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과 발이 맞부딪히며 정면으로 충돌했다!두 사람의 주먹과 발을 중심으로, 육안으로 보이는 하얀 기류가 폭발하듯 퍼져나갔다. 마치 작은 폭발이 일으킨 충격파처럼, 그 파장은 사방으로 40~50미터나 확산되었다!덩덩덩...두 사람이 충돌한 후, 이장공은 중심을 잃고 연달아 일곱 걸음 뒤로 물러났다. 가슴 속 기운이 소용돌이치며 얼굴이 푸르스름해졌다가 다시 하얗게 변했다. 무려 열 번 정도 숨을 쉬고 나서야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었고 마침내 정상으로 돌아왔다.반면, 왕루는 단 세 걸음만 뒤로 물러났고, 곧바로 호흡을 조절하여 다섯 번 숨을 쉬지 않아도 본래 상태로 회복했다.두 사람의 정면 대결에서 이장공이 분명 열세에 놓였다!“좋아!”“왕루 정말 잘했다!”“역시 채곤규의 제자다워! 미래의 촉각문 문주답게 발차기가 예술이야!”“저 녀석 아까 그렇게 오만하더니, 만약 무도인으로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었다면 방금 발차기로 저 녀석을 무대 아래로 차버릴 수도 있었을 거야!”“이장공이 졌다!”졌다는 것을, 무림의 고수들은 바로 알아차렸다. 속도와 힘, 그리고 인품과 풍도, 심지어 무대 아래 무림 고수들의 태도까지 포함하여...은거세가의 셋째 도련님, 이장공은 완전히 패배했다!“내가 졌다니...”이장공이 두 주먹을 꽉 쥐자, 팔에 전해지는 은은한 통증이 느껴졌다. 참을 수 없는 수치와 분노, 자신이 졌다는 것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왜 졌지, 어떻게 질 수 있지?!’어떻게 이렇게 보잘것없는 작은 문파, 심지어 들어본 적도 없는 촉각문에게 질 수 있는가?!“왕루의 실력은 모두가 인정할 만해.”무대 가장자리에서 원종은 이장공의 굳은 표정을 보며 손을 들어 크게 외쳤다.“무도 대회의 첫 번째 승자는 촉각문의 왕루다!”“만약 누구든 왕루에게 도전하고 싶다면 언제든 무대로 올라가라. 모두가 지켜볼 것이다!”원종의 이 말로 인해, 결과는 이미 확정되었다. 왕루가 더욱 뛰어나며, 이장공은 완전히 탈락하여 신무옥패를 관찰할 자격을 잃었다!“인
태극권의 이무극......아미파의 제자 곽태풍......무당파의 수제자 장운천......이름 높은 무림의 걸출한 후배들이 연달아 도전했다. 비록 그들의 무도 실력은 눈에 띄었지만, 예외 없이 모두 왕루에게 패배했다!그 기술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수많은 강자가 모인 이번 대회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는 염구준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무명의 촉각문 제자가 모든 영웅을 제치고 오늘의 우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더 이상 도전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서산응조문 큰형이 패배하자, 원종은 무대 아래 큰 충격을 받은 무림 인사들을 바라본 후 귀빈석에 있는 엽구주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오늘의 우승자는 이미 확정되었다!참가자는 많았지만, 유명한 무림 인사들을 제외한 젊은 무도인들은 이미 모두 도전에 나섰고, 다시 무지한 자가 도전한다고 해도 아무런 변수가 없을 것이다.그가 바로 촉각문의 유일한 제자인 왕루, 오늘 이 무도 대회에서 가장 눈부시게 빛났다.1분, 2분, 3분......10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왕루에게 도전하지 못했고, 원종은 마침내 웃음을 띠며 다시 무대 중앙으로 올라섰다.“내가 선언하노니, 오늘 무도 대회의 최종 승자는...... 촉각문의 왕루다!”짝- 짝- 짝-온 회장이 박수갈채로 가득 찼다!무림의 자녀들은 기백이 넘쳐난다. 비록 승자가 자신이 아니더라도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물론 대부분은 부러움이었다.왜냐하면......이번 대회 규칙에 따라 최종 우승자는 세 개의 신무옥패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염 선생님.”왕루는 무대에서 내려와 천천히 VIP석으로 걸어가 염구준에게 손을 모아 인사하며 눈을 반짝였다.“염 선생님께서 약속을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신무옥패를 꺼내 보여주십시오!”이 말이 나오자, 주변의 무림 인사들이 속으로 깜짝 놀랐다!그들은 염구준의 진정한 실력을 모르지만, 세 개의 신무옥패를 가진 인물이 평범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적어도 단전의 무성일 것이다!왕루는 비록
“염 선생님은 무도의 실력이 고도로 깊으시니 제 철없는 제자의 무례를 너그러이 봐주십시오.”채곤규는 손을 모아 염구준에게 사과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왕륜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나무랐다.“왕루, 어서 염 선생님께 사과드려라!”눈썹을 치켜세우던 왕루는 사부의 명을 어기지 않기 위해 염구준에게 약간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사부님의 명령이니 따르지 않을 수 없지만,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천하의 영웅은 많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염구준 선생님이 약속을 지키고 신무옥패를 정말 보여주실지 누가 알겠습니까?”“약속을 어기는 것은 모두의 비난을 받는 일입니다. 염구준 선생님, 왕루의 말이 틀린가요?”염구준은 웃었다.‘왕루... 흥미롭군!’“염구준은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킵니다. 당신이 사용한 이 도발법은 나를 너무 과소평가했네요!”그는 손을 주머니에 넣어 세 개의 신무옥패를 꺼내어 왕루에게 던지며 가볍게 웃었다.