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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0 Chapters

제3351화

설 셋째 날, 아홉째는 다섯째를 찾아가 여덟째를 남강에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다행히 다섯째도 여덟째가 바깥세상을 경험해 보길 바라고 있었던 터라 바로 승낙했다. 그리고 남강이라면 아홉째가 곁에서 잘 돌봐줄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그러자 아홉째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형님, 여덟째 형님께 배필을 찾아주는 건 어떻습니까?”“배필이라…?!”다섯째는 지금껏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여덟째는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잘 모르니, 오히려 혼자 지내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예. 만약 형님 곁에 마음을 알아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부인이 있다면, 그의 인생도 지금과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우문호는 여덟째를 진심으로 아끼는 아홉째의 마음에 가슴이 찡해졌다. 여덟째도 그저 인생을 헛되이 보낼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느끼고,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는 법도 배워야 한다.“이 일은 네 형수와 상의해 보마.”우문호가 답했다.여덟째의 혼사는 신중히 생각하고,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한 중요한 문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문호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걱정되었다.사람을 겉만 보고는 알 수 없으니, 아무리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만나도 진심인지 알기 어려웠다. 게다가 감정 없는 혼사는 자칫 위험할 수도 있었다.그는 지금까지 아버지의 마음으로 여덟째를 챙기고 있었는데, 막상 놓아주자니 걱정이고, 붙잡자니 인생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원 선생 또한 같은 생각이었다. 사실 그녀 또한 이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고, 좋은 집안의 여인을 알아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덟째는 이전에 혼사가 무엇인지조차 몰랐기에, 얘기를 꺼내도 그저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그런데 지금 아홉째까지 이렇게 제안하니,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가 된 것 같았다. 우문호는 원 선생이 돌아오면 상의해 보기로 했다. 원 선생은 지금 장인 장모님과 함께 숙왕부로 간 상태였다. 마침 명절을 맞아 그녀를 도울 일손이 많으니, 이 기회에 노인분들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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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2화

그러자 서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실 소신은 복이라는 걸 믿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만 믿지요. 저도 그동안 많은 걸 보아왔습니다. 아무리 충심 가득한 호위라도 주군을 잘못 만나면 좋은 끝을 맺지 못했지요. 소신은 이전에 그저 초왕부의 하찮은 호위 뿐이였고, 전하 곁에서 심부름만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당시 가장 큰 꿈이라 해봐야 돈을 모아 평범한 여인과 혼인해서 조용히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좀 못난 여인을 만날 수도 있었겠지요.”그 말에 우문호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고, 술을 내뿜을 뻔했다.“왜 못난 부인을 원하는 것이냐?”“못난 여인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쁜 여인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런 것입니다. 소신의 형편을 아시잖습니까? 어찌 사식이같은 여인을 생각이라도 해봤겠습니까?”“자신을 깎아내리지 말거라.”“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제 처지를 잘 아는 것이지요. 망상을 버려야 편히 살 수 있으니까요.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서일이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는데,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우문호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서일아, 지금은 어떤 포부가 있느냐? 무엇을 더 이루고 싶냐?”서일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이제는 큰 뜻도 없고, 더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하면 안 되니깐요.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겉으로는 초라해 보일지라도, 마음은 편합니다. 끝이 없는 욕망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우문호는 그 말에 감동한 듯했다. 그는 서일이 이런 철학적인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서일이 누군가를 따라 하는 말이 아닌, 정말 인생에서 우러난 깨달음 같이 들렸다.서일은 정말 어른이 되어 있었다.“그렇게 피곤하다면서, 아직도 나의 호위까지 겸하고 있느냐?”서일은 웃음을 터뜨렸다.“돈을 더 벌고 싶습니다. 뭐 대단한 포부는 아니고, 그저 자식들이 있으니깐요. 돈이 많아야 마음이 든든하잖습니까? 무엇보다도, 폐하 곁을 이렇게 오래 지키다 보니,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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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3화

