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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작가: 김원호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20 19:00:08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이곳을 지나가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

공수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그의 친절한 얼굴과 스님의 모습에 잠시 멍해졌다.

“꼬마 스님, 저희는 지금 장례를 치르고 있는 중이에요. 혹시 시주를 구하러 온 거라면 다른 곳으로 가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때, 구릿빛 피부의 한 남자가 나서서 말했다.

분명 이들은 공수이를 시주를 구하는 스님으로 오해한 듯했다.

하지만 공수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여러분. 저는 시주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럼 뭐 하러 온 거죠?”

그 남자가 물었다.

“여러분을 구하러 왔습니다!”

공수이가 답했다.

‘우릴 구하러 왔다고?’

공수이의 말에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

“참 희한한 스님이네! 갑자기 우리 마을에 나타나서는 구하겠다고 말하다니... 우리를 구해줄 일이 뭐가 있다고?”

이때 한 아주머니가 나섰다.

그러자 공수이는 앞에 있는 관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 마디 여쭙겠습니다. 이 관 안에 누가 누워 있습니까?”

“우리 마을 촌장님의 손자요!”

아주머니가 대답했다.

“그럼 그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계십니까?”

공수이가 계속 물었다.

“물론 알지요. 아이는 흑사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와중 아주머니의 눈가가 붉어졌다.

“아닙니다. 아이는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

그때 공수이가 단호하게 말했다.

“병이 아니라고요?”

“꼬마 스님,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제 손자가 병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 때문에 죽은 거냐고요.”

이번에는 가장 슬프게 울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

뒤이어 공수이는 윤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제 형님께 물어보셔야 합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비로소 윤구주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준수한 외모가 눈에 띄었다.

“어르신, 마음 추스르세요. 하지만 제 동생 말이 맞습니다. 어르신의 손주분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

윤구주가 갑자기 나서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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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네!”노인의 말을 듣고 나서 윤구주는 확실히 깨달았다.‘이 마을에 어떤 고수가 무슨 술법을 걸었나 보군! 그래서 평범한 이곳 주민들이 하나둘씩 이상하게 죽어 나가는 거야!’하지만 이내 분노가 일었다.‘도대체 누가 이리도 잔인하게 이 작은 기산 아랫마을에 사는 순박한 주민들은 해치고 있는 거지?’그 순간, 윤구주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젊은이, 뭐 하나 물어보지. 우리 손자가 죽기 전에 어땠는지 어떻게 아는 건가?”노인은 윤구주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듯 물어봤다.“말했잖아요. 어르신의 손주분은 병으로 죽은 게 아니라고요. 손주분은 어떤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겁니다!”“뭐라고? 어떤 사람 때문에?”이 말을 듣자 눈앞의 노인뿐만 아니라 뒤에 있던 마을 주민들 모두가 놀라움에 얼어붙었다.“맞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어르신 손주분뿐만 아니라 여러분 모두를 해치고 있어요. 지금 여러분 모두 그 무서운 살기로 인해 몸이 이미 오염된 상태입니다!”“지금 여러분 중에 이미 그걸 느끼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 살기가 몸에 스며들면 점점 기력이 약해지고 밤에는 온몸이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으로 괴로워지죠. 그리고 심해지면 코와 입에서 검은 피가 나올 겁니다!”윤구주는 다시 설명했다.이 말을 듣자마자 앞에 있던 열여섯 명의 마을 주민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어... 어찌 그걸 알고 있는 거요?”첫 번째로 탄식을 터뜨린 건 구릿빛 피부의 남자였다.알고 보니 윤구주가 말한 증상을 지금 그가 겪고 있는 상태였다.“그러게 말입니다.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조금 전 나섰던 아주머니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왜냐하면 그녀도 같은 증상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단지 그녀뿐만이 아니라 가족들 모두가 그랬다.그들은 이러한 무서운 상태가 자신들만 알고 있는 것이라 여겼으나 이 순간 윤구주가 전부 말하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다시 말하지만 이건 병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을 해치고 있는 겁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332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이곳을 지나가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공수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들은 그의 친절한 얼굴과 스님의 모습에 잠시 멍해졌다.“꼬마 스님, 저희는 지금 장례를 치르고 있는 중이에요. 혹시 시주를 구하러 온 거라면 다른 곳으로 가주셨으면 좋겠네요.”이때, 구릿빛 피부의 한 남자가 나서서 말했다.분명 이들은 공수이를 시주를 구하는 스님으로 오해한 듯했다.하지만 공수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아닙니다, 여러분. 저는 시주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그럼 뭐 하러 온 거죠?”그 남자가 물었다.“여러분을 구하러 왔습니다!”공수이가 답했다.‘우릴 구하러 왔다고?’공수이의 말에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참 희한한 스님이네! 갑자기 우리 마을에 나타나서는 구하겠다고 말하다니... 우리를 구해줄 일이 뭐가 있다고?”이때 한 아주머니가 나섰다.그러자 공수이는 앞에 있는 관을 가리키며 말했다.“한 마디 여쭙겠습니다. 이 관 안에 누가 누워 있습니까?”“우리 마을 촌장님의 손자요!”아주머니가 대답했다.“그럼 그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계십니까?”공수이가 계속 물었다.“물론 알지요. 아이는 흑사병에 걸려 죽었습니다!”이렇게 말하는 와중 아주머니의 눈가가 붉어졌다.“아닙니다. 아이는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그때 공수이가 단호하게 말했다.“병이 아니라고요?”“꼬마 스님,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제 손자가 병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 때문에 죽은 거냐고요.”이번에는 가장 슬프게 울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뒤이어 공수이는 윤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그건 제 형님께 물어보셔야 합니다.”그제야 사람들은 비로소 윤구주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준수한 외모가 눈에 띄었다.“어르신, 마음 추스르세요. 하지만 제 동생 말이 맞습니다. 어르신의 손주분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윤구주가 갑자기 나서며 말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331화

