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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작가: 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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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진은 자리에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

“늦게 와서 죄송해요. 방금까지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나요?”

양지원은 냉큼 수저를 내려두고 고자질하려 했다.

그러나 맞은편의 연정훈이 한 발 더 빨랐다.

“제가 정인 그룹에 손을 떼기 전 14조 자금을 기부 단체에 처리해야 하는데 할아버지께서 시연이가 하길 바라십니다.”

“...”

표세연이 살짝 연정훈을 노려보았다.

‘지금 네 할아버지의 고자질을 하는 거야?’

양지원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웃기는 녀석이네.’

연재혁은 머리가 지끈거렸고 양홍두는 몰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연호민은 침묵을 유지했다.

한참 주변을 힐끗거리던 양시연은 결국 연정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할아버지의 체면을 보기 좋게 구기는 모습에 이상할 정도로 속이 시원했다.

양석진은 아주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정훈은 대답에 망설임이 없었다.

“자선 사업이 그러하듯 신경 써야 할 일이 많고 압력이 많다보니 시연이가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연호민은 숨을 들이마시었다.

양석진이 입꼬리를 올린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개인 자선 사업으로 보았을 때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지.”

자리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양시연이 자선 사업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해도 양석진은 아니었다.

양석진은 양지원의 앞접시에 고기를 올려두며 말했다.

“하지만 압력이 있어야 성장을 하는 법이지. 네가 시연이를 많이 아끼는 건 나도, 지원이 이모도 잘 알고 있단다. 하지만 시연이는 평범한 여자아이가 아니야. 시연이도 이제 이런 사업에서 역량을 키우고 경험을 쌓아야 할 나이이지. 그동안은 기회가 없었지만 이런 기회가 생긴 이상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연호민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미소를 머금은 연호민이 양시연에게 말했다.

“네 삼촌 말이 맞아. 좀 힘든 일이긴 해도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못 할 것도 없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한 법이니까.”

양시연은 양석진의 눈치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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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정훈은 가만히 양시연을 바라만 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양시연도 다급해하지 않고 미소를 지은 채로 연정훈과 시선을 마주했다.연정훈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 목을 가다듬었다. 양시연의 페이스에 말릴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그래서 먼저 입을 열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양시연은 여전히 말없이 연정훈을 향해 손을 젓고 있었다.“...”그렇게 한참 실랑이가 이어지고 연정훈은 양시연의 옆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양시연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서로의 호흡이 섞이고 닿을락 말락 가까이 붙었다.양시연의 시선은 연정훈의 입술로 고정되고 그 시선은 심히 도발적이었다.연정훈은 침을 꿀꺽 넘기고 숨까지 멎은 채로 이어질 양시연의 행동을 기다렸다.양시연의 시선은 입술에서 코까지,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 눈으로 향했다.양시연은 자세를 바로 하고 턱을 살짝 치켜들어 당장이라도 연정훈에게 키스할 것처럼 굴었다.그러자 연정훈은 온몸이 굳어버렸다.양시연의 호흡이 점점 더 가깝게 느껴졌으나 곧 허공에 멈춰 섰다.연정훈은 멈칫했고 웃음기 섞인 양시연을 발견했다.“...”그제야 당한 걸 알아차린 연정훈은 이를 꽉 깨물었다. 그리고 두 눈을 감은 채로 고개를 휙 돌렸다.양시연은 웃음이 터졌고 연정훈이 고개를 돌리는 찰나 머리를 잡고 입술에 키스했다.쪽.선명한 소리에 연정훈은 이게 꿈이 아닌지 의심이 갔다.방금까지 털을 바짝 세우고 있던 고양이가 순식간에 장화 신은 고양이로 변해버렸다.양시연은 속으로 웃고 있었지만, 티를 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링거를 톡톡 두드렸다.“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연정훈은 양시연의 몸에 위치추적기라도 단 듯 시선으로 졸졸 따라갔다.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한참 뒤 연정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소리만 크고 실속은 없네...”양시연은 뒷짐을 진 채로 말했다.“계속 그러면 뽀뽀도 없어요.”“...”연정훈은 방금 사이에 코피를 얼마나 흘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11화

