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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3화

작가: 김원호
“천지에 정기가 있어. 내가 온갖 계략을 써도 그의 마음속에 깃든 호연지기를 무너뜨릴 수 없구나.”

상황이 급변한 것을 감지한 문아름은 속이 뒤집어졌다.

그와 동시에 문창정도 화진 북주에서 전해진 소식을 들었다.

“진동왕과 현모가 십만 대군을 이끌고 전장으로 향하고 있어요.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하며 군대가 아직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승리를 확신하는 살기가 전선까지 몰아치고 있어요.”

이 소식에 그 강인했던 문창정조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모든 치밀한 계획을 세웠건만 결국 윤구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다니.’

천옥에서 윤구주는 기세가 압도적이었으며 한 사람의 기운이 천지 사이에 우뚝 서 있었다. 그가 발산하는 정기는 구름을 뚫고 창공을 향해 솟아올랐다.

그 기운은 모든 혼란과 환상을 깨부수고 있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성인의 경지에 이르렀어.”

윤구주는 다시 한번 성술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엔 자신의 정기를 혹사하지 않고 새로운 경지의 힘으로 완전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한 줄기 성기가 전법에 들어가며 전법의 핵심을 밝혀 새로운 진법이 활성화되었다.

금빛 결계가 사방으로 퍼지며 완벽한 천옥을 형성했다. 난폭한 영기는 완전히 봉쇄되었다.

대국은 이미 결정되었고 위협은 해소되었다.

하늘을 두른 정기는 본분을 다한 후 그들의 주인과 함께 고요히 사라졌다.

그 순간, 윤구주는 또다시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문명을 창조하고 문명을 전승해야 해. 끝없이 순환하며 영원히 이어가는 거야.’

“이것이 화진이 오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이유야. 그리고 나 또한 그 전승자 중 하나지. 화진의 부흥은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순식간에 북쪽 하늘로 날아오른 윤구주는 천옥의 현관에서 화진로 통하는 전송 진입구를 찾았다.

곤륜 구역에는 수많은 출입구가 있었다. 이는 예전에 봉신방의 강자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윤구주가 전송 전법을 제어하려는 순간, 곤륜 구역의 의지가 그의 행동을 저지했다.

“빙신전 대제사장?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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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윤구주가 어떤 술법을 사용했는지도 모른 채 중상을 입었다. ‘이제 어떻게 싸우지?’ 두 사람은 애초에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 목숨을 걸어봤자 죽음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윤구주! 날 살려줘. 우리 빙신전은 더 이상 너와 적대하지 않겠어!” 윤구주는 대제사장장이 신혼을 불태우며 마지막 발악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겁을 먹고 항복한 것이었다. “넌 오백 년을 수련한 늙은 요괴로 세상의 온갖 풍파를 다 겪어 왔고 곤륜 구역에서는 대신의 자리에까지 올랐어. 그런데 어찌 신이라는 존재가 내가 전에 만난 종문의 늙은 마왕보다도 기개가 없단 말이야?” 이전에 윤구주가 자운각의 여섯 명과 맞섰을 때 그들은 생사가 달린 순간에도 윤구주에게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 대제사장은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구주왕님! 오래 살수록 죽음이 두려운 법이죠. 당신도 곤륜 구역의 신명이고 존귀한 사신이 아닌가요? 당신의 스승들도 모두 곤륜 구역의 최강자들이니 우리끼리 서로 얼굴을 마주치며 살아가는데 너무 심하게 하지 말고 제 체면을 봐주세요.” 이 말을 들은 윤구주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빙신전의 전주를 불러내서 직접 답하라고 해.” 이 말을 들은 빙신전 대제사장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가 변명하려는 순간, 윤구주는 바로 말을 끊었다. “흥, 너 따위가 빙신전을 대표할 자격이 있어? 겨우 극한 일전 신경의 하찮은 자가 나와 조건을 타협하려 드는 거야? 다들 알다시피 내 스승은 곤륜 구역의 최강자다. 내가 오늘 너를 죽여도 누가 감히 한마디 하겠어? 게다가 곤륜 구역에서 윤구주는 반드시 원수를 갚고 십악불사의 대마귀라고 전해지지 않았어?” 윤구주는 입가를 살짝 올리며 비웃었다. 빙신전 대제사장은 완전히 멘탈이 붕괴되었다. 윤구주가 자신을 살려주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윤구주가 손바닥을 움켜쥐자 사방에서 모인 영기

