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유지민은 이사를 서두르려 했지만 다리가 아직 다 낫지 않아 거동이 불편했기에 아예 기사님들을 집으로 불러 짐을 나르고 있었다.드나드는 인원이 많고 물건도 많다 보니 집 문도 다 열려 있었는데 마침 집에 들어온 강유진이 그 혼란스러운 장면을 보며 놀라서 묻자 유지민은 진작에 준비해두었던 멘트를 그대로 내뱉었다.“성운동 집 인테리어 끝나서 아예 거기로 옮기려고. 여기 일하는 데랑 멀잖아.”전에 사인했던 부동산 서류를 떠올린 강유진은 소파에 앉으며 새로 이사 갈 집에 베란다가 있는 걸 기억해내고는 시답잖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너 꽃 좋아하잖아, 이사가면 베란다에서 꽃 기르는 거 어때?”그 말을 들은 유지민은 잠시 멈칫하다가 대답했다.“나 이제 그거 안 좋아해.”테이블 위에 놓인 생기 가득한 백합을 보던 강유진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다시 권해보려 했지만 기사님들이 싸고 있는 택배 상자에 담긴 게 다 지기 물건인 걸 보고 나서 자연스레 화제를 바꿨다.“그런데 왜 다 내 물건이야? 네 짐은?”“이미 다 옮겼어.”빠르게 대답하는 유지민에 강유진은 짐을 새집에 옮겼다는 말인 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가 물을 마시더니 기사들을 보며 한마디 했다.“짐 옮길 때 라벨 잘 붙여주세요. 다른 방에 잘못 두지 마시고요.”그 말을 들은 유지민은 강유진을 바라보며 하고 싶었던 말을 또 삼켜냈다.틀릴 리가 없지, 새집에는 강유진 짐만 있을 테니까.짐 정리가 다 끝나자 강유진은 유지민을 부축하며 아래로 내려갔는데 때마침 올라오는 윤상우, 윤연서 남매를 마주치게 되었다.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강유진은 빠르게 유지민의 손을 놓고 앞으로 나아가며 그녀를 막아섰다.“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연서가 너희 집 와보고 싶대서, 나도 못 와봤잖아. 그래서 어머님한테 주소 받아서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왔지.”윤상우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신나서 떠들었지만 윤연서의 정신은 온통 유지민에게로 쏠려있었다.저번에 술집 앞에서 한 번, 로펌에
Last Updated : 2025-01-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