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샴 왕궁에 몰래 들어가려는 하천과 엄여수의 계획은 쉽지 않았고, 생각보다 경비가 삼엄했다. 하지만 한 나라의 왕궁에 둘이 아무렇지도 않게 침입할 수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 “보스, 이제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어떤 길을 선택하실 건가요?” 엄여수가 물었다. 하천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GPE에서 알려준 경로에는 이곳이 얼마나 경비가 삼엄한지 표기되어 있지 않아. 극장이라고 알려준 곳은 전혀 안 될 것 같아.”“극장이 남쪽 벽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경비병들이 앞뒤로 순찰하며 24시간 보초를 서고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게 몰래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니 일단 왕궁 안으로 들어가야 해. 북쪽으로 가자.”“좋아요.” 하천이 내린 결정에 엄여수는 그대로 따랐다. 엄여수나 한애는 평소에 한가닥 하는 사람들이긴 해도, 하천이 있을 때면 여지없이 그를 따랐다.“일단 들어간 다음 지도를 보면서 여러 지뢰밭을 피하면 돼.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야.” “네.” 두 사람은 성벽의 북쪽을 향해 나아갔다. 샴 왕궁에는 동, 서, 남, 북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었는데, 동쪽의 정문이 가장 경비가 삼엄했고, 그다음으로 서쪽이 왕궁 내부의 보물창고와 가장 가까워서 왕실의 보물을 많이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경비병들이 많았다. 왕궁 극장을 제외하면 그곳이 왕궁 경비병들의 거주지이기도 해서 그만큼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북쪽만이 밤에 왕궁 하인들이 사는 곳이었기에 경비가 다소 느슨했다.그때, 북문 쪽에 경비대 한 무리가 지나갔고, 그들이 지나가자 다시 텅 비었다. 성문 앞에는 6명의 병사만이 남아 성문을 지키고 있었는데, 모두 중무장을 하고 있었지만 긴장하거나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병사들에게는 북문에서 순번을 정해 보초를 서는 것이 가장 쉬웠는데, 그 이유는 이곳은 경계할 것이 전혀 없었고, 게으름을 피우며 졸기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천과 엄여수는 어둠을 틈타 북문 쪽의 큰 나무 뒤로 가서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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