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불쌍하네요….”손가을이 그녀를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앨리스 씨, 이러지 마세요. 전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 거예요. 애당초… 전 누군가를 비난해 본적도 없어요.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든, 저와 구준 씨 사이를 흔들 수 없을 거예요. 이미 스스로 고통스러울 텐데, 저까지 거기에 보태고 싶지 않네요.”세상에 이런 관대한 여자가 있다니, 진심인 걸까? 남편을 유혹한 여자를 탓하기는커녕 위로하고 있었다. “하… 이제 알겠어요.”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앨리스가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건 관대함이 아니라, 자신감이었다!염구준이 손가을에게 그랬듯이, 손가을도 염구준을 믿은 것이다. 그가 절대로 자신을 두고 다른 여자에게 한 눈 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절대로 다른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서로를 생각하는 둘의 마음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앨리스는 이 자신감의 원천이 궁금했다. 능력, 외모, 말투, 교양, 기품, 어느 면에서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염구준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무시했다. 이건 죽음보다 더 한 수치심이었다!“제가 당신을 잘못 봤네요.”앨리스가 손가을이 건네준 주스 컵을 꽉 그러쥐며 말했다. “그동안 당신을 마냥 착하고 순수한 사람으로만 봤었는데, 아니었어요. 확실히 당신은 저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한 마음을 가진 여자이군요. 제가 졌네요. 하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염구준 선생님은 당신한테 과분해요!”그녀는 말하는 와중에도 답을 찾으려는 듯 손가을의 얼굴을 샅샅이 살폈다. 하지만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앨리스 씨가 이러는 이유, 엘 가문과 오샤나지 그룹 때문이죠?”손가을이 방 입구 쪽으로 걸어가다가 말고 뒤돌아서 앨리스에게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안심하세요. 저희 파트너잖아요. 오늘 일은 절대로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을 것이며, 명성에도 해가 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협력 파트너인 만큼,
홍준식이 불쾌감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말했다.“우리가 누군지 알고! 손가을 만나러 온 거니까, 얼른 연락해서 내려오라고 해. 내가 좀 할 얘기가 있어.”“그래! 얼른 내려오라고 해!”옆에 있던 안홍기도 말을 보탰다. “만약 빨리 내려오게 못 만든다면, 앞으로 해외 시장은 손도 못 댈 줄 알아!”두 사람의 태도는 매우 거칠고도 오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수십년 동안 봉황국 곳곳에 일궈 놓은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손씨 그룹이 요즘 잘 난간다고 하더라도, 전력을 다한다면 결코 자신들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두 분, 자중해 주세요. 안 그러면 저희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하지만 직원은 전혀 물러날 기색이 없이 오히려 더 표정을 굳히며 그들에게 경고했다. 이곳에 일한 지 오래 된 것은 아니었지만, 직원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들처럼 소란 피운 사람들의 최후가 어떻게 되는지. 모두 비참하게 쫓겨날 뿐이었다. 그런데 이 당당함은 이 직원의 몸에서만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손씨 그룹에 일하는 모든 이들의 몸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회사가 창립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모두 비슷한 경험을 봐왔기 때문이었다. “우리보고 자중하라고? 네가 뭔데?”홍준식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히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모릅니다. 알고 싶지도 않고요.”그러나 이번에도 직원은 굴하지 않았다. “제가 아는 건 여기가 손씨 그룹이라는 겁니다. 아무나 와서 난동 부릴 곳이 아니란 말입니다. 예의는 충분히 갖춰드린 것 같으니, 이 이상 비협조적으로 나오시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웃기고 있네!”홍준식이 보란듯이 다리를 꼰 채 리셉션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움직이지 않겠다는데, 네가 뭘 할 수 있어? 쫓아낼 테면 어디 한 번 쫓아내 봐!”“뢰인 형님, 여기 진상 손님 두 명 있어요. 와서 좀 처리해주실 수 있나요?”뢰인, 그는 손씨 그룹 해외 지사가 창립되자마자 임명성이 직접 청해시 본
