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231 - Chapter 240
355 Chapters
제231화
“전에 미래그룹에서 보내준 건데요, 안에 내용 몇 가지가 좀 이상해보여요. 어디가 이상하다고 딱 집어 말은 못하겠지만 틀린 건 확실해요.”허경천은 핸드폰을 꺼내 찍어준 사진들을 신유리에게 보여주며 말을 이어갔다.“여기 제가 표시한데 말이에요.”“계약서를 저한테 직접 보여주셔도 돼요.”신유리는 굳게 닫고 있던 입을 열었다.그녀의 말에 허경천은 자신의 머리를 툭툭 때리며 대답했다.“아! 제가 잊었네요. 원래는 유리씨가 안 돌아오면 바로 카톡으로 보내주려고 했는데...”그는 대답을 마치고는 바로 계약서를 가지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아침 먼저 드시죠. 우유 아니면 커피?”이신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허경천은 금방 계약서를 가지고 내려왔고 신유리에게 건네주기도 전에 이신이 먼저 말했다.“아침 먼저 드시고 일합시다.”이신의 말대로 아침을 다 먹자마자 신유리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댔다.이석민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는데 발신자를 확인한 신유리의 표정은 약간 굳었다.한동안 망설이던 신유리가 전화를 받았고 이석민은 예의바른 말투로 인사말을 전했다.“유리씨, 저예요.”“무슨 일인데요?”어제 일로 아직 이석민에게 화가 나 있는 신유리의 목소리는 아주 까칠했다.그녀의 태도에 조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던 이석민이 말을 이어갔다.“오늘 오전에 화인으로 오셔서 회의 하나 참가하시죠. 화인 쪽에서 일의 진도와 재료, 장소 등 많은 문제를 검사하겠다고 하네요.”화인은 이번 합작의 대투자자라 당연히 이런 것을 검사할 자격이 충분했다.신유리는 이석민의 말에 알았다고 대답해주고는 인차 전화를 끊어버렸다.화인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서준혁이 생각나는 그녀였지만 그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지 않아졌다.“화인에서 걸려온 전화예요?”이신이 물었다.신유리의 굳었던 표정이 조금씩 풀려가며 말했다.“재료 문제들로 회의 좀 하겠다고 하네요.”“정말 짜증나게 하네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렇게 아무 때나 회의라니... 회의해서도 아무런 의미 없는 의견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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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현장으로 가야하는 신유리는 내려오자마자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전 서대표님이랑 같은 차에는 안 앉을게요. 별로 썩 좋은 선택은 아니잖아요. 서대표님도 주소를 아시니까 걱정은 안할게요. 그럼 현장에서 봐요.”말을 마친 신유리는 서준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뒤돌아 떠나버렸다.신유리의 일처리는 깔끔하고도 신속하기에 멀리 서있는 서준혁은 표정이 더욱 굳어져만 갔다.이석민은 기사님과 연락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서준혁의 굳은 표정에 놀라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 시각, 현장으로 가던 신유리는 연우진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고 수화기 너머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다소 다운돼 보였다.“유리야, 주국병과 이연지 두 사람 곧 법정에서 재판 받을 거야. 준비하고 있어.”주국병과 이연지가 저지른 범죄들은 결코 적지만은 않았는데 몇 년 전 주국병이 저지른 일들마저 화가 난 신유리가 모조리 까발린 상황이었다.연우진의 말에 신유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만히 있는 모습이었다. 주국병이 저지른 범죄들의 후과는 불 보듯 뻔할테니까.이연지는 공범 이였고 똑같은 가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다 자기들이 자초한 일이지 뭐.]신유리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쳐다보며 대답했다.“때가 되면 증거들을 내보낼 거야. 주국병이 살인도 했다는 걸 내가 밝힐 거야.”그녀는 전에 미미가 했었던 말들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었다.주국병이 할아버지를 구타한 것은 물론 호흡기까지 빼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하지만-신유리는 두 눈을 깜빡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난 이연지 그 사람을 한 번 더 만나고 싶어. 물어볼게 있어서.”연우진은 그쪽 상황을 다 알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신유리가 현장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혁의 마이바흐가 뒤따라 들어왔다.