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531 - Chapter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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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유선우는 이안이를 심정희에게 맡기고 다시 절벽 아래로 내려가 조은서를 찾았다.며칠 동안 그는 거의 눈을 붙이지 않았다.B시에서 파견한 수색 구조대 외에도 그는 거액을 들여 800명 이상의 수색 구조대를 구성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고 조은서를 찾으려 했다.24시간이 지나고 3일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다...조은서의 행방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고 마치 증발해버린 듯 그 어느 곳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동시에 허문혜도 행방불명이었다. 하여 전문가들은 이들의 착륙 지점이 해수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그 뒷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B시의 최연소 부자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모두가 보아낼 수 있었다. 아내를 잃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는 듯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망이 없어진다.수색과 구조는 계속되었지만 모든 사람들은 이제 작은 사모님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절망적인 감정은 점점 퍼져만 갔다...모든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희망을 포기한듯했지만 유선우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조은서는 그의 아내이고 유선우만의 은이었기 때문이다.그는 계속하여 수색을 고집했다.언젠가는 조은서를 찾을 것이고 그들 한 가족도 다시 모일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그는 YS 그룹을 유문호의 손에 잠시 맡겼다. YS 그룹은 유문호가 창립한 것이고 몇 년 동안 관리하지 않았더라도 진 비서가 있으니 별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이안이와 이준이라면 심정희에게 잠깐 맡겨두었다.함은숙도 자주 들러서 뒷바라지를 해주며 가끔은 아이들을 유씨 저택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집에 조은서가 없으니 아무도 그 불쾌한 일을 다시 꺼내지 않았다.그해에 유선우는 계속하여 조은서가 실종된 산에서 살았다.주말마다 심정희가 찾아가서 직접 만든 음식을 가져다주고 수색 상황을 물어보는데...심정희는 얘기가 끝날 때마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그리고 밤에는 절벽 끝에 앉아 먼바다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산속이라 밤에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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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문득 심정희가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입술을 부르르 떨며 간신히 말을 꺼냈다.“선우 너 미쳤구나. 넌 일 년 내내 여기서 살았잖아. 너 자신을 위해서도, 네 부모를 위해서도 생각하지 않았잖아. 하지만 아이는 네가 보살펴야 하는 거 아니니? 이안이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고 이준이는 일 년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선우야, 아이들은 엄마도 필요하지만 아빠도 필요해... 네가 일 년 내내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아이들의 마음에는 안정감이 없어.”“선우야, 이제 아이들을 봐.”유선우의 얼굴 근육이 약간 경련을 일으켰다.한참 만에야 그는 남은 꽁초를 입술에 대고 마저 피우려 하였으나 그 꽁초는 진즉 꺼져 있었다... 그는 다 꺼진 담배꽁초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참 만에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정희 아주머니, 1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그의 눈은 약간 촉촉하게 젖어있었다.유선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는 벼랑 끝에 앉아 조은서의 바이올린을 잡았다.조용한 산속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졌다.그 곡은 다름 아닌 이었다. 싸늘하게 스쳐 가는 밤바람 속에서 유선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예전에 몰래 연습해서 당신을 놀라게 하고 싶었는데 이제 들을 기회가 없겠네. 은서야... 들려?”흐느끼듯 불어 헤치는 밤바람과 은은히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소리는 마치 울부짖으며 하소연하는 듯 했다.유선우는 그렇게 밤새 앉아 있었다.날이 밝을 무렵, 그는 수색대를 해산시키고 모든 사람에게 후한 사례금을 주었다...그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오랫동안 그곳에 서 있었다....유선우는 다시 시내로 돌아온 뒤, 이안이와 이준이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고 심정희도 그와 함께 살았다.