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버지랑 얘기 잘 나누세요. 아버지 설명도 좀 듣고 후회할 결정을 하지 마세요.”이윤미가 온화한 목소리로 어머니를 타일렀다.이은화는 손을 내저으며 자식들에게 나가라고 했다.“아버지, 엄마께 잘 설명하세요. 아버지는 이미 우리 엄마와 수십 년 동안 부부로 생활하셨잖아요.”정군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말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역시 친딸 이윤미는 그와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중요한 시기에 그를 대신해 말을 해주었다.아들딸 네 명이 전부 서재를 나갔을 때 이은화는 다가가서 서재 문이 닫혔는지 확인했다. 그러더니 다시 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았고 아들딸 넷이 모두 엿듣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다시 서재 문을 닫았다.그리고 서재 문을 잠갔다.이은화는 몸을 돌려 정군호 앞에 가서 멈춰 서더니 남편을 내려다보았다.“여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정말 모르겠어요.”정군호가 해명했다.이은화가 남편을 한참 내려다보다가 의자에 앉으며 무뚝뚝하게 물었다.“설명해 봐. 윤정이가 오늘 음식을 당신에게 가져다준 뒤로 무슨 짓을 했는지.”정군호는 얼굴이 창백해져 조금 전에 일을 떠올리면서 대답했다.“오늘 기분이 좋지 않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술은 일범이가 준 술인데 반병밖에 남지 않아서 일범에게 그 술을 달라고 요구했어요. 윤정이가 음식을 올려온 뒤로 우리 두 사람은 술 한잔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윤미에게 제 속마음을 털어놓았어요. 여보, 제가 잘못했어요. 당신이 강성에 없을 때 제가 바람을 피우면 안 되는데... 정말 잘못했어요. 제가 여전히 당신을 원망하고 있었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정군호는 감히 숨기지 못하고 이은화에게 이실직고했다. 정군호는 단지 이은화가 너무 횡포하다고 속마음을 이윤정에게 털어놓은 것뿐이었다.이은화는 남편이 원한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결혼했을 때부터 정군호는 늘 억눌려 살았다. 이은화는 그가 바람피워 그녀에게 미안한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물론 그들 사이
최신 업데이트 : 2025-01-0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