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자신을 살리려고 이렇게까지 희생한다고 생각하니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진서호.”염구준은 그제야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진서호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진무석 씨 얼굴을 봐서 이번 한번은 그냥 넘어가 준다. 다음에 또 나한테 걸리면 오늘처럼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려 한결 누그러진 어투로 진무석을 바라보며 말했다.“진무석 씨, 앞으로 아들 교육 똑바로 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진씨 가문이 내 소속이 되었다고 해도 봐주지 않을 거예요. 아시겠습니까?”진무석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염구준과 손가을에게 큰절을 올린 뒤에 진서호를 향해 호통쳤다.“멍청한 자식, 당장 감사 인사를 올리지 않고 뭐 해?”진서호는 흠칫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그의 앞에 있는 사람은 경호팀 부장도 아니고 재벌가 데릴사위도 아닌, 전설로 불리는 전신전 전주이자 모두가 선망하는 절대강자였다.“염 선생님, 손 대표님.”진서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 바닥에서 기어일어나 두 사람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전에는 제가 어리석어서 두분께 많은 무례를 범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저 진서호는 지난 과거를 모두 씻고 손씨 그룹을 위해 힘을 이바지하겠습니다.”진지하게 반성하는 그의 태도에 염구준은 그제야 표정을 누그러뜨리고 나가라는 시늉을 했다. 그러고는 손가을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신무 옥패에 관한 정보를 손에 넣었으니 이제 고려국으로 한번 가볼 차례였다.“구준 씨.”텔레파시가 통한 듯, 손가을은 고개를 돌려 임명성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봉황국 지사는 임 이사님이 전적으로 맡아주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염구준에게 시선을 돌렸다.“고려국으로 갈 거면 나도 같이 가.”같이 가자는 말에 염구준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번 고려행은 얼마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아주 먼 고대에 고려국은 용하국에서 대량의 무기와 비술을 빼돌렸기에 그곳에는 무림강자가
여자 연예인 한 명 죽었다고 해서 그 기업에 아무런 영향이 가지 않았다.하지만 이수진은 달랐다. 그녀는 한채인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올해 대학을 금방 졸업한 한채인은 유명 사진작가인데다가 업계에서 촉망 받는 기자였다.“한채인 여기 있어요!”갑작스러운 고함에 여자는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멀지 않은 곳에 스무 명 남짓 되는 검은 정장 사내들이 멀리서 그녀를 알아보고는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저 여자 잡아! 도련님께서 어떻게든 저 여자 입을 틀어막으라고 하셨어!”스무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우르르 몰려들자 주변을 둘러보던 관광객들이 놀라서 도망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채인의 앞으로 다가온 한 사내가 그녀를 향해 발길을 날렸다.한채인이 들고 있던 카메라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조각나고 그녀는 초라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졌다.“한채인, 드디어 잡았네!”선두에 선 남자가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에 주먹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혀를 함부로 놀리는 년은 매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퍽! 퍽!사정없는 폭력에 한채인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지만 겁에 질린 구경꾼들은 아무도 나서서 도와줄 엄두를 못 냈다.그런데 이때.“사내 새끼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여자 한 명에게 주먹질을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청년의 싸늘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이 여자가 큰 잘못을 했다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장을 접수하면 되지. 폭력이 웬말이냐고!”한 사내가 바닥에 침을 뱉더니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사내의 두 눈이 탐욕으로 빛났다.용하국 사람으로 보이는 한 청년의 옆에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함께 있었다. 완벽한 몸매와 하얗고 투명한 피부는 연예인과 견주어도 전혀 꿀리지 않았다.“정말 예쁘네. 딱 내 스타일이야.”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는 저도 모르게 군침을 흘리며 여자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예쁜이, 큰돈 벌고 싶지 않아? 우리 도련님 정말 통이 크신 분이거든.”“우리랑 같이 가면 후회하지
