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당한 사람과 2대 1로 붙는다면 이길 확률이 높았다.어마무시한 기세로 공격해오는 두 사람을 보며 염구준도 조금 위기감을 느꼈으나 오른손을 한 눈 보고는 왼손으로 싸우기로 결심했다. 그는 칠상권, 칠권합일을 쓰기 위해 대량의 기운을 모았고 그 때문에 오장육부를 다쳐 입가에서 피까지 흘러나왔으나 계속 힘을 모은 끝에 끝내 어마무시한 기운을 내뿜을 수 있었다.모든 힘을 다 써서라도 한 명을 죽이겠다는 의지였다."하하하!"윤영식은 상대방의 공포스러움 힘에 자신이 어떤 존재를 마주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고 미친 듯이 웃으며 죽을 각오를 했다.염구준의 왼팔에서 핏줄이 확연하게 드러나면서 곧이어 진기와 불꽃이 그의 팔을 감쌌고, 모든 준비가 다 된 걸 본 그는 망설이지 않고 적들을 공격했다. 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팔 주변에서 '치직' 소리가 났고, 공기조차도 이 강력한 힘에 일렁거렸다.염구준이 전력을 퍼부은 주먹은 어마무시한 기세로 두부를 때리듯이 정확하고 손쉽게 윤영식의 오른쪽 가슴을 관통했으나 윤영식은 그의 힘을 버티면서 계속 앞으로 나가 염구준을 끌어안았다. "절 신경 쓰지 말고 계속 공격하세요!"약물을 맞았기 때문에, 그는 통증을 느낄 수 없었다.'이렇게 목숨을 건 공격 방식이라니. 대단하군.'이 모습을 본 염구준이 속으로 감탄했다.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이혁이 리듬 있게 발을 디뎠는데, 한 걸음 디딜 때마다 체표가 흔들리고 기운이 강해졌다. 그가 준비하는 공격도 살수였던 거다."꺼져!"염구준은 전력을 다해 몸부림 쳤으나 방금 전의 일격에 전력을 다 했기에 힘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벗어날 수가 없었다."광혈일도참!"힘을 다 모은 한이혁의 몸은 이미 피땀에 젖어 있었고 두 눈 역시 붉어졌는데,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무서웠다.그는 곧바로 뛰어올라 붉은 기운을 내뿜으며 염구준의 머리를 향해 칼을 날렸다.지금 현재 적을 붙잡고 있는 윤영식은 이미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하하, 죽을 때 한 명을 더 데려가니 황천길
한이혁은 자신이 전력을 다한 일격이 먹히지 않자 놀라서 소리 질렀다.'다 끝났어!'"씨발, 굳이 오른손을 쓰게 하네?"오른팔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통증에 염구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두 팔을 힘껏 위로 돌려서 한이혁을 허공에 붕 뜨게 한 다음, 상대방의 복부에 무릎을 박아 더욱 위로 올라가게 만들고는 가슴에 훅을 날렸다.두 사람은 그렇게 전의 그 층까지 올라갔다. "커헉!"큰 부상을 당한 한이혁은 바닥에 누워서 심하게 기침을 했다. 죽을 때까지 얼마 남지 않은듯 싶었다."우리 아버지는?" 윤범걸은 두 사람만 있는 걸 보고 급히 물었다."왜 그딴 의미없는 질문을 하는 거지? 그 자는 어차피 그걸 쓴 이상 다 죽게 되어있는데."염구준이 몸에 묻은 먼지를 털며 대답했다.'돌아가셨다는 거지?'윤범걸은 침착히 현재의 상황을 분석했다. '두 명의 반보천인은 이미 죽었고, 염구준의 말투를 들어보면 우리를 그냥 보내주지는 않을 것 같은데.'생각을 마친 그는 바로 결정을 내리고 소리쳤다."사투를 벌여라!"그의 명령에 윤씨 가문 방계의 고위층들은 모두 약물을 꺼내 대동맥에 주입했다."너희 같은 미친놈들은 내가 직접 끝내줄게."염구준은 말을 하며 모든 진기를 천천히 왼손에 모았다.눈앞의 사람들은 약을 복용해도 전신 위의 실력에 불과했기에 그는 적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다만 시간을 좀 낭비해야 할 뿐이지.'"죽여라!"약효는 약물 투입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올라왔다. 사람들은 윤범걸의 인솔하에 소리를 지르며 공격을 퍼부었다.죽더라도 싸우고 죽는 걸 선택한 것이다.염구준은 사람들을 한 눈 보고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앞으로 돌진해 그들을 죽였다.사리사욕을 위해 목숨을 쉽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오늘 같은 날이 언젠가는 왔을 테니.그는 사람들 속에서 왔다갔다하며 전부 목을 베었다."넌 결코 편히 죽지 못할 거다!"윤범걸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그저 저주를 퍼부으며 눈을 감았다.그를 마지막으로 불량약을 만드는데 가담
