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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1481 - Chapter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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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1화

윤혜인은 너무 감동해 마음이 따듯해졌다.“잘 다녀와. 비행기에서 최대한 한잠 자고.”윤혜인은 이준혁은 요즘 시차 적응하느라 잠도 잘 자지 못하면서 살인적인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너무 마음 아팠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건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것뿐이었다.“그래. 알았어. 이 프로젝트 끝나면 길게 휴가 내고 너희들 옆에 꼭 붙어있을 거야.”결혼한 뒤로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이준혁은 거의 출장 가지 않았다. 아이가 어려 시터도 많고 홍 아줌마와 문현미도 같이 돌보고 있었지만 이준혁은 여전히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게다가 모유 수유하는 엄마들은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이준혁은 최대한 업무를 줄이고 윤혜인 곁을 지키려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해외 시장 개척이 걸린 중요한 프로젝트라 어쩔 수 없었다.외국에서 여러 가지 기술로 한국의 경제 발전에 제한을 걸 때마다 이준혁은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했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 국가의 영향력을 높여주는 데 보탬이 될뿐더러 회사에서 진행하는 에너지 산업에 대한 외국의 의존도도 높일 수 있었기에 이준혁은 이 프로젝트를 매우 중시했고 여러 번 외국에 출장을 나갔다.하지만 매번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어떤 때는 착륙한 지 12시간 만에 아이와 윤혜인의 안전을 걱정해 다시 돌아오기도 했지만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점이었기에 전화를 끊으면 시간을 쪼개 회의를 마치고는 비행기가 준비되자마자 바로 국내로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이준혁에게 프로젝트도 중요했지만 윤혜인의 정서도 중요했다. 결혼식을 올리며 윤혜인이 슬프고 힘들 때 절대 혼자 두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곡 지키고 싶었다....육경한은 밥에 입도 별로 대지 않고 갑자기 나가봐야 한다며 일어났다.방민아는 수화기 너머로 소원이라는 이름이 들리자 기분이 잡쳤고 이내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경한 씨.”방민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육경한의 팔을 덥석 잡았다. 육경한은 그 자리에 우둑 선 채 방민아를 바라보며 방민아가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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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2화

육경한이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방민아를 바라봤다.방민아가 싱긋 웃으며 얌전하게 말했다.“웨딩드레스랑 턱시도는 미리 피팅해봐야 하는데 바쁘면 혼자 다녀올게요.”육경한이 눈꺼풀을 들어 방민아의 표정을 살폈다. 방민아는 이 말을 하면서도 눈부시게 웃고 있어 억울한 티는 전혀 나지 않았다.이에 육경한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렇게 말했다.“그래요. 나는 바쁘니까 알아서 시간 정해서 가요.”“그래요. 조심해서 다녀와요.”육경한이 떠났지만 방민아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선 채 약혼녀의 친절함을 드러내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눈으로 배웅했다. 육경한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방민아의 부드럽던 미소가 싸늘하게 식어갔다.쨍그랑.테이블에 올라온 요리들이 한꺼번에 바닥으로 쏟아졌다.방민아는 육경한이 또다시 소원을 찾으러 갔다는 걸 알고 속이 뒤집어졌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떼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법정에서는 그렇게 말했지만 유진을 방민아에게 맡기지 않을 걸 봐서는 아직 방민아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방민아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으니 아이를 맡기기 꺼리는 것이었다.육경한은 정말 유진을 끔찍이 아꼈고 그건 소원도 마찬가지였다.방민아는 한꺼번에 두 사람의 약점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자 얼굴에 다시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육씨 가문 사모님이 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할 바에는 이 약점을 잘 잡아 다시는 걱정할 일이 없게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았다.생각을 마친 방민아는 도우미에게 어질러진 주방을 치우라고 하더니 자기 전에 집사에게 리스트를 주며 내일 아침 육경한에게 국을 끓여줄 수 있게 제일 좋은 식재료를 사 오라고 지시했다.입에 대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저 마음만 알아준다면 그걸로도 만족했다....육경한이 집을 나서자 소종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얼른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육경한에게 문을 열어줬다.육경한은 소종이 화면을 끄지 않은 채로 좌석에 놓아둔 핸드폰을 힐끔 쳐다보더니 이내 눈빛을 돌리고는 소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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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3화

