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하윤이 자리에 돌아와 앉자마자 밖에서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오빠, 도준 오빠, 바쁘시죠? 제가 들어가도 될까요?”문밖에서 들리는 애교를 띤 여자 목소리에 민승현이 순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민정인 것 같아요.”마침 물티슈로 손을 닦고 있던 민도준이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는 하윤을 쳐다보았다.“오늘 정말 번잡하네.”민승현이 억지웃음을 웃었다.“하하, 방금 민정이가 근처에 있는데 먹을 것들 좀 갖다 주겠다고 해서, 올 필요 없다고 했는데. 지금 바로 돌아가라고 할게요.”문밖에서 손에 보온 도시락 몇 개를 들고 서있는 강민정은 스커트가 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고 젖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볼에 흘러내려와 있었다.“오빠.”그녀의 민망한 모습을 본 민승현은 문을 열고 가라고 하려는 원래 생각을 잊어버린 채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된 거야, 왜 온몸이 다 젖어 있어?”강민정이 보온 도시락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오빠가 도준 오빠와 밥을 못 먹고 있다고 해서, 제가 몇 가지 음식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너무 급하게 나오다 우산을 못 챙겼어요.”“너는 어째 항상 이렇게 잘 빠트리니?”나무라는 듯하지는 애정이 가득한 말투였다.민승현은 젖은 옷을 입고 돌아가야 할 강민정이 안타까우면서도 또 마음대로 남아있게 할 수도 없었다.고개를 돌려 민도준을 쳐다봤다.“형, 봐, 민정이 옷이 다 젖었어. 이렇게 돌아가면 감기에 걸릴지도 몰라. 잠시 들어와서 옷 좀 말리고 가라고 하자.”강민정은 보온 도시락을 들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민도준이 거절할까 봐 겁이 났다.그런데 뜻밖에도 민도준이 생각지도 못한 친절을 베풀었다.“그래, 밖에 비가 많이 오는데 감기에 걸리면 안 되지. 들어와.”말을 하면서 민도준의 시선이 있는 듯 없는 듯 앉아있는 하윤을 스쳐 지나갔다.그가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하윤은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떤 반응도 하고 싶지 않았다.실내의 상황을 보지 못한 강민정은 자신의 계략이 성
Terakhir Diperbarui : 2023-07-05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