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누나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가 끝난 다음 그녀가 말했다.“어제 친구랑 쇼핑하다가 친구 집에 초대받았어. 나 요즘 집에 없을 거니까 너 혼자 잘 지내. 밖으로만 나돌면서 부모님 걱정시키지 말고.”그녀는 좋은 누나라도 되는 듯이 잔소리했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녀는 매형을 위해 자리를 피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이다.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나는 속으로 이미 모든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누나가 집을 나서자마자 나는 친구 강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날 밤,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조금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몸은 가만히 있었지만 귀는 매형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곤두서 있었다.예상대로 새벽 1시쯤, 매형이 화장실로 향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재빨리 일어나 이불을 사람 형태로 말아 놓고 베개 위에 미리 준비해 둔 가발을 올려 마치 내가 자고 있는 것처럼 꾸몄다. 그리고 문 뒤에 숨어 매형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화장실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멈추자, 매형의 발소리가 내 방 쪽으로 다가왔다. 이어 문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반쯤 열리고 매형은 소리 없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동시에 두려움과 흥분이 뒤섞인 감정이 나를 사로잡았다.매형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더니 굶주린 짐승처럼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침대는 텅 비어 있었다.그 순간, 나는 문 쪽으로 달려가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진수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다.불을 켜자 매형은 속옷만 입은 채 내 침대 위에 엎드려 있었다. 그는 내가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문을 잠그고 매형을 바라보며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매형, 이 늦은 밤에 왜 제 침대 위에 있어요?”매형은 나와 강진수를 번갈아 보며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누나가 집에 없잖아. 너 에어컨 끄는 걸 자꾸 깜빡하니까 확인하려고 들어온 거야.”“그래요?”나는 대꾸하지 않고 강진수를 향해 눈짓했다. 강진
최신 업데이트 : 2024-12-0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