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단가마를 공수이는 반짝이는 두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았다. “그 미친 스님이 저한테 주었던 그런 단약 말하는 거예요?” 난가사원에 미친 스님이 살고 있는 것은 곤륜의 그 누구든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미친 스님의 내공이 얼마나 높은지는 그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곤륜의 여러 계역중 그 미친 스님한테 달려드는 이는 극히 적었다. 공수이는 그 미친 스님의 유일무이한 관문 제자이다. 예전에 공수이는 수련에 게으름을 피웠다. 그러자 미친 스님은 공수이를 패면서 그한테 각종 단약을 먹이는 방식으로 기초를 단단히 하였다. 윤구주가 눈앞의 연단가마가 바로 연단할 때 쓰이는 물건이라 소개하자 공수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머릿속에 미친 스님이 그한테 강제로 단약을 먹이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헐... 저 단약이라면 질색해요! 곤륜에 있을 적 스승님이 하도 먹여대서 하마터면 먹고 죽을뻔했지 뭐예요!” 공수이가 중얼거렸다. 윤구주는 공수이의 뜻을 이해하고 웃으며 말했다. “미친 스님도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야!” “절 위해서긴 무슨!” “그 스님은 허구한 날 내가 천하제일이 되었으면 했어요. 쳇, 내가 스스로 제 주제를 모를까요?” 공수이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말한 뒤 그는 얼른 말을 보탰다. “형님, 보물은 이미 다 챙겼어요! 그러니 인제 그만 가요! 이 연단가마는 그냥 내버려두고요!” 공수이는 단약을 보기만 해도 헛구역질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는 윤구주의 팔을 끌어당기며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는 혹시나 윤구주가 이 연단가마을 가져가서 후에 연단하여 단약을 자신한테 먹일까 무서웠다. 생각만 해도 소름 끼쳤다! “수이야, 먼저 서울로 돌아가서 그들과 집합하거라!” 이때 윤구주가 한마디 하였다! 뭐? “제가 서울에 돌아가면 형님은요?” 공수이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난 잠깐 여기에 남아서 한가지 물건을 연구할 생각이다!” 윤구주가 천천히 말했다. 공수이는 잠깐 멈칫하더니 궁금한 듯
공수이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네! 형님 말에 따를게요! 걱정하지 마시어요, 만약 제자백가 그놈들이 무슨 사달을 일으키려고 하는 시 제가 그들을 제도시킬게요!” 윤구주는 당연히 공수이를 믿는다! 공수이 뒤에 있는 공씨 가문은 더더욱 믿고 있다! 공수이가 있으니 윤구주는 서울에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되지 않았다! 윤구주가 결정을 내린 뒤 공수이는 기산을 떠났다! 현재 기산의 마궁에는 윤구주 혼자만 남았다! 수천 년간 이어져 내려온, 오래된 세가는 더 이상 화진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이 자초한 것이다! 거대한 궁전 안에 윤구주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의 앞에는 한 개의 연단가마가 있었고 연단가마 옆에는 진귀한 명품 약재들이 놓여 있었다! 윤구주는 두 구주령의 비밀을 파헤치는 한편 그의 형제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단할 생각이다! 화진 무도 3대 서열을 물리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임을 윤구주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비록 윤구주가 지금 문벌과 제자백가를 짓누르고 있지만 진정으로 제일 강대한 종문은 하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기에 윤구주는 그가 사랑하는 이들이 스스로 강해져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끔 할 생각이다! 깊은숨을 들이쉰 뒤 윤구주는 잡념을 집어치웠다! 그는 서서히 품속에서 그 두 구주령을 꺼냈다! 그중 하나는 그의 것이다! 다른 하나는 관군후 전호병의 관 안에서 얻은 것이다! 윤구주는 그 두 구주령을 앞에 놓은 채 묵묵히 바라보았다! “왜 이천여 년 전 관군후의 관에 내 것과 똑같은 구주령이 있는 거지?” “왜 이 명령패 위에 구주 이 두 글자가 각인되어 있는 거지?” “이 명령패에는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거지?” 윤구주는 이 문제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나갔다. 당시 대사부가 윤구주에게 이 구주령을 줄 때 말하길 이건 동해 밑에서 건져 온 것이라 하였다! 누가 구주령을 동해 밑에 버린 거지? 이 구주령은 동해 밑에 얼마나 오랜 시간 있은거지