그들의 일상도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유선우는 아버지의 책임을 지고 이안이와 이준이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심리 치료를 받았고 이안이도 점점 다시 밝아지며 밤에도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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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조은서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은 전부 원하지 않는다....유선우는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저녁 무렵에야 집에 돌아왔다.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검은 꽃무늬 때문에 들어섰다. 차가 멈춰 섰을 때는 이미 짙은 어둠이 깔린 뒤였고 하늘에는 한 줄기의 저녁 햇살만 남아있었다.유선우는 시동을 끄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이안이는 집에서 뛰쳐나와 그의 허벅지를 살짝 껴안고 부드럽게 아빠를 불렀다.그 순간 유선우의 가슴이 떨렸다.죽은 기억이 그를 다시 공격해온다. 이것은 일찍이 조은서에게 그렸던 장면이다.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들의 어린아이들이 달려와 그의 허벅지를 껴안고 아빠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그때,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그녀를 달래며 말했었다.“은서야, 내 딸을 낳아줘.”이안이의 눈매는 조은서의 눈매와 똑 닮았고 그녀의 모습이 그토록 생생하게 그의 눈앞에 그려졌다.그러나 조은서는 영원히 그를 떠나버렸다.유선우는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한참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이안이는 아마 무엇을 짐작한 듯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아빠.”유선우가 서둘러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았다.이안이는 이제 곧 8살이 된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그녀를 이렇게 안아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 그는 그녀를 안고 싶었다. 그와 조은서의 첫 아이를 안고 싶었다...아버지의 목을 꼭 껴안고 있던 이안이는 아버지의 눈가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레 물었다.“아빠 울었어요?”유선우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아빠 안 울었어. 아빠 숙제 좀 보여줘.”이안이는 여전히 그의 목을 꼭 껴안고 있다.세월이 흘러 이안이는 어느새 많이 컸다. 어깨까지 닿던 검은 머리카락은 어느새 허리까지 닿았고 1년 동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던 탓인지 관리를 잘하지 못해 가늘고 연약해 보였다.유선우는 계속하여 두 아이의 곁을 지켜주었다.밤에 그는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야 그의 침실로 돌아왔다.1년이 지났지만 이곳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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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고운 모래가 평평이 메워져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유선우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가볍게 몸을 일으켰는데 떠날 때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유선우 역시 결국 인간이고 하늘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 수는 없었다.아무리 인정하기 싫어도 마음속으로는 그의 조은서가 이제 곁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오늘부터 은이는 이제 완전히 그의 곁을 떠났다....저녁 무렵, 유선우는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진귀한 검은색 캠핑카가 천천히 도로 위를 달리고 유선우는 뒷좌석 창문을 반쯤 내려 하늘을 떠다니는 검은 구름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의 야윈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는 보지 못했다.맞은편 거리에서 조은서가 멍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것을.그녀에게는 예전의 기억도 없고 가족도 없이 단지 갈아입을 옷 두 벌, 그리고 약간의 잔돈과 간단한 지갑 안에 그녀의 신분증만이 있을 뿐이다.조은서. 여 1990년 9월 20일생.그녀는 멍하니 자신의 신분증을 바라보았다.자신의 이름이 조은서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지 나머지는... 그녀의 가족은?그녀는 아득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마침 옆 차선에 서 있는 검은색 고급 캠핑카를 보게 되었다. 차 안에는 매우 귀중하고 눈부신 남자가 타고 있었는데 그의 표정은 매우 우울하고 슬퍼 보였다.조은서는 거리에 서서 물끄러미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듯 남자도 그녀 쪽을 바라보는데 두 사람의 눈길이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려고 할 때, 살수차 한 대가 그 사이로 지나가며 그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살수차에서는 우울한 발라드 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아름다운 거품이여, 한순간의 불꽃뿐이었지만][너의 모든 약속도 그렇게 연약할 수가 없네.][사랑은 거품이다. 