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이분은 옛날 도씨 가문 아가씨, 하 대표님의 아리따운 부인이 아니세요? 왜요? 술 마시러 왔어요? 어... 술 마시러 왔으면 술만 마시면 되지 왜 여기 작업복 입고 있어요?”남자의 말이 끝나자 방 안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나는 술 카트의 손잡이를 꽉 잡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휴, 이미 마주쳤고 다들 나를 모욕하려고 작정했으니 도망갈 수 없어. 차라리 억지웃음이나 팔아 팁을 많이 받지 뭐.’지금은 매일 빚 독촉이 심해 아빠는 매일 살고 싶지 않다고 하고, 엄마는 매일 눈물로 지새우며 오빠는 매일 배달 일을 하는데 나의 허무맹랑한 자존심과 교만이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술 카트를 밀면서 어색하지만 예의 바른 미소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들에게 웃으며 말했다.“참 우연이네요. 이렇게 오신 김에 동생 사업을 좀 도와주세요. 즐겁게 드셨다면, 팁이라도 주시면 감사하죠.”“쯧쯧....”장현수는 고개를 저으며 낄낄거렸다.처음에 그는 항상 나와 오빠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아첨했고 누나, 형이라 부르며 아첨했는데 지금 우리 집이 초라해지자 자신이 뭐라도 된 듯 거들먹거렸다. 그런 그의 간사한 표정을 보며 나는 따귀를 한 대 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제멋대로 할 때가 아니었고 돈을 버는 것이 더 중요했다.나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장현수는 갑자기 몸을 숙여 내게 다가와 기뻐하며 말했다.“아, 이게 누구야? 예전에 안하무인이었던 도씨 가문 아가씨 아니야? 며칠 못 봤더니 왜 이렇게 초라해졌지? 쯧쯧...”갑자기 룸 안에 또 한바탕 웃음소리가 들렸다.이호민도 나를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방금 장사를 좀 돌봐달라고 했는데 이런 곳에서 하는 장사면 설마 몸 장사? 하하, 정말 몸 장사라면 먼저 옷을 다 벗고 우리가 검품하도록 해야지. 만약 물건이 너무 썩어 있으면 우리가 손해 보잖아? 하하하...”나는 술병을 꽉 움켜쥐고 하지원을 바라보았다.하지원은 묵묵히 담배를 피워 물며 그들의 욕설을 듣지 못한
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