소원을 더는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소원이 육경한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독단적으로 행동한 건 소원이 하루가 멀다 하게 육경한을 무너트리려고 악을 쓰는 게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소송에서 지고 유진이 육경한의 손에 들어갔으니 소원도 얌전해지겠거니 했지만 패소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감정소로 가서 조사하기 시작했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감정소에 입사까지 하면서 증거를 찾아내려 했다.이런 시련을 겪고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 소원을 보며 소종은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소원의 끈기에 놀랐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소원이 육경한을 해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궁지에 몰린 안지철이 전화했을 때 성급하게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소종은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해 육경한이 어떻게 처벌할지는 두렵지 않았다. 일이 성공하지 않는다 해도 후회는 없었다. 그저 소원이 육경한을 무너트리려고 날뛰는 게 너무 싫어서 따끔하게 혼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이를 들은 육경한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그런 지시를 내린 거야, 아니면 누가 그렇게 지시하라고 한 거야?”소종은 심장이 철렁했다. 육경한이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육경한이 소종의 목숨을 구해준 뒤로 소종에게 육경한은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되었는데 절대 배신할 리가 없었다.“대표님, 제가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소종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지만 육경한은 인내심을 잃었다.“어디야?”소종은 육경한이 무엇을 묻는지 알고 얼른 이렇게 답했다.“저도 잘 모릅니다. 안지철은 저와 통화한 뒤로 자취를 감췄고 다시 전화해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실종된 지점과 녹음파일 나한테 보내.”육경한이 말했다.소종의 핸드폰은 특수 제작이라 통화 내용이든 문자든 클릭 한 번에 저장할 수 있었고 돌발 상황이 생기면 클릭 한 번에 삭제할 수도 있었다. 그 과정은 고작 몇초밖에 걸리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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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4화

육경한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26년이든 36년이든 내 지시에 따르지 않고 함부로 움직이는 사람은 오래 함께한 사람이라도 내겐 쓸모없는 사람이야.”소종은 화들짝 놀라면서도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육경한은 소종의 주인이었고 소종은 늘 육경한을 하느님처럼 높이 받들며 오랫동안 충성을 다했지만 결국 그 여자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자줏빛으로 물든 소종의 손이 감각을 잃어갈 때쯤 육경한이 차창을 다시 내렸다. 소종의 손은 이제 완전히 감각을 잃었기에 다른 손으로 겨우 옮겨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다음은 없어.”육경한이 이렇게 말하더니 차에 시동을 걸고 그대로 떠나버렸다. 소종은 떠나가는 차를 보며 바닥에 털썩 꿇어앉았다.소종은 아직도 자기가 정말 잘못한 게 맞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악독하기 그지없는 소원은 안 그래도 매일 육경한을 어떻게 죽일지 고민하고 있을 텐데 아이까지 뺏겼으니 더 독하게 의지를 태울 수밖에 없었다.소종은 그저 육경한을 위해 미리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육경한은 아직도 소원을 잊지 못해 끙끙 앓고 있었다.방민아는 정말 여러모로 완벽한 선택지였다. 육경한의 사업에 도움이 될뿐더러 일편단심이었다. 방민아에 비하면 소원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였다.소종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육경한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소원이어도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소종의 눈빛이 점점 더 또렷해졌다....소원의 차는 안지철의 차와 충돌하고 전복된 상태였지만 다행히 옆에 있는 진흙탕에 빠지면서 폭신한 진흙이 일부 충격을 흡수했고 에어백도 제대로 터졌고 안전벨트도 제대로 하고 있은 덕분에 심각한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그래도 소원은 큰 충격에 잠깐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척수뼈가 부러졌는지 온몸이 찢어질 것처럼 너무 아파 미간을 찌푸리고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기어 나오려 했다.차창이 깨지긴 했지만 완전히 깨진 건 아니었기에 맨손으로 깨진 유리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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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5화