손가을은 굳은 표정으로 염구준에게 고개를 돌렸다.“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이 여자분 정말 죽을지도 몰라.”염구준은 성큼 다가서서 손가을과 한채인의 앞을 가로막고 사내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미안한데 이 여성분 내가 좀 데려가야겠어.”그 말을 들은 정장 사내들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거렸다.“주제도 모르는 놈이네!”선두에 있던 건장한 사내가 싸늘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노려보더니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쓸데없는 일에 간섭하지 말고 가던 길 가. 머리에 구멍이 뚫리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총?일반인에게는 협박이 통할지 몰라도 반보천인인 염구준에게는 총알이 통할 리가 없었다.“주변에 관광객들이 많아. 총성이 울리면 귀찮은 일만 생길 거야.”염구준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소매를 걷어올렸다.“굳이 무력으로 승부하겠다면 놀아줄 수는 있어. 놀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정도는 제공해 줘야지.”“이런 개 같은!”사내의 눈이 섬뜩하게 빛나더니 허리춤에 찬 권총으로 손을 가져갔다.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염구준의 모습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다시 정신을 차린 순간 그는 이미 사내의 앞에 와 있었다. 그것도 잠시, 허리춤에서 둔탁한 고통이 느껴지더니 염구준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사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허리춤에 있던 권총이 어느새 가루가 되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와, 멋있어!”바닥에 쓰러져 그들을 바라보던 한채인이 눈에서 빛을 뿜으며 흥분을 금치 못했다.“혹시 저 멋진 남자분 애인이세요? 방금 전에 보여준 건 용하국 무술인가요? 정말 너무 멋있어요!”손가을은 차마 웃지 못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조금 전까지 사내들의 주먹에 맞아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던 사람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으니 황당하기도 했다.“제 남편이에요.”손가을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한채인을 부축해서 일으켰다. 주변에 스물이나 되는 사내들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손가을은 전혀 두려운 표
‘뭐?’눈을 마주친 염구준과 손가을은 서로의 눈빛에서 호기심을 읽었다.이 메르세데스 벤츠는 손 씨 그룹의 고려국 지사에서 신무 옥패를 찾기 위해 특별히 제공해 준 차량으로, 고려에 머무는 동안의 임시 자가용이 되었다.그런데 공항에서 막 여기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폭력 사건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이 여자가 진짜 기자라고? 저 검은 옷차림의 사내들은 또 누구지?’뭔가 단순한 것 같지는 않다!“고려는 진짜 너무 혼란스러운 곳인 것 같아요.”한채인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울먹이며 말했다.“인터넷으로 보셔서 알겠지만 여기 고려의 대기업과 재벌들에게 평범한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에요.”“제 친구는 그들 때문에 죽었고 저까지 죽이려 하고 있어요. 흑흑흑... 저를 병원에 보내거나 집으로, 혹은 호텔... 어디에 가든지 저들에게 맞아 죽을 거예요.”골치 아팠다...염구준은 손가을을 바라보다 다시 울먹이고 있는 한채인에게 시선을 돌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이왕 도와주는 김에 끝까지 책임져주기로 했다. 친절을 베풀어 이 어린 소녀의 괴로움을 완전히 씻겨줄 것이다.“타요.”결심한 염구준은 차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병원, 호텔 말고도 갈 곳은 있죠. 가요. 먼저 상처부터 치료해요.”이 잘생긴 남자에게 희한하게 끌렸지만 이미 결혼한 상태라 너무 아쉬웠다....한채인은 몰래 염구준의 준수한 얼굴을 힐끔거리며 손가을과 함께 차에 올랐고 염구준이 시동을 걸고 나서야 슬쩍 떠보듯이 물었다“잘생긴 오빠와 예쁜 언니는 저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잘생긴 오빠, 예쁜 언니라... 너무 이상한 호칭이었다.“난 염구준이라고 해요. 여기는 내 와이프, 손가을이에요. 구준 오빠, 가을 언니라고 부르면 돼요.”염구준은 한 손으로 운전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너무 익숙한 곳이어서 굳이 네비게이션을 켜지 않았다. 차는 제명도의 도환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전에 용하국의 전신전을 복역하고 있을 당시 군을 따라 전국의 전장을 돌았고 고려에도 몇
