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른팔을 잃고 목숨도 잃을 뻔했는데 어떻게 갚을 겁니까?”윤성호가 깨달은 듯 이마를 툭 쳤다.“알겠어요. 전우철이 구준 씨를 독살하려다가 겁을 먹고 자살한 거네요. 하지만 붉은 영지는 우리 가문의 약재이니 내가 설명해 드리죠.”그는 성의 있게 앞으로 모셨다.두 사람이 얘기하는 사이에 용준영이 다른 사람 부축을 받으며 나타났다.“형님. 죄송합니다.”그는 창백한 얼굴로 사과했다.“초상비, 데려가서 치료해.”초상비는 앞으로 다가가 용준영을 부축했다.무술 실력은 평범하지만 자신에 대한 충성심은 진심이었다.“저…”용준영은 목이 메어 말을 하려다 말았다.“돌아가서 얘기하자. 얼른 가.”염구준은 그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하지만 윤씨 가문의 기세를 보아 여기서 얘기하기 적합하지 않았다.만약 상대방이 태도를 바꾸어 공격을 한다면 싸우면서 한 편으로 용준영을 보호해야 하니 앞뒤를 돌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네.”용준영은 자신이 짐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바로 차를 타고 떠났다.“안내하시죠.”염구준은 차가 멀리 가는 것을 확인한 후, 검갑을 메고 차갑게 말했다.걱정거리가 사라졌으니 배후가 나타난다면 바로 목을 칠 것이다.그 배후에 대해 세 가지 추측이 있다.첫 번째는 흑풍, 두 번째는 윤성호, 세 번재는 윤대약이다.천산약시에 흑풍 조직 부하들이 나타났을 때부터 흑풍을 경계했다.거실에 도착하니 커다란 테이블에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먼저 예의를 지키다가 안 될 때 공격하려는 셈이군.’“구준 씨. 앉으세요.”윤성호가 공손하게 말했다.“식사 대접이라면 진작에 말씀하시지. 그러면 빈손으로 오지 않았죠.”염구준은 상대방이 무슨 수작을 부릴지 지켜보고 싶었다.기왕 온 이상 걱정할 것도 없었다.“하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누추한 곳에 오신 것만해도 감사한데 선물까지 들고 올 필요 없어요.”윤성호는 크게 웃으며 자리에 앉더니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몸매 좋은 여자들이 나오면서 거실에서 춤을 췄다.“가주님. 춤을
두 사람은 잔을 들고 단숨에 비웠다.쨍그랑!술을 마신 윤성호가 갑자기 술잔을 바닥에 내쳤다.유리 잔이 깨지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주변에서 그림자가 나타나 염구준을 포위했다.반천인 세 명, 전신 이상 개조 로봇 한 대가 나타났다.‘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그 중에서 한 사람은 낯이 익은 흑풍이었다.아무리 분장해도 역겨운 기운이 흘러서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흑풍, 역시 네 짓이구나.”하지만 흑풍은 자신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고 시치미를 뗐다.“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난 흑사야. 사람 잘못 봤어.”윤성호가 직접 윤대약은 흑풍의 손에 죽었다고 했으니 절대 나타날 리가 없다.“하하. 상관없어. 어차피 다 죽을 테니까.”염구준이 싸늘하게 웃으며 기운을 급상승시켰다.공격하려고 할 때 폐렴쟁이 차명수가 나타나 설득했다.“이봐, 화해하든지 여기서 그만두든지 해. 무력으로 싸우지 않으면 서로한테 이득이잖아.”“맞아. 반천인까지 수련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다치면 서로 불리해.”현금손 야달이 맞장구를 치면서 협박과 비슷한 말을 했다.반천인 고수와 싸우는 것은 그들도 원하지 않았다.“맞아. 수련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우린 너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적이 될 필요가 없어.”처음 보는 두 사람과 염구준은 별로 싸우고 싶지 않았다.흑풍이 나타난 이상, 그의 목표는 오로지 한 사람일 뿐 다른 사람은 잠시 무시하기로 했다.“선배님. 보시다시피 제가 화해의 뜻을 전달했지만 호의를 받아주지 않네요.”윤성호는 억울한 듯 말했다.그제야 염구준은 자신이 한 사람을 괴롭힌 꼴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윤성호. 또 개소리하면 네 대가리를 비틀어버릴 거야.”그러자 야달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이봐, 말이 심했어.”말이 통하지 않자 두 사람은 염구준이 윤씨 가문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다.오늘 진짜 싸운다면 반천인 고수 두 명까지 제거해야 한다.“따질 것도 없어. 다 덤벼!”염구준은 검갑을 잡고 검을 뽑았다.상대방 수가 많아도 흑풍을 죽이려는 결심은