보기만 해도 너무 아팠다. 허약한 모습을 봐서는 갈비뼈도 몇 대 부러진 것 같았고 꼼짝달싹할 수 없어 소원에게 구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소원 씨, 살려줘요... 제발 살려줘요...”안지철이 불쌍하게 말했다.소원은 불신에 찬 눈빛으로 안지철을 바라봤다. 안지철이 아까 죽일 듯이 차로 박아왔던 게 생각나 구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안지철의 핸드폰까지 손에 넣었으니 안에서 증거를 찾으면 되지 안지철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소원이 그를 구해줄 생각이 없어보이자 안지철이 마지막으로 발악했다.“소원 씨, 저 쓸모 있어요. 쓸모 있을 거예요. 그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핸드폰만 가져가서 되겠어요? 당연히 안 되죠... 내가 증인으로 출석해서 누군가가 샘플을 바꿔치기하라고 했다고 증언할게요. 소원 씨가 원하는 것도 이거 아닌가요?”소원은 이 말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육경한은 어지간히 간사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핸드폰 하나로 무너트리지 못할 수도 있는데 안지철이라는 증인이 생기면 더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안지철은 소원이 주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이렇게 말했다.“제 상태를 좀 봐봐요. 아이고... 이제 더는 소원 씨를 상대할 수 없는 몸이에요... 걱정하지 말아요. 나 살려줘도 다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차에서는 계속 연기가 나고 있어 언제든 폭발 위험성이 있었지만 안지철 혼자서는 절대 안에 낀 손을 빼지 못할 것이다.안지철이 애원했다.“소원 씨, 제발 살려주세요. 집에 두 살짜리 아이가 있어요. 이제 막 말문을 트고 아빠라고 부르는데 내가 어떻게 죽어요. 내가 죽으면 아이는 아빠가 없어지는데...”안지철은 소원이 이러는 게 다 아이를 위해 양육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이는 소원의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사실 안지철은 집에서 잔소리만 하는 아내와 울기만 하는 애새끼를 데리고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안지철은 아이를 낳는 고통을 겪어본 적이 없어 늘 놀고먹기만 했고 진취심도 없는 사람이 허영심까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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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6화

안지철이 치른 대가도 작지는 않았다. 끼었던 손은 빼냈지만 손등의 가죽은 그대로 벗겨진 상태라 피가 철철 흘러내렸는데 보기만 해도 너무 아팠다.“아이고, 나 죽이려고 작정했어요?”안지철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호들갑은. 손 안 빼면 어떻게 나와요.”사실 조금 부드럽게 뺄 수도 있었지만 소원은 일부러 힘껏 당겨서 빼냈다. 사실 아직 쓸모가 있어 죽게 놔둘 수는 없었지만 쓴맛은 좀 보게 해야 마음이 후련할 것 같았다. 나쁜 일을 저질렀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아니면 앞으로 또 이런 짓을 저지를 것이다.표정이 일그러진 안지철이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왼손은 지금 거의 감각이 없는 상태라 들 수도 없었다.안지철은 소원이 총명한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손을 심하게 다치게 하면 안지철의 공격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안지철은 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부었지만 소원의 도움을 받아야만 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소원 씨, 차에서 좀 꺼내줘요. 여긴 너무 위험해요...”안지철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차를 보며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상황이 상황인지라 소원은 몸에서 전해지는 극심한 고통을 이겨내며 변형된 차 문을 열어 안지철을 안에서 꺼냈다.그렇게 도로로 나온 안지철은 위험 구역을 벗어났다는 생각에 마치 바닷가에 말려놓은 생선처럼 눈을 부릅뜬 채 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소원이 안지철의 핸드폰을 꺼내 신고하려는데 안지철의 핸드폰은 잠금 해제하지 않으면 긴급통화도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일반 핸드폰은 잠금 해제하지 않아도 긴급통화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안 된다는 건 안지철의 핸드폰이 특수 제작이라는 의미였다.소원은 바닥에 드러누운 안지철을 힐끔 쳐다봤다. 죽기를 기다리는 생선 같은 안지철을 보며 시름이 조금 놓인 소원이 안지철에게 다가가 물었다.“비밀번호가 뭐예요?”안지철이 힘없이 말했다.“안면 인식으로 풀어도 돼요.”“안면 인식?”소원이 핸드폰을 들어 안지철의 얼굴을 비췄지만 안지철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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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7화