그녀는 싫은 내색도 내지 않고 서준혁을 데리고 현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이랑과 함께 일하고 있던 어느 한 청년은 신유리와 서준혁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손에 일들을 다 내려놓고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반장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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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서준혁이 공사현장에서 다친 것에 대해 따지고 뜬다면 꼼짝없이 버닝스타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었다.신유리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채 낮은 목소리로 의사에게 물었다.“많이 다쳤나요? 뼈는 괜찮은 거죠?”“네. 뼈는 다치지 않았다만 상처가 꽤 커 대여섯 바늘 꿰매야 할 것 같습니다.”그녀는 의사의 말에 머릿속으로 급히 어떻게 책임을 져야 회사에 가장 타격이 적을까 생각했다.곧이어 서준혁의 소매가 접혀 올라가고 상처부위가 드러나자 줄줄 흐르는 시뻘건 피를 보고 있는 신유리는 조금 섬뜩했다.옆에 있던 간호사가 조심조심 그의 상처를 처치하고 있었고 서준혁은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가만히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의 포스에 눌리우는 듯하였다.상처를 처치하는 간호사는 실습생이라 서준혁의 기에 눌려 손을 벌벌 떨었다. 그러다 손에 쥐고 있던 면봉이 세게 그의 상처를 눌러 찍었다.서준혁이 아파 신음소리를 살짝 내자 생각에 잠겨있던 신유리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아무리 인정하기 싫다 한들 서준혁이 그녀를 구해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 이였으니까 말이다.신유리는 마음속으로 크게 결심을 세우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번 사고는 저희 버닝스타에서 책임지겠습니다. 이후 모든 병원비들도 저희가 낼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그녀의 말에 서준혁은 못마땅하다는 눈빛으로 물었다.“제가 병원비 하나 못 낼 것 같습니까?”“이번 사고는 제가 버닝스타를 대표해 사과드리죠.”신유리는 변하지 않은 말투로 담담히 대답했다.서준혁은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재밌는 구경거리를 보듯 신유리를 쳐다보며 늘 그렇듯 차갑고 냉정한 말투로 다시 물었다.“이번엔 예상치 못했던 사고고 그럼 다음 에는요? 그 다음에는?”응급실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싸해졌고 한참동안이나 대답을 하지 못하던 신유리가 입을 열었다.“다음엔 이런 일 없어요.”조금씩 아파오는 상처는 서준혁으로 하여금 슬슬 짜증이 밀려오게 하였고 그녀의 말엗 아무런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상처부위를 꿰맬 때 신유리는 나가있어야 해서 복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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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준혁오빠...”송지음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서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오전에 회사에 나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열이 나는 바람에... 약 먹고 지금까지 잤는데 아까 석민씨가 전화 와서 깨버렸어요.”그녀의 말에도 서준혁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송지음은 그의 옆에 서서 입술을 꽉 깨 물고는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전에 서준혁의 말속에 그득하게 섞여있는 짜증을 송지음이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없었다.더욱이 그러한 말투는 전부 다 신유리 때문인 것 같아 그녀는 더욱 마음이 불편했다.그 시각, 신유리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이신과 이랑이 걸어오는 모습을 발견했다.이랑의 안색은 썩 좋지만은 않았고 머리는 살짝 수그리고 있어 아마도 이신에게서 쓴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무슨 일 입니까?”마침 신유리가 나오는 것을 본 이신이 달려와 물었다.“송지음씨가 왔더라고요. 그리고 저보고 서대표님과 거리 좀 유지해라고 해서.”신유리를 바라보는 이신의 눈빛은 다정하고도 애정이 담겨있었다. 그녀의 대답에 이신은 곧장 말했다.“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 검사라도 해볼까요?”“전 진짜 괜찮아요.”신유리가 급히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전 괜찮은데 서대표님이 많이 다치셨어요. 만약 책임을 진다고 하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다 제 탓입니다 형님. 유리씨 정말 죄송해요.”이랑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그 도 그럴 것이 이랑은 허경천과 달리 이신과 친구사이가 아닌 정식적으로 면접을 거쳐 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이랑의 집안 사정이 썩 좋지 않기에 서준혁이 다친 뒤로 이신은 많은 생각에 잠겨있었다.그는 응급실입구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제가 서대표님께 사과하고 오겠습니다. 