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아내가 떠난 후, 진 대표의 광기 어린 추적이 시작됐다: Chapter 21 - Chapter 30

40 Chapters

제21화

목욕을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던 은하는 제현이 방에 없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바로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낯선 번호가 뜨고 있었다. [심은하, 설마 내 번호 차단했어?] 임수아였다. 은하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내가? 굳이 왜?”“제현이 지금 너랑 같이 있지? 제현이에게 내 전화를 못 받게 하고, 내 연락을 무시하게 만드는 거잖아, 맞지?]수아는 몇 초간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진강산 회장이 널 좋아하면 뭐 해? 심은하, 너도 네 주제와 분수를 잘 알아야지. 진강산 회장 앞으로 살날도 얼마 안 남았고, 너희 둘은 결국 이혼하게 될 거야!] “임수아, 사람은 덕을 쌓고 살지는 못할지언정 남에게 해코지하면 안 되지.”은하의 목소리가 완전히 차갑게 변했다. “나, 진제현이랑 아직 이혼 전이야. 그런데도 이렇게 뻔뻔하게 날 찾아서 이렇게 연락하고 유세를 부리다니, 너무 염치없는 거 아니야?” 그녀는 냉소를 머금고 덧붙였다. “그리고 죽어야 한다면, 너와 진제현 같은 쓰레기 커플이 먼저 죽는 게 맞겠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제현이 밖에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막 샤워를 마친 듯 머리칼을 수건으로 헝클어뜨리며 물기를 닦고 있었다. 은하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남자의 몸은 수준급이었다. 넓은 어깨에서 좁아지는 허리, 탄탄하게 다져진 근육 선이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매끈하게 흐르고 있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묘한 감정이 싹트기 마련이지만, 아쉽게도 은하는 여전히 핸드폰으로 통화 중이었다. “임수아 씨 전화예요.” 은하는 핸드폰을 들어 제현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냉소를 지었다. “진 대표님, 임수아 씨에게 확실히 전달하세요. 나에게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요. 안 그러면, 나도 더 이상 예의를 지켜야 하나 싶네요.” 목소리는 차가웠고, 눈빛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제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면서 목소리도 얼음처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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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내가? 무슨 사과를 해?! 너희 같은 쓰레기 커플이 그냥 사라져 버리라고 한 말이 전부인데?’ 은하는 더 이상 눈앞에 있는 제현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스스로 수없이 다짐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이번 일은 애초에 내 잘못이 아니잖아. 그런데 왜 내가 사과를 해야 하지?’ 그 순간, 제현이 은하의 불쾌한 기색을 눈치챈 듯, 신호등 앞에서 차를 천천히 멈추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가 태하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면, 내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그의 말투는 평온했지만, 그 속에 깔린 날 선 경고가 은하의 신경을 예리하게 찔러댔다.30분 후, 두 사람은 수아의 병실에 도착했다. 수아는 손목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 얼굴은 창백하고,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이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연약한 모습이었다. “제현이 왔구나. 수아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옆에 있던 유미수는 눈가가 붉어진 채 억지로 웃으며 제현에게 말했다. “수아가 무슨 충격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칼을 들고 자기 팔을 그으려고 했어. 아주머니가 제때 말리지 않았더라면... 나도 더 살고 싶지 않았을 거야!” 유미수는 울먹이며 은하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은하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은하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고, 오히려 차가운 눈빛으로 맞받아쳤다. 사실 유미수와 이미 두어 번 마주친 기억이 있었지만, 매번 같은 병원이라는 장소에서만 얼굴을 보게 되는 일이 과연 순전한 우연일까 하는 의문이 잠시 은하의 머릿속을 스쳐갔다.“걱정하지 마세요. 별일 없을 겁니다.” 제현은 가볍게 유미수를 달래며 병상으로 걸어갔다. 유미수도 같이 따라가며 은하와 제현 사이에 일부러 끼어들었다. 수아는 눈을 뜨자마자 제현을 바라보았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주르륵 흘리며, 몸을 떨었다. 그녀는 억누를 수 없는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현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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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은하는 말을 마치고 단호하게 병실을 나섰다. 처음에는 잠잠히 지나가려 했지만, 제현의 태도를 보자 더는 참을 필요도 없겠다고 생각했다. 병실 문이 닫히자, 제현은 시선을 거두었다. “제현아, 은하 씨 따라가 봐.” 수아는 눈에 약간의 불안을 띠며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나 괜찮아. 은하 씨 화난 것 같았어. 분명 내가 뭔가 잘못했을 거야.” 텅- 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공기마저 무겁게 만들었다. 제현은 잠시 시선을 떨구며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자책과 두려움이 뒤섞인 수아의 목소리에도, 제현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제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잠시 후,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그 사람 그렇게 소심한 사람 아니야. 게다가, 오늘 네가 한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으니 은하가 굳이 화내지 않을 거야.” 