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알게 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저 여자라고? 저 여자는 저하의 약혼녀잖아!”정태웅이 첫 번째로 소리를 질렀다.늑대 천현수와 천하회의 원성일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당시 윤구주와 문아름의 결혼 소식은 화진 전체가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비록 그 결혼식은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문아름이 윤구주의 약혼녀라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그렇기에 독을 써서 윤구주를 해친 사람이 문아름이라는 걸 알게 되자 다들 깜짝 놀랐다.“내 약혼녀기 때문에 내가 경계하지 않은 거야. 그게 아니었다면 이 세상에 누가 감히 날 독으로 해칠 수 있겠어?”윤구주가 매섭게 말했다.그 말에 사람들은 깨달은 얼굴을 했다.윤구주의 말대로 그의 실력이라면 독으로 그를 해친다는 건 말도 안 됐다.문아름이 윤구주의 약혼녀이기 때문에 방심해서 기린화독에 당했을 것이다.“빌어먹을!”“정말 못된 여자군요!”“정말 지독해요!”“저하를 해친 사람이 그 악독한 여자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정태웅은 펄쩍 뛸뻔했다.“그 지독한 여자가 자꾸 우리 암부를 견제하는 이유가 있었어요. 심지어 군부대 전체를, 저하를 따랐던 장군들을 전부 비밀리에 죽였어요.”“그 여자가 저하를 해쳤었군요!”천현수도 주먹을 꽉 쥐고 강하게 말했다.“정태웅, 천현수, 왜 비밀리에 서울로 와서 저하를 뵙게 된 건지 알겠지?”박창용이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정태웅과 천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원성일, 자네도 이젠 내가 왜 저하가 살아있다는 걸 소문내지 말라고 했는지 알겠지?”박창용이 다시금 천하회의 원성일을 바라보며 말했다.원성일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저하, 이제 그 지독한 여자가 저하를 해쳤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지금 당장 병사들을 데리고 서울로 가서 그 지독한 여자를 죽입시다!”정태웅이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말했다.그가 말하자마자 천현수가 맞장구를 쳤다.“정태웅 말이 맞습니다!”“저하, 저하께서 명령을 내려주신다면 저
“그리고 난 사실 이 모든 걸 개의치 않아. 내가 신경 쓰는 건 내가 복수를 하게 되면 10국이 혼란을 틈타 전쟁을 일으킬 거라는 거야. 나랑 같이 오랫동안 싸워왔으니 다들 알겠지. 10국의 야심을 말이야! 만약 전쟁이 시작된다면 피해를 보는 건 무고한 백성들이야. 내가 과연 본인의 이익을 위해 화진 백성들의 생사를 무시할 수 있을까?”그 말에 사람들은 침묵했다.그의 말이 맞았다.윤구주는 복수를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었다.그가 복수를 하게 되면 천하가 혼란에 빠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무고한 백성들이 피해를 볼 것이다.화진의 왕이었던 윤구주가, 백성들을 보살피던 그가 자신의 사사로운 복수 때문에 백성을 해칠 수가 있을까?“하지만 저하, 그러면 복수는... 어찌합니까?”정태웅이 가슴 아픈 얼굴로 말했다.윤구주가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복수는 꼭 할 거니까.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야.”“저하...”정태웅이 뭐라고 더 말하려고 할 때 박창용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면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정태웅, 닥쳐! 저하 말대로 해!”“저하께서는 화진의 왕이야. 저하께서 하는 모든 일은 화진의 백성을 위해서지. 그러니까 넌 알지 못하는 거야! 정태웅, 넌 그저 저하는 우리만의 왕이 아니라 화진 모든 백성의 왕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돼!”박창용의 말에 정태웅은 하려던 말을 삼켰다.그는 그렇게 많은 걸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그가 아는 것이라고는 저하를 해치는 사람은 반드시 죽인다는 것뿐이다.그리고 죽인 뒤에는 시체까지 채찍질해야 분풀이가 될 것 같았다.윤구주가 진실을 얘기한 뒤 천현수, 원성일, 주세호까지 전부 침묵했다.그들은 묵묵히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그들은 이제야 윤구주가 왜 화진의 왕이 될 수 있었는지를 깨달았다.“됐어. 그 얘기는 그만하자고. 오늘 우리가 한곳에 모인 것만으로도 축하할 만한 일이니 말이야. 정태웅, 나랑 술 마시는 거 좋아하잖아? 사람 시켜서 술 좀 가져오라고 해. 오늘 거나하게 취해보자고!”윤구주가