차명수는 방어로 이름을 날렸지만 염구준의 힘에 밀려 뒷걸음을 쳤다.슝!그때 흑풍이 번쩍 날아 토 원소 힘을 부여한 칼로 염구준의 목을 베려고 했다.일찍 눈치를 챈 염구준이 다리에 힘을 주어 뒤로 물러섰다.일 대 다수 싸움에서 잘못 걸리면 바로 황천길 행이다.쿵!칼은 허공을 찔러 바닥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스스슥!멀리서 야달이 끊임없이 강철침을 뿌려 염구준의 퇴로를 막았다.이번에도 그는 빠르게 피했지만 전방에서 차명수가 공격해 왔다.이 각도라면 피할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팔극첩산으로 부딪쳐야 했다.쿵!거센 공격을 감당하지 못한 그림자가 뒤로 날아갔다.바로 염구준이다.황급히 상대방의 공격에 대응했지만 그래도 한 발 늦었다.염구준이 숨을 돌리기 전에 네 그림자가 협공을 펼쳤다.흑풍은 주공격, 차명수는 주방어, 야달은 멀리서 암기로 습격, 개조 로봇은 끊임없이 방해했다.네 사람은 극도로 호흡이 잘 맞아 계속 염구준을 제압했다.이대로 몰아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거라 생각했다.한편으로 윤성호는 불만을 품었다.흑풍이 반천인 고수를 두 명 데리고 온다고 약속했는데 한 명만 데리고 왔다.네 사람이 전부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면 진작에 염구준을 죽였을 것이다.이렇게 된 이상 나중에 따지기로 마음먹었다.“염구준, 너 꿈에서도 날 죽이려고 했잖아. 내가 지금 여기 있는데 빨리 와서 죽여봐.”흑풍은 우세를 차지하자 큰소리로 조소를 날렸다.눈앞의 적이 곧 죽게 되는데 몇 마디 하지 않으면 나중에 기회가 없지 않은가.“네가 바라는 대로 해 줄게.”염구준은 고함을 치는 동시에 강력한 기운을 왼쪽 주먹에 담아 바닥을 내리쳤다.이렇게 강한 힘은 바로 칠상권의 궁극적의 오의, 칠권을 합친 힘이다.바닥이 흔들거리자 네 사람은 제대로 설 수 없어 가까스로 버텼다.“철수합시다.”흑풍이 지시를 내리며 급히 물러섰다.원래 단숨에 염구준을 죽이려고 했는데 한 손으로도 이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어요. 조심해요.”
“저 새끼 공격을 막아!”흑풍이 명령하자 개조 로봇이 앞에 나타나 두 팔로 가슴을 감쌌다.펑!하지만 개조 로봇은 종잇장처럼 순식간에 잘렸다.이어서 흑풍이 들었던 칼이 두 동강이 나고 마지막에 남은 검기 여파에 가슴을 공격당했다.“아아악!”비명소리가 들리며 그의 몸이 뒤로 튕겼다.입에서 피가 계속 흐르는 것을 보아 중상을 입은 것이 틀림없었다.“토 원소 힘의 방어력이 아무리 강해도 내 검을 이겨내지 못하네.”염구준은 탄식하며 흑풍에게 다가가 마지막 목숨줄을 끊어내려고 했다.연이어 두 차례 공격을 했더니 체력 소모가 많아 숨이 차올랐다.그러나 얼마 다가가지 못하고 갑자기 두 그림자가 그의 앞을 막았다.두 사람은 흑풍과 손을 잡았으니 그를 죽게 두지 않을 것이다.“꺼져!”염구준이 검을 들어 휘둘렀지만 차명수가 방패를 들어 막아버렸다.기운이 대폭 소모되었으니 검의 위력도 약해졌다.“이제 한계입니다. 협공해서 죽여버려요!”옆에서 지켜보던 윤성호가 이때다 싶어 소리쳤다.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죽이지 않으면 본인이 죽을 수 있다.“한계? 다른 말도 아니고 한계라는 말은 허락할 수 없어.”염구준은 뒤로 물러나 그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검을 세워 하늘 높이 쳐들었다.갑자기 몸의 검기가 폭증하며 검의가 축적되었다.“매화검법, 낙매!”차명수와 야달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급히 돌진했다.“어서 저놈을 막아!”야달은 강철침을 무자비하게 던졌지만 결국 헛수고였다.염구준의 몸에 닿기 전에 단단한 검기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났다.모두가 가까이 접근했을 때 염구준이 갑자기 검을 휘둘렀다.불의 검기가 발사하며 주변에서 달려드는 적들의 몸을 공격했다.검기가 무자비하게 그들의 몸을 관통할 때마다 핏방울이 사방에 튕기고 실력이 약한 부하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애송이 무술인들은 그의 검기를 막을 수 없었다.“검의, 이미 검의의 뜻을 깨달았어.”야달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말로만 듣던 전설의 무공을 현생에서 깨
촤악.차가운 빛과 함께 차명수가 금 원소의 능력으로 겉에 두르고 있던 보호막은 절반으로 갈라졌고, 동시에 넘쳐난 검기가 그의 복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검에 베인 곳에서는 피가 미친듯이 흘러나왔는데, 이건 그가 이 10년 내에 처음 입은 상처였다. 그것도 늘 자부심 넘치던 몸에 말이다."괴물 새끼..."이 모습을 본 야달은 침을 꿀꺽 삼킨 뒤, 겁에 질려 욕을 하고는 바람 원소의 능력을 끌어올려 급히 밖으로 도망쳤다. '간단한 건 줄 알았는데, 죽게 생겼잖아!'슉!그러나 얼마 가지 못하고 염구준이 휘두른 검기에 맞아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모습을 본 염구준은 상대방이 살아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바깥으로 뛰어나갔다.한편, 염구준에게 크게 당한 흑풍 존주는 기회를 틈타 윤씨 가문에서 도망쳐 나와 때때로 뒤를 돌아보면서 비틀거리며 도망쳤다.