다 제 탓입니다. 사무실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서대표님이 그렇게 쌓아놓으면 위험하다고까지 알려주셨는데 제가 말을 안 들었습니다.”“이제 와서 그런 말해도 아무 쓸데없지 않습니까?”가만히 있던 이신이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그리고는 신유리를 보며 당부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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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연우진이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눈치기에 신유리는 더 이상 묻지도 않았다.그들은 곧 이연지가 머물던 여관에 도착했고 카운터 직원에게 cctv를 좀 확인하겠다는 말을 꺼냈다.“cctv? 저희는 그런 거 없어요. 빨리 나가세요!”직원은 말을 하며 신유리와 연우진을 쫓아내려고 애를 썼다.말로만 여관인 이곳은 사실 병원 옆에 있던 아파트 하나를 개조하여 허름하고 낡은 집이였다.주위를 쓱 둘러보던 신유리는 여관에 영업증서조차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어쩔수 없어. 다른데 가서 알아보자.”연우진이 직원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신유리에게 말했다.그녀는 실망하지 않고 알겠다는 듯 끄덕였지만 속으론 내심 실망하고 있는 눈치였다.하지만 이연지가 말한 장소만 해도 여러 군데가 있으니 이렇게 쉽게 포기 할 신유리가 아니었다.그리고 한 가지 힘든 점은 이연지가 지금 이를 악물고 송지음을 감싸주고 있다는 사실이다.신유리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는 듯 안색이 어두워졌고 예쁜 두 눈에 생기가 돌지 않아보였다.연우진은 그녀를 백번이고 이해한다는 듯이 먼저 위로를 건넸다.“급해 하지말자, 아직 내가 있잖아.”신유리는 그날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해가 뜨기 바쁘게 별장으로 향했다.어제 서준혁이 다친 일도 아직 처리가 됐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더욱 마음이 급했다.거의 다다랐을 때쯤, 예상치 못한 인물과 마주쳤는데 그건 바로 채리연 이었다.신유리는 그녀에 대해 별 다른 인상이 없었지만 하나 유일하게 기억나는 건 몇 년 전 서준혁이 자신을 데리고 채리연 남편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는 것 이였고 그 후론 아무런 교류조차 없었다.전에 채리연과 하영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서야 신유리는 그녀가 누구였던지를 알아차렸다.채리연은 명품 옷들과 가방을 걸치고 화려한 메이크업을 한 상태로 환하게 웃으며 신유리에게 다가왔다.“신유리씨 맞으시죠?”신유리가 그녀를 피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채리연이 급히 그녀를 불러 세웠다.“네, 채사모님.”“저번에 정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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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신유리에게 외투를 걸쳐준 뒤 이신은 다시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몸에 걸친 셔츠가 바람에 조금씩 펄럭거렸다.그녀의 코끝에 이신의 박하 레몬 향이 가득 찼다. 기분 나쁘지 않은 은은한 향이었다.신유리는 정장을 가져왔기에 이신의 셔츠를 돌려주려 했다. 이때 은백색의 스포츠가 한 대가 그들 옆에 멈춰 섰다.뒤이어 검은색의 마이바흐 한 대가 도착했고 자동차 번호판을 본 신유리는 멈칫했다.이내 스포츠카의 문이 열리고 꽃무늬 셔츠를 입은 우서진이 차에서 내려왔다. 그는 선글라스를 벗어 차에 던진 뒤 그들을 바라봤다.그는 휘파람을 불며 한쪽 눈썹을 치켜뜨고 이신을 훑어봤다."이신?"이신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우서진?""최근 이정과 부쩍 친해져서 너에 대한 말 많이 들었어."우서진이 건들거리며 말했다."용기가 대단하네. 인정해."그의 조롱하는 말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하게 만들었다."그런데..."우서진은 옆에 있는 신유리를 보고는 피식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여자 보는 눈이 없네. 정이에게서 좀 배워야겠어."신유리는 우서진을 무시했다. 그를 본 순간부터 그에게서 좋은 말을 들을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걸치고 있던 외투를 벗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서진 씨, 요즘 또 병원에 가는 걸 잊었어요?"신유리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서진 씨 광견병 증상이 더 심해진 것 같아요."우서진의 표정이 굳었다."유리, 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마이바흐의 차 문이 열리고 안에서 짙은 색의 양복을 입은 서준혁이 내렸다.맞춤 정장이 그의 늘씬한 몸을 감싸고 있었고 넓은 어깨와 좁은 허리의 그는 비율이 매우 좋았다.서준혁의 눈빛은 차갑고 매서웠다. 어두운 하늘 아래 검은 그의 눈동자는 더욱 검어 보였다.그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눈빛으로 신유리를 바라봤고 신유리도 물러서지 않고 그를 빤히 쳐다봤다.