수아는 자기편을 들어주는 것 같은 제현의 반응에 마음속 깊이 내밀한 기쁨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제현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너에게 더 이상 민폐 끼치지 않으면 다행이야. 그런데...” 말끝을 잠시 흐리던 수아는 마치 별일 아닌 듯 자연스럽게 물었다. “은하 씨가 지난번에 이혼 얘기를 꺼냈다던데, 혹시 벌써 이혼 서류 정리한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나긋하고 조심스러웠지만, 그 속에 숨은 미세한 기대와 안도가 묘하게 어울렸다.반면 제현은 그 말을 듣고 미묘한 불쾌감을 느꼈다. 목소리가 한층 차가워졌다. “우리 부부는 이혼하지 않을 거야. 단지 오해가 있었을 뿐이야.” 그 말을 들은 수아의 얼굴은 더 창백해졌다. 그녀는 손으로 침대 시트를 꽉 잡으며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제현을 쳐다보았다. ‘뭐라고? 이혼하지 않는다니? 이혼하지 않으면 나는 진씨 가문에 어떻게 들어가?!’ 두 사람 사이에는 잠깐 침묵이 흘렀다. 수아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의문을 억누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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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윤씨 가문이 문제 삼는 거야, 아니면 당신이 문제 삼는 거예요?” 은하는 제현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차갑게 끊었다. “만약 내 말 한두 마디에 임수아 씨가 자살을 시도했다면, 그 사람 멘탈이 문제 아니에요?” 수아를 달래는 모습을 본 은하는 제현에 대한 실망감만 더 깊어졌다. 이제 제현과 더 이상 대화를 나누고 싶지도 않았다. “최대한 빨리 이혼하죠.” 은하는 싸늘한 시선으로 제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나도 당신과 임수아 씨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집안에는 할아버지 회복되신 후에 얘기해도 늦지 않고.” 제현은 은하의 싸늘한 태도에 격분했다. 그는 몸을 숙여 조수석에 앉아 있는 은하 쪽으로 다가오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움켜잡았다. 은하의 하얀 피부에 손자국이 날 정도로 힘을 주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렇게까지 이혼하고 싶어? 대체 그 남자가 누구길래...” 제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발신자는 진우성이었다.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을 거냐?]진우성의 목소리에는 분노를 억누른 기색이 가득했다. [제현아, 네 성격이 어떤지는 내가 잘 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선을 지켜야 한다. 아무 상관도 없는 여자 때문에 도를 넘는 행동을 한다면, 그건 네가 할 일이 아니다!]“곧 돌아갑니다.” 제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잠시 드러냈던 감정을 도로 감췄다.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 겁니다.” 전화를 끊은 그는 더 이상 은하를 쳐다보지 않고, 바로 조수석 문을 닫고 차를 돌아 운전석에 앉아 차를 출발시켰다. ... 제현과 은하는 서로 간격을 두고 본가에 들어섰다. 거실 소파에는 진우성이 불쾌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장예정은 남편의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제현에게 다가갔다. “네 핸드폰 줘봐.” 제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장예정은 아들의 핸드폰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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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오랜 침묵 끝에 제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제현은 마치 부모의 훈계가 귀찮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흘려듣는 태도였다. 은하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진제현이 소중히 여긴다는 ‘곁에 있는 사람’은 결국 임수아잖아.’ 장예정은 은하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달래듯 말했다. “은하야, 만약 제현이 너에게 또다시 상처를 준다면, 꼭 우리에게 말해야 해, 알겠니?” 은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한구석은 점점 더 복잡하게 얽혀 갔다. ‘진씨 가문은 모든 게 완벽 그 자체였어. 자애로운 시부모님, 나를 손녀처럼 아껴주던 할아버지까지.’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의 사랑인데 그것만큼은 허락되지 않았어.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우스운 일이람...’ 은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완벽한 껍데기 속에 숨겨진 공허함이 다시금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할 뿐이었다....임수아의 자살 시도 소식은 빠른 속도로 외부로 퍼져나갔다. 은하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동료들이 이미 가십거리로 떠들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동료들의 뒷담화에 동참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일을 빨리 처리하는 편을 택했지만, 대화 속에서 수아의 이름이 언급되자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들었어? 그 임수아 씨랑 진씨 가문의 젊은 대표님, 뭔가 특별한 사이라던데. 어릴 적부터 알던 사이래.” “맞아, 임수아 씨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진 대표님이 얼마나 걱정하셨는지! 나도 그런 남자 친구가 있다면 평생 소원이 없을 것 같아.” 동료들의 말은 마치 뾰족한 가시처럼 은하의 가슴을 깊숙이 찔렀다. ‘7년 동안의 결혼 생활 내내, 나는 말없이 ‘진씨 가문의 작은 안주인’이라는 타이틀로 살아왔는데...’ ‘임수아는 대놓고 내 남편의 곁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여자가 되어 있단 말이지!’ 은하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가슴속에 밀려오는 분노와 허무함이 차갑게 뒤엉켜 그녀를 잠식해 갔다.그녀는 씁쓸한 마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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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은하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벨 소리는 끊임없이 울렸고, 함께 오는 진동은 마치 제현의 인내심이 서서히 바닥나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 마침내 벨 소리가 멈췄고, 다음 전화나 메시지도 없었다. 