반짝이는 두 눈으로 앞에 놓인 두 구주령을 바라보던 윤구주는 이천 년 전 이름을 떨쳤던 화진 제일 관군후 전호병이 떠올랐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절세 무쌍의 진정한 천하제일이라 한다. 사서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18살 때 출정하여 기병 8백을 이끌고 흉노를 물리쳤다. 그는 이 전투에서 두 번의 전과를 올려 관군후에 봉해졌다. 원수 2년에 전호병은 표기장군으로 두 번의 하서전역을 지휘하였다. 그는 기련산까지 거치며 10만여 명의 흉노를 목 베거나 포로로 잡았다. 이 전투는 흉노 우부에 큰 타격을 주었고, 전호병은 이로써 세상에 명성을 떨쳤다. 이자가 바로 과거 화진의 제일 관군후이다. 백전백승에 흉노족들이 그의 이름을 들었다 하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화진의 1인자.이런 위인이 자신과 똑같은 구주령을 지니고 있다니. 이건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혹여 당시의 관군후도 나처럼 구주령의 비밀을 발견한 건 아닐까? 혹은 무언가를 깨우친 건 아닐까?”윤구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 관군후가 이룬 업적이 구주령과 관계있을 거라 짐작하였다. 윤구주는 잠깐의 생각을 거치고 두 손가락으로 눈을 쓸었다. “신념, 열리거라!”금빛의 빛줄기가 윤구주의 눈동자로부터 흘러나왔다. 신념이 열리면 천지를 통찰할 수 있다. 신념술이 관에서 꺼낸 구주령을 훑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렬한 저항의 힘이 안에서 전해졌다. 윤구주는 얼른 신념술을 중단한 채 어두운 낯빛으로 그 주구령을 바라보았다.“감히 나한테 저항해?”윤구주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였다.그가 처음으로 대사부의 구주령을 전해 받을 때도 이 정도 저항의 힘은 느껴지지 않았다. 근데 2천 년도 넘은 구주령이 왜 그에게 저항하는 걸까?“흥! 이럼에도 네가 날 저항할 수 있는지 보자고!”윤구주는 재차 신념술을 시도하였고 그의 전신에서 백옥처럼 적선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파도처럼 거대한 신념이 삽시에 그 신비한 구주령 안으로 주입되었고 윤구주의 적선의 기운도 따라
”저자가... 혹시 2천여 년 전 화진 제일의 관군후 전호병인건가?”충격적인 생각이 윤궁주의 뇌리를 감싸왔다! 자세히 바라보니 그건 흐릿한 그림자였다! 윤구주는 알았다,이건 그저 혼인것을! 온전하지 않은 한줄기의 혼 말이다! 하지만 한줄기의 혼이라 할지라도 윤구주가 느끼는 위협감은 무척이나 강했다!화진 제일 관군후 혼령의 뒤에는 한 개의 비석도 있었다!그 비석은 높이가 어마어마하였다!비석 위에는 고대 무늬가 빼곡하게 쓰여 있었다. 고대의 문양이라 윤주구조차도 그 뜻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비석? 혼령? 그리고 이 신비한 공간? “이 관군후의 구주령은 왜 나의 것과 완전히 다르지?” 윤구주가 이리 생각하고 있을 때 어둠의 공간 속 공기들이 파동치기 시작하였다. 이때 가만히 앉아 있던 그 관군후의 혼령이 눈을 떴다!“어느 간땡이가 부는 놈이 나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냐?”그의 입에서 큰 호통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손에 흰색 은창을 들고 있었고 머리에는 금관화랑을 이고 있었다. 온몸을 뒤덮은 갑옷은 눈 부신 빛을 내뿜었다.윤구주는 이 혼령이 잠에서 깨나 멈칫 놀라고 이내 인사를 올렸다.“후배 윤구주, 전호병 선배님을 뵙습니다.” 근데 웬걸, 윤구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앉아 있던 혼령의 손에 쥐여있던 은창이 큰 진동 소리를 내였다. 이후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멸세의 기운이 이 백은장창으로부터 뿜어져 나왔다. “나의 영역을 침입한 자는 그 누구든지 막론하고 다 죽인다!”그 혼령은 살기를 내뿜었다. 말이 끝나자마자 백은장창이 순식간에 허공을 가로질렀다! 이것은 윤구주가 이제껏 당했던 공격 중 제일 큰 위험을 느낀 공격이다! 이 공격에 윤구주의 신해에도 강렬한 고통이 전해져왔다. 혼령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윤구주도 화가 났다! “선배님은 예전 화진 절세의 관군후시면서 이리 밑도 끝도 없이 무고한 이를 죽여도 된단 말입니까?” “그러하다면 저 윤구주는 한줄기의 혼령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제대로 느껴볼 생각입니다!” 윤
혼령은 전호병 이 이름을 듣고는 뜨끔 놀랐다. “네가 어찌 나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이냐?” 혼령이 물었다. 이 혼령이 바로 2천여 년 전 화진 제일 관군후인 전호병이다! “후배 윤구주, 전호병 선배님을 뵙습니다!” 윤구주가 공경하게 인사 올렸다. 눈앞의 화진 관군후는 당시 확실한 천하제일이니 말이다! 게다가 화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공을 세웠는지! “흥!” “후배야!” “방금 네가 말하길 넌 2천 년 후의 화진에서 왔다고?” 윤구주의 공경스러운 태도에 혼령은 점차 경계를 낮추고 더 이상 그를 공격하지 않았다. 윤구주가 답했다. “그러합니다!” “2천여 년이라고?” “시간이 이리도 많이 흘러간 건가?” 혼령은 믿기 어려운 듯 침묵에 빠졌다. 왜 이 구주령에 전호병 선배님의 혼령이 있는지 윤구주는 알지 못했다. 