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 짓을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 그 엄마에 그 딸이었구나.”나는 옆에 있는 여자를 보면서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정명수가 나의 뺨을 때리려 하자 나는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았다. 그러고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은 다음 정명수를 노려보면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따귀를 돌려주었다.예상치 못한 나의 행동에 문혜미는 겁을 먹고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뒷걸음질 쳤다.물론 그녀를 내버려 둘 내가 아니었다. 문혜미의 머리채를 잡고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뺨을 후려갈겼다.“보긴 뭘 봐? 더 맞고 싶어? 그래. 마음껏 때려줄게.”나에게 얻어맞은 두 사람은 넋이 나간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두 부녀를 때린 후 나는 시선을 옆에 있던 문희숙에게 옮겼다. 문희숙은 그제야 두려움에 떨면서 얼굴을 부여잡고 뒤로 피했다.“막 나가겠다 이거야? 아줌마, 가법으로 다스려.”정명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평소 나약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문희숙과 문혜미 앞에서 으름장을 놓았다.“내 딸을 건드렸다간 절대 가만 안 둬.”어머니 강정화가 고성규와 함께 성을 내면서 들어오더니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어쭈, 정명수. 많이 컸다, 너? 이젠 내 딸까지 때려? 이년 저년 다 딸이라고 해도 상관없지만 내 딸한테 뭐라 하는 건 절대 용납 못 해. 넌 아직 그럴 자격이 없어. 우리 한 달 전에 이혼한 거 잊었어? 근데 이제 와서 아빠라고 위세를 부려?”정명수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바로 꼬리를 내렸고 기세도 눈에 띄게 꺾였다. 그는 애써 침착한 척 말했다.“오늘 싸울 생각은 없었어. 그냥 내 명의로 된 재산을 혜미한테 주려고 했을 뿐이야. 두 모녀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데. 이 정도 보상쯤은 당연히 줘야지.”어머니는 테이블 위의 서류를 힐끗 보더니 기가 막혀서 웃음을 터트렸다.“사람이 어쩜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 이미 보은이한테 준 걸 다시 다른 사람한테 주겠다고? 그때 강씨 가문과 정략결혼 하겠다고 한 사람은 정명수 너였고 두 모녀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