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가 나타난 것을 보고 처음으로 동공이 축소되었다.왜냐하면 그가 윤구주를 본 순간,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지를 요동치게 만드는 비범한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그 기운은 어떠한 것으로도 형용이 불가한 다른 차원의 기운이었다.심지어 거의 200년을 살아온 마가의 이 괴물에게도 그 기운은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왔다.“너, 너 누구야?”마운명은 그늘이 내려앉은 얼굴로 윤구주에게 물었다.윤구주는 대답하지 않고 천천히 시선을 올려 마운명을 바라보며 물었다.“네가 바로 마가의 대장로더냐?”“내가 대장로가 맞다면 어떻게 할 셈이냐?”마운명이 쏘아붙였다.“네가 맞다면 오늘 살아서 이곳에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말아라!”윤구주는 그의 사람들을 대하는 것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하하하하!”“미친 녀석이구나! 내가 200년 넘게 살아오는 동안 감히 나에게 이딴 말을 지껄인 사람은 네가 처음이다!”“얘야, 말해보아라. 너 대체 누구냐? 난 너와 어떠한 원한도 없는데 왜 내 보물을 훔친 것이냐? 게다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마가의 심기까지 건드리는 이유는 또 무엇이냐?”마운명은 단호하게 물었다.“그야 너희 마가는 죽어도 싸니까!”“그리고 오늘 내가 기산에 온 이유도 마가를 소멸하기 위해서다!”윤구주의 말을 들은 마운명은 갑자기 미친 듯이 웃었다. 한참을 웃고 난 뒤에야 말을 이어갔다.“우리 마가로 말할 것 같으면 아주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승되어 온 가문이다. 그런데 감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너 한 놈 따위가 마가를 소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그래, 나 혼자면 충분하다!”윤구주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윤구주가 전혀 농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자 마가의 대장로는 결국 분노했다.“이 정신 나간 자식, 나는 오늘 똑똑히 보고야 말겠다. 네 놈이 과연 어찌 마가를 소멸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마운명의 포효소리와 함께 그의 두 손은 변신을 시작했다.그의 몸 주위로 검은 마기가 안개처럼 나타났다. 마운명은
그렇게 막 출관한 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의 단칼에 목숨을 잃었다.마가의 셋째 대장로를 죽인 후에야 윤구주는 소매를 흔들어 비검을 회수했다.“이젠 마가에 가서 끝장을 볼 차례야.”차갑게 말을 뱉은 윤구주는 살기 어린 얼굴로 마가가 있는 기산 쪽을 바라보았다.마가가 서울에서 윤구주를 포위하고 살해하려고 했던 순간부터 그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더 증오스러운 것은 그들이 감히 제자백가까지 꼬드겨 노룡산에서 윤구주에게 대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윤구주는 그런 인간들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더욱이 지금 마가가 저지르는 모든 일까지 고려한다면 사라져 마땅한 가문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당장 마가의 셋째 대장로만 해도 석촌을 50년간 봉인한 탓에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이 죽어 나갔다.그뿐만 아니라 마가의 세자 마동한의 행실은 또 얼마나 가관이란 말인가.“확실히 빌어먹을 마가를 없애야 합니다!”“형님, 갑시다! 당장 마가로 가서 그 개자식들을 끝장냅시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기산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바로 이때, 석촌 촌민들이 집안에서 뛰쳐나왔다.아까의 결투 소리가 하도 컸던 탓에 촌민들도 똑똑히 들었다.그들은 하나둘 집에서 나와 냉큼 윤구주에게 다가갔다.“은인님, 대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입니까? 저희의 흑사병이 아직도 나을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겁니까?”석촌의 촌장이 촌민들을 이끌고 나와 불쌍한 얼굴로 윤구주에게 물었다.“시름 놓으십시오. 오늘부로 이 마을에는 더는 흑사병이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윤구주가 대답했다.“정말입니까?”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는 촌민들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 섞여 있었다.그들은 자그마치 50여 년간 흑사병에 시달렸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지난 50여 년간 얼마나 많은 촌민이 이런 끔찍한 살기 속에서 죽어 나갔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저희 형님을 믿으십시오! 여러분의 병은 평생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공수이는 앞으로 나와 웃으며 말했다.그