그러하기에 그는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를 바라보았다! 혼령은 한참 생각한 후에야 서서히 머리를 들었다. “나한테 말해주거라, 넌 어찌 이곳으로 들어온 것이냐?” 2천 년 전부터 관군후로 불린 이 혼령도 윤구주가 어떻게 구주령 안에 들어온 건지 궁금한 듯 하였다. “사실대로 말하면 전 우연히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부티 노여움을 푸세요!” 윤구주는 사실대로 말했다. “우연히?” “이제껏 그 누구도 나의 영역에 들어온 적 없거늘, 우연히 들어온 것이라고?” 혼령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윤구주 방금의 대답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윤구주는 혼령이 믿지 않는듯 하자 잠시 생각하고 말하였다. “하지만 제 말은 다 사실입니다!” “나의 영역은 그 명령패의 신비 공간이다! 그럼 너는 어찌 이 명령패를 찾은 것이지?” 혼령이 캐물었다. 윤구주가 답했다. “그건 제가 선배님의 능묘를 발견하였기 때문입니다!” “뭐라!” “네까짓 게 감히 나의 무덤을 파? 죽으려고?” 혼령은 윤구주가 자신의 무덤을 열었단 소리에 버럭 화를 내었다! 하긴 그 누가 죽어서 남한테 무덤이 파헤치는 것을 달
“네가 감히 나의 보물을 빼앗아?” 그 혼령이 공격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윤구주는 얼른 설명하였다. “선배님, 아닙니다! 이건 저의 명령패이지 선배님의 것이 아닙니다! 이건 제겁니다!” 뭐? 혼령은 멈칫하였다! “선배님 자세히 보세요, 이것이야말로 선배님의 명령패입니다!” 윤구주는 말하며 동시에 손으로 눈앞의 공간을 가리켰다! 맞다! 윤구주의 신념은 전호병의 구주령을 통해 들어온 것이다! 그 손안의 이 명령패는 윤구주의 것이다! 전호병도 자신의 영혼이 그 구주령에 깃들어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윤구주의 손에 들려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윤구주의 손에 자신의 것과 똑같은 명령패가 쥐어져 있자 혼령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네 손에 들고 있는 이 명령패가 정녕 너의 것이냐?” 혼령이 믿기 힘들다는 듯이 물었다! 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하기에 제가 결례를 무릅쓰고 선배님의 능묘를 열어 저의 것과 똑같은 명령패를 찾은 것입니다!” 윤구주의 말에 혼령은 갈수록 의아함을 느꼈다! 그는 괴이한 눈빛으로 윤구주 손안의 명령패를 보고는 손을 뻗었다. “가져와보거라, 내가 한번 보게!” 윤구주는 긴말하지 않고 손의 명령패를 혼령한테 던져두었다. 혼령은 구주령을 손에 들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한 2분 남짓 바라보고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나의 것과 똑같은 구주령을 가지고 있다니?” “네!” “네 명령패는 어디에서 얻은 것이냐? 어떻게 내 것과 똑같은 구주령을 가지게 된 것이지?” 혼령은 궁금함에 미칠 것 같았다. 윤구주가 답했다. “이건 저의 사부님이 동해 밑에서 주운 것입니다! 왜 거기에 있는 건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동해 밑?” 이 말에 혼령은 멈칫하고는 머리를 들어 윤구주의 구주령을 다시금 자세히 관찰하였다! 한참을 살펴본 후 그는 다시 놀라 하며 말했다. “똑같아! 제길, 어떻게 똑같을 수 있지?” 혼령의 이런 표정에 윤구주는 마음속으로 대략 감이 잡혔다! 보아하니 2천여 년 전
질문을 받은 혼령은 잠깐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 건 여기 있다.”그는 말하면서 자신의 뒤에 있는 거대한 비석을 가리켰다.“이것이요?”혼령이 가리킨 비석을 본 윤구주는 미간을 구겼다. 그는 혼령의 뒤에 있는 비석을 바라보았다.이 공간에 들어선 순간부터 윤구주는 이상한 비석을 신경 쓰고 있었다.혼령의 말에 따르면 구주령의 비밀은 그 비석에 있었고 윤구주는 저도 모르게 호기심이 들었다.“보다시피 내 비밀은 전부 이 비석에 있단다.”혼령은 유유히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비석으로 걸어갔다.아주 높은 비석 위에는 오래된 듯한 문양이 보였다.그 문양은 윤구주마저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고대의 어떠한 부적의 문양인 듯했다.“당시 난 사막에서 이 명령패를 발견했고 이걸 줍는 순간 이것에 아주 깊이 빠졌어.”혼령은 2,000년도 더 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사실 눈앞의 혼령은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화진의 관군후로 윤구주와 똑같았다. 그러나 그는 구주령의 진정한 유래를 몰랐다.그리고 그는 사막에서 구주령을 주웠다.“난 이 명령패를 주운 뒤로부터 이 명령패에 숨겨진 비밀을 연구하기 시작했어. 처음에 나는 이것이 평범한 명령패인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무의식적으로 이 명령패를 봤을 때 내 영혼은 순식간에 이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고 나는 이 공간 속에서 이 비석을 발견했어. 그리고 이 비석 안에서 나는 절세 무공을 수련했고 그 공법은 구음만상결이라고 해.”‘뭐라고?’혼령이 구주령에 내포된 엄청난 무공을 얘기하자 윤구주는 넋을 놓았다.‘구음만상결이라니! 역시나 내 추측대로 이분의 손에 있는 구주령에도 엄청난 것이 담겨 있었어. 아니지. 내 구주령에 내포된 절학의 이름은 구양진용결이고 이분이 수련한 공법은 구음만상결이잖아. 구양과 구음?’두 절학의 이름을 읊던 윤구주의 표정에 놀라움이 가득했다.‘설마 두 절학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혹시 상, 하 두 편으로 나뉘는 걸까?’윤구주는 점점 더 의문스러워졌다.“