  • 구주, 왕의 귀환   제1835화

    청관 뒤로는 화진 북주의 수도가 있었다. 광활한 관문을 삼만 명의 병사로 북라국의 백만 대군을 막아내는 것은 외부의 지원이 없다면 무조건 패배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청관을 지키는 것은 나이가 거의 팔십에 가까운 베테랑 장군이었다. 그는 화진에서 파견된 수장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20년 전에 은퇴한 상태였다. 위급한 상황에서 임시로 청관을 지키라는 명을 받고 나선 것이었다. 청관 대영에서 베테랑 장군 엄연은 서울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것은 국주가 아닌 우상 육도진이었다. “엄 장군, 국주께서 이전에 심한 부상을 입으셨고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지하 궁전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어요. 지하 궁전은 바로 서울 아래에 있으니 만약 지하 궁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서울 자체가 바로 위협받게 돼요! 국주는 다친 몸을 이끌고 지하 궁전으로 향했어요. 각지의 대군들은 종문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사방으로 파견되었어요. 지금 서울에는 고작 몇만 명의 금위군만 남아있죠. 제가 지금 금위군을 지원하라고 명령을 내려도 시간상으로는 이미 늦었어요.” 전화 속 육도진의 말을 들으며 엄연은 상황을 이해했다. 분명히 지원군은 없을 것이었다. “엄 장군, 한 가지 비밀스러운 일을 당신에게 알려야겠어요. 주변에 다른 사람은 없죠?” 육도진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우상님 말씀하셔도 돼요. 여기에는 외부인이 없어요.” 엄연은 대영 안의 장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들은 모두 그와 같이 나이 든 베테랑 장군이거나 이제 막 발탁된 젊은 장교들이었다. 청관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누구나 관문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아있는 이들의 충성심은 대단했다. “그렇다면 말씀드릴게요. 만약 청관이 함락된다면 우리는 대규모 살상 무기를 발사하여 침략한 적을 소멸시킬 계획이에요.” 이 말을 듣고 엄연은 이해했다. 서울은 청관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미리 침략한 적과 함께 죽을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삼만 명으로 적국의 백만

  • 구주, 왕의 귀환   제1836화

    “천옥의 일은 저도 어느 정도 들었어요. 그곳에는 흉물이 숨어 있어 만약 세상에 나온다면 우리 화진에 큰 재앙이 될 거예요. 구주왕이 돌아간 이유도 그 흉물이 세상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방금 진동왕이 전화를 걸어와서 구주왕이 전사하셨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렸어요.” 육도진의 인식은 한정적이었다. 문씨 가문은 무기를 구해다가 윤구주가 있는 지역을 폭발시켰다. 거기에 진동왕이 보낸 정보를 종합해 보면 그는 구주왕이 그 안에서 전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엄연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을 받고 멍하니 서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자 엄연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통곡했다. “이제 하늘이 우리 화진의 국운을 끊으려는 건가? 북경왕은 행방불명이 되었고 북경 왕부 통솔하의 여러 장군은 이미 모두 죽었지. 국주는 지하 궁전에 갇혀 있는데 이제 유일하게 남아 있던 구주왕마저 전사하셨다니.” 엄연은 이미 나이가 들어 개인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달리 말하면 엄연은 일생을 전쟁터에서 보냈기에 병들어 침대에서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국가를 위해 죽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오히려 큰 영광이었다. 청관과 같은 관문과 지역은 잃어도 괜찮았다. 최악의 경우 북경이 함락되고 수도가 외부 세력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화진의 기둥을 지탱할 수 있는 인물들이 하나둘 사라지거나 전사하면서 눈앞이 캄캄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엄 장군! 부탁드립니다!” 전화 건너편의 육도진은 몸을 굽혀 절을 하며 말했다. 육도진은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삼만 명의 병사들에게 죽음을 명령하다니.’ 만약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육도진은 절대 이런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사람을 남겨둘게요. 청관이 함락될 때 그가 당신에게 알려줄 거예요.” 엄연은 대영의 여러 장군을 돌아보았다. 모두 눈이 붉어져 있었다. 젊은 장군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당당

  • 구주, 왕의 귀환   제1837화

    ‘서요산 검종!’ 육도진의 마음이 살짝 떨렸다. 그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지금 서요산 검종조차 자신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보내온 이 삼백 명의 제자들은 삼만 명의 장병들과 함께 황천길로 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불쌍하네, 이 넓은 화진에 6대 종문이 있는데 오직 한 문파만이 나라를 걱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야심을 품고 우리 화진을 갈라놓으려 하다니!” 육도진은 탄식했다. 그 말을 하며 육도진의 표정은 굳어지며 눈에 살기가 떠올랐다. “확인했어? 문씨 가문은 대체 어떻게 금지 무기를 손에 넣은 거지? 그것은 화진 유일의 곤륜 구역과 맞설 수 있는 무기야. 그 물건을 연구해 냈다는 것 때문에 곤륜 구역이 우리에게 너무 심하게 굴지 못했던 건데 이제 문씨 가문이 그것을 손에 넣었다니! 국방부도 다시 정리해야 할 때가 온 모양이네.” 서울은 청관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청관이 함락되면 금지 무기를 청관에 투하할 예정이었다. 청관에서는 두 나라의 전투가 임박했다. 서요산 검종의 삼백 명 제자들이 전투 직전 마지막 순간에 도착했다. “엄 장군님, 서요산 장송이 종주의 명을 받들어 삼백 명의 제자를 이끌고 청관을 방어하러 왔습니다!” 대열을 이끈 검객이 엄연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엄연은 이 젊은이들을 보며 감동과 함께 의문이 들었다. “우상님이 진실을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엄연이 물었다.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이건 종주의 명령입니다. 우리는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장송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지금 가도 늦지 않았어요.” “가지 않겠습니다.” 장송은 고개를 저었다. 이를 본 엄연은 앞으로 나아가며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이 죽고 싶다면 남아도 좋아요. 하지만 이 젊은이들을 헛되이 희생시키지 마세요.” “엄 장군님, 전장에서 적과 싸우는데 남녀노소를 가릴 수 있겠습니까? 만약 이 외적들이 우리 화진의 심장부로 침입한다면 그들의 칼날이 노약자와 부녀자를 피해 갈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부디 엄 장군님께서는