정태우의 말에 주세호는 머쓱해졌다.소채은이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건 맞지만 명문가라고 하기엔 애매했다. 주세호는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소씨 일가는 강성에서 눈에 띄지 않는 이류 가문이었기 때문이다.화진 전체를 놓고 보면 먼지 한 톨만도 못했다.그래서 주세호는 아주 머쓱했다.“왜 그래? 얼른 말해 봐. 그분 아주 예쁘시지?”정태웅이 작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물었다.그가 입을 떼자마자 옆에 있던 천현수가 그를 힘껏 걷어찼고 그 바람에 정태웅은 비틀거리면서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제기랄, 천현수, 난 왜 차는 거야?”천현수에게 차인 정태웅이 고개를 돌리며 욕했다.“멍청한 놈! 감히 저하의 약혼녀를 멋대로 품평하려 하다니, 당연히 처맞아야지!”천현수가 화를 내며 말했다.“하하하하! 잘했어, 천현수! 이 빌어먹을 돼지 새끼는 맞아야 해. 자기 입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멋대로 지껄이니 말이야!”옆에 있던 박창용이 동의했다.정태웅도 자신이 조금 전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은 건지 차인 곳을 어루만지면서 중얼거렸다.“난 저하가 걱정돼서 그냥 물어본 것뿐인데...”“그만해. 궁금해서 그러는 거 아니야? 내가 알려주지!”윤구주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내 여자는 소채은이라고 해. 소씨 가문은 왕실 친척도 아니고 명문가도 아니야. 그저 강성시의 아주 평범한 가정이지!”“평범하다고요?”정태웅은 그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과거 구주왕은 천하의 모든 여자를 홀렸었다.10국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들 나라의 많은 황실 공주가 윤구주의 선택을 받기 위해 화진으로 왔다. 그런데 윤구주가 갑자기 자신과 결혼할 여자가 강성시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여자라고 하자 정태웅은 믿을 수가 없었다.“맞아! 채은이 집안은 아주 평범한 가정이야. 심지어 솔직히 얘기해서 지금까지도 채은이 집에서 우리가 만나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세상에!그 말에 정태웅은 펄쩍 뛰었다.“장난이시죠? 화진의 그 어떤 사람이 감히 자
고개를 들자 윤구주의 마음속으로 소채은과 함께 했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윤구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이야기하기 시작했다.“10개국 간의 전쟁이 끝난 뒤 난 화독 때문에 죽음의 바다에 빠졌었어. 그러나 다행히도 내가 수련한 구양진용결 호신 공법 덕분에 깊은 바다에 빠져도 죽지는 않았어. 그리고 내가 바다에 빠져 실신했을 때 채은이가 바닷속에서 날 봤었어.”그녀에 관한 기억을 윤구주는 조금씩 얘기했다.그는 소채은이 자신을 구한 일, 그가 잠깐 기억을 잃었고 소채은이 그를 자동차 정비원으로 오해한 일, 소채은의 집안에서 돈 때문에 소채은을 억지로 중해그룹의 조성훈과 결혼시키려고 한 일, 소채은이 윤구주를 지키기 위해 집안에서 쫓겨난 일 등등을 얘기했다. 사소한 것까지 전부 말이다.지난 과거에는 웃음과 눈물이 있었지만 더욱 많은 건 사랑이었다.정태웅 등 사람들은 윤구주와 소채은의 만남과 오해, 그들의 사소한 일을 듣고 그것에 푹 빠졌다.특히 정태웅은 소채은이 사랑을 위해서 집안과 연을 끊으면서까지 윤구주를 지키려고 한 걸 알았을 때, 다시금 눈시울을 붉혔다.“정말 훌륭하신 분이군요! 전 비록 그분을 본 적이 없지만 그분은 제 마음속에 세상에서 가장 좋은,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에요!”옆에 있던 박창용 또한 감탄을 금치 못했다.“맞아요.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자격이 충분하죠.”그들 중 주세호가 윤구주와 소채은의 사랑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이때, 윤구주와 소채은의 사랑 이야기를 들은 주세호는 흐뭇하기도 하고 개탄스럽기도 했다.윤구주가 평생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났다는 것이 흐뭇했고, 자기 딸에게는 그런 복이 없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웠다.“나 윤구주는 평생을 종횡무진하며 무적으로 살았어. 그러나 소채은은 그 사실을 전혀 몰라.”윤구주는 갑자기 감탄했다.“소채은의 눈에 난 그저 윤구주일 뿐이야. 기억을 잃은, 심지어 직장도 없는 바보일 뿐이지. 하지만 그럼에도 소채은은 여전히 날 사랑하고 날 지켜주려 해. 이런 바보 같은 여자를 내가