혼령은 그 말을 듣고 말했다.“너도 나처럼 구주령이 왜 우리 두 사람을 선택했는지 모르는 것 같구나.”“그렇습니다.”“휴,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 2,000년이 지났는데 나 전호병이 2,000년 뒤인 지금 너와 같은 후배를 만나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혼령이 감개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겠지. 구주령 속에 남아있는 내 혼령은 이제 곧 사라질 것이다. 난 평생 내 뜻을 이어갈 후계자를 찾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너를 만나게 될 줄이야. 우연이든 인연이든 상관없지. 내 모든 걸 너에게 물려주마. 앞으로 너는 나 대신 화진을 지키면서 적들을 물리치고 구주령을 이용해 우리 화진의 평화를 이루기를 바란다. 너에게 묻겠다. 내 뒤를 이을 의향이 있느냐? 이 두 구주령의 절학으로 우리 화진의 태평성대를 이룰 생각이 있느냐?”호탕한 목소리가 혼령의 입에서 흘러나왔다.그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마치 윤구주의 마음을 꿰뚫어 볼 듯이 말이다.윤구주는 혼령을 향해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선배님께서 제가 뒤를 잇는 걸 원하지 않으신다고 해도 저 윤구주는 화진을 지킬 것이고 화진의 태평성세를 이루려고 노력할 것이니 말입니다.”윤구주는 진심이었다.화진의 구주 군신인 그는 홀로 10국과 싸웠었다.그리고 지금의 그는 무력으로 천하를 제압했고 문벌과 세가들을 처단했다.그리고 그렇게 한 이유는 모두 화진의 태평성세를 위해서였다.그래서 혼령이 윤구주에게 자신의 절학을 전승해 주지 않더라도 윤구주는 그렇게 할 것이다.혼령은 윤구주의 말을 듣고 그의 마음을 이해한 듯했다.“좋아, 아주 좋아. 2,000년 뒤에 너처럼 내가 인정하는 후배를 만날 수 있다니 놀라워. 지금부터 이 구주령을 정식으로 너에게 전승하겠다. 동시에 이 비석 안의 구음만상결의 비밀 또한 알려주마.”윤구주는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감사합니다, 선배님!”혼령은 옅은 미소를
수옥인은 음령을 제압하는 부적으로 기습공격을 했다.“감히 기습을 해? 내가 널 못 본 줄 알았나? 겨우 구오 초경의 실력으로 진동왕보다도 못한 것이 누가 너에게 그런 배짱을 줬냐!”호천신은 귀기로 수옥인의 부적을 깨뜨리고 그를 쓰러뜨렸다. 수옥인은 반쯤 얼어붙은 상태로 바닥에 쓰러져 온몸에서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수옥인을 처리한 호천신은 즉시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윤구주, 죽어!”으스스한 바람이 크게 일며 사신이 윤구주의 목숨을 노렸다.지금 이 자리에서 윤구주를 죽인다면 빙신전의 가장 큰 적을 해결하는 것이니 호천신은 천하에 이름을 떨칠 수 있을 것이다.윤구주 영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눈을 떴다.“팔기지, 이화금안.”금안이 발동되자 공간을 왜곡되는 듯하더니 혈홍색 연꽃이 피어나며 호천신의 영혼을 불태웠다.그로 인해 귀신족의 귀기는 순식간에 타버렸고 호천신의 영혼은 진법 안에서 허우적댔다.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리자 정신을 차린 수옥인도 함께 울부짖었다.호천신의 영혼은 1분도 버티지 못하고 천천히 사라졌다. 호천신이 사라졌는데도 수옥인은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시끄러워. 내가 저놈 태우는데 너는 왜 비명을 지르는 거야?”귀청을 찌르는 비명에 짜증이 난 윤구주는 금안으로 수옥인을 기절시켜 버렸다.호천신이 죽자마자 또 다른 형체가 진법 안에 나타났다.그 투명체는 천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형체를 이룬 것인데 이는 극 신급 절정만이 가능한 일이다.“빙신전의 대 제사장께서 직접 오다니. 하지만 아무 소용 없다는 걸 그쪽도 알고 있을 텐데.”윤구주가 웃으며 말하자 그 형체의 표정이 굳어졌다.윤구주의 말은 그를 이곳으로 유인해 죽이려는 것 같게 들렸다.“윤구주,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마라! 우리가 바보로 보이나? 우리가 섣불리 나서면 우리 사람이 죽고 다른 신전이 이득을 보겠지.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있나.”형체가 냉소하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윤구주는 어이가 없어서 욕설을 퍼부었다.