사랑을 간파할 수만 있다면][뭐가 슬프리…][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언젠가는 질 것이고][아무리 빛나는 별이라도 그 순간을 스쳐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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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유선우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조은서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번쩍이는 검은색 캠핑카의 문이 안쪽에서 스르르 열렸다. 고급지고 준수한 남자는 거리에 서서 초조한 얼굴로 그의 애인을 찾아 사방으로 돌아다녔다.은서야, 은서야, 어디 간 거야...가게의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조은서는 조용히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용모가 너무 아름다워 보였고 온몸의 옷과 액세서리 또한 매우 비싸 보였다.그때, 그 남자도 갑자기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의 얼굴 근육은 경련을 일으켰고 그의 눈빛은 더욱 복잡하기 그지없었다.조은서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너무 자주 씻어 하얗게 되어버린 그녀의 운동화와 남자의 고귀함을 비교해보고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 그녀는 그들이 모르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신분으로는 절대 이렇게 신중한 남자를 알 기회가 없다고 말이다.그러나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눈빛은 여전히 뜨거웠다.그 열기는 장장이라도 그녀를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조은서는 떠나고 싶었지만,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낮고 허스키했으며 주의 깊게 들을 때 약간의 고통스러운 감정도 느껴졌다.“은서야.”남자가 어떻게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조은서는 힘껏 발버둥 쳤지만 남자의 힘이 놀라울 정도로 커서 전혀 헤어나지 못했다.결국, 조은서는 다시 남자를 올려다보았다.그녀는 자신을 놓아달라고 애원했지만 남자의 그 고통스러운 검은 눈동자를 마주쳤을 때 그녀의 심장은 마치 무언가가 수면 위에 떠오르려는 듯 두근거렸다. 하지만 그 감정을 떠올리려 생각만 해도 조은서는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유선우는 조은서를 1년 내내 찾아다녔다.그리고 현재, 그들은 마침내 만나게 되었지만 만났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조은서의 눈빛 속에는 경계심 말고도 유선우에 대한 낯선 감각이 담겨있었다. 그녀는 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남자가 유선우라는 것을 잊었고 과거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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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그때, 간호사가 병실에 들어와 주삿바늘을 뽑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은서 씨, 방금 드린 것은 영양제입니다. 퇴원 후 꼭 영양보충 하셔야 해요. 영양실조가 오셨더라고요.”조은서는 조금 부끄러워졌다.요즘 시대에 영양실조라니. 그녀는 부끄러운 마음에 나지막이 알겠다고 답했다.간호사는 웃음을 머금고 병실을 나갔다.조은서는 침대에서 내려와 짐을 싸고 떠나려 했지만 유선우의 은혜에 감사해 잠깐 망설이다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희 아는 사이인가요?”그러나 유선우는 즉답을 피해 한참 후에야 아주 가볍게 말했다.“저희는 그저 우연히 만난 것뿐입니다.”그러자 조은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동시에 그녀는 아련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 자신도 대체 왜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떠나기 전, 그녀는 화장실을 잠깐 빌렸다.조은서는 거울 앞에서 평평한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보드랍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의 차이를 알 수 있었고 눈에 띄지 않는 튼 살이 조금 있는 것을 보아냈다.그것은 아이를 낳은 특징이다.그렇다면 그녀는 일찍이 아이를 가졌다는 말인데...조은서는 한참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하얀 셔츠를 내려놓고 작은 배낭을 메고 그녀의 것이 아닌 이 병실을 떠났다... 그녀가 떠날 때, 그 남자는 아직 병실에 있었지만 그녀는 감히 그를 돌아볼 수 없었다.그들은 한 세상 사람이 아니다.조은서와 유선우는 작별 인사도,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채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마치 그의 말처럼 그들은 정말 우연히 만난 사이 같았다.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그녀가 떠난 후 유선우의 표정은 막막하기만 했다. 분명히 그토록 오래 찾아다니고 기다렸지만 유선우는 조은서를 놓아주지 않을 수 없었다.그때, 입구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진 비서가 달려왔다.그녀는 문을 밀고 들어와 텅텅 비어있는 병상을 발견하자 목소리를 다잡고 유선우에게 물었다.“왜 그냥 보내줬어요? 