“받아라!”휙!세 개의 신무옥패가 손에서 떨어져 나와,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가볍게 왕루의 손에 떨어졌다.“감사합니다!”왕루는 마음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옥패를 잡으려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손가락이 닿기 직전, 옥패는 갑자기 강력한 기운을 폭발시켰다. 절정의 패왕인 왕루는 전혀 저항할 수 없었고, 20미터 이상 튕겨 나갔다.착지한 후 몇 걸음을 비틀거린던 그는 공중에 떠 있는 신무옥패를 바라보다 다시 미소를 짓고 있는 염구준를 보고는 얼굴이 붉어졌다.진정한 강자는 누구인가?염구준의 힘을 다루는 기술이 기가 막힐 정도로 정교하고 신묘해서 결코 패왕 따위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염구준 선생님.”왕루는 다시 염구준 앞에 돌아와 몸을 깊이 숙이며, 아주 허심한 태도를 취했다.“인정합니다!”인정할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존경한다!염구준이 손을 쓰기 전까지는 약간 우려했다. 무림 인사들이 많아 염구준이 신무옥패를 꺼내면 어떤 소인이 그것
그는 20대에 절정의 패왕 경지에 이르렀으니 당연히 매우 똑똑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무옥패의 비밀을 깨닫지 못했다.이것이 전설의 천하 무학 총강? 과연 범상치 않다!“아무래도...... 힘들겠군.”염구준는 왕루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보며 마음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무도 대회를 연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다른 신무옥패의 행방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또한 무술을 널리 알리고, 용하국의 고대 무학을 다시 한번 발전시키며, 젊은 후배들을 격려하여 더 많은 무도인이 언론 매체 앞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하기 위함이었다.그러나 지금까지 무도 대회가 거의 끝나갈 때까지 다른 신무옥패에 대한 어떠한 실마리도 잡지 못했다. 젊은 세대의 대표자인 왕루는 깨달음에 있어 다소 미흡함을 보였다.그렇다면......“여러분.”염구준는 왕루의 손에서 세 개의 신무옥패를 가볍게 다시 잡아들고, 주위를 둘러보며 담담하게 웃었다.“여러분이 멀리에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마도 신무옥패를 보기 위함이죠. 그렇다면, 어찌 이를 성사시키지 않겠습니까?”“무관에 특별히 옥패 전시 구역을 마련할 것입니다. 무림의 동료들이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지 무관에 와서 관람하고 깨달음을 얻으십시오. 누구든 환영합니다!”염구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온 회장은 즉시 소란스러워졌다!수많은 무림 인사들 중 무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사람은 불과 몇십 명에 불과했고, 신무옥패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던 사람은 오직 왕루뿐이었다!그런데 이렇게 관대하게 신무옥패를 공개 전시한다고?용하국 무림에 있어서 그 의미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분명 단기간 내에 전통 무술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염구준......”도전에서 패배한 이후로, 계속 사람들 사이에 서서 고상한 품격을 지닌 염구준를 바라보던 이장공의 눈빛이 점점 더욱 빛났다.이것이 진정한 강자의 풍모, 진정한 통솔자이며, 명성을 떨친 전신전주이다!그, 이장공은 도저히 미치지 못한다!“가문을 떠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신무옥패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앨리스가 직접 이루어낸 것이었다!그런데도 엘 가문 내에서 그녀의 위치는 상위 세 명 안에도 들지 못했고, 오늘의 가문 회의에서는 말석에 자리할 수밖에 없었다!“최근, 봉황성에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먼저 청방이 몰락했고, 이어서 화련이 무너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손씨 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서른 살이 넘어 보이는 금발의 남자는 먼저 앨리스를 한번 흘겨본 후, 사람들을 둘러보며 천천히 말했다.“우리 엘 가문은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화련회가 유명무실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 모든 것은 신셰그룹 덕분입니다.”“그리고 나의 사촌 동생 앨리스가 이런 민감한 시기에 손씨 그룹의 경호팀 부장, 염구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습니다!”“앨리스, 내 말 맞지?”‘부적절한 관계? 앨리스와 염구준이?!’한순간, 모든 시선이 앨리스의 얼굴로 쏠렸다.앨리스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폴의 말이 사실인가?”엘 가문의 당대 족장이자 앨리스의 아버지인 반디엘은 앨리스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매우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너와 염구준이 무슨 사이냐? 너희가......”갑자기 그가 말을 멈췄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썹을 찡그린 미혼 앨리스는 얼굴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입을 막고 구토하는 동작을 했다!