김웅신이 염구준한테 당한 거였다니, 과연 이 봉황국에 손씨 그룹과 맞설 자가 있을까?안홍기와 홍준식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길은 봉황국에 있는 모든 자산을 팔고 해외로 나가는 것뿐이었다. 그것만이 염구준한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안홍기와 홍준식마저 봉황국을 떠나게 되었다. 이제 봉황국 무역은 완전히 손씨 그룹의 장악속으로 들어갔다. 용하국 상인들은 손씨 그룹 선두 아래에 성공적인 발전을 이루어 나가고 있었다. 전례 없는 성장, 전례 없는 성과, 모두가 놀라고 있었다. 손씨 그룹은 과연 용하국 상인들의 대표로서 걸맞은 회사였다.“봉황국엔 더 이상 걱정할 게 없는 것 같으니, 이제 다시 청해시로 돌아갈 때가 되지 않았어?”해외 업무가 마무리되자, 손가을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그녀가 염구준의 손을 부드럽게 붙잡으며 말했다.“함께 돌아갈 거지? 그런데 가기 전에 앨리스한테 미리 얘기해 줘야 할까?”염구준은 그럴 필요를 못 느꼈다. 그가 고개를 저으며 손가을을 품에 끌어안았다.“아니, 바로 떠나자.”청해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손가을은 지체없이 곧바로 손씨 그룹 본사로 돌아가 봉황국에 있었던 성과를 정리했다. 그런 다음, 별장으로 돌아와 염구준과 함께 딸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염희주는 어느덧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염구준과 손가을 없이도 아이는 학교도 잘 다녔으며, 안전에도 문제없었다. 왜냐면 청해시에는 신위무관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종과 정경림은 서로 번갈아 무관 제자들과 손씨 집안 사람들을 돌봐 왔다. 이들은 한 명씩 꼭 붙어 손태석 부부와 염희주를 지켰다. 염구준은 관주이긴 했지만, 개관식 후로 거의 방문하지 않아 실직적으로는 원종과 정경림이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이 생활에 매우 감사해하고 있었다. 특이 원종이 그러했다. 염구준의 도움이 없었다면, 신원통배권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을지도 몰랐다. “분위기가 좀
이장공도 지금 자신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처럼 일격에 무너지지 않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염구준은 그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지나쳤다. 이 날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이루 말할 수 없는 좌절감이 찾아왔다.게다가 무관 제자들이 모두 그를 대사형이라 부르는 목소리가 더 그를 분노케 했다. 그럼에도 이곳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이장공은 은둔 이가에서 몰래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차마 스스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또한 어느새 이곳 제자들과 밤낮 함께 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이 들어버렸다. “설마 이번에 온 이유, 이장공 때문인가요?”무관 입구에서 원종이 염구준을 맞이하며 조용히 말했다. “아직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어쩌면 이장공이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 있어요. 계속 추적하시던 흑풍존주, 그의 성이… 어쩌면 이씨 일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어요.”이씨였다고?염구준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이장공을 힐끔 쳐다본 다음, 다시 몸을 돌려 원종과 함께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건 절대로 우연일 수가 없었다!“중대 사한이니, 괜히 억울한 사람이 나오는 일이 없도록 신중해야 해요.”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염구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디서 나온 정보인가요? 확실히 신뢰할만해요?”확실한 정보가 아니었다면, 얘기조차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장공이 흑풍존주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니, 잘 믿기지 않았다.“신뢰성이 있는 정보이긴 하지만, 바로 확답하기는 어렵죠.”염구준의 표정을 잠시 살피던 원종이 손가락을 들어 찻물로 테이블 위에 글을 썼다. 왕근!“왕 교수?”염구준의 눈가가 좁혀졌다. 왕근은 가을의 스승이자 용하국 심쿵연구소의 책임자였다. 그리고 동시에 고대 문명과 외계 문명을 연구하는 권위자였다.얼마 전, 염구준은 그에게 약 1조 정도 되는 연구비를 지원해 신무옥패와 청석판에 새겨져 있던 단풍잎 모양을 연구하도록 했다. 신무옥패와 관련된 단서를 찾을 사람으로
