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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여기서 두 시간을 기다렸다고?”

구승훈이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 도와줄 생각인가?”

“당연한 거 아니야?”

심준호가 눈썹을 올렸다가 내렸다.

“미리 말해주는 거지만, 강하리는 그쪽 대리비를 감당하기 힘들 거야.”

심준호가 맡는 사안들은 건당 억대 대리비용이 지급되는 명문가 경제적 갈등이나 이혼소송 건이었다.

구승훈의 냉소에 심준호가 미소로 대답했다.

“뭐, 가끔씩은 공짜로 재능기부 하기도 해.”

그러자 구승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재능기부로 포장된 흑심이 아니라?”

“너, 지금 아무나 막 물고 늘어지는 미친개 같은 거 알아?”

심준호의 표정 역시 서늘해졌다.

“그럴 시간 있으면, 왜 너를 떠났는지 잘 돌이켜보고 뉘우치는 게 어때?”

구승훈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한참 뒤,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뭐 하든 내 자유고. 하지만 계약은 계약이니까.”

“맞아. 그러니까 내가 도와주든 말든, 그것도 내 자유지. 나 알잖아. 일할 때는 공과 사 철저하게 구분하는 거.”

구승훈이 고개를 숙여 담배 한 대를 붙였다.

한 모금 빨고 다시 입을 열었다.

“성질 부리는 것 뿐이야. 좀 지나면 괜찮아져.”

“성질 부린다고? 애 잃고 자기 목숨까지 잃을 뻔한 게 고작 성질 부릴 일이라고?”

심준호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구승훈은 어두운 얼굴로 담배만 빨다가, 이윽고 한 마디 뱉었다.

“아무튼 난 절대 안 놓아줄 거다.”

그러고는 담배를 끄고 병실로 들어갔다.

강하리가 여전히 침대맡에 몸을 걸치고 앉아있었다.

옆에 놓인 음식들은 다치지도 않았다.

구승훈은 점점 가슴이 더 답답해져 강하리를 바라만 보다가, 이윽고 픽 웃었다.

“강하리, 3년이나 살 맞대고 지냈는데, 정말 아무 감정도 없어? 나한테?”

강하리는 눈을 내리깐 채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눈 속에 복잡하고 씁쓸한 감정은 숨겨지지 않았다.

참기 힘들었다. 막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

겨우 웃음 한 줌을 짜냈다.

“그냥 거래일 뿐이라고 한 건 그쪽 아닌가요?”

그 말에 구승훈의 눈길에 고통스러움 한 결이 스쳤다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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