    “어? 장례식인가?”공수이는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의아해했다. 윤구주도 한 번 스치듯이 그곳을 훑어보았다.그런데 그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검은 사악한 기운이 울고 있는 사람들 몸에서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그 사악한 기운은 사람마다 농도가 달랐다.어떤 사람은 진했고 어떤 사람은 희미했지만 모두가 그 검은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이 장면을 본 윤구주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불필요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이들이 모두 평범한 마을 사람들처럼 보이면서도 각자의 몸에 기묘하고도 검은 사악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모습이 그의 의구심을 자아냈다.“이 사람들 뭔가 이상한데.”윤구주는 울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형님, 무슨 말씀이세요?”하지만 공수이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윤구주는 눈에 황금빛 파문을 띄우며 신념술을 사용해 그 사람들의 기운을 관찰하는 반면 또 관 속에 놓인 시신으로 시선을 옮겼다.관 속 죽은 자의 기운이 가장 농밀했다. 명백히 이 시신은 지나치게 많은 검고 사악한 기운에 감염되어 죽은 것이었다.이를 확인한 윤구주는 입을 열었다.“이 마을 사람들, 오래 살지 못할 거야.”‘엥?’공수이는 갑작스러운 윤구주의 말에 놀라며 물었다.“형님, 그게 무슨 뜻이죠?”“내 말뜻은 간단해. 저들의 몸이 사악한 기운에 침식당하고 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죽을 거라는 뜻이야.”“사악한 기운에 침식당했다고요?”“맞아.”공수이는 다시 한번 울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비록 신념술은 사용할 줄 모르지만 그들 모두가 병에 걸린 것처럼 극도로 쇠약해 보인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형님,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거죠?”공수이가 의아해하며 묻자 윤구주는 대답하지 않고 신념술을 다시 확장했다.신념술을 사용하자 그의 신념은 마치 거대한 그물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순식간에 주변의 모든 기운이 그의 신해 속에 명확하게 나타났다.165m, 330m, 990m...마침내 신념술이 3300m 정

  • 구주, 왕의 귀환   제1330화

    마황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다른 두 개의 청동 관에 고정했다.이 두 개의 관에는 마가의 첫째 대장로와 둘째 대장로가 봉인된 상태였다.“큰형이랑 둘째 형은 아직도 안 깨어났나?”마황은 즉시 대답했다.“예, 대장로님!”“좋다. 석촌의 일이 마무리된 후, 형님들을 깨우겠다. 형님들이 깨어나면 틀림없이 놀라게 될 것이다!”셋째 대장로는 기괴한 웃음을 터뜨리며 하늘을 바라보더니 이내 몸을 날려 검은 안개처럼 절벽 위로 솟구쳐 올랐다.셋째 대장로가 위로 날아오르자 마황도 급히 그 뒤를 따랐다.그날, 마궁에서는 셋째 대장로의 출관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이틀 후, 기산에서 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한 작은 마을의 거리에서 두 사람이 나타났다.그들의 등장에 주변 사람들이 멈춰 서서 웅성거렸다.그럴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 중 하나는 비할 데 없이 준수한 용모를 지닌 청년이었고 다른 하나는 머리가 반짝이는 꼬마 스님이었으니 말이다.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는 보기 드문 이들의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형님, 여기서부터 백여 킬로미터 남았습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가시죠.”대머리의 꼬마 스님이 입을 열었다.가만히 보니 이 둘은 바로 윤구주와 공수이였다. 윤구주는 앞에 있는 마을을 훑어보며 말했다.“좋다.”두 사람은 마을 안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았다.그렇게 마을 중심의 한 호텔에 자리를 잡고 간단히 음식을 먹은 후 그들은 방으로 돌아왔다. 공수이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형님, 내일이면 기산에 도착합니다. 마가 놈들이 틀림없이 미리 대비하고 있겠죠?”윤구주는 무심하게 대답했다.“그럼 뭐?”그 말을 들은 공수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러네?’윤구주에게 이런 말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전에 그 곤륜 구역의 노마들도 형님을 당해내지 못했는데... 고작 마가 따위가 상대가 되겠어?’“근데 형님은 마가의 세 명의 선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공수