흑풍존주는 분명 신무 옥패를 미끼로 사용했을 것이다. 이미 음지에서 오랫동안 강한 무공을 갈망해왔을 무인들이니, 당연히 이 소식을 듣고 스스로 자초해서 흑풍존주의 앞잡이가 되었을 터. 이건 무도에 미쳐 있는 무도인들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더군다나 염구준에겐 그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신무 옥패가 세 개나 있었다. “제 직감, 맞을 거예요.”원종이 이마를 찌푸리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청해시는 예전만큼 평온하지 않아요. 어디서 누가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어요. 제 실력으로는 한 두 명은 상대할 수 있지만, 그 괴물들이 동시에 덤벼든다면….”잠시 뜸을 들이던 그가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청해 금지구역, 이걸 의미하는 건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염구준이 원종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원 선배가 전력을 다해 신원통배권 최고에 경지에 펼쳐도 과연 그럴까요? 자 다 알고 있어요.”그 말에 원종의 몸이 약간 떨렸다. 어느덧 염구준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신원통배권 최고 경지!속담에 이르길, 사람이 아무리 열개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곱개만 사용하고 나머지 세개는 후손에게 남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전대가 지나치게 뛰어나면, 후대가 고생한다. 원종과 같은 무도인들은 자신의 비장의 기술을 절대로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염구준은 그의 비장의 카드까지 다 알고 있었다!“저희는 양지에, 그들은 음지에 있어요. 아무리 경계한다고 해도, 완벽할 수는 없어요.”염구준 얼굴에 맺혀 있던 미소가 더 짙어졌다. 그는 신원통배권에 대한 얘기를 멈추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방어만 하면서 마냥 기다리는 건 제 성미에 안 맞아요. 흑풍존주가 미끼로 신무 옥패를썼다면, 저희도 반박할 거리를 만들어야죠.”“네?”원종이 당황하며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그 뜻은….”“신무 대회를 개최하는 거예요.”염구준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들이 먼저 문제를 일으키기
“더군다나….”염구준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전 이미 이 세개의 옥패에 담겨 있는 비밀들을 모두 깨우쳤어요. 어쩌면 새로운 신무옥패를 찾는 단서가 나올지 누가 알아요?”그 말을 듣는 순간, 원종은 눈이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무옥패는 총 8개가 있는데, 그 중에 세 개는 염구준 손에, 두개는 흑풍존주 손에 있었다. 즉, 아직 세 개가 더 있다는 뜻이었다. 어쩌면 이번 신무 대회를 통해 그 나머지도 찾을 수 있을 지도 몰랐다.정말 치밀하고도, 대단한 계획이었다. 원종은 다시 한번 염구준에게 감탄했다.“이제 이해되네요.”원종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 “이 일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반드시 전력을 다해 이번 대회를 성공시키겠어요!”염구준이 바라던 답이었다. 그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좋아요!”그렇게 곧 청해시에 신무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온 무림에 퍼졌다!원종과 그의 제자들의 홍보 덕분에 신무 대회 소식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빠르게 무림에 전파되었다. 수많은 무인들의 가슴에 불이 지펴지는 순간이었다!거의 백년만에 청해시에서 열리는 무림 대회이자, 무림인이라면 그 누구든 참가할 자격이 있었다.거기에 대회만 우승한다면 명성뿐만 아니라, 전설로 내려져 오는 신무 옥패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진다. 이 얼마나 큰 유혹인가?이 소식을 접한 모든 무인들이 열광했다. 그렇게 며칠동안, 청해시는 전례 없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크고 작고를 떠나, 모든 호텔, 여관, 여인숙 등의 숙박시설들이 만석이 되었으며, 일부는 아예 거리에 노숙하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동안 음지에 숨어 지내던 초고수들도 모습을 드러내며 청해시로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포화상태였다. 여기저기, 사방이 강자로 깔려 있었다.