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남윤지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김청미가 용연옥에 잡힌 이후로 김현민의 구역에서는 그녀가 바로 여왕이었다.모든 사람은 그녀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은 바로 오륜 사찰의 성녀, 혜선 스님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늘 홀몸을 유지하고 있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진주·밀양에서는 그녀와 안주인 자리를 빼앗을 사람이 없었다.그래서 남윤지는 요즘 들어 의도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 행세를 했다.다른 사람들도 분위기를 알아차리고 그녀를 받들고 존경했다.김현민마저도 그녀를 높이 평가하며 언제나 곁에 있어 주었다.아무도 그녀와 맞설 사람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그런데 김예훈이라는 놈이 감히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짓밟아 주지 않고서야 진주·밀양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다.이대로라면 권위와 존엄을 모두 잃을 수도 있었다.남윤지의 손짓하나에 순식간에 열몇 명의 건장한 보디가드들이 복도에서 뛰어 들어왔다.이번에는 맨손이 아닌, 각자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중에 두 사람은 총을 소지하고 있는지 손이 허리춤에 가 있었다.“강서연 씨, 조심하세요.”김예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 걸음 내디뎌 상대방을 향해 돌진했다.그 순간, 그는 손쉽게 가까이에 있는 몇 명의 보디가드를 바닥에 때려눕혔다.세 명의 보디가드는 얼굴을 가리고 피를 토하며 물러났다.김예훈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 총을 꺼내려는 보디가드의 손에서 총을 빼앗아 총알을 장전하고는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펑! 펑! 펑!나머지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손발을 감싸며 땅에 쓰러졌고, 바닥은 온통 피바다인 것이 비명이 울려 퍼졌다.10초도 안 되는 사이,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전부 병신이 되고 말았다.김예훈은 테이블 위에 있는 휴지로 총에 묻은 지문을 닦아냈다.그러고는 총을 테이블 위에 던지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무릎 꿇고 사과해.”“너!”남윤지는 김예훈한테서 살기가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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