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청아가 죽었다고요? 말도 안 돼요, 며칠 전에 집에 갔을 때만 해도 자고 있었는데.”“그리고 우리 세훈이는 내가 호텔로 데려가서 밥도 먹었었는데 죽었다니 말이 안 되잖아요.”조승연은 미친 사람처럼 경찰에게 달려들며 하얀 천을 덮는 것을 막았다.“엄마, 우린 여기 있는데 아빠는 왜 우리를 못 봐요?”내 손을 꼭 잡은 세훈이는 아빠가 왜 저렇게 슬퍼하는지를 알지 못했다.“아가, 우린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서 아빠가 우릴 못 보는 거야.”내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설명하고 있을 때 경찰은 조승연을 사무실로 데려가 사건에 대해 물었고 때마침 부검의가 우리들의 사인에 대한 보고서를 보내왔다.침묵을 유지한 채 우리의 외관을 단정히 해주던 경찰은 아까부터 울면서 밖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또 자신이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냐고 하소연하고 있는 조승연을 보며 말했다.“마음에도 없는 소리 그만 하세요. 아내분은 6월 22일에 돌아가셨는데 6월 23일에 집에 돌아가신 분이 그걸 몰랐어요?”“그리고 당신 아들은 굶어 죽었어요. 이 시국에 아사가 어떤 의민지 알기나 해요? 당신은 사람도 아니에요.”조승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부검보고서에 적힌 글들을 훑어봤다.[한청아, 여, 31세, 사인 심장마비.][조세훈, 남, 3세, 사인 아사.]“세 살밖에 안되는 애가 집에서 굶어 죽을 동안 당신은 뭐 했어요?”조사를 통해 조승연이 비서와 밖에서 오랫동안 동거했다는 걸 알아낸 경찰은 조승연을 아니꼽게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저... 저는...”경찰의 말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조승연은 얼굴을 가린 채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사무실에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누구 하나 그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울다 지친 조승연은 시신 확인서에 사인을 하고 내일의 화장을 기다렸다.나와 세훈이는 그런 그를 따라 그의 새집으로 향했다.“왜 그래요? 설마 청아 씨가 또 당신 주의 끌겠다고 아이를 학대한 거예요?”진유라는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며
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