똑같이 다친 여자를 대처하기엔 넉넉했다.소원은 목이 심하게 졸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다행히 아까 안지철의 손등 가죽을 벗겨낸 덕분에 안지철에게도 약점이 생겼다. 얼른 팔을 뻗어 안지철의 손을 잡고는 온 힘을 다해 손톱으로 원래도 피투성이인 안지철의 손등을 마구 할퀴었다. 그 모습이 너무 공포스러웠다.“아, X발.”안지철이 너무 아파 욕설을 퍼부었다. 그렇게 정신이 다른 데 팔린 안지철은 손에 힘이 살짝 풀렸고 소원도 이 틈을 타서 안지철의 상처를 더 힘껏 쥐어뜯자 안지철의 손등은 뼈가 보일 정도로 구멍이 심각하게 났다.“미친X이 이거 안 놔?”안지철은 극심한 고통에 소원을 홱 내팽개쳤다. 소원은 바닥에 나동그라진 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힘껏 숨을 들이마셨더니 기력을 조금 차리고는 절뚝거리며 숲으로 걸어갔다.고통이 가신 안지철은 얼른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줍고는 그 뒤를 따라가려다 다시 차로 돌아와 트렁크에서 몽둥이 하나를 꺼내 손에 들고는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빌어먹을 X,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 뼈도 못 찾게 갈기갈기 찢어줄 테니까.”안지철은 성큼성큼 숲으로 들어가며 이렇게 말했다.“숨어도 소용없어. 내가 너 반드시 찾아낸다.”그렇게 안지철도 숲속으로 사라졌다....육경한은 차에 오르자마자 녹음된 통화 내용을 틀었다. 차가 충돌되었지만 두 사람 다 차를 버려둔 채 사라진 것이다.안지철은 차를 박은 후에도 소종과 통화했기에 육경한은 그 통화에서 대략적인 위치를 알아내려 했다. 녹음을 틀자 소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꽤 오래 지났는데 잘 처리했어요?”안지철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말했다.“아직요. 아까 거의 부딪힐 뻔했는데 저 미친X이 갑자기 핸들을 급하게 꺾다가 차가 잔디밭으로 굴러가는 바람에 나도 브레이크를 밟을 타이밍을 놓쳐서 나무에 차를 박았어요.”소종이 멈칫하더니 말했다.“여자라 힘은 밀릴지 모르지만 머리는 당신보다 총명하니까 꼭 조심히 처리해야 해요.”“알아요. 젠장. 저 미친X 오늘 내가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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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8화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상처에 빗물이 들어가자 너무 아팠고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몸이 원래도 좋지 않은데 이런 일을 당했으니 얼마 남지 않은 힘까지 다 소모해 진흙 범벅인 나무 뒤에 숨어 최대한 몸을 움츠리며 존재감을 줄이려 했다.졸음이 쏟아져 잠깐 눈을 붙이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불규칙한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야심한 밤에 이런 곳에 나타날 수 있는 사람은 안지철밖에 없을 것이다. 비까지 내리고 있어 소원의 발자국이 다 지워졌기에 누가 와서 구해줄 거라는 희망은 버려야 했다.큰비는 수색에 어려움을 더했고 윤혜인이 사람을 보내 그녀를 찾는다 해도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소원은 쪼그리고 앉아 무릎을 꼭 안았다. 그래도 혹시나 안지철에게 들킬까 봐 미약한 숨소리마저 꾹 참았다.아무리 다쳤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의 힘을 이겨내긴 어려울뿐더러 소원은 환자였기에 안지철에게 위치를 들키면 그냥 죽기를 납작 없이 기다려야 했다.아니나 다를까 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몽둥이로 숲을 가르는 소리까지 들렸다.“이제 그만 나오지?”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안지철의 목소리가 비 내리는 숲속에서 더 섬뜩하게 들렸다.“여기 뱀도 있고 들짐승도 많은데 동물에게 뜯겨 죽는 것보다는 얌전하게 나오는 게 덜 고통스러울 것 같은데. 내가 한 번에 깔끔하게 보내줄게. 헤헤.”안지철이 휘파람을 불며 이렇게 말했다. 웃는 소리도 어쩜 저렇게 섬뜩한지 의문이었다.소원은 점점 가까워지는 안지철의 목소리에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안지철은 랜턴까지 들고 있었기에 옆으로 지나가면 무조건 그녀를 발견할 것이다.끼고 있던 팔찌가 달랑거려 소리가 나지 못하게 잡고 있던 소원은 문득 뇌리를 스치는 아이디어에 끼고 있던 팔찌를 돌과 함께 먼곳으로 뿌려 소리가 나게 했다.가까이 다가오려던 안지철이 그 소리를 듣고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자, 이제 곧 찾아갑니다.”소원은 안지철의 걸음 소리가 돌을 던진 방향으로 가는 걸 들었다. 이 팔찌는 유진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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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9화