윤구주는 다시 한번 고대 우물을 향해 공손하게 절을 올렸다.석촌을 떠난 윤구주와 공수이는 기산으로 향했다....기산은 예리한 두 협곡 사이에 웅장한 궁전들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이곳은 마가의 오래된 보금자리이다.마궁의 가장 중앙에 있는 웅장한 대전 안에는 현재의 가주 마황이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정중앙에 앉아있었다.대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마가의 장로급 고수들이었다.“가주님, 셋째 대장로는 대체 어디에 간 것입니까?”검은 얼굴의 장로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마황은 싸늘한 눈빛으로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셋째 대장로는 아마 석촌에 갔을 것이다!”“석촌?”“50여 년 전에 셋째 대장로에 의해 봉인된 작은 마을 말입니까?”검은 얼굴의 장로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서려 있었다.“그래!”마황이 대답했다.“그것참 이상합니다! 대체 그 작고 낡은 마을에 뭐가 있길래 셋째 대장로가 그렇게 중시하는 것입니까?”다른 장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50여 년 전의 석촌을 봉인한 사실을 마가 장로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단지 그 작은 마을을 왜 봉인하는 것인지를 몰랐을 뿐이다.게다가 그 마을의 어떤 보물이 그렇게나 셋째 대장로의 마음을 동하게 했는지는 더더욱 알지 못했다.“에이!”“나도 모른단 말이다!”“내가 유일하게 아는 거라곤 셋째 대장로가 석촌의 보물을 지극히 아낀다는 것뿐이다. 이번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원인의 9할도 그 석촌의 보물 때문이니 말이다!”마황은 천천히 대답했다.“가주님의 말씀대로라면, 셋째 대장로가 속세로 돌아온 이유가 결코 그 윤 씨 사내를 상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란 뜻입니까?”검은 얼굴의 장로가 재빨리 되물었다.마황은 쓴웃음을 지었다.“대장로는 50여 년을 속세와 연을 끊고 살았는데 윤씨 성의 그 사람을 알 리가 만무하지 않겠느냐? 아마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인데 단순히 그를 상대하기 위해 세상에 다시 나올 리는 없지 않겠느냐?” 그 말을 들은 대전 안의 모든 마가 장로들은 일제히 침묵하였다.그들은 마
윤구주가 나타남과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마가 사람들은 모두 선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말았다.“젠장, 저 사람은 누구야? 감히 우리 마가의 영역을 제멋대로 침범하다니!”아래의 마가 제자들은 하나같이 놀라며 고개를 들어 하늘에 떠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몰라!”“멋대로 우리 마가의 영역을 침범한 것도 모자라 미친 소리까지 하다니! 정말 괘씸해!”“맞아!”“일단 저 사람을 제압하자.”마가의 제자들은 예전부터 오만했다.윤구주가 갑자기 상공에 나타난 것도 모자라 마가를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마가의 제자들은 다들 화가 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십여 개의 그림자가 윤구주를 향해 날아갔다.“도둑놈 같으니라고, 멋대로 우리 마가의 영역을 침범한 것도 모자라 미친 소리까지 해대다니! 목숨값을 치러야겠구나!”십여 명의 마가의 제자들은 일제히 날아가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윤구주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옆에 서 있던 공수이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형님, 이 개미들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윤구주는 딱히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대답했다.“그래.”“하하! 이 개자식들아, 감히 우리 형님한테 덤벼? 오늘 이 스님이 어떻게 너희들을 혼내주는지 잘 봐라!”공수이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유성같이 주먹을 휘둘렀다.이 주먹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절정의 기혈로 가득 찬 주먹이다.혈기 넘치는 주먹은 맷돌 크기에 불과했지만 한번 내리꽂은 순간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진다.“아아아!”일련의 비명 속에서 십여 명의 마가 제자들은 어떠한 방어를 취하기도 전에 공수이의 주먹 한 방에 처참한 살덩어리로 되어버렸다.공수이의 엄청난 기세를 봐버린 마가의 제자들은 순간 겁이 나기 시작했다.아무래도 공수이는 절정의 강자이니 말이다.“와 봐! 계속하러 와 보라니까?”“왜 다들 거북이처럼 움츠러든 거야?”“소문에 의하면 마가들은 다 오만하기 짝이 없던데? 사실은 그냥 다 겁쟁이들인 거야?”공수이는 주먹 한 방으로 그렇게 많은 마가의 제자들을 처리해버리고는