임신, 임신한 것인가?!가족회의에서 모두가 깜짝 놀랐고, 특히 막말한 금발 남자, 앨리스의 사촌 폴은 숨길 수 없는 기쁨을 드러냈다.엘 가문은 비록 식구가 많았지만, 실제로 엘 가문의 후계자는 폴과 앨리스 두 중에서 이어받게 돼있다.다만, 앨리스가 여성이라 불리했고, 가문 내에서 그녀를 지지하는 자들이 폴에 비해 훨씬 적었다.자신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앨리스는 용하국으로 가서 오샤나지그룹을 세웠고 성과를 내어 가문의 지지를 얻으려 했다.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건 용하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되었고, 앨리스는 어쩔 수 없이 용하국 여정을 마무리 짓고 홀로 봉황성으로 돌
“내가 네 배 속 아이의 아버지를 모를 줄 알았어? 그가 바로 손씨 그룹의 대표 손가을의 남편, 염구준이잖아!”“네가 지난번 용하국에서 돌아온 이후, 계속 그와 연락하며 심지어 손을 잡고 화련회를 무너뜨렸어...... 앨리스,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할 거니?!”이 말에 엘 가문의 식구들은 웅성거렸다.최근 봉황성에서 염구준의 이름이 거론되면 모두가 공포에 떨었다.화련회가 무너진 후 엘 가문이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화련의 붕괴와 함께 엘 가문의 해외 무역도 큰 타격을 입었다.장기적으로 보면...... 손씨 그룹이 엘 가문의 미래를 끊어버린 셈이었다!“미래를 끊는 것은 부모를 죽이는 것과 같아.”폴은 앨리스를 차갑게 노려보며 점점 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다른 남자의 아이라면, 우리 엘 가문은 너를 용서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네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바로 염구준의 침대로 기어오른 것이다!”망할!앨리스는 분노를 억누르며 얇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폴, 함부로 떠들지 마. 나와 염구준은 아무런 관계도 없어, 네가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관계가 절대 아니라고!”“임신도 아니야. 단지 몸이 좀 안 좋을 뿐이야...... 아빠, 먼저 가서 쉴게요.”말을 마친 앨리스는 폴의 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뒤로한채 자리를 떠나려 했다.“잠깐!”뒤에서 폴이 갑자기 비웃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십여 장의 사진을 꺼내 회의장 테이블 위에 던지며 비아냥거렸다.“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면,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동생아, 이게 뭐지?”이것은......엘 가문의 모두가 테이블 위의 사진을 주시했고 점점 표정이 굳어졌다.사진은 앨리스와 염구준이 단둘이 약속을 잡은 날, 취한 그녀를 염구준이 식당에서 데리고 나가는 장면이었다. 사진은 꽤 먼 거리에서 찍힌 것으로, 몰래 찍은 것이 분명했다.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앨리스가 혼자 봉황 호텔을 떠나는 모습이었고, 그것은 다음 날 아침이었다.즉......앨리스는 술에 취한
엘 가문에서 반디엘은 오랫동안 가주 자리를 지켰고, 그의 위엄을 감히 거스를 자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유일한 약점은 그에게 앨리스라는 딸밖에 없다는 것이었다!아버지로서 그는 앨리스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당연했다. 그녀가 어릴 때부터 가르치며, 언젠가 앨리스가 자신의 후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제 앨리스가 염구준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고, 염구준은 하필이면 엘 가문의 적수이며 손가을의 남편이었다......만약 이 소식이 퍼진다면, 엘 가문의 명예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다!“폴, 너는 거짓말로 헛소문을 퍼뜨리고 나를 모함하고 있어!”앨리스는 눈물을 흘리며 분노했다.“나와 염구준은 전혀 그런 남녀 관계가 아니야, 우리는......”말을 하다 만 앨리스는 다시 한번 토할 것 같은 동작을 했고, 그로 인해 혼전 임신 상태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다!“하하하하!”폴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얼굴에 비열함이 더해졌다.“모두 소경인 줄 알아? 임신 안 했다고? 차라리 귀신을 속여! 내가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너는 이제 자격이 없어......”“그만!”폴이 말을 끝내기 전에, 반디엘이 책상을 치며 일어섰다!엘 가문의 가주이자 앨리스의 아버지인 그는 더 이상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모두 입 다물어! 앨리스는 방으로 돌아가 반성하고 내가 허락하기 전까지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마라!”홀은 조용해졌다.반디엘은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그의 위엄은 여전히 막강했다. 가주가 분노하자, 홀은 즉시 조용해졌고, 폴도 그저 냉소를 짓고는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하지만 앨리스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여전히 조롱으로 가득했다.승부는 이미 갈렸다!비록 반디엘이 앨리스의 아버지라도 상황을 되돌릴 수 없었다. 앨리스를 지지하는 자는 원래 적었고, 이번에 큰 스캔들이 터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그러면 폴은, 반드시 엘 가문의 다음 가주가 될 것이며,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아버지......”반디엘을 바라보던 앨리