대회 신청은 매우 활발이 이루어졌다!첫날부터 신위 무관 입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세워졌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다니!”무관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내가 보기엔 살기 싫고 내가 누군지 모른 것 같네.”“뇌대새가 시작되면 제일 먼저 너를 상대해 줄게!”“이 자식의 얼굴을 잘 기억했다가 시작되면 죽도록 패버려...”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으르릉거렸지만, 천둥소리만 크고 빗소리는 작았다. 누구도 먼저 나서고 싶지 않았다.“내키지 않아? 좋아!”이장공은 거만하게 세 손가락을 들어 군중을 향해 말했다.“3일 후 등록이 끝나고 뇌대세는 시작될 겁니다.”“용인지 아닌지는 우리 링 위에서 겨뤄보도록 하죠!’3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백 년 만에 마침내 용하국 첫 무술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청해시 중심 체육 광장. 즉 이번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방방곡곡에서 무림 고수들이 모여 경기장 전체를 가득 메웠다.수천, 수만 명의 고수들이 대회에 참석했고, 미디어의 방송 차량도 40대가 넘었으며 전 세계 140여 개국에서 동시에 보도되었다.높게 세워진 링!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링은 체육장 중심에 높이 3미터, 폭 3미터의 크기로 행사가 시작하고부터 모든 미디어의 초점이 되었다.고수들이 구름떼처럼 모여있다.링과 멀리 떨어져 있는 선수들은 무명이었고 가까울수록 실력이 놀라운 고수들이었다.“저길 봐. 청운 장청진인이야. 그도 여길 온 거야?”“장청진인이 왜? 아직 평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속된 생각이 일기 마련이고 신무옥패라 누구나 탐나지.”“장청진인뿐만아니라 저쪽에 빡빡이...가 아니고, 스님은 장림사나한당의 계탐 수좌잖아?”“소림사의 나한당은 세계 무술을 전문적으로 수련하는 곳이야. 계탐대사도 직접 오셨으니 이 신무옥패는 소림사가 가져갈 것 같아.”“꼭 그렇지는 않아. 소림사는 예전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야...”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고 속세를 떠난 고수들은 눈이 높아 이 하찮은 이들의 목소리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모두의 시선이 VIP석의 인물에 고정되었다.이번 행사의 주최자, 염구준이었다!“시간이 다 됐어.”손가을과
“젠장!”“저 자식 뭐라고 하는 거지?”“기억났어, 예전에 신위무관에 등록하러 갔을 때 바로 그가 나를 무례하게 대했어. 이름이 아마... 이장공일 거야!”“이장공? 신위무관의 수제자? 그도 대회에 참가했단 말이야?”“누구든 간에 감히 우리 무림 고수들을 무시하다니... 형제들, 저놈을 누가 나가서 그를 쓰러뜨릴 건가?!" 강호의 사람들은 격분했지만, 시간이 십여 분이나 흘렀는데도 아무도 감히 도전에 나서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했다! 이장공은 비록 오만했지만, 결국 은둔세가 출신으로, 그의 무도 실력은 현장을 압도했다. 보통 강호의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수련한다 해도 은둔세가의 저력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수만 명이 모였지만, 무도의 패왕이라 불릴 만한 자는 드물었고, 오랜 명성을 쌓아온 무도명숙이 아니면 이장공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사부님, 제가 가겠습니다."무대 주변의 사람들 사이에서 ‘촉각문’ 복장을 입은 한 젊은 제자가 옆에 있는 전통의상 차림 남자에게 몸을 숙였다. "제가 부족하나마,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촉각문! 이 사람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의 무림 인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현대 촉각문은 사람 수가 많지 않으며, 문주 ‘채곤규’는 단 한 명의 진전 제자만 두고 있는데, 바로 이 젊은이, 왕루였다!어릴 적부터 채곤륜의 곁에서 자란 그는, 스물네 살에 성공적으로 패왕 경지에 도달하여 촉각문의 전통 무학에 무척 능숙했다!"가거라."채곤규는 백발을 날리며 매우 자애로운 눈빛으로 왕륜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왕루야, 무로 친구를 사귀는 것이니 적당히 하고 이 소년을 다치게 하지 말거라."왕루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후 무대로 뛰어올라 이장공에게 손을 맞잡아 보이며 예의를 표했다."그럼!"촉각문?이장공은 냉소를 지으며 이 이름 없는 왕루를 거의 무시했다. 심지어 손을 맞잡아 인사하지도 않고, 오른손을 대충 휘둘러 화려함 없는 일격의 벽공장을 날렸다.퍽!강력한 패왕의 기운이 담긴 웅장한 기류가 공중에서 폭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