왜 은서 씨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겁니까?”창가로 향하는 유선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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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유선우는 별장으로 돌아갔다.심정희와 아이들은 아직 밥을 먹지 않았다. 이안이는 진지하게 등불 밑에 앉아 숙제하고 있었고 이준이는 블록을 쌓으며 놀고 있었고 심정희는 아이들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현관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나더니 잠시 후 유선우가 들어왔다.그는 평소처럼 신발을 먼저 갈아신지 않고 그들에게 다가와 이준이를 껴안아 주고는 이안이의 곁으로 다가왔다.“누나가 숙제하는 모습 좀 볼까?”그러자 심정희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그럼. 우리 이안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방금 바이올린 연습도 좀 했지.”할머니의 칭찬에 이안이는 눈을 들어 겸연쩍게 웃었다.유선우는 그녀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먼저 밥 먹자. 다 먹고 계속하자.”그들이 말하는 사이에 고용인은 이미 요리를 시작했다.오늘은 조은서의 생일이기에 심정희는 혹여나 유선우가 슬퍼할까 봐 걱정했지만 뜻밖에도 유선우는 기분이 좋은지 가끔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고 아이들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오늘따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였다면 항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식사만 했을 텐데.심정희는 묻고 싶었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결국 입을 꾹 닫았다.영리한 이안이는 곧바로 아빠의 차이를 느끼고 제육볶음을 입에 조금씩 넣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엄마 소식을 들었어요?”“응.”유선우는 짧고 굵게 한 글자로 긍정의 표식을 내비쳤다.이 짧고 간단한 콧소리에 심정희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좋은 날에 울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등을 돌리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그러자 유선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에게 다가가 휴지를 건넸다.심정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선우야, 너무 기쁘다. 정말 너무 기뻐. 그럼 은서는 어디 있는지, 지금은 어떤지 빨리... 은서는 그동안 잘 지냈어?”이안이 역시 유선우를 간절히 바라보았다.이준이도 나이는 어리지만 엄마가 돌아온다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유선우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천천히 조은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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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유선우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에게는 아버지의 자부심도 있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조은서는 분명 그들의 엄마인데도 그들에게 조은서를 모른 척하라고 가르쳐야 한다.하지만 이안이는 오히려 기뻤다.이안이는 그동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그동안 1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며 그녀는 엄마가 돌아올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는데... 하여 그날 밤, 이안이는 입꼬리가 잔뜩 올라간 채 잠자리에 들었고 그녀의 꿈도 매우 달콤했다.유선우는 침대 옆에 앉아 아이의 얼굴을 한참을 들여다보았다.침실로 돌아온 그는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때마침 진 비서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형사가 조은서를 따라다니며 찍은 사진, 그리고 그녀의 목적지까지... 일반 여관이었다.그 사진을 바라보는 유선우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기는듯한 기분이었다.하룻밤에 만 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 호스텔의 환경이 좋을 리 없다. 그의 은이는 어릴 적부터 응석받이로 자랐기 때문에 이전에는 자전거도 타려고 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이상한 사람들이 가득 섞인 여관이라니.그렇게 한참이 지나 그는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입고 깊은 밤에 집을 나섰다.20분 뒤 검은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허름한 골목에 멈춰 섰다.이윽고 유선우가 차 문을 열고 땅에 발을 디뎠다.그는 거무스름한 벽 쪽에 기대어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의 검은 옷 점점 어두운 밤 속으로 녹아들었고 약간 희고 훤칠한 손가락에는 담배를 끼고 가슴에 점차 기복을 일으키며 담배 연기를 토해냈다...매우 귀중한 그의 옷차림은 전혀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다.그는 주위의 호기심 어린 눈초리를 보고도 못 본 체하며 그저 그 “청년 호스텔”이라는 여관을 주시하고 있었다.