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휴대폰에는 카톡 외에 텔레그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친구 중 대부분이 여자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맨 위에 있는 현영의 이름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대화창을 열어보니, 남편은 매일 현영에게 그녀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하루빨리 자신 곁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러다 병원에서 현영을 만난 뒤로 더 이상 보내지 않았다.보아하니, 남편은 내가 병원에서 한 말을 철저히 믿고 있었고, 현영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거에 대해서도 의심하지 않았다.당한 건 반드시 복수하는 남편의 성격상 현영이 아이를 안고 그를 찾아왔을 때, 남편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이 갔다.만약 현영이 내가 이혼을 결심하게 한 계기라면, 텔레그램 속 다른 여자들과의 노골적인 대화와 송금 기록은 이혼할 결심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그 후 남편과 사랑하는 척하며 지낸 날들은 하루하루가 고문 같았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예전의 남편이지만, 사랑했던 감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남편은 여전히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며, 예전처럼 나를 애지중지 대했지만, 나는 더 이상 이 남자의 사랑을 느낄 수 없었다.한편, 승우의 보살핌 덕분에 현영은 태교에 집중하며 잘 지내고 있었다.인내심이 강한 그녀는 끝까지 남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아마도 남편의 진심을 확신하며, 그를 완전히 자기 손아귀에 넣었다고 믿고 있는 듯했다.그동안 나는 종종 승우와 만나면서 상황을 공유했다. 승우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현영이 그를 새로운 사냥감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남자를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높이는 데 놀라울 정도로 집요한 현영을 보며 나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다행히 승우가 정직하고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이었기 망정이지, 아니면 진작에 그녀의 유혹에 넘어갔을 것이다.현영의 출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나는 점점 더 괴로워졌다. 남편이 나를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태어날 아이는 내 아이였을 것이다.승우는 몇 달 동안 나와 현영 사이를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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