소원이 절망하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하. 드디어 찾았네.”안지철도 금방 따라서 나왔다. 사방이 뻥 뚫려있어 피할 수가 없었던 소원은 경사를 따라 앞으로 걸을 수밖에 없었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빨리 걷지는 못했고 그렇게 몇 걸음 가지도 못한 채 안지철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말았다.“젠장.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거야?”안지철이 소원을 힘껏 바닥에 패대기쳤다.우두둑.소원은 무릎뼈가 부서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빌어먹을 X이, 아까 일부러 내 손 찢어놓은 거지. 맞아, 아니야?”안지철은 어디서 천 쪼가리를 찾아 손에 칭칭 감은 상태였지만 여전히 그 손을 제대로 쓰지는 못했다.소원은 어이가 없었다.“구해준 은혜를 이렇게 보답하는 거야? 그러다 천벌 받아.”“천벌? 나쁜 짓을 얼마나 했는데 받을 거였으면 진작에 받았지. 아직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 있잖아?”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늘이 번쩍했다. 놀란 안지철이 입을 꾹 닫더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번개였다. 곧이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가 먼 곳에 떨어졌다.“하하하하.”안지철의 웃음이 점점 더 방자해졌다.“봤지? 봤지? 나한테는 절대 안 떨어져.”소원이 한마디 덧붙였다.“아직 좋아하긴 이르지. 때가 안 됐을 뿐이야.”안지철이 몽둥이로 소원의 무릎을 꾹 눌렀다.“아아.”소원이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지며 비명을 질렀다. 안지철은 매서운 표정으로 소원을 째려보며 말했다.“그 입만 살아서.”그때 번개가 다시 하늘을 갈랐다. 하얀 섬광이 빗물에 젖은 소원의 얼굴과 비춤과 동시에 흠뻑 젖은 옷 아래로 드러난 굴곡진 몸매도 비췄다.이에 사악한 마음을 품은 안지철이 생각을 바꾸고 몽둥이로 소원의 옷을 이리저리 헤쳤다.“몸매가 죽여주는데.”안지철이 변태 같은 눈빛으로 소원을 쳐다봤다. 그저 때는 몰랐는데 빗물에 젖으니 소원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너무 섹시했다. 뽀얗고 말한 속살은 유시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했고 매혹적인 얼굴까지 더해지자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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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0화

벨트를 한쪽에 버린 안지철이 허겁지겁 소원 위로 올라탔다. 소원이 힘껏 저항하며 안지철의 아랫배를 걷어차려 했지만 안지철이 소원의 행동을 간파하고는 옆으로 피하더니 소원의 귀싸대기를 힘껏 후려갈겼다.풉.힘이 어찌나 세게 들어갔는지 소원은 귀싸대기를 맞자마자 머리가 어지럽고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피를 한 모금 왈칵 토해냈다. 원래도 몸이 허약했는데 귀싸대기까지 맞자 반항할 능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안지철이 더러운 손으로 옷을 벗기려 하자 너무 역겨워 토할 것 같았지만 먹은 게 없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당신 곱게 죽지는 못할 거야.”소원이 매서운 눈빛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안지철이 코웃음을 치더니 막무가내로 위에 올라탔다. 소원이 살기 어린 눈으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안지철의 귀를 힘껏 깨물었다.“아악. 미친X이 이거 안 놔?”안지철이 귀를 억지로 빼내려는데 소원의 입은 마치 볼트를 꽉 끼워서 맞춘 것처럼 단단했다. 그렇게 밀고 당기는 사이 안지철의 귀가 일부 뜯겨 나갔고 너덜너덜해진 모습이 섬뜩하면서도 우스웠다.“젠장. 이런 젠장.”안지철이 귀를 부여잡고 다리를 동동 굴렀다. 극심한 고통에 안지철은 다시 소원의 목을 조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뱉어. 안 뱉어?”소원이 물어뜯은 건 연골이었기에 제때 붙이면 흉터는 남겠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때 소원이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더니 물어뜯었던 살점을 경사 아래로 뱉어냈다.안지철은 그렇게 잘려 나간 귀가 강에 빠져 사라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철썩. 철썩.안지철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소원의 볼을 마구 내리쳤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던 안지철은 소원의 목을 힘껏 조르더니 빨갛게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미친 듯이 고아댔다.“미친X이, 지금 당장 죽여줄게.”소원은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숨소리도 점점 미약해졌다. 그렇게 숨이 꺼져가는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위에 올라탔던 안지철이 그대로 경사를 구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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