여관의 외관은 보기에 정말 낡았다.그윽한 눈빛으로 담배를 힘껏 피운 유선우의 야윈 볼은 이 동작으로 인해 안쪽으로 푹 빠져들며 유난히 남자다웠다....조은서는 3평도 채 되지 않는 방에 서서 지갑을 보며 멍을 때렸다.그녀의 지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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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하지만 조은서는 유선우에게 볼일이 있기에 결국 용기를 내어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남자 앞에 서서야 조은서는 그의 키가 매우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조은서는 겨우 그의 어깨에 닿는 수준이었고 그와 얘기를 나누려면 심지어 작은 얼굴을 치켜들어야 했다. 이윽고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제 지갑에 있는 돈, 혹시 그쪽이 넣은 거예요?”“맞아요. 빚진 걸 조금 갚는 셈이죠.”“하지만 당신은 저에게 미안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 전 그 돈을 받을 수 없어요. 지금 바로 돌아가서 가져다줄게요.”유선우는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기억을 잃었지만 조은서의 성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의 덕을 보기 싫어하고 남에게 빚지기 싫어했다... 그녀는 자세하게 계산하고 따지는 것을 좋아한다.그는 그 돈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위축된 모습을 보고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프런트 데스크에서는 조은서가 금빛이 번쩍번쩍 눈부시게 빛나는 남자를 데리고 오자 깜짝 놀라 턱이 빠질 지경이었다.‘하얗고 말쑥한 여자아이가 이런 장사를 하는 줄 몰랐네. 게다가 능력도 대단해. 누가 봐도 엄청난 부자인듯한데.’‘입구에 세워진 차도 남자의 것이겠지. 몇십억은 훌쩍 넘겠는걸.’조은서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정말 너무 노골적이다.곧바로 그녀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조은서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고 그저 유선우에게 복도에서 기다리라고만 말했다.“저 혼자 살고 있는 곳이니 그쪽을 데리고 들어가기에는 불편해서요.”유선우는 알겠다는 듯 그녀에게 손짓을 해 보였고 그 모습마저도 자세가 늠름했다.조은서의 뾰족한 귀가 조금 붉어졌다. 그녀는 줄곧 눈앞에 있는 남자는 호의를 품고 있지 않다고 여겨 다소 경계심을 가지고 그를 대했다...여관은 오랫동안 수리를 하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갑자기 조명이 고장 나며 불이 꺼져버렸다.순식간에 복도 전체가 어둠에 휩싸이고 말았다...조은서는 어둠을 무서워한다.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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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그럼 얼마나 드릴까요? 400만 원? 아니면 4000만 원?”조은서는 너무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남자의 뺨을 한 대 때렸다.그러나 때리자마자 후회되었다. 이런 남자는 조은서가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신분이 아니었다. 만약 남자가 보복이라도 하면 어떡하지?사실 심하게 때린 것도 아니었고 유선우는 더욱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반문했다.“그럼 40만 원으로 키스하게 해줘요. 어때요?”그게 무슨...조은서는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유선우는 뒤로 물러서며 벽에 기대어 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여 천천히 두 모금 피운 후, 눈을 들어 그녀를 다시 바라보며 가볍게 피식 웃었다.“안 들어가요? 아니면 내가 계속하기를 바라요?”조은서는 속으로 그를 극도로 미워했다.그녀는 더 이상 그를 건드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자기 방으로 가서 문을 잠그고 문짝에 등을 바짝 기대었다.아직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남자가 그녀에게 키스하던 그 장면이 여전히 뇌리에서 아른거렸다. 그는 그녀의 몸을 꽉 껴안았고 남자의 몸에서는 은은한 면도 물 냄새가 났던 것 같았다... 그녀의 몸을 만질 때 남자는 손끝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는 것을 좋아한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은서가 문득 얼굴을 가렸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방금은 분명히 남자가 그녀에게 강요한 것인데 어떻게 그에게 현혹될 수 있단 말인가? 아마 예전부터 이런 방법으로 수많은 여자를 꼬셨을 것이다.결국, 조은서는 내일 이사 가기로 마음먹었다.그녀는 빵을 사러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혹여나 남자가 아직 떠나지 않았을까 봐 좁은 침대 옆에 앉아서 말없이 굶주린 배를 부여잡았다...약 30분 후 프런트 데스크에서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조은서가 문을 열자 그녀를 바라보는 프런트 데스크의 표정은 매우 복잡해 보였다. 그녀는 손에 쥐어진 잘 포장된 도시락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방금 그 부자가 준거예요. 괜히 심부름시킨 것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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