않아. 다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떻게 제대로 처리할지나 생각해보렴." 윤대약의 목소리에는 실망감이 어려있었다.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매우 아팠다."이제 방법이 없어요. 아버지, 기범이가 나중에 무술을 배우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잘 돌봐주시고요."윤성호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오늘이 지나면 염구준이 그를 찾아 결판을 내지 않더라도 윤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일이 모두 발각되어 사람들의 분노를 샀으니 그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숨을 곳도 없었다.저벅저벅.

  • 군신의 귀환   제1715화

    "절 정말로 죽이려고 했는데 당연히 그거로는 안되죠. 만약 제가 강하지 않았더라면 전 이미 죽었을 겁니다.""그리고 흑풍 존주와 손을 잡았던 사람들은 모두 죽어야 합니다."염구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을 죽이려던 사람을 살려둘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그건... 다 내가 잘못 키운 탓이니 내 목숨으로 대신 갚을게."윤대약이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윤성호가 뭘했든 결국엔 자신의 아들이었으니.염구준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천천히 검을 들었고 검기를 내뿜었다."비켜요, 이 일은 당신이랑 무관하니까. 저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두 사람이 칼을 겨누고 있을 때, 윤성호가 벌떡 일어서더니 한 통의 약물을 대동맥에 주입하였다.약물을 주입하자마자 그의 눈은 붉어졌고, 내뿜는 기운 역시 광야의 기운으로 바뀌었다. "저건 미친 짐승의 약물!"윤대약은 놀라서 큰 소리로 외치고는 윤기범을 잡고 한쪽으로 물러섰다.이건 그가 사람들을 이끌고 개발한 약물이었기에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약물을 주입하면 잠시 짐승의 힘을 얻을 수 있지만 점차 이성을 잃게 되고 3분 뒤에는 몸이 힘을 견디지 못해 죽을 수밖에 없었다. "죽인다."동물화된 윤성호는 갈라진 목소리로 짧게 외친 후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남은 이성이 그에게 3분 안에 속전속결해야 한다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너희들은 먼저 물러서!"염구준은 명령을 내리고는 검을 들고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향해 돌진했다.상대방이 뿜어내는 기운이 너무 강해서 그도 무시할 수 없었다.챙챙!염구준이 연속 세 번을 베었지만 강철에 부딪친 것처럼 맑은 소리만 났고, 조금의 혈흔만을 남겼을 뿐이었다. 목숨으로 바꾼 3분 동안의 실력은 좀 터무니 없이 강했다."우우!"윤성호가 다시 한번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자 그의 두 손에서 검은 손톱이 뾰족하게 자라났다.그는 곧바로 염구준의 얼굴을 향해 손을 휘저었고, 공세 역시 무척 강했으나 모두 정말 짐승이

  • 군신의 귀환   제1716화

    "다행이다, 다 나아서."손가을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얼굴에 어린 걱정은 전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에게 다른 걱정이 있다는 걸 알아챈 염구준은 부드럽게 물었다. "가을아, 누가 너를 괴롭혔어? 말만 해, 내가 그 자식을 가만 두지 않을 테니까.""아니야, 그렇게 폭력적으로 굴지 마. 걸핏하면 사람 때릴 생각도 하지 말고."손가을은 웃으며 염구준의 오른팔을 만졌다. '전부 다 나은 게 맞구나.'아내의 모습을 보고 염구준은 재촉하지 않고 상대방이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구준 씨, 사실 나도 이 일이 진짜로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무섭게 느껴져서 걱정 돼."손가을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겁낼 필요 없어, 하늘이 떨어져도 내가 받칠 테니까."염구준은 아내의 손을 더욱 꼭 잡으며 말했다. "응!"손가을은 고개를 끄덕이며 요 며칠간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그동안 엄마가 나한테 돈을 몇 번 더 요구했는데, 합치면 2억이 넘어. 주지 않으면 창문으로 뛰어내리겠다고 하더라고.""그것뿐만이 아니야. 엄마가 요즘 좀 이상해. 맨날 밖으로 돌아다니고 우리랑 말도 별로 안해.""어제는 글쎄, 신상을 세개나 가지고 와서 기도하더라니까."말을 마친 후 손가을은 손을 들어 벽 앞쪽에 있는 비취로 된 세 개의 신상을 가리켰는데, 재료도 좋고 만든 것도 세심하며 크기도 큰 걸 보아 매우 비싸 보였다."뭐지? 본 적이 없는데?"염구준은 만나본 각 신선들을 다시 회상해보며 말했다. 정말로 이 신상의 얼굴을 하고 있던 신선이 없어서였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용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전에 하라고 했던 일 어떻게 됐죠?""사람을 두 명 붙였는데 전부 정상이었습니다."용준영이 사실대로 보고했다. "알겠어요. 이제 사람 안 붙여도 될 것 같아요." 염구준은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상대방이 자신을 속일리는 없었지만 손가을의 말대로라면 진숙영은 정상이 아니었다.'대체 뭐지?'"무슨 일 있어?" 염구준의 생

Pinakabagong kabanata

  • 군신의 귀환   제2479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478화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 군신의 귀환   제2477화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 군신의 귀환   제2476화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 군신의 귀환   제2475화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 군신의 귀환   제2474화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 군신의 귀환   제2473화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 군신의 귀환   제2472화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 군신의 귀환   제2471화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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