“아!”째지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다.먼저 공격을 했던 이중천 절정의 마가 장로는 공수이의 한 방에 의해 땅으로 추락해버렸다.땅은 본래의 형체를 잃었고 비운의 절정 장로는 온 얼굴에 피를 뒤집어쓴 채 피바다에 떨어져 죽었다.“삼장로님!”이중천 절정의 마가 안문 장로가 그렇게 공수이에게 맞아 죽은 것을 본 마가의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그 누구도 공수이의 주먹 한 방이 그렇게 강력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공수이는 주먹 한 방으로 상대방을 단숨에 처리하고 나서야 주먹을 흔들며 웃었다.“들어와! 계속 덤벼! 절대로 멈추지 말란 말이야!”그 순간, 마가의 제자들은 물론이고 절정의 장로들까지 겁에 질려버렸다.주먹 단 한 방으로 이중천의 절정을 가뿐히 보내버릴 정도면 이 스님의 내공이 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너, 너 대체 누구냐? 어째서 우리 마가와 맞서는 것이지?”검은 얼굴의 절정의 장로가 나서서 언성을 높이며 물었다.“쳇! 소승의 법명을 너희들 같은 잡것들이 감히 알려고 들다니! 정말로 알고 싶으면 너희들의 가주 마황 더러 나오라고 해!”공수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마가의 가주의 이름이 저렇게나 가볍게 입에 오르내리는 걸 본 마황의 얼굴은 아까보다도 더 딱딱하게 굳었다.“내가 바로 마가의 가주요!”마황은 그 순간에 드디어 나섰다.마황이 진짜로 나선 것을 본 공수이는 두 눈을 두어 번 깜빡이고는 마황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네가 바로 그 자기만 옳다고 여기는 마가의 가주더냐? 쯧쯧, 내공이 겨우 오악 절정이냐? 보아하니 우리 할아버지께서 너희 마가를 과대평가한 것 같구나!”공수이가 조롱했다.마황은 가슴속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눅잦히며 공수이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선생은 대체 정체가 무엇인지요? 어찌하여 아무 이유 없이 우리 마가에 찾아와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는 것입니까?”이름을 묻자 공수이도 사양하지 않고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는 거들먹거리며 말했다.“잘 들어둬. 나는 공수
공수이 입에서 나온 자신의 형님을 건드렸다는 소리를 들은 마황은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버렸다.“방금 뭐라고 한 것이냐, 우리 마가가 누구를 건드렸다고?”공수이는 윤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당연히 우리 형님을 건드린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런 괴상한 곳에 올 일이 뭐가 있겠어?”마황은 눈동자를 굴려 허공에 떠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그는 윤구주의 잘생긴 얼굴과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너... 너... 넌 구주왕? 그 윤 인왕?”제자백가 중 마가의 가주 마황은 당시 곤륜에서 왕을 봉할 때 마침 곤륜산에 있었다.그래서 마황은 윤구주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고 윤구주임을 확인한 뒤에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윤 인왕?”“세상에, 저 사람이 바로 화진 제일의 구주왕이야?”이때 마가의 모든 장로를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비록 그들은 모두 구주왕의 명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윤구주의 실물을 본 사람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마황이 윤구주의 이름을 뱉은 지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놀라서 얼어붙어 버렸다.“윤구주!”“구주왕!”윤구주는 이름이 불리는 것을 듣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돌렸다.“본왕을 알고 있다니!”그 순간 마황은 물고기 가시가 목에 걸린 사람처럼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는데 그 모습은 봐주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었다.마황은 그 누구보다 윤구주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특히나 그해 곤륜산에서의 결전은 마황에 있어서 잊기 힘든 무서운 기억이었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신왕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이 늙은이... 감히 윤 왕을 만나 뵙게 되어...”마황은 그 순간 하는 수 없이 윤구주를 향해 굽실거리며 절을 했다.마황이 윤구주에게 절을 올리는 것을 본 마효순은 제일 처음으로 튀어나와 말했다.“아버지! 저 사람이 바로 우리 동한이를 죽인 사람인데 왜 원수에게 절을 하시는 겁니까?”“입 다물 거라!”아들이 그렇게 말하