5일 뒤면 윤구주와 소채은의 결혼식이다.소씨 집안 대문 앞.민규현은 암부 부하들을 데리고 바짝 경계하며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정태웅과 천현수가 강성에 도착했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그는 자기 형제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정태웅의 뻔뻔함과 천현수의 침착함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이 저하를 뵀을 때 얼마나 흥분할지 생각해 본 그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정태웅 아마 또 울고 있겠지?”정태웅을 떠올린 민규현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소씨 저택 정원 안.소채은과 윤구주의 결혼식 날짜가 점점 더 가까워지자 소씨 집안 사람들은 바빠졌다.첫 번째는 소청하였다.그는 모든 친척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심지어 예전에 연락하지 않던 낯선 친척들에게도 전부 알렸다.이 때문에 천희수는 소청하와 싸우기까지 했다.천희수는 연락하지 않던 친척들에게는 왜 알렸냐고 면박을 줬고, 소청하는 우리 딸이 결혼하는 데 당연히 알려야지, 왜 알리지 말아야 하냐는 입장이었다.천희수는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억을 잃은 데다가 직장도 없는 남자와 결혼하는데 소문이라도 났다가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니 말이다.소청하는 천희수의 말을 듣더니 그녀를 욕했다. 식견이 짧은 당신이 뭘 아냐, 윤구주의 험담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면서 말이다.천희수는 그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소청하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왜 갑자기 이렇게 윤구주를 감싸고 도는지 말이다.심지어 그는 윤구주가 기억을 잃은 것도, 직장이 없는 것도 못마땅해하지 않았다.답답한 천희수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소청하가 모든 친척에게 다 연락을 돌리는 걸 지켜만 봤다.심지어 아주 오래전에 해외로 갔던, 염치없는 친척 누나에게까지 연락했다.그 친척 누나는 소지영이었다.과거 그녀는 소청하와 큰아버지 집안의 재산을 빼앗으려 들었고, 그의 친아버지를 산 채로 굶겨 죽여놓고는 훌쩍 해외로 떠나서 살았다.요 몇 년 동안 해외에서 꽤 잘 지낸다고 들었다.10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그들은 이번
“윤구주 쪽에서 성대하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 소씨 가문은 크게 망신당할 거야!”천희수가 말했다.엄마의 말에 소채은은 머리가 아팠다.윤구주의 친척들에 대해 소채은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그러나 문제는 윤구주가 기억을 잃었다는 점이다.그가 친척들을 기억할 리가 있겠는가?“너 설마 윤구주가 아직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할 건 아니지?”천희수는 소채은이 말이 없자 너무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엄마... 저랑 구주랑 결혼하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요? 저희 둘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해요. 친척들이 얼마나 오는지, 성대한지 성대하지 않은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소채은이 말했다.그 말에 천희수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장난해? 여자 결혼식이 성대하지 않으면 뭐가 성대해야 해? 소채은, 경고하는데 이번 결혼식을 윤구주가 성대하게 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천희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씩씩거리면서 말했다.“그리고 윤구주가 기억을 잃었든 말든 상관없어. 길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붙잡더라도 꼭 친척들이 결혼식에 와야 해. 그렇지 않으면 걔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화를 낸 뒤 천희수는 몸을 돌려 떠났다.소채은은 혼자 근심 가득한 얼굴로 그곳에 남아있었다.엄마의 말이 맞았다.결혼은 여자에게 있어 인생에서 아주 큰 일이었다.천희수가 부모로서 한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부모라면 무릇 자기 딸이 성대한 결혼식을 치러서 집안 체면이 서길 바랄 것이다.하지만 윤구주의 상황은 좀 남달랐다.그는 기억을 잃지 않았는가!그런 생각이 들자 소채은은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일단 윤구주에게 어떤 상황인지 물어볼 생각이었다.만약 친척과 친구가 정말 없다면 배우라도 고용할 생각이었다....용인 빌리지.윤구주가 형제들에게 소채은과의 사랑 이야기를 해준 뒤로, 박창용과 원성일, 주세호, 정태웅, 천현수 등은 다들 소채은을 인정했다.게다가 그들은 이미 소채은을 윤구주의 아내로 인정했다.“저하, 이제 며칠 뒤면 결혼식이네