  • 구주, 왕의 귀환   제1838화

    희생이 너무 컸다. 하지만 이렇게 잔혹한 전투 속에서도 청관 수비군은 단 한 명도 물러서지 않았다. 모두 앞다투어 최전선에서 죽음을 각오하며 싸웠고 모든 이가 필사의 각오로 끝까지 버텼다. 격렬한 전투 속에서 병사들이 끊임없이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 싸웠지만 북라국의 광전사들은 한 곳에 힘을 집중해 방어선을 뚫어냈다. 한 곳의 방어선이 무너지자 전체 전선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삼만 명의 병력은 너무 적었기에 북라국 병사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전투가 시작된 지 반 시간 만에 청관의 절반 이상이 함락되었다.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자 엄연은 곧바로 대영의 잔류 병력에 명령을 내렸다. “서울에 보고 해. 베테랑 장군 엄연이 무능하여 청관이 곧 함락될 것이니 서둘러 금지 무기를 투하하라고!” 명령을 받은 소령은 바로 서울에 연락했다. “청관이 곧 함락됩니다. 서울은 바로 금지 무기를 투하하세요!” 서울 사령부에서는 사람들이 안절부절못하며 뛰어다녔다. 육도진은 분노로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그 이유는 금지 무기 투하를 담당하던 장군이 육도진의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북라국 백만 대군이 청관을 함락시키고 화진 중원으로 쳐들어온다면 그 책임을 질 수 있겠어요?” 육도진은 날카롭게 질책했다. “우상님, 저는 구주부의 명령을 받아 무기 발사를 금지한 것입니다!” 그쪽의 담당 장군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망할, 현모가 방해할 리가 없고 진동왕도 분별없는 사람이 아니야.” 육도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둘은 모두 대국을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십만 명으로 북라국 백만 대군을 막으려 하는 거지? 승리하더라도 피해가 너무 클 거야. 이 십만 명은 현재 화진의 가장 정예 부대야. 한 번의 전투로 모두 소모된다면 다음 전투는 어떻게 치르지?’ “우상님, 저는 말씀드렸습니다. 저에게 명령을 내린 것은 구주부입니다! 현모 대장이나 진동왕도 구주부의 이름으로 저에게 명령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 장군은 단호하게 말했

  • 구주, 왕의 귀환   제1839화

    그것은 바로 윤구주의 명령이었다. 구주왕이 살아있다. 육도진은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어느새 눈물이 글썽해졌다. 사령부에서는 천둥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청관에서는 관문이 함락 직전에 이르렀지만 왕도에서는 아직 명령이 내려오지 않고 있었다. “엄 장군님! 왕도에서 아직 회신이 없습니다. 무기를 지키는 장군이 왕도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령병이 엄연에게 소식을 전했다. “지금 상황이 매우 급박합니다. 한시도 지체할 수 없어요.” “만약 북라국의 백만 군사들이 북주에 주둔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할 것입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엄연은 화진의 죄인이 될 것이다. 청관의 절반 이상이 이미 함락되었다. 북라국의 광전사들은 장기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엄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절체절명의 순간, 어두운 하늘에 갑자기 금빛이 번쩍이며 퍼져 나갔다. 한 줄기 햇빛이 먹구름을 뚫고 청관 대지에 비추었다. 청관의 병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정신이 맑아지고 피로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국운이었다. 북라국 대군의 후방 진영에 있던 아사 신전에서 온 몇 명의 신사들이 눈썹을 찌푸렸다. 한편, 옆에 있던 문씨 가문의 한 일원은 얼굴빛이 급격히 변했다. “윤구주는 천옥에 갇혀 있고 국운은 이미 흩어졌다고 들었는데 설마 윤구주가 천옥 탈출을 강행한 건가? 그렇게 되면 천옥에 갇혀 있던 난폭한 영기가 유출되어 구주에 위협을 가할 것이고 윤구주도 반드시 중상을 입을 텐데. 국운이 흩어지지 않더라도 약해져야 할 텐데 어떻게 이렇게 강한 기운이 나오는 거지?” 문씨 가문의 일원은 즉시 이 상황을 설산 정상에 있는 문창정에게 알렸다. 동시에 북주 문씨 가문 내부의 첩보원이 보고했다. “현모와 진동왕이 십만 대군을 이끌고 전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청관까지는 50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설산 정상에 있는 문창정의 얼