공수이가 말을 마치자마자 등에 멘 가방에서 피범벅이 된 머리를 휙 던졌다.데굴데굴! 그 머리가 땅에 떨어지자 마가의 모든 사람이 멍해졌다.머리라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그 머리를 보고 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가, 이내 자세히 살폈다. 마가의 주인 마황은 그만 혼이 쏙 빠져나갔다. “어르신님...”그의 입에서 처절한 울음이 터져 나왔다. “말도 안 돼!”“어르신님???” 마효순이가 황급히 달려가 보더니, 피투성이 머리가 마가의 3대 어르신님이란 걸 알아보고는 그만 “으악!” 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나머지 마가 장로들도 모두 할 말을 잃고 얼빠진 표정이었다. “설마 이게 3대 어르신의 머리라고요?” “저자가 저자가...감히 3대 어르신님을 죽이다니?” 장로들이 벌벌 떨며 소리쳤다! 공수이가 조롱하듯 말했다.“아이고 이제야 좀 알아보시네! 그래! 너희들이 떠받들던 그 늙은이를 우리 형님이 싹둑 잘라버렸어! 이제 보이냐?”이 말을 듣자마자 그 자리의 마가 제자들과 최고위 장로들 모두가 완전히 붕괴되고 말았다! 윤구주와 맞설 희망이었던 3대 선조님이...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3대 어르신님의 목이 이렇게 던져지다니?“네 네놈이... 감히 우리 마가의 3대 어르신님을...” 마효순이가 치 떨리는 손가락으로 윤구주를 가리키며 울분을 터뜨렸다. “나쁜 짓이나 일삼던 늙은이 하나 처리했을 뿐인데, 뭐가 문제지?” 윤구주의 이 말에 마효순의 이성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네 이 살인마! 내 자식 목숨 내놔라!” 그가 미친 듯이 윤구주에게 달려들려 했다! “효순아... 제발 안 돼!” 마황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는 아들의 행동에 절규하며 말렸다.하지만 윤구주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윤구주의 손가락이 허공을 가르자, 평온하던 공기를 찢고 무형의 칼날이 마효순을 덮쳤다.슉! 하늘의 심판처럼 내려온 검기가 마효순을 관통했다! 그 순간! 마효순의 몸이 공중에서 두 동강이 났다! 핏물이 공중에 흩날리며, 시신이 두 조각으로
마가의 우두머리는 미쳐버린 듯 소름 끼치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다 갑자기 핏발 선 눈으로 야수처럼 윤구주를 노려보며 내뱉었다. “윤구주, 네가 아무리 천하를 쥐고 있다고 해도 네가 아무리 무적이라 해도 넌 결국 인간일 뿐이다. 잘 기억해 둬라. 오늘 네가 우리 마가에 저지른 짓 언젠가는 네 차례가 올 것이다. 오늘 우리 마가가 망한다 해도, 반드시 너를 지옥으로 끌고 가겠다.”처절한 외침을 마치고 마황이 광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마가의 모든 제자들아, 윤구주를 죽여라! 오늘 우리가 전멸할지라도 그자를 반드시 함께 끌고 가리라.” 마지막 순간에, 마가의 우두머리는 결사 항전을 결심했다.그는 깨달았다, 윤구주가 결코 마가를 살려두지 않으리란 것을. 아마도. 죽음을 건 싸움만이 그들의 마지막 희망일 것이다.마황의 명령에 모든 마가 제자들이 일제히 무기를 뽑아 들었다. 마황 곁의 십여 명 최강 장로들도 전신의 기운을 모으며 결사항전을 준비했다. 대격돌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오늘의 싸움은 마가의 존망을 결정할 싸움.그들은 반드시 피를 흘려야만 했다. 그런데!그들은 마지막까지 윤구주의 힘을 너무나 모르고 있었다. 윤구주가 현장의 모든 마가인들을 차갑게 둘러보자, 그의 몸에서 무형의 살기가 뿜어져 나와 모든 마가 제자들을 뒤덮었다. “오늘 이후로 마가란 이름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천하를 호령하는 듯한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그가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 발걸음이 내려앉는 순간 온 천지가 울리며 흔들렸다.무서운 걸음의 위력이 떨어지자 하늘을 놀라게 할 위압의 힘이 순간적으로 밀려왔다.이 위압감은 산맥의 힘을 넘어섰다. 절정의 힘마저 넘어섰다.한 걸음으로 모든 게 끝났다.쾅! 윤구주의 발길 한 번에 마가의 건물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어마무시한 기운에 마가의 약한 제자들이 그 자리에서 즉사해버렸다. “죽여!”윤구주의 살기가 폭발하자, 마황이 제일 먼저 울부짖으며 달려들었다. 온몸의 힘을 끌어올리자, 그의 배후로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