원경릉은 돌아와서 서일이 연탑에서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랬다. 그러자 우문호가 ‘쉬’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측전으로 가시오. 술에 취했으니, 잠깐 자게 두시오.""알겠소."원경릉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돌아 서일을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이 나이에... 자면서 침까지 흘리다니.’두 사람이 측전에 도착하자, 궁녀가 재빨리 온돌을 피워 안을 따뜻하게 했다. 그리고 원경릉에게 몸을 녹일 수 있도록 국 한 그릇을 올렸다."검사는 마쳤소? 협조는 잘했고?"우문호가 바삐 묻자,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협조할 리가 있겠소? 안풍 왕비께서 목이 쉬도록 소리까지 지르셨는데 다들 협조하지 않았네. 특히 흑영 대인은 계속 방해만 하셨소. 혈압 한 번 재려는데도 계속 도망갔소. 그러면 고기 못 먹는다고. 하하하.""아이고, 혈압을 재는데도 고기를 못 먹는다고 하시다니, 대인께서도 혈압이 높은 것을 아시나 보오.""모를 리가 있겠소? 전에 한 번 쟀을 때 혈압이 높아서, 고기 줄이고 야채 많이 드시라고 했더니, 그 뒤론 나만 보면 피하시네."원경릉은 웃긴다는 듯이 말했다."그럼, 결국 혈압은 잘 쟀소?""결국 도망가셔서, 아무것도 못 했소. 내일은 꼭 잴 것이오!"원경릉이 답했다."어차피 내일은 할 일도 없으니, 나도 재는 거 도우러 가겠소."이 말엔 사실 그를 혼자 두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숙왕부는 이곳과 달리 시끌벅적하고 활기차기에, 그는 그곳에 함께 가고 싶었다. 아이들도 각 왕부로 놀러 다니고 그를 찾지도 않으니 말이다."오늘 좀 무료하였소?"원경릉은 탕을 마시며 그의 옆에 기댔다. 사람을 너무 많이 잡으러 다녔더니, 손목이 아픈듯 손목을 주무르며 말했다."그렇게 심심하진 않았소. 서일과 술을 마시니, 여유롭고 좋더구먼. 오랜만에 얘기도 좀 했고. 하지만 이것도 하루면 충분하네. 이틀이나 그를 보면 좀… 힘들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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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4화

우문호가 그를 의자에 눌러 앉히고 소매를 걷어 올리자, 원경릉은 능숙하게 혈압계를 팔에 감았다.흑영 대인은 여전히 투덜댔다.“나 좀 쉬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오? 이것을 하려면 과하게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소? 숨도 차고, 너무 피곤하단 말이네! 분명 정확하지도 않을 것이오!”그러자 안풍 왕비가 팔짱을 끼고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흑영, 입 좀 다물게. 의원 화를 돋워서 좋을 거 없소. 나중에 굵은 바늘로 손가락이 찔릴 수도 있다네.”“손가락도 찔러야 합니까?”그 말에 흑영 대인의 혈압이 갑자기 쑥 올라갔다. 그는 바늘로 찌르는 거나 주사 맞는 걸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떳떳한 사내대장부로서 팔을 자르라면 자르고, 머리를 쪼개라면 쪼갤 테지만, 손가락을 살짝 찌르기만하는 것은 사내답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입 다물 거라. 아니면 오늘 고기를 나눌 때, 뼈도 못 얻을 줄 알아.”안풍 친왕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맛있는 음식을 못 먹는다는 안풍 친왕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흑영 대인은 결국 분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콧김만 훅훅 내쉬었다.지금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지 않으니, 원경릉은 그가 진정한 후에 다시 한번 측정했다.“어떠냐?”안풍 왕비가 다가오면서 말했다.“150이라니, 아이고. 이제부터는 채식만 하거라. 또 말대꾸하면 한 대 쥐어박을 것이니 그렇게 알거라!”“왜 150입니까? 아까부터 열받아서 그런 것입니다. 지금도 화가 나 있습니다.”흑영 대인은 혈압계를 힐끗 보았다. 비록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몰랐지만, 괜히 믿을 수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며칠간 상태를 지켜보시지요. 그래도 계속 높으면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원경릉이 말했다.전에도 조금 높은 편이었는데, 오늘은 혈압이 150까지 치솟았으니 말이다.물론 지금도 흥분 상태라 정확한 건 아니기에, 돌아갈 때 다시 한번 재봐야 했다.흑영의 검사를 마치자, 다른 사람들은 무척 쉬웠다. 우문호가 직접 나서서 열댓 명을 잡아 오면 모두 얌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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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5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건강 검진 결과가 좋은 수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들 저녁에 고기를 구워 먹겠다고 외칠 뿐이었다.하지만 숙왕부에는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고기를 구워 먹는 규칙이 있으니, 반박할 수도 없었다. 심지어 검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니, 다들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누군가가 고기를 구워 먹어야겠다고 외치자마자, 흑영 대인과 호랑이는 바로 고기를 사러 나갔다.원경릉은 그 모습에 어이없어서 웃음을 터트렸고 안풍 친왕 부부에게 불평을 털어놓았다. 설 내내 진수성찬을 먹고, 또 고기를 구워 먹다니, 정말 다들 너무 과한 식탐을 가지고 있었다.안풍 친왕도 그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 흑영 대인의 뒷모습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항상 그놈의 입이 문제구나! 적당히 좀 먹으면 안 되는 것이냐? 고혈압에 고지혈증까지 있는데, 아직도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다니. 목숨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은 불쌍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그는 한바탕 쏘아붙이고 난 후, 다시 원경릉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이번에 먹고 또 고기를 먹으려고 하면 내가 다리를 부러뜨릴 것이니.”원경릉은 난감했다.‘이게 말리는 것입니까…? 부추기는 것이지.’원경릉은 안풍 왕비를 바라보았다. 왕비는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많이 먹는 건 확실히 좋지 않네. 그러니 이번 한 번만 먹고, 다음부턴 안 먹겠네.”원경릉은 그 모습에 안풍 친왕 부부도 똑같고, 어쩌면 숙왕부 전체가 다 똑같다고 생각했다.결국 원경릉은 할머니와 함께 약재를 챙겨 약을 달이러 갔다. 고기만 먹으니, 위에 가득한 기름기를 제거하고 열을 내려야 했다.게다가 한약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었기니, 고기와 함께 약도 마셔야 한다. 새로운 규칙을 만든 것이다.어차피 고기를 먹는 걸 막을 수 없다면, 그냥 약이라도 챙기려는 속셈이었다.원경릉은 처음엔 살짝 화가 났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그녀를 위해 푸짐한 고기를 대접하고, 애타게 그녀가 먹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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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6화