    양시연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연정훈은 양시연의 편애가 필요했고 이런 자신을 달래주기를 원했다.그래서 냉전을 시작한 걸 누구보다 후회했다. 게다가 양시연은 연정훈이 그러든 말든 평소와 다름없이 먹고 자고 했으니 연정훈은 후회막심했다.“내일 양혁수 보러 가도 돼.”연정훈이 꽤 진지한 얼굴로 말하자 양시연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이젠 질투 안 해요?”“내가 무슨 말을 해도 넌 양혁수 보러 갈 거잖아.”그 말을 들은 양시연은 연정훈이 평소에 쌓인 게 많다는 게 느껴졌다.“내일 정훈 씨 건강하게 회복되면 혁수 보러 갈게요.”“그럴 필요 없어. 바로 비행기 티켓 끊어.”“정훈 씨가 나으면...”“난 그렇게 빨리 괜찮아지지 않을 거야.”“왜요?”“네가 날 피해 다닐수록 난 예민해질 테고, 또 양혁수에 질투하게 될 거야.”연정훈은 갑자기 풀이 죽은 얼굴로 말했다.그러자 양시연이 다급해졌다.“내가 언제 정훈 씨 피해 다녔다고 그래요?”“이불 덮고 잠만 자는 게 그 뜻이지 뭐.”“...”양시연은 그제야 연정훈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우린 법상 부부가 되었는데도 그렇게 불안해요?”연정훈은 대꾸하지 않았다.그러자 양시연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톡 쐈다.“링거까지 꽂고 꼭 그렇게 불순한 생각을 해야겠어요?”서론을 길게 늘여놓은 건 결국 양시연과 잠자리를 가지고 싶다는 뜻이었다.“난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야.”양시연이 힐끗 노려봤다.“이미 연정훈 씨 아내인데 내가 어딜 도망가겠어요?”양시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쳇.’연정훈은 침을 꿀꺽 넘겼다. 양시연이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는데 마치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두 사람 사이에는 꽤 거리가 있었는데 말이다.그래서 다시 침을 꿀꺽 넘기며 애써 침착하게 행동했다.“누가 알아? 네가 정인 그룹만 손에 쥐고 튈지?”“내가 왜 그러겠어요. 이렇게 좋은 남편을 어디 가서 또 찾는다고.”연정훈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양시연은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연정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10화

    양시연의 시선은 또 연정훈의 목울대로 향했고 숟가락에 묻은 팥빙수를 슬쩍 핥는 것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다. 그러자 숟가락을 입에 대니 가만히 올려다보던 연정훈의 시선이 자연스레 떠올랐다.‘음... 뭐랄까?’마치 비에 폭삭 젖어버린 큰 강아지가 문밖으로 쫓겨나 풀이 죽은 모습 같았다.양시연은 연정훈의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잠금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그러자 잠금 화면이 풀리고 거실에 앉아 책을 보는 본인을 찍은 사진이 보였다. 아마도 2층 계단에서 몰래 찍은 것 같았다.‘이건 언제 찍은 거지?’양시연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슬쩍 올렸고 고개를 드니 팥빙수를 먹던 연정훈은 뭐에 걸린 듯 캑캑 대고 있었다.“줘요.”양시연의 말에 연정훈은 고분고분 팥빙수를 넘겼다. 그리고 양시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힘에 부친 듯 크게 호흡을 들이마셨다.연정훈이 더 이상 팥빙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양시연은 휴지로 연정훈의 입가를 닦아주고 일어서서 과일을 챙겨왔다.연정훈은 이런 양시연을 대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뭘 봐요? 다음에도 이렇게 멍청한 짓을 하면 정말 국물도 없어요.”연정훈은 기분이 퍽 좋아졌다.지금 보니 오늘도 크게 손해를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다음번에는 적정량만 조절하면 되었다.“돌아가면 여 아주머니와 제대로 얘기를 해야겠어.”연정훈이 덤덤하게 말했다.“무슨 얘기요?”“다음에도 보약을 챙겨줄 거면 적정량을 제대로 체크해보라고 언질을 줘야지.”양시연은 어이가 없었다.그래서 어처구니없다는 듯 손가락으로 연정훈의 이마를 쭉 밀었다.“그런 바보 같은 소리 마요.”“건강으로 장난할 생각하지 마요. 적당량을 딱 마셔 병원에 올 정도는 아니었어도 몸은 어딘가 불편했을 거예요. 난 그 탕약에 위험한 신고가 딱 느껴지던데 어떻게 그걸 먹어요?”연정훈은 되려 당당하게 말했다.“그걸 재고 따지면 우리 사이엔 진전이 없을걸.”“...”양시연은 연정훈을 말없이 째려보았다.“알고 보니 정훈 씨도 변태였나 보네요.”“나도 그런 사람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09화