비록 그는 전투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도망치는 거로는 세상에서 제일 으뜸이었다."쿨럭!""음흉한 자식, 거짓 소식을 퍼트려서 날 속이다니."흑풍 존주는 피를 토하며 욕을 읊조렸다.이제서야 염구준이 붉은 영지를 경매할 때부터 자신에게 함정을 팠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이 기운은... 벌써 쫓아왔구나!'흑풍 존주는 어마어마한 살기에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다시 달렸다.잠시 후 흑풍이 머물렀던 곳에 도착한 염구준은 땅 위의 핏자국을 발견했다."피? 얼마 못 도망가겠네."말을 마치며 그는 앞으로 달렸고, 빠르게 모습을 감췄다.몇 개의 거리를 쫓아 그는 검은 두루마기를 두른 사람을 발견했다. 신법이 좋지 않아 보이긴 했으나 느껴지는 기운이 흑풍 존주의 것이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발에 힘을 주어 재빨리 앞으로 달려갔다.그는 흑풍 존주처럼 보이는 사람의 뒷모습을 향해 손으로 검기를 만들어서 날렸다.죽이려고 날린 건 아니었다. 그저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 상대방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날린 것이었다."끄악!"그러나 상대방은 검기에 맞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이걸로
이때, 한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흑풍 존주의 앞을 막았다."하하, 1호, 네가 직접 올 줄은 몰랐는데."흑풍 존주는 눈앞의 개조 로봇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사실 천약산시에 진입했을 때부터 흑풍 존주는 이미 퇴로를 확보했었다.염구준과의 싸움에서 너무 많이 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매번 계획을 세울 때마다 퇴로를 꼭 확보했다. "얼른 갑시다. 이곳은 용하국이니 오래 있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1호가 재촉했다."그래."흑풍 존주는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해안가를 향해 걸어갔다.'바다까지 나가면 나도 안전하겠지.'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슉!그러나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질주해 왔는데, 속도가 끔찍할 정도로 빨라서 공기를 가르는 소리까지 들렸다."1호, 누군가가 쫓아왔다."이를 알아차린 개조 로봇 중 하나가 바로 보고했다."너희들은 가서 저 사람을 막고 흑풍 님은 저를 따라오세요." 1호는 지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얘기했다.그들은 모두 개조 로봇들이라 감정이 없어서 데이터만 따랐다."알겠다. 출발하자."기계음과 함께 여덟 명의 개조 로봇들이 전부 염구준을 향해 달려갔다. '하여튼 끈질긴 새끼.'흑풍 존주의 기분은 금세 가라앉았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흑풍, 너 이 자식, 거기 서!"염구준은 눈 앞의 쥐새끼를 잡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속도를 극대치로 끌어올렸으나, 그가 부두에 들어서자마자 여덟 명의 개조 로봇들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고철 덩어리들이!"이에 염구준은 욕설을 퍼부으며 90 센티미터의 청봉을 꽉 잡고 곧장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그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염구준은 바로 강한 위력이 담긴 검초를 쓰며 한 방에 두 개조 로봇을 쓰러뜨렸다."상대방의 실력이 너무 강하니 자폭 프로그램을 가동한다!"이에 나머지 여섯 명의 개조 로봇들은 눈에서 붉은 빛을 번쩍이면서 입을 열었다. '또 자폭이네.'염구준은 검으로 그들의 에너지가 담긴 가슴을 찌르며 순식
"후."염구준은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탁한 숨을 뱉어낸 후 힘에 부쳐 바닥에 쓰러진 채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젠장. 또 놓쳤네."연이은 싸움에서 위력이 강한 검술을 너무 많이 쓴 탓에 몸에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에 천약산시 방문을 통해 오른팔도 회복되고, 경지도 한 단계 더 발전했으니 힘든 것쯤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잠시 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를 바라보며 주작에게 천약산시의 해역에서 경외 잠수함을 발견했으니 빨리 와서 찾아보라는 메세지를 보냈다.그러나 그도 큰 희망을 품지 않았다. 