일년 내내 천약산시와 같은 작은 곳에 박혀 살아 시야가 좁은 사람이 어떻게 전신전의 존재를 알 수 있겠는가?"네가 뭐라 해도 치료할 생각 없으니 꿈 깨."이제마는 상대방의 건방진 태도에 열이 올라 바로 단호하게 거절했다. "X발!"이 대답에 유일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제마의 가슴을 차버렸고, 이제마는 바로 넘어졌다."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1분 지날 때마다 당신 손가락을 잘라버릴 거야."말이 끝나자 그는 깨진 알람시계를 꺼내 시간을 보기 시작했다. 째깍째깍 울리는 시계소리는 조용한 방안에서 더욱 크게 들렸다.하지만 이제마는 그의 협박에도 눈을 감고 아랑곳하지 않았다.전신전에서 전주부터 문 지키는 개까지 이르러 죽음을 두려워하는 생물은 하나도 없으니까.따르릉!1분이 금방 지나서 알람이 울렸으나 이제마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상대방더러 마음대로 하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잘라!"유일현도 착한 사람이 아니라 이 모습을 보고 바로 명령을 내렸다. 이에 뒤에서 경호원 두 명이 걸어나오면서 흉악한 표정으로 칼을 꺼냈다."계속 보고만 있을 겁니까? 제 손이 다치면 손해를 보는 건 당신일텐데요."이제마가 옆에 있는 창문을 향해 소리쳤다."하여튼 코가 개보다 더 좋다니까."그러자 곧바로 농담 소리와 함께 염구준이 재빨리 방 안으로 들어왔다. '염구준!'"겁도 없이 감히 내 앞에 나타나?"유일현이 화를 내며 말했다.전에 병원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제의를 거절한 것에 대해 매우 기분이 상했기 때문이었다. "허, 여기가 무슨 못 올 곳도 아니고, 뭔 상관이야? 그리고 내가 그쪽을 찾아왔다고 해서 뭐 어쩔건데?"염구준은 이제마가 무사한 것을 보고 빠르게 걸어가 밧줄을 풀어줬다."누가 너더러 밧줄을 풀라고 했어?" 이 모습을 본 경호원은 크게 소리 지르며 칼을 들고 염구준을 공격했다. "꺼져!"이에 염구준은 큰 소리로 외쳤고, 소리가 띤 충격파에 맞은 경호원은 바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그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을 용서할 생각이
유일현은 갑자기 느껴지는 격렬한 통증에 참지 못하고 처량한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다."유 대표님이 돌아가셨으니 대표님을 위해 복수하자!"이때, 경호원들 중 누군가가 소리 지르자 모두 우르르 몰려들었다.사실 그들에게 유일현이 살았든, 죽었든은 중요하지 않았다. 얼른 염구준을 죽이고 돈을 나눈 후 도망가고만 싶었으니까."돈은 좋지만 가질 능력이 있어야지 않겠어?" 그들의 탐욕 어린 모습에 염구준은 몸도 돌리지 않고 싸늘하게 웃었다.쾅!전신의 영역이 펼쳐지자 무서운 힘이 사람들을 압박하며 그들이 끊임없이 후퇴하도록 밀었다.쾅쾅!경호원들은 손에 든 고무막대기, 칼 등을 들고 전방의 이름 모를 에너지를 끊임없이 공격했지만 상처 하나 남기지 못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이게 도대체 무슨 요술이야?"앞에 또 한 층의 투명한 결계가 막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고, 깨뜨리지도 못했다.이건 염구준이 자신의 실력을 본 사람들이 알아서 떠나도록 만들기 위해 만든 것들이었다. "이래도 안 꺼져?"한 무리의 벌레들에게 손을 쓸 생각은 없었다.그러나 거액의 유혹에 이기지 못한 경호원들은 떠날 의사가 없이 계속 전신의 영역을 공격했다.설령 헛수고라 할지라도 한 번은 시도해 보려는 작정이었다."흥, 답이 없네."염구준은 싸늘하게 말한 뒤 대량의 기운을 내뿜어 경호원들에게 날렸다.쾅!이 강대한 기운에 적지 않은 경호원들은 밖으로 밀려났고, 안에 있는 일부도 기절했다. 조금 전까지도 시끄럽던 별장 안은 이 한 방으로 드디어 조용해졌다.그는 유일현에게도 계속 죄를 묻고 싶었지만 상대방이 기절해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가 잠깐 고민할 때쯤, 옆에 있던 이제민이 눈을 반짝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한 번 치료해볼게요. 침 한 대만 맞으면 바로 깨어날 수 있을 겁니다."'이 늙은이가 꽤 뒤끝이 있네.'염구준이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마는 앞으로 나아가 은침 하나를 꺼내 유일현의 혈자리에 갑자기 쑤셔넣었다.