    연정훈이 멈칫하자 양시연은 숟가락으로 연정훈의 입술을 톡톡 건드렸다.“입 벌리고 빨리 먹어요.”“...”연정훈은 배가 고픈 건 아니었으나 목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었다. 그리고 양시연이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보이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러자 양시연은 냉큼 숟가락을 돌려 제 입에 넣었다.“음! 너무 맛있네!”“...”‘그럼 그렇지.’연정훈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그러다가 큰코다치는 수가 있어.”“그럴 리가요.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했어요.”“...”연정훈은 다시 눈을 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치사하게.”그러자 양시연이 웃음을 터뜨렸다.팥빙수를 맛있게 먹다가 이상할 정도로 얼굴이 붉어진 연정훈 얼굴을 보며 양시연이 말했다.“정훈 씨에게도 이런 날이 다 오네요.”‘다시 냉전하기만 해 봐. 흥.’내킬 만큼 괴롭힌 양시연은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막 도착한 팥빙수는 이가 시릴 만큼 차가웠지만 이젠 조금 녹아 먹기 딱 좋았다.팥빙수의 상태를 체크한 양시연은 숟가락으로 크게 퍼 연정훈에게 건넸다.“먹어봐요. 팥이 많은 게 좋으면 팥만 골라서 줄게요.”그리고 고개를 숙여 직접 입가까지 가져다주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연정훈이 양시연을 못 본 척 무시했다.티가 나게 삐진 연정훈을 보며 양시연은 웃음이 나왔다.그래서 말라 터진 연정훈의 입술을 노크하듯 숟가락으로 톡톡 건드렸다.“자자. 방금까진 장난이었어요. 지금 조금 녹아서 딱 먹기 좋아요.”연정훈은 다정한 양시연의 말투에 마음이 녹았다. 그러나 여전히 입을 굳게 닫은 채로 이어질 양시연의 행동을 기다렸다.그때, 양시연은 연정훈의 두 볼을 쭈욱 잡아당겼다.눈을 깜빡이다가 다시 시선을 마주한 연정훈의 두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다.양시연은 연정훈의 두 볼을 만지작거리다가 좌우로 흔들기까지 했다.“계속 입 벌리지 않으면 내가 정말 다 먹어버릴지도 몰라요.”‘내가 어린애인 줄 아나? 겨우 이런 말로 겁먹게?’연정훈은 속으로 꿍얼거렸으나 양시연의 미소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08화

    속셈이 들통나자 연정훈은 자세를 고쳐 누우며 이렇게 말했다.“빨리 휴지나 챙겨서 갈아줘. 코피가 아직도 멈추지 않은 것 같아.”양시연이 쯧하고 혀를 찼다.“말하지 마요. 코피를 그렇게 흘렸는데 아직도 힘이 남아 있어요?”“...”“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 이렇게 치졸한 방법을 써야겠어요?”양시연이 재차 속을 긁자 연정훈은 다시 눈을 감았다.“뭐예요? 눈만 감으면 장땡이라는 건가?”“...”‘체면을 이렇게 구기다니!’다시 등을 돌린 연정훈을 보며 양시연은 웃음을 터뜨렸다.드디어 의사가 병실을 찾았다.그리고 그 뒤로 여 아주머니도 함께였는데 양시연과 달리 여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요즘 들어 여 아주머니는 연정훈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오늘 연정훈을 다치게 만든 게 본인이다 보니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여 아주머니는 자책하며 마른 입술의 연정훈을 향해 물었다.“차가운 음료수라도 가지고 올까요?”연정훈은 생각보다 덤덤했고 방금 양시연이 팥빙수 얘기를 꺼낸 걸 떠올리며 가볍게 부탁했다. 왠지 자꾸 목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네네. 바로 만들어 올게요.”여 아주머니는 드디어 안심이라는 듯 말했다.연정훈이 입꼬리를 올렸다.“1인분만 만드시면 돼요. 수고스럽게 많이 만드실 필요 없으세요.”여 아주머니는 양시연을 힐끗 바라봤고 연정훈이 바로 말을 이었다.“시연이는 안 먹을 거예요. 저 놀리느라 먹을 시간이 없거든요.”여 아주머니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이었다.연정훈의 말에 양시연은 연정훈을 힐끗 노려보았다.하지만 여 아주머니는 아픈 아이를 달래듯 연정훈을 달래며 양시연더러 옆을 잘 지키고 있으라고 당부했다.“알겠어요.”양시연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자 여 아주머니가 병실을 나섰다.그렇게 병실에는 양시연과 연정훈만 남겨지고, 양시연은 고개를 돌려 장난기 넘치는 얼굴로 연정훈을 바라봤다.연정훈은 아예 이불을 쭉 당겨 얼굴까지 가렸다.눈 감고 자는 척하는 연정훈의 속셈을 눈치챈 양시연은 혀를 쯧쯧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07화