은하는 조용해진 화면을 내려다보며 미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내가 전화를 무시한 게 그 사람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겠지.’ 제현은 언제나 자신이 우위에 서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누군가에게 무시당하는 건 참기 힘든 일일 것이다. 은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다시 찾아올 고요한 싸움의 시작을 마음속으로 준비했다....PF그룹 건물 아래에 도착했을 때, 은하의 핸드폰에 낯선 번호로부터 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는 내용을 보자마자 발신자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은하 씨, 사과하고 싶지 않다면 강요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은하 씨도 알잖아요. 나와 제현이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이에요. 어떻게 해야 제현이를 다시 나에게 돌려줄 건가요?] 문자메시지의 어투만 봐도 임수아가 보낸 것임이 분명했다. 은하는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지만, 꾹 참고 메시지는 저장해두고 번호는 바로 차단해 버렸다. 은하가 PF 그룹 정문에 들어서자, 세준의 비서 강주혁이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혁이 매너 있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심 기자님 오셨습니까? 부 대표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회사 로비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직원들은, 아름다운 기자가 부 대표의 비서와 함께 전용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뒷모습을 몰래 사진 찍어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그리고 곧 모든 사람이 은하와 세준 사이에 뭔가 특별한 사이는 아닌지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세준과의 인터뷰는 작은 응접실에서 진행되었다. 세준은 이미 도착해 있었고, 탁자에는 차와 정갈한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 자신이 좋아하는 쿠키가 보이자, 은하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조금 더 쿠키에 머물렀다. 은하는 먼저 사과의 말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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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저녁 식사 중, 장예정은 은하의 몸 상태를 은근히 물으며 조심스레 임신 여부를 떠보았다. 그 순간, 은하의 마음은 복잡하게 뒤엉켰다. ‘아이가 생길 리 없는데.’ ‘그리고 나도 내 아이를 이런 불행한 결혼 생활 속에서 키울 생각은 없어.’ 은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숟가락을 들어 올렸지만, 목 끝에 차오르는 씁쓸함은 감출 수 없었다.마음 한편이 쓰려왔지만, 은하는 무심한 척하며 대답했다. “어머니, 그런 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잖아요.” 장예정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아들의 엉망진창인 사생활이 떠오르자 당장에라도 머리를 싸매고 드러눕고 싶을 정도로 답답해졌다. 식사를 마친 후, 은하는 방에 들어갔다. 시간이 아직 이른 터라, 그녀는 오늘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기사 초안을 작성할 생각이었다. 미리 작업을 해 두면 다음 날 아침 일찍 편집장에게 제출하기 더 수월할 것이다. 일과 관련해서는 늘 최선을 다하는 은하였다. 오늘 오후 인터뷰에서 사용할 만한 자료가 많았기에 초안을 작성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오늘 내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가 이 일 때문이야?”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 은하는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뒤로 돌렸다. 제현은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게 은하 뒤에 서 있었다. 그는 노트북 화면을 내려다보며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은하는 황급히 노트북을 덮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내 일인데, 뭐가 문제야?” 제현은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잡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다른 남자를 찾고 싶어? 아직 우리 두 사람 이혼 전이라는 것 잊지 마.” 그의 몸에서는 술 냄새와 더불어 어딘가 익숙한 향수 냄새가 났다. 제현이가 누구와 함께 있다 왔는지 은하는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은하의 마음은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녀는 제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 “내가 그런 일에 감히 진 대표님을 따라갈 수나 있겠어? 당신 지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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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제현의 거친 숨결이 은하를 더욱 옥죄어 오자, 그녀의 심장은 두려움과 분노 속에 격렬히 뛰어올랐다. 그렇게 응시하던 제현의 손길은 서서히 느려졌고, 어느새 교묘히 유혹하는 듯한 그의 손끝이 은하의 단단한 방어막을 한 겹씩 허물어뜨리고 있었다. 결국 은하의 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제현의 손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창밖에는 가는 비가 밤새도록 내렸다. 밤이 지나고, 은하는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제현은 수아에게 그렇게나 다정하고 사려 깊으면서, 왜 자신과의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지. 그러나 제현은 절대 그 이유를 은하에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제현의 방해로 은하는 그날 밤 작업을 끝내지 못했지만, 편집장이 정해준 마감 시간 전에 인터뷰 초안을 제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PF 그룹과의 인터뷰는 예상보다 훨씬 성공적이었다. 