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수염이 덥수룩한 설국 장군이 ‘나미’라는 이름을 외치자, 주변의 모든 설국 병사들은 하나같이 얼어붙었다.“세나미 아가씨?”“맙소사!”“저분이 우리 설국의 군신 세나스 각하의 따님이라고?”“게다가 설국의 여전사라니?”세나미를 바라보던 병사들 중, 그녀의 사진을 본 적 있는 몇몇은 그제야 그녀를 알아챘다.“세나미 아가씨, 대체... 어쩌다 여기 계신 겁니까?”위룡 장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세나미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세나미는 차마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의 군대가 전멸당한 사실을, 더군다나 자신이 윤구주의 노예가 되어 생사까지 그의 손아귀에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그녀는 이렇게 말했다.“위룡 장군, 제 말을 들으세요. 당장 철수하세요. 이 사람과 싸워선 안 됩니다!”“뭐라고요?”세나미의 말에, 마치 거인 같은 위룡 장군도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세나미 아가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세나미는 설명할 시간조차 없었다.“말했잖아요. 모두 철수하라고요! 싸우지 마세요!”그녀의 단호한 말을 들은 설국 장군은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뒤에 서 있던 수백 명의 병사들도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그들 중 몇은 속으로 생각했다.‘아니,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우리에게 저 하진인을 완벽히 포위하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철수라니?’잠시 생각에 잠긴 위룡 장군은 이윽고 갑옷을 바로잡으며 냉랭한 눈빛을 윤구주에게로 돌렸다.그리고 그가 혼자임을 확인한 순간, 또 한 가지 깨달음에 도달했다.“혹시...”“세나미 아가씨, 들리는 말로는 아가씨의 군대가 하진의 매복에 당했다더군요. 설마, 지금 저 하진 놈에게 인질이 된 건 아니겠죠?”세나미는 목소리를 높이며 외쳤다.“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당장 철수하세요!”그녀의 단호한 반응에, 위룡 장군은 더욱 확신했다.“세나미 아가씨,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이미 군신께서 전군에 아가씨의 소식을 알리셨고, 지금 군신께서 이곳으로 오고 계십니다. 그러니 안심하십시오!”
Last Updated : 2024-12-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