    조금의 과장을 보탠다면 연정훈은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양시연이 빠르게 몸을 돌리지 않았다면 새로 산 파자마에 피가 튀었을지도 모른다!“왜 그래요?”그러나 연정훈은 그 질문에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코 위로 덮은 휴지가 또 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깜짝 놀란 양시연이 다급하게 사람을 불렀다.여 아주머니는 이어질 상황을 숨죽여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인기척이 들려오자 몰래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양시연이 피로 물든 연정훈을 밖으로 끌어내는 게 보였다.“세상에!”“빨리, 빨리 의사 불러요!”양시연은 여 아주머니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의사 부르지 말고 당장 병원으로 가요.”그리고 여 아주머니가 기사와 경호원을 찾기도 전에 연정훈을 이끌고 주차장으로 향했다.연정훈은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냅킨으로 얼굴을 꾹꾹 누르고 있었다.양시연의 얼굴은 완전히 굳어졌다. 갑자기 이렇게 많은 코피를 흘리다니 정말 몸에 문제라도 생긴 건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두 사람이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 아주머니도 병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여 아주머니는 한 움큼의 약재와 함께 나타났다...의사는 연정훈에게 정밀 검사를 시키려다가 여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침묵에 빠졌다.그건 양시연도 마찬가지였다.양시연은 눈앞이 아찔해 머리를 잡고 천장만 바라봤다.‘정말 어이가 없어서!’“바보예요? 아니면 코가 잘못된 거예요?”링거를 맞기 전 양시연이 낮은 목소리로 연정훈에게 말했다.연정훈은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의 피가 빠진 듯 많이 허약해졌다. 그리고 안경 너머로 양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아주머니가 알아서 적정량으로 주셨을 거로 생각했어.”양시연은 눈을 희번덕희번덕했다.“여 아주머니는 정훈 씨가 탕약을 전부 마실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대요!”양시연은 빠르게 연정훈의 안경을 끌어내렸다.그러자 연정훈은 인상을 찌푸린 채로 두 눈을 꼭 감았다.“이제 안경도 끼지 마요. 사람이 반듯하게 생겨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06화

    “이건 그냥 평범한 보약이에요. 부족한 혈기를 보충해 주는 약이라고요!”여 아주머니가 다시 한번 강조했다.양시연은 입을 삐죽이며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이불을 펄럭이며 자리에 누웠다.“아이참, 말 좀 들어요. 빨리 마셔요.”“난 아주 건강하니까 그런 보약은 마실 필요가 없어요.”“그게 아니라...”“오늘 밤 꼭 정훈 씨랑 같이 지낼 거니까 걱정하지 마요.”양시연은 패드를 꺼냈다.하지만 여 아주머니는 포기도 하지 않고 구구절절 말을 이어갔다.양시연은 아예 노래를 틀었다.여 아주머니는 화가 나 양시연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쭉 밀었다.그러자 양시연은 웃음이 터졌고 멀어지는 여 아주머니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아주머니, 이 약은 꼭 버려주세요. 그리고 다시 사 오지 마세요. 아주머니도 이런 약 사러 갈 때 안 쑥스러웠어요?”“...”‘이 녀석이!’여 아주머니는 방 밖으로 나가면서 양시연의 말을 곱씹었다.‘그래.’‘내가 얼마나 힘들게 구해온 약인데 절대 낭비하면 안 되지!’그래서 고민하다가 탕약을 한 그릇에 담아 서재로 향했다.연정훈은 민수희의 전화에 시달리다가 귀찮은 듯 전화를 끊고 이만 방으로 돌아가 양시연을 보살피려 했다.혹시 상처가 있으면 연고를 발라주고...상처가 없으면...그래도 꼼꼼히 살필 것이다.두 사람의 사이가 많이 풀어졌기에 오늘 밤엔 꼭 껴안고 잠에 들 수 있을 것 같았다.똑똑똑.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연정훈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어색한 미소의 여 아주머니와 시선을 마주했다.“...”연정훈은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그래서 안경을 자연스레 위로 올리며 예의를 차려 물었다.“무슨 일이시죠?”“별일은 아니고 보약을 새로 달여왔는데 따뜻하게 데워 왔어요. 빨리 마시고 얼른 쉬세요!”숨을 크게 들이쉬니 연정훈은 왠지 몸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들었다.‘이게 보약이라고?’여 아주머니는 아직도 미소를 지은 채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자, 빨리 마셔요.”“...”연정훈은 잠시 뜸을 들이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05화