  • 구주, 왕의 귀환   제1329화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정보는 그자가 천하제일 문벌인 윤씨 일가 출신이라는 것뿐입니다. 그가 어느 문파나 종문에서 배웠는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릅니다.”“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자의 내공이 최소 절정 후삼품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마황이 말했다.절정 후삼품은 각각 칠살 절정, 팔부 절정, 그리고 마지막 구오 절정으로 나뉘어 있다.“후삼품이라고? 신참이 벌써 이 정도 내공에 도달했다고?”마운명은 이 말을 듣고 얼굴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렇기에 감히 셋째 대장로님과 다른 두 대장로님을 방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마황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잠시 생각하더니 몸을 날려 공중에 떠 있다가 땅으로 내려왔다.쿵!그의 두 발이 땅에 닿자 땅이 크게 흔들렸다.“좋다!”“이미 깨어난 이상, 나도 50년 동안 화진에 얼마나 뛰어난 후배들이 나왔는지 직접 봐야겠구나!”이 말이 떨어지자 강력하고 검은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마황은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말에 감격하여 말했다.“출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씨 일가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내가 깨어난 것은 단지 그런 하찮은 후배들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위한 것이지...”말을 마친 후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들어 서쪽을 바라보았다.“석촌, 그곳에 내가 지키도록 했던 물건에는 아무 이상이 없느냐?”갑작스러운 질문에 마황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모두 대장로님께서 지시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석촌은 봉인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상 징후는 전혀 없습니다!”“좋다!”“50년이 넘었으니 내 내공이라면 그곳을 열 수 있을 것이다.”“끼이히히!”“그 물건을 손에 넣으면 내 내공은 한층 더 강해질 거야!”“내 내공이 올라가면 우리 마씨 일가는 제자백가를 초월해 천하제일 문벌로 우뚝 설 것이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절벽의 청석들이 떨어져 나갔다.한편 마황은 마음속으로 의아해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328화

    마황은 윤구주가 화진의 첫 번째 왕이 되었고 ‘구주’라는 칭호를 얻어 10개국을 제압하고 천하를 평정했으며 곤륜에서 왕위에 올랐고 화진 무도계의 3대 서열을 압도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더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얼굴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날 정도였다.“오호라?”조금 전 금방 깨어난 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눈동자가 점점 음산하게 변해갔다. 곧 그는 기괴하게 웃기 시작했다.“50년 만에 이 화진에 이런 후배들이 등장했다는 말인가?”이어서 마운명이 물었다.“말하라, 50년 동안 곤륜 구역에 강자가 나타난 적이 있었느냐?”마가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고 오히려 무도 성지인 곤륜 구역에 대해 먼저 물었다.“보고드리겠습니다. 현재까지는 없습니다.”이 말을 듣고 마운명은 다시 물었다.“유명전? 서요산 검종? 그 외 다른 종문은?”“마찬가지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마황이 다시 답했다.여기까지 듣고 나서야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눈을 조금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자들이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우리 마가에 무슨 재난이 닥쳤다는 거야?”마운명은 이렇게 말하며 차가운 시선으로 마황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본능적으로 마황은 몸이 떨렸다.그는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큰일이 아닐 시 마가에는 이런 선조들을 절대 방해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었다.정말로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그러나 이 셋째 대장로는 후배 세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의 눈에 천하의 위협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곤륜 구역, 유명전, 서요산 검종 같은 최강 종문들뿐이었다.잠시 생각한 후, 마황은 입을 열었다.“셋째 대장로님! 저희 마가는 이번에 정말 큰 난관에 처했습니다! 그 재난은 바로 윤씨 성을 가진 구주왕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쓸모없는 것들!”“조선 시대 때부터 우리 마가가 수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폭풍을 견뎌왔는데... 겨우 신참 하나가 얼마나 큰 파란을 일으

