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영이를 데리고 집을 팔러 갔을 때, 다시 임주현을 만나게 되었다.그녀는 허름한 누비 외투를 몸에 두르고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움푹 들어간 눈가와 말라버린 얼굴은 그녀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너희들...” 주현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다가,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다. “아영아, 빨리 엄마한테 와봐. 우리 아영이, 예전에는 엄마 품에 안기는 걸 제일 좋아했잖아?”아영은 그녀가 벌린 두 팔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약간 겁에 질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주현은 아영에게 잘해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가 병원에서 야근하던 어느 날, 그녀는 술에 취해 갓 걸음마를 뗀 딸을 돌보겠다고 나서다가 뜨거운 물 한 잔을 그대로 아영의 다리에 쏟았다.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아침이었고, 아영은 고통에 울다 지쳐 기절해 있었다. 아영의 다리에는 커다란 물집이 여러 개 생겨 있었고, 나는 깜짝 놀라며 급히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주현은 그런 상황에서도 소파에 기대어 베개를 끌어안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 사건이 있은 후에도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다리에 난 화상이니까 괜찮아. 보이지 않는 곳이니 흉터가 남아도 괜찮아.”그 이후로 이이는 그녀를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이제 와서 자애로운 엄마인 척하는 모습은 아영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나는 아영을 내 몸 뒤로 숨기며 그녀에게 단호히 말했다. “애초에 당신이 직접 양육권을 포기했잖아. 게다가 지금 상태는...” 내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이 너무 노골적이었는지, 그녀는 움츠러들며 외투를 끌어당겨 체면을 차리려 했다. “내 다리는 곧 나을 거야... 지금은 단지 외출이 불편해서 휠체어를 탄 것뿐이야.”“게다가 내 얼굴 한 번 봐, 거의 다 나았다고.” 주현은 황급히 패딩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얼굴과 목을 보여줬다. 그녀는 매독 감염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고, 감염된 기간도 짧아 치료 자체는 어렵
Last Updated : 2024-11-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