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진 뒤, 세 사람은 안개가 짙게 낀 숲에 도착했다.흰 안개에 휩싸인 숲을 본 순간 문기범의 눈빛이 번뜩였다.“이곳이 바로 안개숲이야. 일 년 내내 안개로 둘러싸인 곳이라 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빠져나오기 힘들어.”홍은진은 망설이는 눈빛으로 눈앞의 숲을 바라보았다.“안개숲에 잠깐 몸을 숨길 수 있긴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영원히 이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몰라.”그러나 문기범은 그녀의 말을 전혀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주변을 관찰하다가 동쪽에 있는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본 순간 눈을 빛냈다.“저곳이 바로 흑영산인가요?”문기범은 그 산을 가리키면서 물었고 홍은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금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우리 아버지께서는 흑영산의 주인은 아버지와 엇비슷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어. 지난 수십 년간 흑영산과 우리 홍씨 가문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지.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된 일인지 흑영산의 산적들이 갑자기 우리 산장을 습격했어.”“하하하... 훌륭한 곳이네요.”문기범은 턱을 만지작거리면서 진심으로 칭찬했다.“동쪽에는 청룡, 서쪽에는 백호, 남쪽에는 주작, 북쪽에는 현무, 중앙에는 기린이 하늘을 뚫을 듯한 기세라... 이 숲은 이미 그 자체로 대진을 이루고 있어!”문기범은 혼잣말했다.“다만 애석하게도 그걸 알아채서 이용한 사람이 없을 뿐.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왔으니 이곳은 제2의 천마산이 될 거야.”문기범이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그는 이 산의 진가를 잘 알고 있었다. 이런 곳은 성역에서도 오직 성자만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성지였다.“아가씨, 이곳에서 손경진 일당을 죽이는 건 어떤가요?”문기범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말했고 홍은진은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지금 그들은 세 명뿐이고 상대방은 그들보다 수도 많은 데다가 실력도 더 강했다. 숨는 것도 어려운데 무슨 수로 그들을 죽인단 말인가?홍재호는 같잖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면서 문기범을 향해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일개 하인이면서 큰소리만 칠 줄 알지!”“또 엉덩이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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