  • 구주, 왕의 귀환   제1327화

    그 해골 같은 손이 관 뚜껑을 움켜쥐는 순간, 절벽 주변에 음산한 기운이 크게 휘몰아쳤다.청동 관 안에서 끔찍하고 강렬한, 검고 사악한 기운이 솟아 나왔다.마가의 선조 중 한 사람이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마황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서 쾅 하는 폭발적인 소리와 함께 청동 관 뚜껑이 열렸다.그리고 한 마영이 관 속에서 천천히 떠올랐다.삐쩍 마른 한 노인의 모습이었다.노인의 몸은 살과 피가 거의 없이 마치 해골 같았다.그가 떠오르자마자 사방의 검고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 모여들었고 그 기운이 노인의 몸에 쌓여가면서 마가의 선조는 그 순간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마른 사지에 점차 살과 피부가 붙기 시작했고 머리 부분마저 완전히 변해갔다.잠시 후, 그는 마치 50대 후반의 노인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변신했다.그 노인의 눈은 매섭고 독수리 같은 눈빛을 띠었으며 온몸은 검은 옷으로 감싸여 있었다.강력하고 사악한 기운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와 주변을 압도했다.겉보기에는 50대처럼 보였으나 그를 바라보는 순간 기이하게도 오래된 죽음의 기운이 느껴졌다.마치 이미 오래전에 죽은 존재인 것만 같았다.“셋째 대장로님께 문안 인사 드립니다! 출관하신 걸 축하드립니다!”마가의 현임 가주인 마황은 이 노인이 청동 관에서 떠오르는 순간 바로 무릎을 꿇고 경배했다.바로 이 인물이 마가의 세 선조 중 한 명인 셋째 선조, 마운명이었다.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마가의 기관술 역사 속에서 마운명은 거의 300년을 살아온 괴물 같은 존재였다.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끔찍하고도 사악한 기운은 그의 강력한 절정의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셋째 대장로라 불리는 마운명은 등장한 후 마황을 무시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음산한 눈동자로 하늘을 잠시 동안 응시하다가 마운명은 그제야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지?”“셋째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대장로님께서 폐관 수행하신 이후 정확히 53년이 흘렀습니다!”마황이 공

  • 구주, 왕의 귀환   제1326화

    절벽 끝에 서 있기만 해도 뼛속까지 스며드는 차가운 기운이 절벽 안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이 시각, 검은 옷을 입은 마가의 가주 마황이 마효순과 함께 그곳에 서 있었다.“아버지! 겨우 그 윤씨 성을 가진 자 하나 때문에 정말로 세 대장로님들을 출동시키려는 겁니까?”마효순이 질문을 던지자 마황은 즉시 냉정하게 말했다.“입 다물어라!”“넌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6년 전, 곤륜에서 왕위에 오를 때 수많은 절정 강자들이 그를 저지하려 했지만 결과는 어땠느냐? 모두 그에게 전멸당했지 않느냐!”“그렇지 않다면 문씨 세가가 그렇게 많은 절정 잔당들을 모아 그자를 상대하려 했겠느냐?”마황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마효순은 아버지의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며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기억해라. 결코 우리 화진의 천하제일인 왕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마지막으로 마황은 경고하듯 말하며 깊은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너는 여기 남아 있어라. 내가 선조님들을 모시고 오마!”이 말을 끝으로 마황은 몸을 날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아래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그 안개 속, 만 길 아래에는 세 개의 거대한 청동 관이 절벽 중앙에 떠 있었다.이 거대한 청동 관들은 각각 2m가 넘는 길이였고 오랜 세월의 풍파를 맞아서인지 표면에 먼지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세 관은 튼튼한 강철 사슬로 고정되어 절벽 중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바로 이곳이 마가의 세 선조들이 폐관 수행하는 장소였다.절벽 아래로 내려간 마황의 시야에 부패한 뼈들이 보였다.사람의 뼈도 있고 짐승의 뼈도 있었다.바닥을 밟을 때마다 썩은 뼈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마치 지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오악 내공을 지닌 마황조차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한숨을 쉬며 섬뜩함을 느꼈다.그는 다시 한번 경건하게 고개를 들고 지면에서 15m가량 떠 있는 세 개의 청동 관을 바라보았다.“마가 제72대 가주, 세 대장로님께 인사 올립니다!”마황은 장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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