잠수함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렇게 문자를 보낸 것도 그저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서였다.문자를 보낸 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기도 전에, 초상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시한대로 윤씨 가문의 저택을 포위했는데, 이제 어떻게 할까?""곧 갈 테니까 제자리에서 대기해."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바로 되돌아갔다.흑풍 존주는 도망쳤지만 윤씨 가문의 일은 처리해야 했다."도망쳐나온 사람들은 전부 붙잡았어."초상비는 염구준을 보자마자 급히 앞으로 걸어가 보고했다."잘했어. 너도 이제 정식으로 우리 쪽 사람이야."염구준은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얹고 칭찬했다.얼마전의 싸움에서 윤씨 가문의 정예들 중 대부분이 염구준에 의해 중상을 입거나 참살되어 거의 불구인 상태였다."들어가보자."염구준은 손을 저으며 10여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갔다.'이제 다 끝내야지.'"염구준이다! 빨리 도망쳐!"저택 안에 있던 윤씨 가문의 일꾼들, 가족들은 염구준을 보자마자 귀신이라도 본 듯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도망쳤다.이 모습을 본 염구준은 너무 억울했다. 천약산시에 와서 부터 한 번도 아무 죄도 없는 윤씨 가문 사람한테는 손 댄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가 때린 건 다 맞을만한 사람들이었다.허둥지둥하는 뭇사람들을 보며 그는 윤성호가 가문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쁜 말을 했을 거라고 확신했다."거기, 이리 와 봐." 염구준이 앞에 있던 윤씨 가문의 사람 중 한 명을
"기범아, 한 가지 약속해 줄래?"상처가 너무 심해서 아무리 치료해도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윤성호는 아예 치료하기를 포기했다."응, 뭐든지 말만 해." 지금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걸 알았기에 윤기범도 더 이상 예전의 철없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윤성호는 상대방을 바라보며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마지막에 어떻게 죽었든 절대로 복수하면 안 돼."가문을 배신하고, 강한 적까지 만든 상황에 그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아니, 아니야, 아빠가 왜 죽겠어..."윤기범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부짖었다. "약속해!"이에 윤성호는 두 손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잡고 소리 질렀다. 사실 죽음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미 사업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죽을 각오는 충분히 해뒀었다.하지만 윤기범은 자신이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응!"윤기범은 머리가 하얘져서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서 왜 그랬니?" 이때, 옆방에서 늙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대약이 복화술로 윤성호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죄송해요, 아버지. 아버지를 다치게 할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윤성호는 석실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야망을 위해 부자지간의 정도 생각하지 않았던 자신이 너무 멍청했다."너를 탓하지는 않아. 다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떻게 제대로 처리할지나 생각해보렴." 윤대약의 목소리에는 실망감이 어려있었다.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매우 아팠다."이제 방법이 없어요. 아버지, 기범이가 나중에 무술을 배우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잘 돌봐주시고요."윤성호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오늘이 지나면 염구준이 그를 찾아 결판을 내지 않더라도 윤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일이 모두 발각되어 사람들의 분노를 샀으니 그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숨을 곳도 없었다.저벅저벅.