"염 선생께서 바라시는 게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입을 열었다. "돈에는 관심 없지만 내 사람들을 때린 건 꼭 갚아야겠어서 말이야."이 말을 들은 유일현은 자신이 곧 한바탕 맞을 거라는 걸 확신하고 서둘러 말했다. "한 번만 봐주신다면 손씨 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모든 부정적인 글을 철회하고 당신들이 이미지를 세탁하는 걸 돕겠습니다. 어떠신가요?""아니, 괜찮아. 어차피 우리는 몇 시간 후면 천약산시에 굳건히 설 수 있을 테니까."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이 유혹 없는 제안을 바로 거절했다. 그들이 어젯밤에 사람을 구한 행위는 이제 곧 일파만파로 빠르게 사람들에게 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구하는 건 그 어떤 업적보다도 더 이름을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천약산시에서의 지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사람을 구했는데 그깟 흑역사가 무슨 대수인가? 손씨 그룹은 이제 사람을 구한 그룹으로 천약산시의 시민들에게 기억이 남을 것이 뻔했다."아, 안 돼!"얼마 지나지 않아 별장에서는 유일현의 비명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염구준도 이번에는 자애롭게 그를 완전히 죽이지 않고 절반 정도 죽여놓았다."그럼 이만 가죠. 아, 참, 이거 먹은 후에 해독주사 맞으면 돼."이제마는 떠나기 전에 불량약의 독을 해독할 수 있는 알약 하나를 남겨두면서 당부했다.그는 의사니까 말이다. 잘못한 건 유일현이지, 환자가 아니니 평등하게 대해야 했다.그후 두 사람은 별장을 떠나 병원에 갔고, 염구준은 용준영이 그저 겉만 다친 걸 보고 안심했다.초상비 역시 들은 정보들을 전부 염구준에게 모두 알려주었다.윤씨 가문은 이번 사건을 빠르게 대처했는데, 방계의 고위층들이 전부 염구준의 손에 죽었다는 걸 알고는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밀어놓고 죄를 지은 후과가 두려워 자살했다고 외부에 전했다.그리고는 불량약을 먹어 중독된 환자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주겠다는 입장문까지 내놓았다.덕분에 불량약의 여론은 빠르게 가라앉았고, 경매 역시 계획한 날짜
"저 사람은 진짜 대단한 사람이야. 이번에 많은 사람들을 구해서 다들 고마워 하거든."사람들이 의논하는 소리에서 염구준의 뒷모습은 점차 사라져 갔다.그가 막 안에 들어서자마자 바니걸 코스프레를 한 젊은 여성이 다가와 달달하게 웃었다."안녕하세요, 혹시 염구준 선생님 맞으세요?""네, 무슨 일이시죠?"염구준은 상대방이 무엇을 할지 몰라 대충 대답했다."저는 이성희라고 해요. 이 클럽에서 안내원 역할을 하고 있죠. 오늘은 제가 당신에게 클럽을 소개해 드릴 겁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이성희가 예의 바르게 자기소개를 했다.'하여간, 쓸데 없는 일은 많이 한다니까.'염구준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눈앞의 여자가 윤성호가 그의 본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 보낸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럼 안내해 주세요."염구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런 유혹은 그에게 잘 통하지 않았다.하지만 이성희는 정말 예뻤고 그녀에게서 성숙된 여성의 매력도 느껴졌다."누나, 몇 살이에요?" 초상비는 남성호르몬을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나가 물었다."호호, 스무 살인데?"이성희는 고개를 돌려 눈을 곱게 접고 웃어보였다. 그녀의 웃음에 주위 사람들도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그대로 멍 때렸다. "스무 살, 좋죠." 초상비는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눈에 빛을 잃은 채로 이성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여자들은 자신의 나이를 스무 살이라고 말하는 걸 좋아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또 아주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았다.이성희는 눈을 돌릴 때 염구준을 일부러 힐끗 쳐다보았지만 이상을 발견하지 못해 자신을 의심했다.'내 매력이 부족한가?'"크흠, 상비야, 아프면 돌아가서 먼저 쉬어."염구준은 기침 소리를 내며 초상비의 체내에 강한 기운을 주입했다. '미인계에 걸렸군.'"다음번에는 이런 일 없게 할게."미인계가 풀린 초상비는 고개를 숙이고 약속했다.'처음 같이 임무를 해보는데, 이렇게 덜 떨어진 모습을 보이다니. 창피해.' 염구준은 손을 젓고는 이성