“하왕결, 천하무쌍!”현모가 기법을 바꾸어 화진 임씨의 금술을 펼쳤다.금술과 함께 왕의 기운이 넘쳐흘렀다. 어두운 금색의 기세가 천하를 흔들며 호천신의 얼음의 왕좌를 순식간에 산산조각냈다.호천신이 반응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상황이 뒤바뀌었다.“뭐야! 이게 뭐야! 현모가 화진 임씨의 금술을 익혔다고? 젠장! 임씨가 저자를 왕실로 삼은 거야?”뭔가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호천신의 금창이 부서졌다.법기와 전법이 연이어 파괴되며 그 부작용으로 호천신은 반쯤 죽은 목숨이 되었다.“하우, 왕은 무적이다.”현모가 다시 금술을 펼치자 구름 속에서 금빛 신검이 내려와 호천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꿰뚫었다.이 일격으로 호천신은 몸이 갈기갈기 찢겨 더는 몸을 일으킬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내공으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이런 쓸모없는 놈! 곤륜 대원만이 구오 후기를 이기지 못하다니. 너는 우리 신계의 수치야!”구름 위로부터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려왔다.호천신이 윤구주의 목숨을 거두겠다고 큰소리를 쳤기에 호천신과 윤구주의 대결을 기대했는데 윤구주의 얼굴도 못 보고 그의 수하인 현모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하다니 참 망신이로다.연이은 금술로 현모도 힘이 빠져 더는 술법을 펼칠 수 없었고 간신히 신수인으로 국운을 지킬 뿐이었다.“저희 계획에 현모는 없었잖아요. 저는 현모가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고.”호천신이 간신히 숨을 내쉬며 구름 위에 있는 상신에게 구원을 요청했다.“육신이 망가진 네가 무슨 쓸모가 있지? 그래도 마지막 기회를 주마. 내가 너에게 귀신족의 귀기를 주겠다. 네 영혼을 움직여 윤구주를 죽여라.”신의 말을 들은 호천신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지금 이 지경이 된 나더러 윤구주를 죽이라고? 현모도 못 이겼는데 어떻게 윤구주를 죽이란 말이지? 게다가 나는 내공이 부족해 강제로 영혼을 내보냈다가 귀기가 사라지면 죽을 거야.’“일을 완수하면 네 잔혼을 거둬주겠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바로 네 혼을 흩어버릴 것이야.”신의 목소리가 다
“성수인, 진압!”현모의 몸에 새겨진 녹색 문양이 다시 강렬한 빛을 발하며 번쩍였다.네 개의 돌기둥에서 그물 모양의 에너지가 쏟아져 나와 영역을 형성하며 귀산을 봉쇄했다. 이 영역은 십만 대군 위에 떠 있는 국운을 보호하고 있었다.하지만 호천신은 갑작스러운 에너지파에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영역을 향해 돌진했다. 영역을 들이받는 순간 강한 힘에 의해 몸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게 부적인가 전법인가? 대체 뭐야? 당장 깨져라!”호천신은 신술을 발동해 영역을 마구 두들겼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멍청한 놈! 이건 성수인이야. 구주왕 휘하 네 명의 군신이 사용하는 필살기지! 이런 망할 놈 같으니라고! 윤구주가 성수전의 봉인된 술법을 부하들에게 전수했단 말인가!”상공의 검은 구멍에서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찬 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윤구주가 그런 귀한 술법을 얻었으면서도 그것을 네 명의 평범한 부하에게 전수했다는 것이었다.필살기라니!필살기라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란 호천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신이 그렇게 말했다면 현모의 이 술법이 그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닌가!“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 현모가 다루는 성수인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어를 위한 것이다. 네 눈은 장식품인 것이냐?”호천신은 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상공에는 신귀수의 허상이 떠올라 있었다. 이것이 바로 성수였다.“헉! 성경이다!”호천신의 이마에 차가운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사방의 네 개 돌기둥을 바라보니 돌기둥은 실체로 존재했고 그 위에 부적과 토템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이 정보들로 호천신은 현모의 능력을 대략 알아챌 수 있었다.“성수의 허상은 주로 날짐승과 들짐승을 제압하는 데 사용되며 인간이나 신에게는 효과가 미약할 것이야. 그뿐만 아니라 현모 내공의 제한을 받아 이 전법의 위력은 그리 크지 않아.”“하지만 이건 성수전의 천술입니다. 저 혼자서는 깨기 어려워요.”곤륜 출신의 호천신은 마음을
