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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안홍기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화련상조회의 핵심 멤버로서 그들은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홍준식이 만약 진씨 가문의 산업을 이어받는다면 세력이 홍씨 가문으로 쏠릴 것은 당연한 일!

“진 가주,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안홍기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흔쾌히 대답했다.

“양도 절차는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처리해 주십시오. 진 가주께서 양도 계약서에 사인만 하시면 바로 계좌로 6조를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성공이다!

진무석은 통화를 마친 뒤에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려 아들을 바라보았다.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버릴 건 단호하게 버리는 것. 이게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모든 산업을 현금화해서 도주할 생각이었다. 봉황국을 순조롭게 떠날 수만 있다면 어디에 가서든 그 돈으로 다시 재기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일 나랑 같이 염 전주에게 사과하러 가자.”

진무석은 아들의 어깨를 다독이고는 고개를 돌려 손씨 그룹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염 전주가 그래도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것도 운명인 거야.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발악이다. 네가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지는 그분의 생각에 달렸어.”

다음 날 아침, 손씨 그룹 봉황국 지사 건물.

대문 입구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지나가는 행인들, 그룹 관계자들, 대문을 지키는 경비원은 물론이고 언론사 기자들까지 건물 대문을 겹겹이 포위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든 가운데 진서호는 상반신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한겨울의 바람을 맞으며 건물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늦가을의 추위가 피부를 때리고 채찍 자국이 가득 남은 그의 등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염 선생님!”

진무석은 진서호의 옆에 서서 바짝 긴장한 자세로 그가 있는 사무실 방향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정중한 어투로 사과했다.

“진씨 가문 진무석, 어리석은 아들을 데리고 사과하러 왔습니다. 부디 용서를 받아주십시오!”

그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전신전 전주와 대적할 힘이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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