똑똑!두 사람이 재산을 나눌 음모를 꾀할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수호는 경각심을 높여 채나에게 눈짓을 주었다.그러자 손발이 맞게 매트리스를 들어 침대 프레임에 가방 두 개를 집어넣었다.“누구야? 설마 바이어가 왔나?”채나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그럴 수도 있어. 근데 너무 이른 시간이야.”수호는 문을 열어줄지 말지 생각에 잠겼다.그런데 계속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죄를 지었으니 발견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것은 당연했다.만약 경찰이 들이닥친다면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이다.“누구야? 젠장, 그만 두드려!”수호가 짜증을 내며 언성을 높였다.쿵!그 순간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바로 염구준이었다.“목소리를 들으니까 제대로 찾아왔네.”두 사람은 가짜 신분증과 가짜 이름으로 사용했기에 잘못 찾아왔을까 봐 계속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수호와 채나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몸을 떨었다.그의 막강한 힘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너… 너 어떻게 여기 왔어?”수호는 이까지 떨면서 겨우 물었다.“노교수가 알려줘서 찾아왔지.”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의자에 앉았다.“노교수?”수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지하에서 노교수의 몸을 몇 번이나 찔렀는데 살아 있을 리가 없었다.“교수는 어디 있어? 나 만나서 오해를 풀 거야.”이런 비열한 작전에 넘어갈 염구준이 아니었다.“교수님은 하늘에 있어. 너희들을 교수님한테 보내려고 내가 왔어.”염구준은 손가락을 펴서 위로 올렸다.그 말 뜻은 모두 알고 있었다.노교수가 죽었으니 수호도 죽을 거라는 말이었다.“아니야.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채나가 교수를 죽였어. 저년이 나를 꼬셨다고!”수호는 옆에 서 있는 채나를 가리켰다.“웃기지 마. 분명 네가 죽였잖아. 나까지 잡아서 인질로 데리고 온 주제에!”채나가 나서서 반격했다.순식간에 두 사람은 서로 물어뜯으며 케케묵은 옛날 일까지 거들먹거렸다.“닥쳐!”염구준은 그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너희들이 갖고
브레인은 자폭할 기세로 체내의 기운을 끌어올리더니 이내 포기했다.그처럼 목숨을 아끼는 사람이 자살할 리가 없다.심지어 그럴 용기마저도 없을 것이다.“묶어서 리아성전에 연락해!”미카엘은 쌍방의 관계를 눈치채고 지시를 내렸다.“어흑…”브레인은 갑자기 혈압이 오르는 바람에 기절해버렸다.그를 잡아서 몸값을 받아내는 것은 세상 치욕스러운 일이었다.염구준은 다시 광휘에게 다가가 애도를 표시했다.그리고 두 개의 화염을 일으켜 노교수와 여자를 화장했다.이미 하얗게 타버린 유골을 함에 잘 담아서 광휘에게 건넸다.이곳은 날씨가 따뜻해서 시신이 빠르게 부패하니 용하까지 데리고 가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했다.일이 거의 마무리되었다.임시 작전팀은 모두 염구준을 쳐다보며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비록 팀장은 아니지만 어느새 그를 팀장으로 인정했다.“용하에 돌아갈 건데 당신들도 갈 겁니까?”염구준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당연하죠!”“그럼요. 이곳에 공항도 없는데 용하에 돌아간 후에 귀국하는 수밖에요.”모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문제는 염구준이 떠난 뒤에 고국의 후예들이 따지고 들까 봐 걱정되었다.“용하로 돌아갑시다!”염구준이 차에 앉아 길을 안내하고 뒤에서 일행의 차량들이 따랐다.드디어 차 대열이 용하로 향했다.이번 행차에서 임시 작전팀은 지휘관을 잃고 참담한 손실을 입었다.올 때 200명이었는데 지금은 100명도 남지 않았다.반대로 염구준은 꽤 수확이 많았다.비록 4000억을 상대방에게 주었지만 연갑과 혈자보제를 얻었으니 오히려 이득이었다.차 대열이 이동하는 속도를 보아 저녁이면 만성시에 도착할 것 같았다.이번 연합 작전에서 거록 존주가 죽었으니 임무를 완성한 셈이다.하지만 염구준이 말한 것처럼 그는 작전팀에서 탈퇴했고 거록 존주는 그가 죽였으니 다른 세력과는 관련이 없었다.만성시에 돌아온 작전팀은 축하 파티를 열지 않고 황급히 조국으로 떠났다.오히려 염구준은 급하게 돌아가지 않고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했다.윙윙!호텔에서 식사
“난 아직 볼일이 있어서, 조용한 곳을 찾아 몇 가지 질문만 할게요.”염구준은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 거절했다.노교수가 임종 전에 남긴 유언 때문에 할 일이 또 생겼다.“선배님이 편한 대로 하세요.”미카엘은 강요하지 않고 그들의 차를 가리키며 걸어갔다.염구준의 태도로 보아 다른 사람들이 대화 내용을 듣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차에 올라타자 염구준이 휴대폰을 꺼내 옥패 사진을 보여주었다.“이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고대 옥패인데 모두 8개 있다고 하더군요.”미카엘은 힐끗 봐도 그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아는 것을 알려주세요. 조건은 얼마든지 말해도 좋습니다.”염구준이 성의를 담아 요청했다.고국의 지하에서 옥패 그림을 본 이후로 고국이 옥패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물어볼 상대를 정확히 찾은 것 같았다.그러자 미카엘이 손을 휘저으며 웃었다.“선배님, 이미 큰 돈을 받았는데 더는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리죠. 오래 전에 굴운 고국에도 이런 옥패가 있었어요. 전대 국왕은 워낙 보물로 애지중지해서 고국은 이로 인해 강대해 졌어요.”“그런데 어느 날, 나쁜 마음을 품은 자들이 옥패를 노리고 전대 국왕을 독살했습니다. 이어서 수많은 세력들이 고국에 쳐들어와서 저희 선조들을 학살했지요. 