진정한 대전이 일촉즉발의 순간에 이르렀다. 호천신은 ‘신술'을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체질에만 의존하여 현모와 격투를 벌였다. 두 사람은 맨주먹으로 싸움을 벌였는데 속도에서는 호천신이 현모보다 한 수 위였고 힘에서도 약간 우세하여 전세는 현모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래쪽 귀산 전장에서는 십만 대군이 귀신족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다. 중상을 입은 진동왕은 도망치는 귀왕을 추격했다. 그는 왕도의 기세로 귀왕을 압도했으며 귀왕이 패배하고 참수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천옥 대진에서는 수옥인이 전장 상황을 윤구주에게 보고했다. “조상님, 그 호천은 빙신전 출신으로 신전 술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조상님의 부하인 현모를 압도하고 있어. 만약 신기를 사용한다면 현모가 이기기 어려울 거야. 하지만 현모가 이기기를 바란 것은 아니니까. 그저 호천을 묶어두기만 하면 되는 거지. 결국 당신들의 임무는 귀신족을 섬멸하는 것이니까. 귀신족을 제거하면 당신들의 계획은 성공한 거야.” 수옥인이 말했다. “그런가? 곤륜 구역의 수단이 고작 이 정도인가? 아니면 그 문씨 가문이 나를 천옥으로 끌어들인 것은 나를 도우려는 착한 마음에서였던가?” 윤구주는 눈을 뜨며 차갑게 비웃었다. 수옥인은 당황했다. ‘무슨 뜻이지?’ “문씨 가문은 이미 계획을 세웠고 나를 이 판에 끌어들였어. 나는 문아름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문아름은 곤륜 구역의 세력이 나를 도우리라는 것을 이미 예측했을 거야. 내 부하인 현모 하나가 곤륜 구역의 사람을 막아내고 있는데 문아름이 이렇게까지 계획을 세운 이유가 무엇이겠어?” 이 말을 듣고 수옥인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당신의 말은 아직 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지!” “그래, 기다려 보자.” “현모쪽은 뭐, 현모는 나의 부하고 군신이라는 이름은 허세가 아니야. 나는 현모를 굉장히 믿고 있어.” 이렇게 말하며 윤구주는 전법을 완전히 굳혔다. ‘전법은 이미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어. 시간이 더 주어지고 내가 손을 뗄 수만 있다면 누가
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가 움직였다. “이제야 반응했나? 늦었어. 완전히 죽진 않더라도 반쯤은 죽을 거야.” 호천신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쿵!’ 검은 그림자는 별다른 고급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 걸음 내디디며 얼음을 깨뜨리고 주먹으로 얼음을 강타했다. 전성기의 진동왕도 죽일 수 있는 술법이 그의 주먹 한 방에 산산조각이 났다. ‘뭐?’ 호천신의 눈알은 툭 튀어나올 뻔했다. ‘단순히 체질과 괴력으로 내 신술을 깨뜨렸다고? 이 자식의 몸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검은 그림자는 얼음을 깨뜨린 후 세 걸음으로 산을 넘어 십만 대군의 눈앞에서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눈 깜짝할 사이에 공간을 가로질러 호천신 앞에 나타났다. 후자의 등장이 너무 갑작스러워 호천신조차도 압도당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날아가며 거리를 벌렸다. ‘휙!’ 검은 그림자는 바로 뒤따라갔고 이번에는 거의 호천신과 얼굴을 맞대고 마주 보았다. “네가 가짜 신이라고 한 건 바로 그 때문이야! 하류의 잡것이 감히 우리 왕에게 실례를 범하다니.’ 검은 그림자는 한 발의 정통 발차기로 호천신의 복부를 강하게 찼다. 이 한 방에 호천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뒤로 날아가 땅에 처박히며 먼지를 일으켰다. 이때 십만 대군이 그 검은 그림자를 알아보았다. 그는 바로 화진 남부를 지키는 총사령관이자 구주왕 통솔하에 있는 4대 군신 중 한 명인 현모였다. “현모 장군!” 십만 전사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그들은 현모가 있는 방향을 향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현모 장군을 뵙습니다!” ‘쿵!’ 십만 대군의 진기가 더욱 짙어졌다. 새로 탄생한 국운도 순식간에 한 단계 올라갔다. 그에게 무릎을 꿇은 십만 전사들을 향해 현모는 냉담하게 반응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모두 귀가 먹었나? 진동왕이 방금 너희에게 군령을 내렸다. 귀신족 하나라도 놓치면 군법으로 처벌한다.” 이 광경을 다른 사람이 보면 이놈의 현모는 너무 냉정하고 무정하다고 할 것이다