아이도 없는데 어떻게 낙태합니까, 아버지. 설마 제가 폴한테 연기하고 있다는 걸 모르시는 건가요?앨리스는 아랫배를 감싸고 얼굴에 모성애의 빛을 띠며 반디엘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때로는 침묵이 말보다 강하다.앨리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반디엘은 딸의 뜻을 이미 이해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배 속의 아이를 절대 낙태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너......”반디엘은 갑자기 손을 들어 딸의 따귀를 때리려 했으나, 결국 이을 악물며 억눌렀다.“너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거지? 좋아!”“그럼 내가 너를 포기하게 만들어주마. 나는 손씨 그룹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말을 마친 그는 방문을 세게 닫고 나갔다.반디엘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사진 잘 찍었네.”앨리스는 아랫배에서 손을 떼고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번호부에 없는 번호로 전화를 걸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돈은 이미 계좌로 송금했어, 10억이고 한 푼도 빠짐없을 거야.”“기억해, 이 일은 너와 나만 아는 거야. 영원히 제삼자가 알아서는 안 돼...... 아니, 이 소식을 용하국에 퍼뜨려야 해. 모든 사람이 내가 염구준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하니까!”전화기 너머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고 전화는 이내 끊어졌다.나이스!앨리스는 휴대폰을 치우고 창가로 걸어가 멀리 용하국 방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임신은 거짓이지만, 사진은 진짜였다. 그녀는 일부러 사람을 시켜 몰래 찍게 하고, 그 사진을 폴에게 전달하게 했다.왜냐하면......염구준이 이 소식을 들으면,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든 자신이 퍼뜨린 소문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든 반드시 다시 봉황성에 올 것이다.오직 그의 힘을 빌려야만 자신이 폴을 이기고, 엘 가문의 최고 권력을 잡을 수 있다!앨리스의 예상대로, 소식은 곧 용하국에 전달되었다.충격적인 뉴스!청해의 무관의 왕, 염구준이 엘 가문의 아가씨를 임신시켰다니!갑작스러운 뉴스는 순식간에 용하국 상업계를 뒤흔들었다!오샤나지그룹은 다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
반면, 사타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곳은 청해시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그는 염구준을 잘 알고있었다. 더군다나 강호인으로서 소봉산 전투를 직접 목격했기에 그는 상대방을 더욱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대낮에 납치나 하는 주제에 당당하네?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염구준은 화를 내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흥! 내 돈줄을 빼앗으려 하다니, 네놈부터 죽여주마!”남자는 포효하며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이 모습에 사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전신경 따위가 감히 염구준에게 덤벼드니까 말이다.쾅!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달려들자마자 다시 뒤로 튕겨져 바닥에 처박힌 채 피를 토했다.단 한 방도 버티지 못한 거다.“반보천인이었어?”이 광경을 본 여자는 얼굴이 새파래진채로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염 선생님, 전 사타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그러나 그녀와는 달리 사타는 눈치 빠르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너희 모두 만능 전당포 소속이야?”염구준은 그의 아부를 신경도 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저희는 고급 사냥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당포의 정식 멤버는 아닙니다. 그저 돈을 받고 일하는 처지일 뿐이죠.”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한 사타는 재빨리 만능 전당포와 선을 그었으나 그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가 없어 표정이 심각해졌다.“그렇다면, 네놈들이 잡은 이 타겟은 어디로 넘길 참이었지?”사타는 빙긋 웃으며, 시선을 음양쌍살에게 돌렸다.“그건 제 임무가 아니라서 저도 모릅니다. 돈이 된다기에 저도 방금 전에 물어보고 있었어요.”음양쌍살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반보천인의 눈빛에 식은땀을 흘렸다. “말해. 반항은 쓸모 없으니 할 생각 하지 말고.”염구준은 손을 뻗어 땅에 깊은 구멍을 내며 말했다. “양마을의 가축 거래 시장입니다!”이를 본 음양쌍살의 남성은 망설임없이 거래 장소를 얘기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반항해도 쓸모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염구준은