나중에 옥패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자, 고국에 남은 선조들은 이곳을 떠났어요.”“가문의 전적에서 봤는데 옥패 8개를 모으면 특수한 방법으로 오묘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했어요.”미카엘이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염구준에게 쓸만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결국은 옥패가 사라졌다는 것이다.“그게 끝입니까?”“제가 아는 것은 이게 다예요. 필경… 옥패에 대한 기록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미카엘의 표정을 보아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굴운 고국은 옥패로 인해 멸망했다.고대에는 봉건사상이 강하니 불길한 물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았다.“그럼 이런 문자는 본 적이 있어요?”염구준은 다른 사진을 보여주었다.바로 민씨
쿵!염구준은 바로 돌아서 검으로 막고 상대방을 날려버렸다.7명 중에서 한 명이 빠져 진법이 무너졌다.“철수다!”전투 경험이 많은 미카엘이 즉시 결단을 내려 철수하고 다시 진법을 세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7명이서 염구준 한 명을 어쩌지 못하는데 6명이라면 아예 상대가 되지 않았다.눈앞의 반보천인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그는 아직도 강력한 초식을 위해 검기를 축적하고 있었다.이렇게 해야만 단번에 승부할 수 있으니까.“칠합일체. 전력으로 싸운다!”미카엘이 명령을 내리자 대열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거대하게 변했다.기운은 하나밖에 느껴지지 않았다.7명의 기운을 한 곳에 집중시킨 것이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검기를 축적하고는 번쩍 뛰어 맹렬하게 앞으로 돌진했다.검이능공 초식이 더 강했지만 얼마전에 사용했기에 짧은 시간에 다시 사용하는 거은 무리였다.“석운칠성멸!”미카엘도 검법을 가동하여 폭발적인 기세를 보였다.강력한 두 힘이 부딪치며 격전을 벌였다.주변에서 지켜보던 무술인들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승부가 나길 기다렸다.쿵!염구준은 미카엘을 잠시 뒤로 하고 뒤에 있는 몇몇 사람들을 공격했다.승부가 벌써 갈렸다.싸우는 과정에서 염구준은 몸이 강해진 이후, 점점 강력한 검기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공무적, 거록 존주에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실력이었다.혈자보제는 정말 귀한 보물이었다.“어서 수장들을 지켜라!”상황이 심각해자자 상대방 부하들은 우르르 몰려서 본인의 수장을 지키려고 했다.어찌 되었든 그들은 백 명이 되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다.“저희는 장식품입니까? 저도 염 선생과 함께 싸우겠습니다.”붉은 장미가 먼저 나서자 다른 무술인들도 잇따라 염구준의 주변에 다가왔다.예전에 그들의 뒷배가 성조국과 개떡 같은 협상을 체결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브레인의 지휘에 따랐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으니 그런 것을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어쩐지 염구준만 따르
”도와줘!”브레인의 고함소리에 리아성전에서 열 명 남은 부하들이 전부 지원하러 나섰지만 여전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이 고대 진법은 생각보다 강했다.나머지 세력들도 당연히 나서서 도와줘야 하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않았다.솔직히 브레인이 일방적으로 맞고 있으니 속으로 통쾌해서 나서고 싶지 않았다.그들이 나서지 않으니 7명의 부하들도 나서지 않고 관전했다.“염 선생님, 저들이 싸우고 있을 때 우리 떠나죠.”붉은 장미가 나서서 상의하려는 투로 말을 건넸다.타이밍은 좋지만 염구준은 떠날 생각이 없었다.“급하지 않아요. 진법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어쩌지 못해요. 일단 지켜보고 얘기하죠.”그는 거드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이 나라의 후예들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다.전쟁터에서 격렬한 싸움이 계속 진행되었다.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리아성전에 반보천인 2명밖에 남지 않았다.두 사람은 포위되어 반격하지도 못하고 가까스로 버텼다.“이제 때가 되었네.”정확히 30분 후, 관전하던 염구준이 한마디 했다.쿵!그 순간 7명은 가장 약한 반보천인을 공격해 쓰러트렸다.혼자 남은 브레인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중상을 입었다.리아성전은 이번 작전에도 전멸한 셈이었다.“저들은 리아성전에서 왔어요. 돈이 많으니까 잡아다 몸값이라도 받아요.”염구준이 불쑥 튀어나와서 말하자 브레인은 하마터면 혈압이 올라 쓰러질 뻔했다.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를 잡아다 몸값을 받는다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앞으로 리아성전에서 고개도 쳐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다.“알려줘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당신들 전부 잡아야겠는데요.”미카엘은 돌아서서 염구준을 노려봤다.발차기로 본인의 형제인 반보천인 고수를 물리쳤으니 절대 우습게 볼 수가 없었다.“염 선생님, 제가 도와줄게요.”마지막 남은 반보천인이 염구준의 곁으로 다가갔다.두 사람이 힘을 합친다면 이길 가능성이 있었다.게다가 그들 사이에 얼굴을 붉힌 적도 없었다.“괜찮아요. 나 염구준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약하지 않아요.”