  • 구주, 왕의 귀환   제1840화

    같은 정신적 힘이 군인들에게 부여되어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상승했고 마치 각성제를 맞은 듯 돌격하며 전투에 임했다. ‘쿵!’ 현모는 하늘에서 내려와 혼자 관문을 막아섰다. 북라국은 백만 대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모 한 사람의 봉쇄를 뚫지 못했다. 가장 먼저 청관에 올라간 북라국의 광전사들은 오히려 수적으로 열세인 청관 수비군에게 포위당했다. 북라국의 최정예 광전사들이 포위당하는 것을 본 북라국 총사령관은 즉시 구조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냉병기로 관문을 점령하려는 생각을 포기하고 중포를 끌어와 청관을 맹폭격했다. 수 톤의 포탄이 쏟아졌지만 성수 대진에 의해 모두 막혔다. 어쩔 수 없이 북라국은 열병기로 무장한 대군을 이끌고 강행 돌파를 시도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500대의 주력 전차로 구성된 전투 군단이 전장 한쪽에서 돌진해 왔다. 그들은 험하고 울퉁불퉁한 산지를 가로질러 북라국 대군을 향해 달렸다. 더 먼 곳에서는 산지에 집결한 10개의 중포 부대가 일제히 포격을 가했다. 엄청난 포격이 지속되었다. 한데 모여 있던 북라국 대군은 전장의 살아있는 표적이 되었다. 한 발의 중포에 수백 명의 병사들이 산산조각 났다. 10여 분 동안의 맹폭격으로 최소 30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 그와 동시에 전차들이 전장에 돌입해 북라국 병사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나를 따르라! 이 개자식들을 짓밟아 버려!” 왕실 휘장이 찍힌 전차가 선두에서 돌진했다. 그 전차의 지휘관은 다름 아닌 화진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이었다. 그녀는 윤구주가 위기에 처하고 부왕이 유서를 남기고 지하 궁전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청관의 긴급한 군사 상황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이제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대국 따위 이제 신경 안 써!’ 그녀는 밤새 전국을 날아다니며 왕실의 은퇴한 베테랑 장군들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마침내 강철 대군을 집결했다. 그들은 산악을 넘어 북라국 대군의 측면을 기습하기 위

  • 구주, 왕의 귀환   제1841화

    현모와 진동왕이 이끄는 십만 대군이 북라국의 백만 대군을 쓸어버렸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북라국이 모아놓은 백만 대군은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이 십만 명은 본래 수많은 전투를 겪어 온 전쟁의 베테랑들이자 엄선된 정예부대였다. 천옥에서의 전투를 거치며 그들은 모두 무술의 고수로서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반면 북라국에서 이 십만 명과 맞설 만한 것은 광전사뿐이었다. 하지만 가장 앞서 돌격한 광전사들은 이미 전멸했고 냉병기 교전에서 북라국은 완전히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전세가 역전된 것을 본 북라국 총사령관은 남은 30만 명도 전멸할까 봐 두려웠다. 북라국의 사기도 완전히 무너졌다. 그는 포위된 선봉 부대와 중앙 부대를 버리고 후방 부대를 이끌고 전면 철수를 명령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바로 문씨 가문이 말한 한 번의 전투로 화진의 국운을 멸한다는 건가요?” 북라국 총사령관은 문씨 가문을 원망했다. “실수했어요. 진동왕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현모는 지금 구오지존의 경지에 올랐어요. 우리 아사 신전에서도 상위 10위 안에 드는 신이에요. 일단 철수하는 수밖에 없어요.” 아사 신전의 몇몇 신사들이 의견을 나눈 후, 대군을 버리고 먼저 철수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북라국이 철수하려는 방향에 서리가 내리며 눈에 보이는 얼음벽이 길을 막아섰다. “현모인가?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수백 리의 전법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펼칠 수는 없어. 그렇다면 누구지?” 아사 신전의 신사들이 의아해했다. 그들이 누가 북라국의 길을 막았는지 추측하는 사이에 넓은 평원 위에 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조용히 서 있었다. 사신 같은 눈빛으로 전장을 훑어보았다. 이미 사기가 완전히 무너진 북라국 병사들은 이 사람의 위압감에 눌려 일부 병사들은 그대로 미쳐버렸다. “당신은 우리 아사 신전과 적대하려는 거야?” 아사 신전의 신관들이 그 신적인 존재에게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그 사람은 아무런 동작도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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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1988화