만능 전당포의 두 사자는 삼도 일행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주위를 한번 더 신중하게 살핀 후에야 제이든의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이 옷들을 입혀.”남자가 몇 벌의 옷을 꺼내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또 나야? 맨날 나만 이런 허드렛일 한다니까.”여자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투덜댔다.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사소한 갈등들이 많기 쉽상이었다.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달래지 않고 오히려 싸늘하게 말했다.“이건 복덩이야. 상부에 넘기기만 하면 최소 천억은 챙길 수 있다고.”이번 거래로 그들은 순수하게 600억을 벌 수 있었다.“알겠어, 바로 갈아입힐게!”이 말을 들은 여자는 눈을 반짝이며 신이 난 듯 움직였다.돈의 힘이란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여자는 얼마 걸리지 않아 의식이 없는 제이든의 옷을 다 갈아입혔고, 두 사람은 그렇게 제이든을 데리고 멀리 떠났다.“조심스럽긴한데 방법이 틀렸어.”염구준이 동굴 밖에 나와 밖이 어두운 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들이 방금 전에 옷을 갈아입힌 이유는 제이든이 원래 입고있던 옷에 추적 장치나 도청기가 있을까 봐여서였다.그들이 괜한 걱정을 한 건 아니었다. 염구준이 확실히 제이든에게 추적 장치를 숨겨놨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옷에 숨겨놓지 않고 캡슐에 넣은 다음 제이든이 섭취하도록 했다.추적 장치 덕분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에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놓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동했고, 염구준 역시 멈추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라 30분 남짓을 거쳐 청해시의 지계를 벗어났다.두 사람은 이동중에 어느 정도 가다가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추격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했으나 염구준이 몇 킬로미터 떨어져 따라가기도 했고, 거의 진기를 쓰지 않았기도 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해가 뜨기 직전에 두 사람은 걸음을 늦추고 한 모래 벌판에 들어섰다.‘혹시 여기가 만능 전당포 본거지인가?’염구준은 확신이 서지 않아 장애물
염구준은 그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웃으면서 물었다.그의 새계획에 눈앞의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강호에선 저를 삼도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저를 삼이거나 도라고 부르시면 돼요.”삼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무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삼도야, 내가 지금 네 도움이 좀 필요해.”“일이 끝나면 돈을 넉넉히 챙겨 줄 테니까 이 일은 없던 걸로 하자.”염구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는데,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져 진짜로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이 말을 들은 삼도는 마치 폭풍이 지난 후 무지개를 보는 듯한, 이제는 희망이 보이는듯한 착각이 들었지만, 곧 그것이 환상임을 깨달았다.“염 선생님... 반보천인들의 싸움에 제가 감히 어떻게 끼어들겠습니까?”삼도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야?”그의 대답에 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싸늘하게 되물으며 기운을 다시 내뿜었다.이에 삼도는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염 선생님께서 하시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희 남산사괴가 의리 하나는 알아주거든요.”“그래. 그럼 지금 타겟을 이미 포획했으니 와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해.”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대충 전략을 세운 상태였다.‘지금 당장 못 찾는다면 직접 오게하면 되지.’삼도는 염구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연락을 취했고, 곧 답장이 왔다.[오늘 밤 자정, 소봉산에서 거래. 늦지 않길 바람.]염구준은 답장을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내렸다.“좋아, 가서 기다리자.”“네!”삼도는 대답을 하며 그의 뒤를 따랐으나 속으로는 재수 없다며 한바탕 욕을 했다.사실 제이든과 염구준이 아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그는 멀리하려고 했었다. ‘망설이지 말았어야 했어. 