‘진짜? 역시 전신 전주의 특효약이군!’놀란 표정을 한 한채인은 약통을 들고 1층의 화장실로 들어가 약을 바르며 유리문을 통해 소리 높여 물었다.“구준 오빠, 이 약의 이름은 뭐예요? 기록해야겠어요!”약 이름?염구준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예로부터 고려는 용하국의 한약 문화를 배워왔지만, 비도덕적으로 타락해 배은망덕하게도 감히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신청하면서 용하국의 의학적 성과를 훔치려 하고 있었다!그야말로 너무 악질적인 행동이었다.“채인 씨.”손가을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하며 물었다.“그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왜 채인 씨를 쫓는 거예요? 증거가 있다면서요? 그게 뭐죠?”이제는 말해야 할 때이다!1층 화장실에서 한채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한편으로 약을 바르며 한편으로 울먹였다.“약 4개월 전에...”4개월 전, 그녀에게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 온 가장 친한 친구, 이수진은 잘 나가는 배우였지만 황씨 재단의 대표 ‘황유길’의 개인 별장에서 사망했다.더욱 기괴한 것은 이수진이 사망 후 부검 결과도 없었고 정상적인 절차도 없이 당일 밤에 화장했고 소속사 측에서도 간소하게 장례를 치렀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그렇게 대충 흘러가는 듯했다.하지만 한채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수진의 유품을 꼼꼼히 살펴보았고 마침내 일기장에서 살해된 지 6개월 전에 황유길과 다른 몇 명의 재단 대표들에게 멋대로 희롱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이런 악행들을 폭로하기 위해 이수진은 몰카를 찍었고 타이머를 설정해 자신이 사망 후 한채인의 메일로 모두 전송했다.“수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상대가 너무 막강해요!”화장실에서 한채인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울부짖었다.“내가 어디를 가도 오늘처럼 불쑥 나타나 몽둥이를 휘둘러요.”“몇 번은 빠져나갔고 그대로 두들겨 맞은 적도 있어요. 오늘 당신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대로 죽었을지도 몰라요. 누
당황한 사내들은 서로 마주 보며 방금 들었던 총자루를 황급히 내려놓았다.파괴하지 않고 어떻게 사람을 잡으라는 거지?그리고...전신 전주는 용하국의 세력인데, 여기는 고려국이지 않은가?자신의 영토에서 움직이는데 이렇게 잔뜩 눈치를 보다니?보스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멍청한 것들.”우두머리는 목소리를 내리깔며 나무랐다.“은퇴한 전신 전주지만 전신의 무수한 강자들은 이분만 인정하고 있고 지존 용주마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물이야!”“이 저택을 파괴해 그분을 건드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거야?”아무도 감당할 수 없다. 그들의 보스조차도!“한심한 것들!”우두머리는 재차 욕설을 퍼부으며 트렁크에서 확성기를 꺼내 별장을 향해 소리쳤다.“안에 있는 자들아, 잘 들어! 한채인만 넘겨주면 여기는 파괴하지 않겠다!”“충고하는데 우리가 무력을 사용하지 않게 잘 판단해! 만약 저항한다면 우리도 봐주지 않겠다!”‘황씨 재단의 사람인가?!’별장 1층 화장실, 한채인은 두려움에 떨면서 밖에 있는 염구준과 손가을에게 울며 애원했다.“구준 오빠, 가을 언니, 제발 살려주세요. 절대 저를 버리면 안 돼요.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아요!”눈물을 흘리던 한채인은 갑자기 흐트러진 모습으로 화장실에서 뛰쳐나오며 울부짖었다.“아니에요, 난 당신들을 끌어들일 수 없어요. 황씨 재단이 너무 강해서 이렇게 맞서다간 당신들도 위험해질 거예요!”아까부터 눈썹을 치켜세우고 있던 염구준은 갑자기 눈빛을 반짝였다.제명도 황씨 재단!진무석의 할아버지가 고려국에서 신무 옥패의 모조품을 보았고 그것의 주인이 바로 황 씨였다!그렇다면...“가을아, 넌 채인 씨와 거실에서 기다려.”염구준의 눈이 점점 더 빛이 났다. 그는 짧은 한마디만 남긴 채 거실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같은 황씨 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모두 황씨 성을 가졌으니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만약 그 신무 옥패의 모조품이 황씨 가문에 있는 것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야 한다!...“나왔다!”별장