    “주작, 현모, 화진의 군신이라. 하하. 네놈들이 말해봐라. 내가 지금 구주왕을 배신한다 해도 너희들이 나를 막을 수 있겠나? 이전엔 너희 셋이 힘을 합쳐도 백여 합 버티는 게 고작이었지. 지금은 내가 황자급 경지에 올랐고 백호는 얼어붙어 잠든 상태라 너희 둘밖에 없는데 뭘 할수 있겠니? 난 세 방이면 충분히 너희들의 목을 벨 수 있어.”빙신전 전주가 비웃듯 말했다.그 말을 들은 주작은 두 눈을 부릅뜨고 빙신전 전주를 바라보았다. 설령 그렇다 해도 두려울 것 없다. 당장 빙신전과 결전을 벌이려는 순간 현모가 침착하게 그의 팔을 잡았다.“주작, 진정해. 저놈이 배신할 마음이 있다 해도 최소한 저하의 죽음을 눈으로 확인해야만 그런 생각을 할수 있을 거야. 문아름처럼 똑똑한 여자도 실패하지 않았나? 저놈에겐 그럴 배짱이 없을 거다.”막 황자급 경지에 올라 기분이 좋았던 빙신전 전주는 현모의 말에 불쾌해졌다.윤구주를 배신하려면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그는 이미 윤구주에게 정신적 충격을 너무 많이 받은 상태라 생각이 바뀐 지 오래 되였다. 윤구주가 이번 원정에서 실패한다 해도 최소한 생존은 보장될 것이고 윤구주를 따라 황자급 경지에 오를 수도 있었는데 윤구주의 그늘 아래에서 편안히 권력을 누리는 게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그의 현재 실력으로는 결코 4대 군신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됐어. 장난은 이쯤에서 끝내지. 4대 군신은 정상이 하나도 없구만. 구주왕님이 떠나기 전 내게 전음을 남기셨다. 아사신족의 잔당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이 전법을 파괴하라고 말이야. 너희 저하를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라. 그분은 곤륜에서도 학살을 벌인 자야. 신계의 결계쯤이야 가뿐히 넘어설 거다.”이 말을 들은 주작은 어느 정도 흥분을 가라앉혔지만 여전히 빙신전 전주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현모, 구주왕님이 너에게 지휘를 맡기셨다. 내가 최선을 다해 협력할 테니 요구사항이 있으면 말해라. 단 헨드리 문제는 우리 빙신전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재권 따위 이젠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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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구주가 황인으로 만든 전법이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전법이 사라지면 세 인황과 백 명의 왕, 수만 영령들이 사라질 것이다.마지막 순간, 헨드리에 사는 화진 사람들이 현재 화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편집해 헨드리의 제일 큰 광장 스크린에 올렸다.화려하게 발전한 화진의 모습을 본 영령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세 인황과 왕들은 모두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고 통일된 왕조를 세운 경험이 있는 자들이었기에 왕조를 세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왕조가 번성에서 쇠퇴로 기울면 그 순간 화진에 재앙이 밀려온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편집된 영상 속 화진의 아름다운 강산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지막을 맞이했다.“선배님들, 화진은 이미 수많은 고비를 딛고 넘어섰습니다.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났으니 안심하십시오. 화진에 저 윤구주가 있으니 마음 놓고 돌아가세요. 저 윤구주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화진에 재앙을 가져오는 놈들의 뿌리를 뽑아 영원한 태평성대를 만들겠습니다.”전법이 사라지며 영령들은 천지로 흩어졌다. 고인들은 돌아올 수 없지만 그들의 영령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천지 영기는 영원히 끊이지 않을 것이다.영령들이 흡수했던 영기는 신들이 소멸할 때 천지에 되돌려졌다. 후손들이 능력만 있다면 화진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분들을 다시 소환할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화진이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 근본이었다.수백 년, 심지어 천 년이 지난 후 윤구주도 세 인황처럼 선대 인황이 되어 후손들에게 소환될지 모를 일이었다.이 생각에 윤구주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구주군 장수들과 암부 대원들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오랫동안 격앙된 마음을 달랠 수 없었다.“문아름, 너의 비뚤어진 마음은 결코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할 것이야. 넌 나를 대적하는 것이 아니라 화진의 선조들을 대적하는 것이다. 죽어도 갚지 못할 빚을 진 채 선조들조차 너를 가만 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화진에 부끄럽지 않아. 설령 언젠가 죽어 흔적도 없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986화

