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대체? 분명 우리는 서로 간섭하지 않고 자유롭고 대등한 관계로 연애했는데, 강태섭은 왜 항상 자기 마음대로 날 판단하고 시험하려고 하는 거야?’ 나는 속으로 비웃으며 커피숍 안을 힐끗 바라봤다. 지규현은 눈썹을 찌푸린 채 밖을 살피면서도,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무언가를 빠르게 입력하고 있었다. ‘걸려들었네.’ “결과적으로 보면, 넌 그런 속물은 아니었어.” 강태섭은 내가 되묻자, 내가 마음을 돌린 줄 알고 금방이라도 얼굴에 꽃이라도 피울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윤아, 너만 좋다면,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하자.” 그는 조심스레 반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완벽하게 컷팅된 다이아몬드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주변에서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강태섭을 바라보면서도 시선을 은근슬쩍 커피숍 안에 있는 지규현에게 두었다. 그 순간, 강태섭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지윤아, 나랑 결혼해 줘!” 그리고 동시에, 지규현이 마침내 핸드폰을 내려놓고, 빠르게 내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어떤 신호를 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결혼?” 나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너랑 결혼하면, 유하늘은 어떻게 되는 거지?” 강태섭의 표정이 살짝 굳었지만, 이내 다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널 평생 행복하게 해 줄게.” 나는 실소를 터뜨렸다. “그럼 네 계획은, 결혼은 나랑 하고, 연애는 유하늘과 계속하는 거야?” 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강태섭에게 집중됐다. “그게...” 강태섭은 주위의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얼굴이 살짝 굳었다. “강태섭.” 나는 코웃음을 치며 팔짱을 꼈다. “지금이 고대사회도 아니고, 아직도 일부다처제를 꿈꾸는 거야? 넌 완전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야.” 나는 강태섭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나를 불렀다. “지윤아!!” 나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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