그 잠깐 망설인 게 화근이 돼서 지금 도망도 못 치잖아.’소봉산은 여전히 음산하고 황량해 모험을 즐기는 이들도 기피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흉지일지 몰라도, 염구준에게 있어서 이곳은 길지였다.이곳에서는 그가 해내지 못한 일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전 어제 장필립을 말렸었습니다. 그 놈이 제 말을 듣지 않고 간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저희랑 아무 상관 없습니다.”무리의 우두머리가 연신 빌면서 엮이지 않기 위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염구준이 정말로 화가 나면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게 뻔하니까 말이다.“장필립은 이미 죽었어. 그리고 일어나서 말해.”그의 말을 듣고난 뒤,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장필립이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조직이라는 걸 눈치채서였다.‘이쪽이 그나마 이성적인 건 다행이지만.’“저... 그냥 무릎 꿇고 있겠습니다. 다리가 너무 떨려서 못 일어나겠어요.”우두머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딱 한 가지만 물을게. 누가 너희를 보냈지?”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어보는 동시에 강렬한 기운을 풀어 사람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건...”이 말을 듣고난 후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말할지 말지를 망설였다.쾅!그러나 염구준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그는 기운을 더욱 강하게 풀어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사람들을 짓눌렀다.“염 선생님, 말할 테니 제발 멈춰주세요!”이에 우두머리가 겁에 질려 외쳤다. 그는 지금 뭘 더 숨길 마음이 없었다. 더 이상 말을 안 하면 죽을 게 뻔했다.“잘 생각해 보고 말해. 난 인내심이 많지 않으니까. 아, 그리고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장필립도 도망가려다 죽었거든.”염구준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며 그들에게서 쓸모있는 정보를 들을 수 있길 기대했다. “하아...”우두머리는 한숨을 쉰 뒤, 업계의 도덕성 문제를 뒤로 하고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다. “저희는 만능 전당포에서 임무를 받았습니다.”“임무 내용은 제이든을 반드시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현상금으로는 600억을 내걸었고요.”‘만능 전당포?’염구준은 생소한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조직인데, 어디서 굴러온 놈들이지?’그는 고개를 돌려 제이든을 쳐다보았
“그걸 어떻게 알아요?”제이든이 궁금해서 물었다.“거기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염구준은 설명하지 않았다.대답하면 또 새로운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 뻔했다.차는 질주하여 바로 부두에 도착했다.거기서 일군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염구준은 차에서 내리더니 제이든을 데리고 이동 만두 포차에 갔다.아침에 밥을 먹고 왔는데 여기는 왜 왔는지 제이든은 이해되지 않았다.“사장님, 장사 잘 되네요.”염구준은 만두는 사지 않고 먼저 말을 건넸다.“작은 장사라 많이 벌지 못해요. 대표님 덕에 먹고 살 수 있어요.”사장님은 염구준을 보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마중 나왔다.딱 봐도 손이 큰 손님이 온 것을 눈치챘다.염구준이 봉투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물었다.“하룻밤을 지켜봤는데 뭐라도 나왔어요?”사장님은 웃으면서 봉투를 받고는 안에 얼마 들어있는지 보지도 않았다.“이것이 저놈들의 활동 기록입니다. 30분 전에 목표 인물 한 명이 저한테서 만두 한 박스를 사갔어요.”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고생하셨어요. 일찍 돌아가서 쉬세요.”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서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 모습을 본 제이든은 입을 떡 벌였다.“삼촌의 정보통이 만두 가게 사장이었네요.”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네가 정보통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건 사장님이 신분을 잘 감췄다는 걸 설명해.”청해에서 그의 정보통은 수없이도 많았다.대부분 각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 파트타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하긴 그렇네요.”제이든은 머리를 긁적거렸다.두 사람은 일군들의 거처로 향해 갔다.거처는 이동식 마루방이었다.염구준은 정보에 따라 곧바로 목표를 찾았다.상대방 숙소 앞에 도착한 그는 제이든에게 말했다.“넌 멀리 떨어져 있어. 아니면 다쳐.”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끼익!제이든이 멀리 가자 염구준이 문을 슬며시 밀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