    “도망칠 생각 말라. 사악한 신이여 목숨을 내놓아라.”세 인황이 돌진하자 백 명의 강자들이 그들을 뒤따르며 도망치려는 타이탄 거신의 영혼을 공중에서 가로막아 산산조각냈다.“우와 대박! 과연 화진의 옛 황제님이시여.”고층 건물 꼭대기에 있던 백호가 세 인황을 향해 외쳤다.진왕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른 두 인황과 눈짓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타이탄 신의 잔여 영혼 정수를 모아 강제로 백호에게 주입했다.에너지가 체내로 들어오자 백호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악취를 풍기기 시작했고 정신이 혼미해져 폭주 상태에 빠졌다.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윤구주가 천주 금술을 발동해 백호의 의식을 봉인했다.휙!세 인황의 의도를 알아챈 빙신전 전주도 술법을 써서 백호를 얼음 속에 가뒀다.“구주왕님의 이 부하는 보통사람이 아닌 듯하군요. 영혼을 삼켜 경지를 올릴 수 있으니 정말 신기한데요. 다른 사람이라면 마인이 되었을 텐데 이 자는 원래부터 미친놈이라 오히려 영향을 받지 않아서 다행이군요.”빙신전 전주가 중얼거렸다.“그건 개소리야. 저놈이 음혼을 삼킬 수 있어서 그런 거다. 양도의 혼이라면 순식간에 타버릴걸.”윤구주가 투덜대자 그 말을 들은 빙신전 전주는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지하의 음기로 수련을 했기 때문에 음혼이 될 수밖에 없었다.정확히 윤구주만이 이 폭주하는 백호를 길들일 수 있었다. 다른 이라면 이미 백호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 분명했다.헨드리 왕도의 위기가 드디어 해결되었다.화려한 도시의 십 분의 일이 폐허가 되었고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유라비아 전체를 구한 대가치고는 합당했다.세 인황과 수백 명의 왕, 그리고 수만 영령이 전법 주변에 모였다. 전법아래에는 화진에서 온 장군들과 암부 대원들이 선조들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미래의 화진을 못 보았으니 참 아쉽구나.”당국의 인황이 한숨을 내쉬었다.세 인황 중 제일 인자했던 그는 백성을 가장 아끼던 존재였다.“그만하세. 우리가 할 일은 다 했다네. 이젠 우리

  • 구주, 왕의 귀환   제1985화

    “세 번째 방법은 바로 천지의 영기와 음양오행을 빌려 황자가 되는 거야. 이 방법으로 황자급 경지에 오른 자는 모든 천지 속성을 흡수해 약점이 없으니 무적이라 불리지.”윤구주의 말에 빙신전 전주가 흥분하며 물었다.“구주왕님, 그럼 제가 가장 강한 황자인가요?”윤구주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내 말은 네놈이 길을 잘못 들었다는 거다. 너는 천령을 내버려 두고 지하 음기를 빨아들였잖아. 전에 내가 박살 낸 빙황보다는 강하지만 그자의 경지가 너보다 높았으니 너희 둘이 싸우면 넌 여전히 졌을 거야.”“네?”빙신전 전주의 얼굴이 축 처졌다. 황자가 되면 윤구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빙신전 전주의 경지 돌파에 이어 다른 빙신전 수련자들도 많이 강해졌고 현모, 주작, 백호 세 사람의 경지도 급상승했다. 주작은 구오 대원만 경지, 현모는 구오 후기, 백호는 극 신급 절정 중급에 도달했다.반면 기사들의 성장은 미미했다. 이들은 수련한 적이 없었고 영기를 정화하는 방법만 익혔기 때문에 근육이 더 발달하고 힘만 세졌을 뿐이었다.“참 훌륭하군. 내가 알기로 화진 역사에서 자네와 같은 경지에 오른 자는 먼 고대의 황제뿐이었어.”무제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다른 두 인황도 흡족한 표정이었다. 화진이 윤구주의 손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세 인황은 용기의 가호를 받으며 타이탄 최강의 거신을 협공했고 다른 왕들은 일반 타이탄 신들을 상대했다.그들의 공격에 타이탄 신들이 차례로 쓰러지자 주작과 청해가 법기로 그들의 시신을 수거했다. 이 경지에 오른 수련자의 몸은 귀중한 보물이니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게 놓아둘 수 없다.타이탄 거신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고 마침내 최후의 타이탄 시조신만 남았다.세 인황이 힘을 합쳐도 시조신을 잠시 억제할 수 밖에 없었다. 술법을 쓰지 않는 상대임에도 쓰러뜨리기 어려웠다.“이봐, 네 전법이 거의 끝나가니 계속 구경만 하지 말고 어서 나서라.”진왕이 윤구주를 향해 소리쳤

  • 구주, 왕의 귀환   제1984화

    황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윤구주의 모습에 빙신전 전주는 강자에 대한 인식을 또 한 번 갈아엎어야 했다.‘인황은 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구나. 고대 화진의 인황이 구주 오방을 통일한 게 당연했어.’화진의 옛 황제들과 왕들이 힘을 발휘하자 공중에 화진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 기세가 하늘을 뚫고 천지를 뒤흔들었다.힘이 약한 사악한 괴물들은 이미 소멸되었고 강력한 파라오는 무제의 창에 찔려 다시 흙 속으로 돌아갔다. 당국의 왕은 다른 고대 문명의 신을 단칼에 베어 죽였다.사악한 기운마저 이 황제들과 왕들에 의해 정화되고 있었다.이제 헨드리에 남은 적은 타이탄 신뿐이었다.사악한 기운에 빙의된 고대 신들과 달리 타이탄 신은 실체를 가진 수련자들이었다.술법을 쓰지 못하지만 몸을 절정의 경지에 이르게 단련한 그들은 무적에 가까웠다. 황제들과 왕들이 이끄는 영령 군대는 타이탄 신족과의 결전에서 별다른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이 영령들은 문물과 흩어진 영기에 의존해 잠시 소환된 존재들이었기에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이 전성기의 십 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실체가 있는 수련자들을 상대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불길을 더 크게 지펴야겠군.”“구양진용결!”“구음만상결!”“백호, 주작, 현모의 성수여 제자리로 돌아가거라.”아홉 마리 진용이 구름을 뚫고 내려와 왕도 상공에 떠 있었다.황제들과 왕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생전 진용 천자라 불렸던 그들은 용의 기운을 제어할 수 있었기에 그 기운을 마음껏 흡수했다.나머지 영령 전사들은 만상의 힘을 흡수해 한 단계 진화했다.백호, 주작, 현모의 정혈이 윤구주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세 성수가 삼각형을 이루며 세 가지 방향에 자리를 잡았다.“청룡이 부족하구나. 청룡의 정혈이 없으니 환영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지.”윤구주가 청룡 성수의 환영을 소환해 나머지 한쪽을 지키게 했다. 네 성수가 모이자 천지의 영기가 배로 증가하였다.무궁무진한 영기들이 영령들의 몸속으로 스며들었고 동시에 구주군 장군들과