설태현의 말에 검붉은 옷차림을 한 대신관의 시선이 윤구주에게 향하는 순간 한줄기의 붉은 빛이 대신관의 눈에서 뿜어져 나왔다.그것은 그가 수련한 신혼의 힘이었다.대신관이 신혼의 힘을 발사하자, 윤구주도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찌릿찌릿!순식간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더니 보이지 않는 살벌한 기운이 두 사람의 몸을 휘감았다.우르르!금전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주변의 수정유리도 찌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던 설국의 문무백관들은 두려움에 아연실색하였다.이 상황이 2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그때, 검붉은 옷을 입고 있던 대신관이 갑자기 몸을 휘청이더니 오른발을 반 발짝 뒤로 물렸다.그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더니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역시 화진 최고의 인왕답게 명불허전이네!”대신관의 말에 윤구주도 한마디 내뱉었다.“50% 신념의 힘을 막아냈으니, 너도 나쁘지 않아!”대신관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유지했다.“구주왕의 칭찬을 받게 되어 영광이네. 다만 우리 설국은 너에게 원한이 없는데 왜 설국 사람들의 도륙을 서슴지 않는 것이야? 게다가 나의 제자까지 인질로 잡아두고?”제자라고 말할 때 그의 시선은 세나미에게로 향했다.“이제 보니 네가 광명 신전의 대신관이구나.”윤구주가 말했다.“그래 내가 대신관이다.”대신관이 말했다.“잘됐네. 너를 찾고 싶었는데 마침, 내 앞에 나타났구나! 어떻게 죽여 줄까?”윤구주는 말을 마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신관을 쳐다봤다.그 말에 금전 안에 있던 설국의 모든 문무백관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제정신이 아니구나. 여기는 설국의 금전이야. 대신관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있는 사람인데 대놓고 죽이겠다며 윽박지르다니.’“화진의 구주왕이 미쳐도 한참 미쳤구나.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광명 신전 내에서는 누구나 다 평범한 인간이야. 네가 화진의 왕이라 할지라도 설국에서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단 말이야.”대신관이 낮은
설국의 국주와 대신관의 시선은 윤구주에게 쏠렸다.“태현아, 아직도 나를 기억하느냐?”금전에 발을 딛는 순간, 윤구주의 시선도 설국의 젊은 국주에게로 향했다.“뭐? 정말 너야?”윤구주의 얼굴을 똑똑히 본 설태현은 충격에 빠졌다.6년 전, 윤구주가 전임 국주를 참수했을 때 설태현은 겨우 열여섯 살이었다.당시 그는 아버지가 윤구주의 칼에 죽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성통곡했었다.그 이후로 윤구주가 날마다 꿈에 나타난 탓에 그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6년 만에 금전에서 윤구주를 다시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말 구주왕이 맞네! 용케도 살아남았구나.”윤구주를 바라보던 젊은 국주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기 시작했다.“날 죽이고 싶어? 날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몇 안 될걸?”그의 말에 설태현은 침묵에 빠졌다.그 당시에 10개국의 많은 절정이 윤구주의 손에 죽었었다.‘10개국의 잔인한 대군들조차도 윤구주를 죽이지 못했으니 그를 죽일 사람은 세상천지 어디에도 없겠지.’다시 윤구주를 바라보던 설태현은 갑자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우리 설국 대군이 화진 사람 하나 못 막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그 사람이 명성이 자자한 구주왕이였네!”설태현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을 내뱉은 후,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구주왕이 갑자기 설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설태현이 차분하게 말했다.20대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의 온몸에서는 군왕의 기가 넘쳐났다.“네 모가지 따러 왔다!”윤구주의 목소리도 차분했다.다만 윤구주가 이 말을 하는 순간 금전 내의 분위기가 썰렁해졌다.“빌어먹을 자식 같으니라고!”“설국 국주의 면전에서 이 무슨 무례한 짓이야!”꾸짖는 소리가 주변에 있던 문무백관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그들 앞에서 설국 국주의 모가지를 따겠다고 말했으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윤구주가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윤구주의 말에 설태현은 코웃음을 쳤다.“6 년 전, 네