인터뷰 기사는 여러 플랫폼에 게시되었고, 모두 네티즌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PF 그룹도 덕분에 큰 화제를 모았다. 성공적인 결과를 보며 은하는 큰 기쁨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꼈다. 편집장에게 호출되기 전, 사무실 동료들은 은하를 축하하며 보너스를 받아 모두에게 한턱내라고 농담을 던졌다. “편집장님, 부르셨어요?” 은하는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편집장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맞았다. “은하 씨, 이번 부세준 대표님과의 인터뷰 정말 성공적이었어요! 윗선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을 아예 정기 칼럼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앞으로 은하 씨가 맡아서 쭉 진행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것은 은하에게 엄청난 좋은 소식이었다. 몇 년 동안의 노력 끝에 그녀의 성과가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게 편집장님께서 저를 잘 이끌어 주신 덕분입니다. 기대에 부족함 없이 잘 준비해 보겠습니다.” 은하의 말에 편집장은 매우 흡족한 듯 함박웃음을 웃었다. 편집장은 리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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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제현아, 내가 제안한 거 잘 생각해 봤어? 요즘 라이브 방송이나 짧은 영상 콘텐츠가 점점 인기를 끌고 있어. 너희 회사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거야.]수아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제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 은하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통화를 이어갔고, 마치 은하가 옆에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은하는 이런 상황에도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는 자신을 비웃으며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필요한 답을 얻었다. ‘역시, 진제현의 성격으로는 이런 실시간 인터뷰를 좋아할 리 없지.’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니, 그렇게 안 내키는 일도 임수아가 말하면 가능해지는 모양이네.’ 통화가 끝난 후, 제현은 은하 앞까지 걸어왔다. 그의 눈빛은 이번 제안을 약간 흥미로워하고 있었다. “네가 먼저 날 찾아오다니, 의외군.” 그는 가볍게 비웃었다. 은하가 이혼 이야기를 꺼낸 후, 내내 자신을 피하는 태도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원래 하려던 말을 삼키고, 핑계 삼아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냥 할아버지 건강검진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서.” 진강산 회장의 발병 이후, 은하는 가족들에게 건강 검진을 권유했다. 가족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제현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냉소를 띠며 말했다. “의사도 있는데 뭘 그렇게 걱정해? 설마 이혼 문제로 할아버지를 계속 자극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의 비꼬는 말투에 은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진 결과가 나왔어. 큰 문제는 없지만, 의사 말로는 절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고 하더군. 네가 알아서 잘 생각해.” 시할아버지인 진강산의 진심 어린 손자며느리 사랑 때문에 은하는 할아버지를 실망시키는 일을 결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혼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진 은하는 조용히 자리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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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태하야, 누나가 짐을 먼저 올릴 테니, 너는 여기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은하는 태하에게 말했다. 태하는 마음이 썩 내키지 않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나, 나 혼자 할 수 있어. 그냥 같이 올라가자. 나 걸을 수 있다니까.” 하지만 은하가 가만히 있으라는 눈길을 한번 보내자, 태하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또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해서, 학교에 못 돌아가면 누나 탓하지 마.”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 대의 차가 옆에 멈췄다. 세준이 차에서 내려 두 사람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아, 딱 알맞은 타이밍에 도착했네요.” 그는 태하를 부축해서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키도 크고 체격이 좋은 세준에게 태하 같은 학생을 부축하는 일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태하는 뒤따라오는 누나와 이웃집 형을 번갈아 보며 눈을 굴렸다. ‘우리 누나는 진씨 가문에 시집간 뒤로 계속 괴롭힘만 당했는데, 매형 말고 세준 형 같은 사람이 누나 옆에 있다면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스치자, 태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형님,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저녁에 저희집에서 같이 식사하시는 건 어때요? 우리 누나 요리 잘하거든요!” 태하의 갑작스럽고 다정한 초대에 세준은 놀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은하를 바라봤다. “혹시 폐가 되지는 않을까요?” 세준의 물음은 은하를 향한 것이었고, 은하의 승낙을 기대하는 마음이 약간 서려 있었다. 태하가 이미 초대를 해버린 상황에서, 은하도 딱히 거절하기 어려웠다. “전혀요. 여태껏 도와주신 게 너무 많아서요. 제 요리가 별로라도 괜찮으시다면 함께 하시죠.” 집에 도착하자마자 태하는 혼자 짐을 정리하며 말했다. “누나는 나 신경 쓰지 말고 손님 접대나 잘해. 난 괜찮아!” 은하가 주방에서 채소를 씻으며 손님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세준이 바로 뒤에 서 있었다. “세준 씨, 먼저 거실에서 쉬고 계세요. 음식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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