  • 구주, 왕의 귀환   제1983화

    윤구주가 쓴 술법은 서요산의 금술에 구양진용결을 더한 것이고 인황인은 윤구주가 곤륜에서 스승들로부터 미리 전수받은 것이다.인황인을 윤구주에게 전수한 목적은 단순했다. 미래에 윤구주가 인황이 될 수 있다면 천지의 영기를 호령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고 만약 되지 못하면 인황에게 전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인황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술법으로 천술을 넘어 전설 속 성술에 해당하는 경지였다.마치 격렬한 태양과 같은 금빛 인장이 서서히 떠올랐다. 이것이 전설 속 인황인이었다.인황인이 응축되며 천지의 영기가 사방으로 쏟아져 나갔다.이 영기들은 헨드리가 과거 화진에서 약탈해 간 고대 유물들 속으로 스며들었다.개방되지 않은 보물관 한쪽에서 청동 검 하나가 영기를 흡수하더니 진동하기 시작했다.이상을 감지한 박물관 관장이 달려왔다.“이 검은 화진 진왕의 칼인데. 대체 무슨 일어난 거지?”진왕의 검에서 엄청난 위압을 가진 한 사람의 형상이 튀어나왔다.“과인을 깨운 자가 누구냐? 과인의 영혼은 이미 소멸했을 터. 새로운 인황이 천지 영기를 모아 과인의 영혼 잠시 소환한 모양이로군. 시간이 많지 않아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좋다. 인황이 부른다면 과인도 황인을 받들어 다시 한번 전장에 나서겠노라. 진국의 병사들이여, 어디 있느냐?”우웅!전시관에 보관된 진국의 문물들에서 눈 부신 빛이 솟아올랐다. 영혼의 형체들이 정신을 되찾으며 하나둘씩 모습을 보였다.순식간에 천 명의 영령 군대가 결집되었다.“폐하를 뵙습니다.”“그래. 짐이 바로 천자다. 여러 장수들은 명을 들어라. 짐을 따라 관문을 나서 사악한 마귀들을 섬멸하라.”진왕이 진국 병사들을 이끌고 전시관을 뛰쳐나오자마자 바로 다른 문명에서 온 고대 사신들과 맞닥뜨려 싸움을 벌였다.지하 보물실에서는 당국의 인황이 병사를 이끌고 지면으로 뛰쳐나와 타이탄 신을 향해 돌진했다. 술법으로 깨어난 무제가 친위대를 거느리고 고대 이집트 미라 군단을 향해 돌격을 개시했다.이들은 화진의 옛 인황들이었다. 왕의

  • 구주, 왕의 귀환   제1982화

    함대 지휘실에서 작전을 지시하던 명필무가 드론으로 전송된 헨드리 왕도의 영상을 확인했다.그 영상을 본 구주군 장군들은 왕도 안의 마물들이 방금 함대가 섬멸한 괴물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아챘다.“왕도의 인구가 너무 밀집해 있어서 우리에게 무기가 있어도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네.”명필무가 책상을 내리치며 분노했다.왕도가 함락되고 헨드리 수천만 명의 시민들이 괴물들에게 찢겨 죽는 한이 있더라도 명필무는 사격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 일단 포격이 시작되면 그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었다.방금과 같은 조건에서만 명필무는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사령관님, 저하께서 금방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이 해역을 잘 지키고 헨드리 왕도의 위기가 해결되면 구조를 위해 왕도 항구 안으로 진입하라는 명령입니다.”구주군의 한 장군이 윤구주로부터 온 전음을 명필무에게 전했다.“오? 그 말은 구주왕께서 이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거로군.”명필무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윤구주가 어떤 방법을 쓸지 알 수 없었지만 화진의 인황인 그에게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다.한편, 헨드리 왕도의 빙신전 수련자들은 한창 고전 중이었다.현모는 혼자 성수인을 발동해 수백만 헨드리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성수인으로 형상화된 성수의 금빛은 점점 희미지고 있었는데 이는 현모의 정기가 고갈되어 버티기 힘들어졌음을 의미했다.가장 처참한 이는 빙신전의 전주였다. 그는 정혈을 끌어내어 목숨을 걸고 회의실을 지키고 있었다.“구주왕님, 저는 이미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차피 이 천술대진이 깨지면 저도 죽을 목숨이니 마음대로 하십시오.”빙신전 전주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그가 저항을 포기하려던 순간 회의실 건물 옥상에 있던 윤구주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윤구주가 손에 들고 있던 동화책을 높은 하늘로 던지며 뭐라 외치자 동화책은 화려한 자색 빛을 뿜어냈다.동화책은 한 장씩 풀려나갔고 페이지마다 고대의 신비로운 부호가 가득 새겨져 있었다.“팔기지, 천주금술.”“팔기지, 부자

