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유는 이상함을 느끼며 곧바로 발걸음을 재촉해 위층으로 향했고, 임경수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재빨리 뒤를 따랐다.이 모습을 본 이선경의 표정이 살짝 변했고, 두 사람이 떠난 뒤 딸을 매섭게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임경수가 왔는데 좀 참을 수는 없어?”“뭘 참아?”심채린은 아예 심지유를 무시하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기분을 상하게 했으니 앞으로 임씨 가문 문턱 넘을 생각은 못할 거야. 주제도 모르고 어딜.”이선경도 그녀와 더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서둘러 따라갔다.심지유가 지니를 발견했을 때 지니는 방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었고, 그 옆에는 붉은 피가 고인 작은 웅덩이가 있었다.개는 익숙한 주인의 냄새를 맡자마자 낑낑대며 고개를 들었다.심지유는 순식간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무의식중에 개를 끌어안았다.그녀는 저 두 모녀가 지니를 어떤 식으로 학대했는지조차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지니야, 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그녀의 손이 강아지의 몸에 닿을 때쯤 뒤에서 임경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가 할게요. 몸집이 커서 지유 씨는 못 안아요.”이 말을 들은 심지유는 그제야 지니가 25㎏에 육박하는 대형 성견으로, 자신의 힘으로 들어 올린다 해도 지니의 상처가 찢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재빨리 뒤로 물러나 임경수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고마워요. 저랑 같이 병원 좀 가주세요.”임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망설임이나 싫은 내색 없이 개를 안았고, 낯선 사람의 접근을 알아차린 지니가 무의식적으로 몸부림치려 하자 심지유는 곧바로 말했다.“지니야, 얌전히 있어. 나쁜 사람 아니야.”하지만 평소 유난히 순종적이었던 지니가 이 순간만큼은 임경수가 조금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버티고 있었다.심지유는 급한 마음에 눈물까지 흘렸지만 금방 머리를 써서 도우미에게 카트를 빌려달라고 한 뒤 거기에 지니를 태워 한참 고생한 끝에 차로 옮길 수 있었다.차 문이 닫히기 전 이선경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딸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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