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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문득 심정희가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입술을 부르르 떨며 간신히 말을 꺼냈다.

“선우 너 미쳤구나. 넌 일 년 내내 여기서 살았잖아. 너 자신을 위해서도, 네 부모를 위해서도 생각하지 않았잖아. 하지만 아이는 네가 보살펴야 하는 거 아니니? 이안이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고 이준이는 일 년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선우야, 아이들은 엄마도 필요하지만 아빠도 필요해... 네가 일 년 내내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아이들의 마음에는 안정감이 없어.”

“선우야, 이제 아이들을 봐.”

유선우의 얼굴 근육이 약간 경련을 일으켰다.

한참 만에야 그는 남은 꽁초를 입술에 대고 마저 피우려 하였으나 그 꽁초는 진즉 꺼져 있었다... 그는 다 꺼진 담배꽁초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참 만에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희 아주머니, 1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의 눈은 약간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유선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는 벼랑 끝에 앉아 조은서의 바이올린을 잡았다.

조용한 산속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졌다.

그 곡은 다름 아닌 <양축>이었다.

싸늘하게 스쳐 가는 밤바람 속에서 유선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예전에 몰래 연습해서 당신을 놀라게 하고 싶었는데 이제 들을 기회가 없겠네. 은서야... 들려?”

흐느끼듯 불어 헤치는 밤바람과 은은히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소리는 마치 울부짖으며 하소연하는 듯 했다.

유선우는 그렇게 밤새 앉아 있었다.

날이 밝을 무렵, 그는 수색대를 해산시키고 모든 사람에게 후한 사례금을 주었다...그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오랫동안 그곳에 서 있었다.

...

유선우는 다시 시내로 돌아온 뒤, 이안이와 이준이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고 심정희도 그와 함께 살았다.

그들의 일상도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유선우는 아버지의 책임을 지고 이안이와 이준이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심리 치료를 받았고 이안이도 점점 다시 밝아지며 밤에도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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