둘은 그렇게 팽팽하게 대립하며 서로를 쳐다봤다."준혁아."거들먹거리는 우서진의 목소리가 적막을 깼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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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신유리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미간에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 그녀와 서준혁 사이의 분위기는 누가 보아도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진규성은 두 사람의 얼굴을 훑어보며 말했다."아이고, 친구인데 그런 말을 해서 뭐합니까?"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듯싶더니 자연스럽게 말했다."저는 서 대표님을 칭찬하는 것입니다. 성남시에서 금융을 하는 사람이라면 화인 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크게 부상했는지 다 알고 있잖습니까? 이것은 모두 서 대표님의 공이 아닙니까?"말을 마친 그녀는 옆 웨이터의 쟁반에서 칵테일 한 잔을 받아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진규성이... 하하 웃으며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데 그의 눈은 서준혁이 꽁꽁 싸매고 있는 손등에 떨어졌다."서 대표님, 손이 왜 그러세요?"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하고 있던 신유리는 잠시 주춤했고 시선은 서준혁의 손을 향했다.그녀는 그날 입은 상처를 보았고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알고 있었다.신유리가 입꼬리가 살짝 오므렸다. 서준혁이 괜찮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공사장에 갔다가 다쳤어요.""어떻게 공사현장에서 다칠 수 있죠? 기본적인 안전도 담보하지 못하면 공사가 안 될 것 같습니다."왕경호가 말을 이었다.신유리가 미간을 약간 찌푸리면서 멈칫했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갑자기 서준혁과 시선이 부딪혔다.서준혁의 검은 눈동자에는 안개가 끼어 있는 것만 같았고 입술이 얇아 보였다. 그는 신유리를 내려다보면서 자신의 자긍심을 조금도 거두지 않았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서준혁이 공사현장에서 다친 일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일이었다. 그가 추궁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추궁한다면, 제일 먼저 합작에서 손을 뗄 사람은 미래 그룹일 것이었다.그래서 사건 당일 신유리는 서준혁에게 사과를 하고 어떤 합리적인 배상도 할 수 있다고 했었다.잠시 조용해지자 신유리는 그의 가벼운 웃음소리를 들었다."확실히 안됐어."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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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왕 대리는 말을 마치자마자 기세등등하게 떠났다.진규성이 원만하게 수습하려 했지만 왕 대리의 뒷모습을 보고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몇 마디 얼버무리고 떠났다.송지음은 갑작스러운 변고를 보고 어리둥절해 했지만 더 큰 당황스러움이 밀려왔다. 그녀는 무의식중에 서준혁을 올려다보며 말했다."오빠, 내가 방금 말실수했어?”서준혁의 감정 기복은 그렇게 크지 않았고 왕 대리의 반응은 사실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그는 진작에 뒤에서 풍성과 연락했을 것이었다. 다만 방금 송지음에게 직접 폭로 당해서 화가 났을 뿐이었다.송지음은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서준혁이 계속 대답을 하지 않자 더 무서워서 손을 뻗어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미안해, 방금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단지..."그녀는 계속 중얼거렸고 말을 잇지 못했다.송지음은 단지 신유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기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심지어 그녀보다 더 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서준혁은 비로소 눈을 들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저쪽에 디저트가 있으니 가서 좀 쉬어.”"오빠, 내 탓 안 해?”"어, 안 해.”그의 대답을 들은 송지음은 활짝 웃었다. 그녀는 발돋움하여 그에게 뽀뽀하려고 했지만 서준혁이 마침 머리를 갸웃거렸고 그녀의 입술은 자연스럽게 그의 턱에부딪혔다.그는 무표정으로 말했다."잠깐 쉬어.”발길을 돌린 송지음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신유리를 찾기 위해 온 장내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신유리를 찾긴커녕 실수로 한 사람과 부딪혔다.부딪힌 남자의 몸에서 진한 향수 냄새가 전해지자 송지음은 어리둥절해서 하며 사과했다."죄송합니다. 고의는 아니에요.”경희영은 자신의 안경을 올리며 앞에 있는 여자를 훑어보았다."제가 조심하지 않았네요. 당신을 아프게 하진 않았나요?”