우르릉쾅!한창 격전을 치를 때, 지하가 심하게 진동하면서 위에서 자갈과 모래들이 떨어졌다.지하가 언제든 무너질 것 같았다.이곳은 지면과 거리가 있어서 묻히게 되면 아무도 살아서 도망칠 수 없다.“도망쳐! 지진이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양쪽 세력은 싸움을 멈추고 지하 입구로 도망쳤다.그들은 내려올 때, 나중에 올라가기 쉽게 밧줄을 묶어 사다리처럼 연결해 놓았다.이미 지하 입구 아래에 도착한 염구준은 사다리를 잡고 가볍게 위로 올라갔다.임시 작전팀에서 싸우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지하를 나가면 바로 석굴암이었다.평소 풀도 자라지 않고 한산하기 그지없던 곳에 오늘따라 사람들로 북적거렸다.딱 봐도 7인조 패거리는 보통 무술인 같지 않았다.“미카엘, 실은 자폭 기관을 가동할 필요 없어. 내려가서 저놈들 죽여버리면 그만이야.”한 여인이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조심해야 해. 저들 중에 고수들이 있다고 들었어.”미카엘이라는 남자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엄숙하게 말했다.그런데 불복하는 일행이 나서서 반격했다.“뭐가 무서워? 우리 7명이 모이면 저놈들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어. 감히 조상들의 물건에 눈독을 들여?”“맞아. 난 수년 전에 이미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해서 아무도 안 무서워.”미카엘이 다시 나서서 말렸다.“큰소리하지 마. 기관이 작동하면 절대 되돌릴 수 없어. 일단 보초군부터 해결하자.”“나 혼자면 충분해!”한 그림자가 브레인이 지시한 부하들에게 돌진했다.“너희들 누구야?”반보천인 고수의 갑작스러운 습격에 리아성전의 부하들은 반격할 기회도 없이 참살당했다.이어서 남자는 한 줄기 기운을 발사하며 지하로 연결된 밧줄을 끊어버리려고 했다.스스슥!그때 마침 염구준이 지하에서 올라오며 남자의 얼굴을 향해 발을 힘껏 날렸다.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한 남자는 두 팔로 얼굴을 막으며 뒤로 물러섰다.‘강하다!’이미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했지만 상대의 발차기에 팔이 저리고 아팠다.“당신은 현지 무술인입니까?”염구준이 두 사람을 내려
브레인이 말을 번복하니 여러 세력들은 불만을 품고 논쟁을 벌이다 결국 싸움이 일어났다.손전등이 비추는 곳 외에 어두워서 누가 누굴 공격하는지 누가 죽었는지도 알아볼 수 없었다.임시 작전팀의 철석 같은 동맹이 며칠 사이에 원수가 되어버렸다.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함께 공격하라! 브레인을 죽여라. 리아성전의 횡포가 하늘을 찌른다!”“맞아. 저 영감을 죽여야 해.”“감히 리아성전의 위엄에 도전하다니 죽고 싶어?”브레인이 모두의 분노를 사서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이젠 리아성전에 반보천인 고수 2명이 있어도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구석에서 몇몇 사람들은 혼전에 참가하지 않았다.“장미 대장, 정말 도와주지 않을 겁니까?”호전적인 누군가는 벌써 손이 근질근질했다.“죽고 싶으면 막지 않을게.”붉은 장미는 두 팔로 가슴을 감싸고 싸늘하게 대답했다.격전을 벌이고 있을 때 한 켠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여기 시끌벅적하네.”바로 염구준이었다.그 목소리를 들은 임시 작전팀은 바로 동작을 멈추고 물러섰다.변수가 나타났으니 계속 싸운다면 오히려 남에게 좋은 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형님 맞습니까?”그때 어느 바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나약하게 들렸다.염구준의 기억이 맞다면 목소리의 주인은 아마 노교수의 제자 광휘일 것이다.그가 재빨리 다가가자 피바다에 쓰러진 노교수가 보였다.호흡이 미약하게 들리는 것이 이미 가망이 없었다.그리고 수호와 채나는 보이지 않고 다른 여제자도 죽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염구준이 광휘의 상처를 살펴보며 물었다.“수호와 채나가 돈에 눈이 멀어서 우리를 음해하고 보물을 챙기고 도망갔어요.”온몸이 피투성이인 광휘가 이를 갈면서 대답했다.노교수의 팀은 설립된 지 오래되어서 다들 정이 깊었다.그런데 재물 앞에서 사람을 죽인 것이다.“에휴, 내… 내가 어리석었어.”노교수가 가까스로 말을 하면서 자신을 책망했다.염구준은 두 사람의 상처를 살펴봤다.두 다리를 심하게 다친 광휘는 앞으로 휠체어에 앉아