  • 구주, 왕의 귀환   제1981화

    헨드리는 술법으로 깨어난 괴물들에게 점령당한 듯했다.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물들이 인간 세상을 배회하고 있어 마치 진정한 세계의 종말이 온 듯해 보였다.부활한 고대의 사악한 영혼들이 곳곳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타이탄 신들마저 인간 세상에 강림하자 헨드리는 완전히 절망에 휩싸였다.괴물들이 너무 많아 황혼 기사단과 빙신전의 인원들이 전부 동원되었음에도 그들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괴물들과 타이탄 신들이 함께 회의실을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빙신전의 전주가 홀로 현빙전법을 구축하고 여러 가지 법기를 동원해 연이어 금술을 펼쳤다. 그는 정말로 최선을 다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어마어마한 수의 괴물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구주왕님, 어서 나서 주십시오. 이대로라면 저도 더는 버틸 수 없습니다.”빙신전의 전주가 서둘러 윤구주에게 전음을 보냈다.사실 현재 난동을 부리고 있는 괴물들은 빙신전 전주 같은 강자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었지만 윤구주와의 협약이 있었기에 도망갔다가는 참혹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일단 버텨라. 아직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니다.”윤구주가 전음으로 대답했다. 그의 전법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르렀기에 다른 일에 정신을 팔 수 없었다.웅!헨드리 상공에 세 가지 수력이 연이어 나타났다. 백호, 주작, 현모 세 사람이 성수인을 발동시키자 세 성수의 화신이 세상에 강림했다.현모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헨드리의 민간인들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했다.주작은 깃털의 수호신과 하나가 되어 붉은 그림자로 변해 괴물들 사이를 누비며 암살 기술로 수백 마리의 괴물들을 처리했다.그들 중 성격이 제일 괴팍한 백호는 가장 강한 괴물들만 골라 싸웠다.다른 이들에게 이곳은 지옥이었겠지만 싸움을 즐기는 백호에게 괴물들이 가득한 헨드리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슈욱!백호와 한 타이탄 거신이 맞붙었고 두 사람은 고층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며 싸우기 시작했다. 수많은 약한 괴물들이 두

  • 구주, 왕의 귀환   제1980화

    그 사령들의 목표는 각 제단 주변의 고대 문물들이었다.하늘에 소용돌이가 나타나자 사방에서 검은 기운이 벽을 이루며 헨드리를 봉쇄했고 순식간에 헨드리와 외부의 연결이 끊겼다.사령이 빙의되며 고대 문명의 신들이 부활했다.지하 동굴에서는 무수한 죽은 자들이 석관을 부수고 나왔다. 괴이한 빛을 내는 해골들이 성전 기사들과 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더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성전 기사단장이 앞장서자 다른 기사들도 죽음을 각오하고 해골들과 맞붙었다.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도 열심히 싸웠지만 열병기로는 해골에게 피해를 주기 어려웠다. 불꽃만 일으킬 뿐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폭발이 가능한 화약만이 미약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격전이 시작되었다. 앞장선 기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이 고대 신들을 막아내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 해골들은 무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신술까지 사용할 줄 알았다.신술때문에 수많은 성전 기사들이 폭사하거나 중상을 입었다.윌리엄의 특수 부대 역시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박물관에서는 파라오와 그의 미라 하인들이 부활했는데 가장 무서운 것은 그들의 대제사장이 파라오 본인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점이다.“망할! 저 극 신급 절정 후기 대제사장은 황자에 근접한 실력을 갖췄어.”양쪽의 실력 차이가 엄청 낫기에 청해는 미간을 찌푸리고 이겨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실력 차이가 어마어마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차가운 기운이 응집되며 박물관 전체가 얼어붙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모래가 얼음을 깨고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뜨거운 모래는 주변의 차들을 얼음처럼 녹여버렸을 뿐만 아니라 지면까지 녹여버렸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수많은 기사도 뜨거운 모래에 삼켜져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구주군의 한 장군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윤구주가 전수한 공법이 없었다면 그도 기사들과 함께 모래 속에 묻혔을 것이다.같은 상황이 헨드리 왕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헨드리가 세계 각지에서 약탈해온 고대 문물들이 모두 부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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