온후한 목소리에 그제야 고개를 든 송지음은 그의 청초하고 점잖은 얼굴을 보았다.경희영은 송지음이 얼굴을 드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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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신유리는 경희영을 만난 일을 에피소드라고만 생각하고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녀는버닝스타의 비즈니스를 이어받아 매일 발이 땅에 닿을 새 없을 정도로 바빴다.버닝스타는 원래 외국에서도 잘 알려진 데다 성남시로 돌아가자마자 부서와 미래 그룹이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협력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신유리는 줄곧 사람들이 보낸 자료를 처리하느라 바빴다.서준혁 쪽에서는 여전히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었다. 이랑은 이신에 의해 교체되었고 장소는 송지우가 과거에 활동했던 곳으로 바뀌었다.일을 시작하는 날, 신유리는 마침 사진 한 세트를 뽑아야 해서 송지우를 따라갔다.가는 길에 송지우가 말했다."사장님 말씀을 들으면 이랑이가 아마 잘릴 것 같아. 안전사고가 장난이 아니야."공사현장에는 자재 분실을 막기 위해 CCTV를 설치했고, 서준혁이 다친 것도 또렷하게 찍혔는데, 확실히 이랑의 문제였다.신유리는 이것에 대해 별 의견이 없었다. 버닝스타를 만든 것은 원래 디자인 업계인데 가장 기본적인 안전 문제조차 보장할 수 없다면 누가 그들과 협력하려고 하겠는가. 게다가 그날의 스릴을 그녀는 잊을 수 없었다.만약 서준혁이 아니었다면 그 무너진 석고 조각들은 전부 그녀의 몸에 부딪혔을 것이고 결과는 그의 손보다 상처가 훨씬 더 심각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신은 매우 빠르게 움직였고 신유리가 사진을 찍고 돌아갔을 때, 이랑이 이미 물건을 정리하고 떠나려고 했다.신유리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말 잘 끝냈어? 쟤 손에도 버닝스타의 디자인이 꽤 있을 텐데 괜찮아?"디자인 업계에서 가장 꺼리는 것은 아이디어 유출이었다. 신유리와 이랑 모두 어떤 성격인지 잘 몰랐다. 다만 송지우의 말을 들어보면 이랑은 채용 당해서 입사했었다고 한다. 게다가 사람도 답답하고, 평소에 같이 놀지 않고, 장소 돌아다니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이신이 말했다."처음 계약서에 안전사고에 관한 것이 있었는데 그가 먼저 잘못을 저질렀어요."이신이 이렇게 말한 이상, 신유리도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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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신유리는 이마를 꾹 누르며 말했다."어렵게 꼬투리를 잡은 송지음이 그렇게 쉽게 포기할 리가 없죠. 괜히 시비를 거느니 차라리 우리가 먼저 서 대표님에게 털어놓고 얘기합시다.”송지우가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이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신유리도 잠시 생각에 잠겨 조용히 말했다."만약 실패하면 그냥 돌아올게."이신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전화해."그는 오늘 원래 사람과 약속이 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의 전화에 불려갔다. 그녀는 송지우와 이야기하고 택시를 타고 화인 그룹에 갔다.신유리는 마지막 결과가 어떻든 간 데 그들은 모두 한 마디의 확실한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송지음 같은 오늘 같은 일이 또 발생할 것이었다.그녀가 화인 그룹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양예슬을 만났고 양예슬도 그녀를 보고 매우 놀랐다."유리 언니, 왜 왔어요?”딱 봐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라 신유리가 물었다."왜 그래? 무슨 일이 생긴 거야?”"대표님 어머님께서 지금 회사에 계시는데 송지음 씨는 오늘 왜 늦었는지 모르겠지만 방금 잡혀서 지금 위층에서 욕을 먹고 있어요. 대표님은 일 때문에 회사에 없어서 아무도 못 올라가고 있어요.”신유리는 미심쩍었지만 송지음이 버닝스타로 온 것은 정말 그녀 자신만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하정숙이 있다면 더 이상 갈 필요가 없었다. 어쨌든 그녀와 마주치는 것도 그리 즐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다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하정숙과 송지음이 마주칠 줄은 몰랐다.히정숙은 한결같이 화사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다만 한눈에 봐도 격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송지음은 주눅이 든 모습으로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열릴 줄 몰랐던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보았고 신유리를 본 후 얼굴의 분노는 더욱 짙어졌다.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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