“염구준 씨, 마음에 드는 물건 있으면 얼마든지 가셔가셔도 됩니다. 저희 윤 대표님께서 계산할 거예요.”이성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나 돈 많아요.”염구준은 바로 거절해버렸다.남을 앞세워 허세를 부리면서 온갖 방법으로 그를 시험하고 있었다.방금 미인계로 그가 호색한지 시험했다면 이번에 재부를 탐내는지 시험했다.머리가 비상한 윤성호는 천천히 그의 취향을 탐색해서 상대할 작정이었다.그런데 전혀 먹히지 않았다.접대를 시작해서 벌써 30분이 지났는데 전혀 상대방의 취향을 알아내지 못하자 이성희는 머리가 지끈 아팠다.평소 손님을 접대했던 경험이 많은지라, 이쯤 되면 이미 침대에 쓰러트려야 정상이다.염구준은 걷다가 한 노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옥비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사장님, 비녀 얼마예요?”아주 귀한 물건이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초상비가 염구준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보더니 눈을 반짝거렸다.‘옥패 조각이야.’옥비녀는 겉보기에 평범했지만 얼음 비취, 자색 비취, 최고급 양지옥에 비해 차이가 엄청 났다.2층은 고물들만 팔았다.옥패 조각은 아주 오랜 옥에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눈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장기간 휴대하고 다니면 체질을 개선하고 혼백을 강화할 수 있다.염구준은 필요 없지만 가족들이 많으니 옥패 조각이 많이 필요했다.“600만 원입니다.”가게 사장은 별로 값진 물건이 아니라서 대충 대답했다.“알았어요. 살게요.”염구준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앞에 적힌 계좌로 돈을 이체했다.계좌이체했다는 알림이 뜨자 사장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무 상자를 꺼내 포장했다.“안목이 있으시네요. 이거 조상이 물려준 거라 정말 귀한 물건이거든요. 주머니 사정이 나쁘지 않다면 팔지도 않았어요.”“그래요? 거기 파사문이 새겨져 있죠?”염구준이 피식 웃었다.“…”허튼 소리를 하고 뻘쭘했는지 사장은 입을 다물고 물건을 상자에 넣었다.“와, 옥비녀 너무 예쁘네요. 저한테 팔면 안 돼요?”그때 청순하게 생긴 여자가
두 번이나 창피를 당했더니 전우철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아주 좋아. 내가 아주 빡 돌았어.”“그래서 어쩔려고?”염구준이 계속 도발했다.시비를 건다면 상대방이 밑천이 바닥날 때까지 상대하면 그만이다.“감히…”전우철이 손가락을 까딱하며 염구준에게 본때를 보여주라고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재력을 따지자면 윤씨 가문과 견줄 수 있기에 일부러 그런 것이다.하지만 지시를 내리기 전에 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바로 초상비다.전우철의 부하들이 한 발작 내딛는 사이에 이미 중상을 입고 쓰러진 것이다.“애송이들이 감히 형님한테 건방지게 굴어. 죽고 싶어?”초상비는 부하들을 쓰러트리고 제자리로 돌아왔다.그의 실력은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이런 실력으로 평범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눈감고도 할 수 있었다.“도끼야, 저놈의 다리를 분질러버려!”전우철은 인파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도끼는 그가 가장 아끼는 부하로서 지금까지 패배한 적이 없었다.‘단진 무성이네.’초상비는 상대방의 실력을 알아보고 태연하게 말했다.“덤벼.”밖에서는 강하겠지만 염구준의 앞에서는 애송이나 다름없다.“대표님.”도끼는 방금 기운을 감지하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전우철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그 말을 들던 전우철은 안색이 굳어졌다.염구준을 이길 가능성이 없어서 속만 부글부글 끓었다.진퇴양난의 상황에 이르자 윤성호가 웃으면서 다가왔다.“여기 보물들이 많은데 두 분 뭐 하러 옥비녀를 두고 싸우는 겁니까? 다른 것을 사면되잖아요.”그 말에 염구준은 토가 나오는 것 같았다.오늘 경매장에서 모든 함정은 그를 겨냥한 것인데 아직도 뻔뻔스럽게 가식을 떨고 있으니 말이다.만약 염구준이 다른 계획이 없었다면 바로 죽여서 백 년 된 붉은 영지를 가져갔을 것이다.어차피 윤씨 가문에서 채집을 했으니 채집 중에 훼손될 우려는 이젠 안 해도 되었다.“그럼 옥비녀를 누가 사면 좋겠습니까?”“그건… 전 방금 와서 구제척인 상황을 잘 모르니 두 분이 잘 얘기하세요.”윤성호는 미꾸라지처럼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
“하하, 이겼다.”얼마나 많은 수를 무르고서야 할아버지는 이겼다고 아이처럼 기뻐하셨다.이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진 적은 없지만 번마다 이길 때면 엄청 좋아하셨다.단지내에서 염구준만 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었다.“대단하세요.”염구준은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렸다.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인들은 모두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랐다.지잉-전신전에서 연락이 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르신,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얼른 가. 