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은 탔고, 밥도 준비되지 않았다.며느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배달 음식을 시킬 때 얼굴이 흐려졌다.“예준이 이렇게 어린데, 그런 건강에 좋지 않은 배달 음식을 먹여야 하나요?”아들은 급히 위로했다,“가끔 한 번 먹는 건데 뭐.”하지만 며느리는 마치 폭탄이 터진 듯 소리쳤다,“한준후, 너 지금 뭐라는 거야?!”“예준이 네 친아들이 아니야?!”“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서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고...”“네가 우리 집에 올 때 어머니가 배달 음식을 준 적이 있어?!”이 말은 분명히 나를 겨냥한 말이었다. 한준후는 내 때문에 욕을 먹게 된 것에 더 화가 난 듯했다.“어머니, 아버지랑 이미연 이모 좀 봐요. 그 두 사람은 이제 70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멋지게 살잖아요.”“어머니는 겨우 55인데, 왜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막혀만 있어요? 치매 오기 전에 준비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나는 어머니를 너 돌볼 시간 없어요!”한준후는 말은 언제나 날카로웠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 남편이랑 다 직설적인 사람이라 말이 그렇게 나오는 거라고 했다.하지만 그가 이미연를 볼 때는 목소리조차 꿀을 바른 것처럼 달콤해진다.“미연 이모는 어머니처럼 드세지 않고 연약해요. 그래서 조심해서 말하는 거고요.”나는 처음으로 얼굴을 차갑게 했다.“평소에 내가 밥을 해도 너희가 배달 음식을 시킬 때도 한두 번이 아니잖아.”“한준후, 내가 아무것도 안 한다고? 누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네 아버지 밥과 옷을 챙기고 너희 집 가서 아침밥 차리는 건데? 그리고 너희들이 일어나서 밥 먹고, 출근한 뒤에는 또 아이 옷 입히고, 얼굴 씻기고, 이를 닦게 하고. 예준이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고 해서 매일 아침 밥을 세번이나 해.”“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에는 너희 집 청소하고, 다시 네 아버지 기숙사 청소하고.”“그리고 점심, 저녁 준비하고, 아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오고. 너희는 배불리 먹고 가고 가면 되지만 나는 설거지하고, 바닥 닦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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