한 차례 격전은 30분 정도 지속되어서야 끝났다.반보천인 고수가 있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전부 이곳에서 구렁이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전신 경지 이하는 빨리 열매를 따고 나머지는 구렁이가 나타나는 것을 대비해 방어한다.”브레인은 또다시 변고가 생길까 봐 인상을 찌푸리며 현장을 지휘했다.방금 거대 구렁이의 방어력이 엄청나서 속으로 꽤 놀았었다.윙!그때 갑자기 이명소리가 들리더니 검 하나가 구석에서 날아와 석벽에 꽂혔다.“혈자보제는 내 거야. 너희들은 꺼져.”익숙한 목소리의 주인은 염구준이었다.그는 모습을 드러내며 구자검을 회수했다.염구준을 본 브레인은 안색을 굳히며 싸늘하게 말했다.“염구준, 덩굴에 열매가 빈 것을 보아 네가 많이 딴 모양이구나. 그것으로 만족해!”이런 보물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섭섭하게 무슨 말씀이세요. 혈자보제는 기이한 열매라 아무리 많아도 성이 차지 않네요.”염구준이 석벽으로 걸어가더니 열매를 따기 시작했다.리아성전의 부하들은 깜짝 놀라 움직이지 못하고 눈길을 브레인에게 돌렸다.그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었다.전에 싸우면서 염구준이 보여준 어마어마한 전투력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절반씩 나누자. 나도 많이 양보했어.”브레인은 어쩔 수 없이 양보하기로 했다.“벌써 귀가 먹었어요? 꺼지라고 했잖아!”염구준은 브레인을 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예로부터 보물은 능력이 있는 자만이 차지했으니 브레인은 공유받을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염구준, 말이 너무 심하네. 우리 리아성전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고!”브레인이 뒷배를 내세웠다.“잔말 말고 물건은 여기 있으니까 능력이 있으면 빼앗아 보시든지.”염구준은 말하면서도 계속 열매를 따고 있었다.그 태도를 보아 브레인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끄드득!열받은 브레인은 손가락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당장이라도 공격할 기세였다.“염구준, 너 몇 시간 전에 결투를 벌였으면서 나를 상대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을 거다.”이번에 다른 반보천인
혈자보제는 아주 귀한 보물이다.하지만 보관하기 어려워서 열매를 딴 후 바로 복용해야 했다.아니면 약효야 떨어지고 며칠 뒤에 아예 썩어버린다.모든 약효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염구준은 제자리에 앉아 꼼작도 하지 않았다.얼마나 지났는지, 통로에서 다시 인기척이 전해지면서 일행의 말소리가 들렸다.“대장, 밖에 보물 정말 챙기지 않을 겁니까?”“이 바보야, 그렇게 무거운 걸 얼마나 가질 수 있을 거 같아? 그보다 더 가치가 있고 가벼운 것을 챙겨야지.”“역시 대장은 똑똑해요.”두 남자의 대화 소리가 점점 가까이에서 들렸다.염구준은 어두운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혈자보제를 흡수하고 있기에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잠시 후, 두 사람은 혈자보제가 자란 곳까지 다가왔다.그들 반응도 염구준과 똑같았다.“대장, 여기 방울토마토 있어요.”대장은 얼떨떨했다. 햇빛도 없는 곳에 어떻게 식물이 자랄 수 있는지 말이다.퍽!“이 무식한 자식아, 방울토마토가 이렇게 생겼어?”대장은 부하의 뒤통수를 갈기며 물었다.“그럼 이건 뭡니까?”부하는 맞은 곳을 슥슥 문지르며 물었다.“이것은…”한참을 살피던 대장도 무엇인지 몰라 대답하지 못했다.이런 식물은 본 적도 없었지만 동글동글한 것이 참 탐스럽게 생겼다.“혈자보제다. 하하하.”바로 그때 다른 통로에서 브레인이 부하들을 이끌고 나타났다.강력한 고수들은 더 귀한 물건을 원했기에 금은보화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브레인 팀장님도 여기에 오셨군요.”대장은 상대방의 정체를 확인하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지만 속으로 짜증을 냈다.한 사람이 더 나타나면 어떤 귀한 물건이라도 모두 나눠야 했기 때문이다.특히 브레인 같은 고수와 동행하면 국물도 얻어먹지 못할 것이다.“그래. 너희들 모두 나가. 여기는 리아성전의 귀속이고 밖에 재물들이나 가져.”브레인은 혈자보제를 탐욕스럽게 쳐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이것이 어떤 물건인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브레인 전주님, 그건 아니죠. 혈자보제는 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