형제들이 윤구주의 결혼 준비에 관해 묻고 있을 때 윤구주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휴대전화를 확인해 보니 소채은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쉿!”그는 형제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한 뒤 전화를 받았다.옆에 있던 박창용과 정태웅, 천현수, 원성일, 주세호는 똑똑한 사람들이었기에 윤구주가 조용히 전화를 받기를 원하자 누가 전화한 건지 단번에 눈치챘다.그래서 그들은 숨을 죽이고 마치 도둑처럼 윤구주의 곁에 붙어서 엿들었다.“구주야, 뭐해? 나 안 보고 싶었어?”전화 건너편에서 소채은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연히 보고 싶었지!”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그 말에 정태웅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박창용은 정태웅을 걷어찼고 정태웅은 찍 소리 내지 못했다.“어머, 구주야, 너 옆에 다른 사람 있어?”전화 너머 정태웅의 기척을 들은 소채은이 서둘러 물었다.“아니, 아니.”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정태웅을 향해 눈을 흘겼다.“그래? 구주야, 이제 5일 뒤면 우리 결혼식이잖아. 흥분되지 않아?”소채은이 전화 건너편에서 말했다.“흥분되지!”“정말? 그거 알아? 나 매일 밤 너무 들떠서 잠이 오지 않아. 눈을 감으면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고 달콤하게 살지 머릿속에 떠올라. 헤헤!”소채은이 말했다.윤구주는 그 말을 듣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참, 구주야. 너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소채은은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무슨 얘기?”“저번에 내가 너랑 결혼식에 참석할 친척에 대해 얘기했었잖아!”소채은은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뗐다.“넌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우리 아빠가 우리 결혼한다는 걸 알고는 미친 듯이 우리 집안의 모든 친척과 지인들에게 얘기했어. 심지어 십 년 넘게 연락하지 않았던 친척들에게까지 연락을 돌렸어! 그래서...”소채은은 거기까지 말한 뒤 멈췄다.눈치 빠른 윤구주는 소채은의 말을 듣고 곧바로 상황을 파악했다.“채은아, 혹시 아주머니, 아저씨께서 내가 친척들을 좀 불러서 본인들의 체면을 세워주길
“그래도 너무 힘들게 하지는 마. 그냥 대충 하면 된다고 해. 난 그렇게 요구가 높지 않으니 말이야. 참, 너 돈 모자라지 않아? 돈 모자라면 내가 회사 통장에서 돈 꺼내서 너한테 보내줄게!”소채은이 전화 건너편에서 말했다.돈이라는 말에 윤구주는 서둘러 사양했다.“아냐, 아냐. 모자라지 않아.”“정말?”“응!”“그래. 혹시나 뭐 부족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나한테 얘기해!”소채은과 잠깐 얘기를 나눈 뒤 윤구주는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자마자 정태웅이 첫 번째로 펄쩍 뛰었다.“정말 좋은 분이시네요! 정말 좋은 여자예요! 저하, 전 비록 그분을 뵌 적은 없지만 전 이미 그분의 선량함에 깊이 감복했어요!”주세호는 웃으며 말했다.“맞아. 그분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아주 선량해. 우리 저하가 돈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걱정하시잖아. 하하하하! 그분은 우리 저하가 가장 부족하지 않은 게 바로 돈과 권력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하하하하! 확실히 그렇지!”박창용이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너희들 다 잘 들어. 조금 전에 소채은 씨께서 그러셨잖아. 소채은 씨 부모님께서 결혼식을 성대하게 하길 원한다고 말이야. 그렇다면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게 우리 저하의 결혼식을 가장 성대하게 꾸며서 화진에 이름을 널리 떨치게 하자고!”“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천하회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입니다!”“저도요!”...1일 뒤, 강성국제공항 출구.두 명의 낯익은 사람이 그곳에 서 있었다.“아빠, 고모 진짜 해외에서 온대요?”말하는 사람은 재킷을 입은, 눈에 핏발이 가득 선 남자였다.그는 안색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고 머리카락이 엉망이었다. 그는 공항 픽업 게이트에서 목을 움츠린 채로 연신 하품하며 출구 쪽을 바라보았다.“당연하지! 게다가 네 고모 말로는 해외에서 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네 고모 남편이 다국적 기업에서 해외 매니저를 맡고 있는데 연봉이 수백만 달러래!”낡은 정장에 안경을 쓰고 있는 중년 남성이 말했다.“그래요? 정말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