“이 전투는 위태롭구나!” “곤륜 구역의 수련자들은 원래 구주 오방의 무인들보다 한 수 위인데 지금 이 자식의 수련이 나보다 훨씬 높으니 내가 열 번의 공격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진동왕 임성진은 벌써 기가 죽어 있었다. 기세에서 완전히 패배한 상태였다. “음? 임성진, 보아하니 너는 전혀 각오가 되어 있지 않구나. 하지만 상관없지. 각오가 있든 없든 너는 내 상대가 되지 못해. 세 번, 세 번의 공격 안에 너를 죽이지 못하면 난 신이라 부를 자격이 없다!” 호천신은 두 손가락을 세우고 금빛 번개와 붉은 불꽃 두 가지 술법을 하나로 합쳐 아래의 진동왕을 향해 날렸다. “왔다!” 진동왕은 크게 외치며 임씨 가문의 기술을 펼치는 동시에 몸에 지닌 모든 법기를 꺼냈다. 진동왕이 방어를 마친 순간, 호천신의 술법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무서운 위력이 사방을 압도했다. 진동왕은 그 기세에 거의 무너질 뻔했다. “막아내!” 진동왕은 필사적으로 외치며 온 힘을 다해 막아냈다. ‘쿵!’ 눈 부신 빛이 천옥의 모든 색을 압도하며 하늘의 절반을 환하게 비추었다. 번개가 미친 듯이 내리치고 붉은 불꽃은 거센 파도처럼 휘몰아쳤다. 산이 흔들리고 땅이 진동하며 폭발음이 사방을 울렸다. 이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는 마치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듯했다. 평정을 되찾은 후, 진동왕이 원래 있던 자리는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발 아래 수백 미터의 땅이 유리처럼 녹아 있었다. 몸이 찢어지고 심한 화상을 입은 진동왕은 비틀거리며 거의 쓰러질 뻔했다. 단 한 방에 진동왕은 중상을 입었고 법기는 모두 부서졌다. 법기가 없었다면 그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음, 법기를 이용해 내 일격을 막아냈구나. 너의 실력은 인간계의 다른 구오 지존들보다는 한 수 위지만 그뿐이야. 다음 공격으로 너의 목숨을 거두겠다.” 호천신은 허공을 움켜잡았고 천지의 영기가 그의 손바닥으로 모여들었다. 영기가 실체화되어 얼음으로 변했다. 아래의 진동왕은
“소자, 그 말은 잘못되었네. 너희 신들도 결국 사람이잖아? 단지 수련 기술이 좀 더 높을 뿐이지. 게다가 내가 곤륜 구역의 힘으로 구오 지존에 올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야. 구주왕이 나를 도와 정상에 오르게 한 거야. 곤륜 구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리고 곤륜 구역을 공격했다고? 나에게 함부로 죄를 뒤집어씌우지 마! 세상 사람들 모두 알고 있듯이 천옥은 이미 곤륜 구역에서 제명되었어.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너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야. 너희는 우리 선대 국주와 약속을 했었지. 귀신족은 너희가 직접 처리해야 해. 지금 너희가 움직이지 않으니 우리가 대신 그 약속을 이행하려는 거야.” 진동왕의 말은 모두 일리가 있었지만 천신의 귀에는 단지 웃음거리로 들릴 뿐이었다. “말주변이 좋군. 말은 잘하지만 소용없다. 신도는 죄가 없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야.” 호천신은 냉랭하게 말했다. 진동왕은 욕하고 싶었다. 신도는 죄가 없다. 그것은 봉신방 이후에 정해진 첫 번째 신규였다. 쉽게 말해 모든 해석권은 신계에 있다는 것이다. 신계가 무슨 일을 하든 다른 사람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 한 마디로 신을 거역하는 자는 용서 없이 죽인다. “임성진,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너희는 귀신족을 죽일 수 없어. 약속에 관해서는 임세현을 불러와. 그의 체면을 봐서라도 나는 그에게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어. 하지만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 너는 육체를 버리고 나를 따라 신계로 돌아가. 표현이 좋다면 전주께서 너의 목숨을 살려줄지도 모르지. 그리고 이 십만 명은 말이지, 하늘은 생명을 소중히 여겨. 벌레의 목숨도 목숨이니까. 하지만 신규가 있으니 신이 규칙을 어기면 벌을 받아야 하고 인간은 더욱 천지 신도를 지켜야 해! 십만 명은 너희 스스로 처리해. 마지막으로 죽는 만 명은 천옥을 떠날 수 있어. 물론 너희는 거절할 권리가 있어. 거절의 결과는 내가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호천신은 조용히 아래의 십만 명을 바라보았다. 십만 명이 놀라움에서