일이 중요하지.”할아버지는 장기판을 보며 기쁨을 만끽했다.염구준은 자료를 보면서 집으로 달려갔다.“국주님, 놈들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지금 남극 빙원에 있어요. 구체적인 위치는 아직 모르겠고 놈들의 수법이 은밀해서 빼앗은 로봇을 모두 여러 갈래로 운반하고 있어요.”남극 빙원은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기후가 악랄하고 환경이 복잡한 데다 수많은 세력들이 잠복해 있었다.아직까지 통제할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몇 년 전만 해도 그곳의 기후가 매우 낮아 누구도 살지 않았었다.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방한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수많은 조직과 세력들이 그곳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하지만 아직까지 치안이 혼란스럽고 주먹이 센 사람이 통치는 바람에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염구준은 자료를 살펴보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정영팀은 신속하게 청해로 온다. 위장을 잘하고 절대 행적이 드러나면 안 된다.]이번 작전에 대해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후, 집에 돌아와 손가을에게 말하고 그날 저녁에 청해 부두로 향했다.장모님인 진숙영에게 은밀히 고수들을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신비한 클럽은 인간 세상에서 증발할 것처럼 사라져서 골치가 아팠다.하지만 국정이 급선무인 지금 청목을 먼저 해결해야 했다.염구준이 부두에 도착했을 때 백호, 주작, 현무 그리고 세 명의 전왕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 모두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주… 염 선생님!”여섯 사람은 염구준에게 다가와 깍듯하
“주작. 천목 시스템을 가동해. 내가 구체적인 좌표를 보내줄 테니까 그 해역의 화물선을 주시해.”“백호. 7인 정예팀을 선발해서 잠시 내 명을 대기하고 있어.”“현무, 한 달 사용할 최첨단 무기를 준비해.”“청룡, 넌 전신전을 지키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염구준이 지시를 내릴 때 누구도 농담하지 않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네.”임무를 내린 후, 염구준은 한마디를 남기고 청해로 돌아갔다.“송 가주와 국주가 상의하는 동안 누가 방해를 한다면 바로 죽이러 올 것이다.”염구준의 말에 외부인들은 바로 속셈을 거두었다.이어서 송씨 가문은 절반 주식을 국주에게 담보로 내놓고 보호를 받았다.국주가 내세운 조건은 송씨 가문이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생길 때 다시 주식을 돌려주는 것이었다.중요한 임무를 맡은 송현우는 지금 상황에서 반천인 경지와 싸울 수 있는 유력한 후계자였다.송명호 일가는 더는 송 가주를 방해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족보에서 쫓겨났다.그를 지지했던 세력들은 자발적으로 돈으로 배상하고 평화를 유지했다.송씨 가문의 세력이 대폭 하락하니 이러는 수밖에 없었다.청해로 돌아온 염구준은 손가을이 잘 관리한 덕에 편히 지낼 수 있었다.“구준이 왔어?”그를 제일 먼저 맞이한 사람은 방금 기도를 마친 진숙영이었다.최근 신비한 클럽이 감쪽같이 사라진 바람에 그녀는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장모님.”염구준이 뭐라고 하기 전에 진숙영은 또 속으로 중얼거리며 기도했다.“아빠.”인기척을 듣고 나온 염희주가 활짝 웃으면서 두 팔을 벌리고 다가갔다.“그래.”‘귀여운 녀석, 어쩜 이리 애교가 많을까. 며칠을 못 봤더니 또 키가 컸네.’염구준은 대답하면서 딸을 뻔쩍 들어올렸다.딸을 보는 그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저러다 신선이 되겠어요.”염희주는 진숙영을 힐끔 보면서 염구준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그런 말하면 못 써.”염구준이 바로 말렸다.어른들의 일에 아이가 끼어드는 것과 함부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빠