눈보라는 계속 휘몰아치고 있었다.설국의 초극 절정을 죽인 후, 윤구주는 시체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설국 도성 방향으로 걸어갔다.아버지를 포함하여 너무나 많은 죽음을 목격했던 세나미는 이제 무감각해졌다.그녀는 마치 윤구주에게 조종당하는 좀비와 같았다.설국 도성 앞에는 설국의 고대 건축물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그중 가장 높고 큰 건축물이 바로 설국 도성의 궁전이었다.그곳은 설국의 국주가 살고 있는 곳이자 설국의 문무 대신들이 국정을 논의하는 곳이기도 했다.이 순간, 하얀 망토를 두른 윤구주가 세나미를 데리고 거대한 도성 앞에 도착했다.길게 뻗든 궁전 복도의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덮여있었다.하지만 텅 빈 복도에는 아무도 없어서 분위기가 매우 침울했다.윤구주가 고개를 들어 우뚝 솟은 성문을 바라보자, 마치 자신을 막으려는 듯 성문은 굳게 닫혀있었다.하지만 그 무엇도 윤구주를 막을 수 없었다.그가 팔을 휘두르니 ‘쾅쾅쾅!’하는 소리와 함께 수백 년 된 설국의 성문이 산산조각이 났다.나무 조각들이 흩날리는 가운데 윤구주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화진의 윤구주가 왔다!”우렁찬 목소리가 설국 도성 전체에 퍼졌다.설국 도성의 대전에는 설태현이 안색이 어두운 채로 용상에 앉아 있었다.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설국의 젊은 국주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젠장! 결국에는 올 것이 왔구나!”말을 마친 그가 고개를 돌려 광명 신전의 대신관을 바라보자, 오랜 세월을 살아온 대신관도 그 순간에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초극 절정들조차도 이를 막지 못했다고? 제가 이 화진 사람을 과소평가한 것 같네요.”대신관이 말하자마자 옆에 있던 대신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국주, 방금 그 사람이 왜 자신을 윤구주라고 부르는 것인가요? 윤구주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주변의 다른 대신들도 어리둥절했다.“자네들 잊었는가? 6년 전에 화진 인왕의 이름이 윤구주였어!”늙은 대신이 말했다.“뭐라고요? 화진의 인왕? 구주왕 말인가요?”“맞아요! 바로 그 사
설국을 지키는 두 초극 절정은 윤구주의 위력에 깜짝 놀랐지만, 그들 뒤에는 설국 도성이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이들조차 윤구주를 막지 못한다면 설국에는 분명 재앙이 닥칠 것이 분명했다.“화진 꼬마야, 너 완전히 미쳤구나!”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육도 절정인 두 초극 절정이 공격을 개시했다.이들이 만약 사상 절정에 도달한다면 자신만의 진역 결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두 초극 절정이 힘을 합친 순간, 반경 100미터 안에 회색의 천수 구역과 갈색의 난쟁이 사자 구역이 형성되었다.두 구역 안의 생명체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한 줌의 재로 변했다.“천수 부도!”가장 먼저 공격한 쪽은 검은 옷을 입은 천수였다.그가 종횡무진하다가 손바닥을 위로 번쩍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손바닥 그림자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육도의 위엄이 담겨있는 이 어마어마한 정법은 신급 강자를 박살 낼 수 있었다.천수가 공격을 펼치려고 할 때 옆에 있던 난쟁이 사자도 함께 움직였다.난쟁이 사자가 포효하더니 몸에서 적갈색의 절정기가 뿜어져 나오며 흉악한 사자의 그림자가 몸에서 나왔다.사자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난쟁이 사자가 주먹을 허공에 휘둘렀다.매서운 권의는 거대한 사자 그림자와 함께 허공을 가로지르며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두 육도 절정이 동시에 공격한 탓에 윤구주는 혼자서 둘의 공격을 막아내야 했다.그 순간, 옆에 서 있던 세나미도 그들의 기세에 눌려 재빨리 뒤로 몇 발짝 후퇴했다.두 육도 절정이 함께 공격하는 모습을 본 윤구주의 입가에는 경멸의 미소가 번졌다.“겨우 이 정도야?”윤구주가 한 발짝 내딛자, 도성의 바닥이 심하게 흔들렸다.온몸에 적선기를 가득한 윤구주가 손에 쥐고 있던 용혼한위총을 휘두르자, 10미터 길이의 창 그림이 허공에 나타났다.윤구주가 손으로 법인을 눌렀다.“천둥! 오너라!”쾅쾅!온 하늘에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갑자기 보라색 번개가 치더니 벼락이 용혼한위총에 떨어졌다.그러자 긴 창이 순식간에 번개 창으로 변했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