    연정훈의 말에 민병식과 방미선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갔다. 연정훈을 다시 설득해 보려고 했으나 기회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 방금 상황을 전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두 녀석을 혼내려 했다!강남 시티로 돌아오자 여 아주머니가 물에 푹 젖은 양시연과 나비를 보고 깜짝 놀라 했다.전체 상황을 전해 들은 여 아주머니는 제 일인 듯 불같이 화를 냈다.양시연은 곧 연정훈의 대처 방식을 말해주었고 여 아주머니의 표정이 확연하게 밝아졌다. 그리고 양시연을 연정훈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 이렇게 소곤거렸다.“오늘 밤엔 정훈 씨에게 잘해줘요. 시연 씨를 얼마나 끔찍하게 생각하는지 봐봐요.”여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 양시연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알겠어요.”그리고 샤워를 하러 간 양시연은 나비를 연정훈에게 맡겼다.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나비는 따뜻한 카펫 위로 자리를 잡았다. 영준이 나비의 옆을 꼭 지키고 있었는데 모자 사이가 오늘따라 더 가까워 보였다.연정훈은 맞은편 소파에 앉아 면봉으로 나비의 상처에 연고를 발라줬다.나비는 계속 끙끙 소리를 냈지만 그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이 광경을 몰래 지켜보던 양시연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비에게도 이렇게 지극정성인데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에게 얼마나 사랑을 쏟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그러나 바로 생각을 멈추고 마른기침했다.연정훈은 진지한 얼굴로 양시연에게 물었다.“다친 곳은 없어?”“없어요.”양시연이 어깨를 으쓱거렸다.“머리가 좀 뽑혔을 뿐이에요.”“머리카락을 잡아당겼어?”연정훈의 표정이 굳었다.“그 남자아이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주먹질하는 걸 개울가에 집어 던졌어요.”연정훈은 점점 화가 났다.7살 먹은 남자아이가 멋모르고 주먹질했을 게 뻔했다.양시연을 찬찬히 살피던 연정훈이 물었다.“따끔거리는 곳은?”양시연이 고개를 젓자 연정훈은 직접 한곳 한곳 살피려 했다.그러자 양시연은 소파에 자리를 찾아 앉으며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뭐예요? 직접 확인이라도 해야 안심이 되겠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04화

    하나도 잘못이 없는 듯 당당하게 말하던 민지연은 연정훈의 차가운 시선에 점점 목소리가 낮아졌다.민지욱은 여전히 숨을 헐떡이며 울고 있었지만 연정훈을 힐끗 보다가 점점 울음소리를 낮췄다.그러자 뒤뜰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졌다.민태용도 소식을 듣고 달려와 불만이라는 듯 양시연을 노려보았다.“그만하거라. 어린아이끼리 장난에 지금 뭐 하는 짓이냐!”그리고 이번 일을 가볍게 무마시키고 사람을 시켜 아이들의 옷을 갈아입히게 했다.그때 연정훈이 말했다.“서로의 얘기가 다르다면 누구의 말이 맞는지 제대로 확인을 해봐야죠.”연정훈이 끝까지 파고들 줄 몰랐던 사람들은 조금 당황해했다. 두 가문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이런 일로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는 없었다.민태용이 연정훈을 말렸다.“정훈아, 너무 파고들지 말거라. 이건 사소한 일이지 않으냐?”“사소한 일이요?”연정훈이 말을 자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키우던 알파카가 물에 빠진 일이 사소하다는 건가요? 아니면 민지연과 민지욱이 거짓말을 하는 게 사소한 일이란 말씀인가요?”“난 거짓말한 적 없어요!”민지욱이 빠르게 반박했다.민지연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정훈 오빠, 그렇게 무턱대고 언니 말만 듣지 마요. 언니가 나와 지욱이를 물에 빠뜨리는 걸 직접 두 눈으로 봤잖아요!”민병식도 고민에 빠졌다.“그래 정훈아, 이미 벌어진 일이고 네 아내 말만 믿고 막무가내로 굴지 말 거라. 네 아내가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제 아내는 거짓말하지 않아요.”연정훈은 아주 덤덤하고 냉철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양시연은 연정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점점 화가 가셨고 차츰 이성이 돌아오고 있었다.그래서 연정훈의 옆에 서서 물었다.“할아버님, 혹시 집에 감시 카메라가 있을까요?”민병식은 침묵했다.그러자 사람들은 생각에 잠겼다. 민씨 가문 뒤뜰에 감시 카메라가 없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양시연이 거짓말을 한다면 먼저 카메라를 확인해 보자고 말할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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