‘쿵!’ 현모는 천옥을 뚫고 나와 산을 들이받으며 전장으로 향했다. 천옥 전법 안에서 수옥인이 분노했다. “구주왕! 저 자식이 감히 나를 협박한 거야?” 윤구주는 놀랐다. ‘이 겁쟁이에게도 성격이 있네?’ “오! 진흙으로 만든 사람도 화를 낸다더니, 하물며 당신 같은 ‘신'은 말할 것도 없겠지!” 윤구주는 놀리듯 말했다. “뭐? 무슨 소리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신 부하인 그 전신이 한 손가락만 까딱해도 나를 죽일 수 있다는 거야. 그런데 그가 나보고 당신을 보호하라고 하다니? 당신이 문제 생기면 나를 죽이겠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건 사람 잡는 짓이야! 당신이 나 대신 결정을 내려야 해!” 수옥인은 화를 내며 말했다. ‘젠장!’ 윤구주는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수옥인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조상님! 당신 부하 머리에 구멍이 뚫린 거 아니야? 그들이 진짜 당신을 죽일 수 있다면 내가 무사할 수 있을까? 말하기 전에 머리 좀 쓰지!” 수옥인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저리 가! 나한테 말 걸지 마!” 윤구주는 이 쓰레기 같은 놈을 상대하기 싫었다. 귀산에는 검은 안개가 자욱하고 검은 연기가 대지를 뒤덮었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는 가운데 하나의 신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 형상은 번개 빛에 의해 무한히 길게 늘어져 땅에 비친 그림자가 산보다 더 높았다. 십만 전사들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요괴나 귀신이 오든 간에 그저 죽이면 그만이었다. 진동왕의 표정이 변했다. 그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무지한 자는 두려움이 없다. 전사들을 무지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듣기 좋지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 전사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이번에 온 ‘신'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 기운은 이미 절정에 달했어. 안 되겠어. 이번에 온 건 구오 지존 대원만의 신경이야!” “이 한 걸음을 넘어서면 그는 극전 신경이 될 거야!” 진동왕은 얼마 전에야 구오 지존 신경에 진급했다. 그것도 윤
희미한 노인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윤구주, 시간이 없으니 간단히 말하겠다! 내가 누군지 묻지 마. 너는 단지 곤륜 구역의 한 대신전에서 구오 지존 대원만 경지의 천신을 보내 너를 막으려 한다는 것만 알면 돼. 그의 목적은 너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황을 어지럽히려는 것이야. 어떻게 결정할지는 네가 정해. 우리 쪽에서는 이미 너를 위해 많은 것을 얻어냈다. 그렇지 않으면 온 것이 구오 경지가 아니었을 거야.” 투영은 급하게 왔다가 수옥인이 인사할 틈도 없이 빠르게 사라졌다. “신전이 너의 계획을 방해하려 해. 이것은 이미 누군가가 너를 위해 얻어낸 결과야. 원래 그들은 너를 죽이려 했었어. 아마 오려는 자는 극전 신경, 황자였을 거야.” 수옥인은 또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윤구주의 반응은 평범했다. 그는 수옥인의 겁에 질린 모습을 보며 경멸하는 듯 말했다. “고작 신전 하나에 겁먹었어? 너도 여섯 신전 중 하나에서 나왔다는 걸 잊지 마! 또한, 극전 신경은 하나의 경계고 황자는 또 다른 경계야. 모든 극전 신경이 황자라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이 둘의 관계는 진동왕이 왕이지만 왕이라 불릴 만한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 것과 같다. 화전에서 현재 인정받는 왕은 윤구주 단 한 명뿐이다. 국주 임정설은 무계에서의 영향력이 부족해 겨우 절반 정도로 간주된다. “비록 그렇다고 해도 상대는 기세가 등등하니 가볍게 볼 수 없어. 내가 그 사람이었으면 너를 찾지 않고 네 부하 전사들을 노렸을 거야.” 수옥인은 분석했다.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옥인이 비록 겁이 많지만 머리는 좋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내가 지금 너를 도와 전법을 안정시키고 있다는 것까지 계산했어. 그 천술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곤륜 구역의 그 자식이 여길 계속 주시하고 있어. 내가 나가면 그 사람은 전법을 조작할 거야. 그들이 현모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계산했는지는 모르겠네.”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서 있는 현모를 바라보았다. 말이 이 정도까지 나왔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