‘황씨 재단의 주인이 이곳과 전신 전주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염구준은 재빨리 그 사내의 말에 담긴 정보를 파악하고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추론했다.전신 전주는 신중했다.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비밀 기지를 세웠을 당시에도 항상 비밀리에 움직였다.그런데 황 씨 재단은 어떻게 알게 된 거지?여기가 비밀기지란 것을 아는 사람은 전신의 내부 고위 인사들을 제외하고 손가을과 거실에 있는 한채인, 그리고는... 고려국의 최고 실력자이자 전신 중기인 박동건뿐이다!“말해!”염구준의 눈이 번뜩였다. 그는 의심할 여지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황 씨 재단의 주인인 너희들 보스는 박동건과 무슨 사이야?”“박동건더러 당장 나를 만나러 오라고 해!”‘박동건?’사내들의 표정이 확 굳었다. 총을 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겁을 상실했군!군 최고 지휘관, 박동건은 고려국의 최고 사령관으로 유일무이한 정신적 상징이다.용하의 하찮은 서민자식이 입에 담을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원래는 전신 전주의 체면을 세워주고 싶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겠군!”사내들의 대장은 눈을 부라리더니 손에 들었던 확성기를 아무렇게나 내팽개치고 소리쳤다.“안으로 쳐들어가서 한채인을 잡아!”“그리고 이 자식도 잡아!”휘리릭...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은 험악한 얼굴을 하고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염구준을 스쳐지나 곧장 별장으로 향했다. 심지어 경고 사격을 하며 별장을 향해 연이어 발포했다.“총소리, 총소리가 들렸어요!”별장 1층 화장실에서 한채인이 몸을 떨며 바르던 약을 떨어뜨리며 밖으로 뛰쳐나왔다.소파에 앉아 있는 손가을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가을 언니, 그들이 총을 쐈어요. 구준 오빠가 그들한테 당했으면 어떡해요?”그녀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짧은 시간이였지만 염구준에 대해 엄청난 신뢰를 가진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신뢰한들 그는 그저 사람일뿐인데 어떻게 홀로 황 씨
보스 ‘황유길’이 될수록 여기 별장의 용하국 사람은 다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하지 않았다면 그는 당장이라도 방아쇠를 당겨 이 용하국 자식을 죽였을 것이다!“형님!”팀원들이 염구준에게 맥없이 당하고 있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던 한 사내가 이를 갈았다.“보통 놈이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가다 간 우리 애들이 모두 당할 것 같아요.”“반드시 총을 쏴야 해요!”그들의 우두머리 김주환은 손에 든 이중 배럴 사탄 총을 조였다가 풀고 다시 풀었다가 조였다. 이글거리는 그의 눈은 이미 극도로 분노한 것이 분명했다.‘쏠까 말까?’용하국은 너무 강한 상대라 고려국이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보스가 말했다.일단 총을 쏴 용하국의 시민을 다치게 한다면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다!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얘들아! 모두 덤벼!”김주환은 갑자기 이를 악물며 외쳤다.“동시에 팔다리를 붙잡아 생포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보스의 명령은 완수하자!”우르르!마당에 남은 40~50명의 사내들은 흥분한 나머지 들고 있던 총자루를 일제히 내려놓고 허리춤에서 몽둥이를 꺼내 들었고 어떤 이들은 맨주먹으로 또 어떤 이들은 칼자루를 집어 들고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갔다.“총을 내려놓으시겠다? 꽤 똑똑한 걸?”염구준의 눈빛은 차분했다. 담담하게 이 개미무리들을 바라보던 그는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으름장을 놓을 뿐 절대 총을 쏘지 못할 것이다!전신전이 설립된 후 세계 주요 전장을 누비고 다녔고 고려군은 박동건의 지휘 아래 전신전과 맞붙어 싸우다 3일도 못가 패배의 쓴맛을 보고 용하국에 완전히 굴복했다.패전국이 감히 용하국에게 또다시 총을 겨눈다고?망아쇠를 당기는 자 반드시 죽을 것이다!“충분히 비위를 맞춰줬어!”달려드는 한 무리 검은 사내들을 향해 염구준이 무심하게 한마디 했다. 그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기의 충격!육안으로 볼 수 있는 하얀 기운이 염구준의 손바닥에서 모여져 굉장한 충격파를 만들어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