송씨 가문의 절반 재산은 천문학적인 숫자인데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다니 생신을 축하하러 온 손님들이 당황했다.“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부디 염 선생이 말씀해 주시죠.”송 가주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국주한테 가서 얘기하면 아마 기꺼이 도와줄 겁니다.”염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송 가주는 그제야 깨달은 듯 허벅지를 탁 쳤다.솔직히 말해서 염구준도 절반 재산을 갖고 싶었다.하지만 손씨 그룹에 비해 용하에서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거절한 것이다.이 정도 대의는 갖추고 있었다.“가주님, 큰일 났습니다.”두 사람 대화할 때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얼른 말해. 이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냐?”송 가주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과감하게 말했다.“저희가 해외에 수출한 로봇 화물선이 습격당했어요. 거기에 나무 표식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은 재빨리 다가가 태블릿을 보여줬다.확인하던 송 가주가 두 눈을 부릅떴다.“염 선생. 이거 진짜 큰일 났습니다.”송 가주는 태블릿을 빼앗아 염구준에게 걸어갔다.이번에야말로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염구준은 힐끗 쳐다보려 했으나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았다.“젠장. 이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겁니다.”옆 사람들은 방금 싸울 때도 이렇게 화내지 않았는데 반천인 고수가 화난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했다.태블릿에 뜬 메시지에 몇 글자과 사진 2장만 보였다.내용은 이랬다.[먼저 송씨 가문을 도륙하고 용하국을 주살한다.]사진 한 장에 검정색 나뭇잎이 찍혀 있고 다른 한 장에는 청색 나뭇잎이 찍혀 있었다.그것은 분명히 떠돌이 7인조에서 흑풍과 청목을 가리키고, 두 사람이 송씨 가문과 용하를 상대하겠다는 뜻이었다.용하국에서 송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염구준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용하를 건드린다면 상의할 여지없이 싸워야 했다.“염 선생,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요?”송 가주는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지금 폐인이 되어서 아무리 훌륭한 계략을 짜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이제 좀 재미있네.”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공격할 태세를 잡았다.송현우의 검의가 얼마나 강한지 엄청 기대되었다.승부는 금방 갈리고 구경군들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필경 마지막 공격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매화검법. 쇄산!”먼저 기운을 축적한 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격했다.송현우의 검의는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게다가 고씨 선조들이 남긴 시구를 본 이후로 염구준이 초식을 조금 바꾸었는데도 무궁무진한 힘을 발산했다.“죽어라!”그때 맞은편에서 송명호도 패왕창을 들고 공격했다.염구준의 기운을 감지하고 본인이 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면서 공격한 것이다.예를 들면 갑자기 염구준이 심장병이 발작한다든가.쿵!칼끝과 창끝이 부딪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했다.강력한 위력에 송명호는 저항하지 못하고 패왕창을 든 채로 뒤로 튕겼다.한마디로 말해서 한 초식도 감당해지 못하는 패배자였다.싸움이 드디어 끝났다.이 결과는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조금은 어느 정도 싸우다 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주변에서 습격하려고 했는데 이젠 망상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은 검과 주변의 검기를 거두었다.“4할 전력이 남았어요. 도전할 분 계신가요?”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패기 있게 말했다.“…”송명호 일가는 도전해도 볼품없이 패배할 텐데, 도전은 개뿔이라고 속으로 욕했다.“투항하겠습니다.”그때 누가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한 사람이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잇달아 투항했다.우두머리인 송명호가 죽은 이상 계속 대항할 이유가 없었다.투항하면 적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지 않은가.상황이 전환되어 송 가주 일가가 승리했다.“할아버지, 아버지.”송청연이 외치며 앞으로 달려갔다.“난 괜찮다.”송 가주는 부축임을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전승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앞에 다가간 그는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 살려줘서 고맙습니다.”“염 선생, 감사합니다.”송 가주 일가 모두 무릎을 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