정월 초여드레가 되자, 조회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튿날에는 곧 개학인 쌍둥이들이 짐을 챙겨야 했다.이번에는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 원경릉이 직접 호송에 나섰다.무상황은 기다리다 떠나는 것이 귀찮아, 초하루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다.휘종제 어르신도 함께 돌아가기로 했다. 그곳에도 어느 정도 인맥이 있어 체면치레로 인사도 해야 하고, 또 파지옥 어르신이 너무 외롭지 않게 잠깐이라도 곁에 있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휘종제는 파지옥이 그곳에서 아주 비참하게 지내고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함께 장사하는 친구들을 제외하면, 그를 진심으로 아끼는 친구도 없었고, 심지어 콜라텍에서 춤추는 아줌마들이랑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그런데 막상 전화해 보니, 개학 준비로 식당 청소를 해야 하고, 내일부터 급식을 준비해야 해서 만날 시간도 없이 바쁘다는 답을 듣고 말았다.그 말에 휘종제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파지옥이 이 나이에 그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찾았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환타와 칠성도 그날 밤 학교로 돌아가,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고3의 두려운 학창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다!비록 두 사람의 성적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모범생인 그들이 느슨해지면 다른 학생들도 덩달아 긴장을 풀 수 있다.무상황은 아직 새집에 입주하지 못하고 있었다. 리모델링이 한창 진행 중이었으며, 공사가 끝난 뒤에도 몇 달은 더 비워둬야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지금은 휘종제가 예전에 지내던 큰 저택에 머물었다.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이들은 자유를 만끽했다.그들은 얌전히 집안에 앉아,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깥세상으로 뛰쳐나가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이번 여행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경치를 구경하고,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려기 위해 온 것이었따. 원경릉은 그런 그들을 계속 따라다니며 챙길 수 없으니, 믿을 만한 가이드를 큰 돈을 들여 따로 고용했다. 여행 가이드는 원경릉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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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7화

학교는 개학 후, 다시 한번 학부모 회의가 열렸다.마침 원경릉이 이곳에 남아 있긴 했었지만, 두 학교 동시 참석이라 난감했다. 그녀는 오빠한테 환타 학부모 회의를 부탁하고, 칠성의 학교로 가려고 했으나, 여행 준비로 한창 분주하던 무상황이 갑자기 칠성의 학교에 가겠다고 나섰다.무상황이 칠성의 학교에 가고 싶은 이유는 단순했다. 원경릉의 집에서 머무는 동안, 그는 옥상에서 학교 뒤편 공터의 공사 현장을 볼 수 있었는데, 몇 대의 노란 기계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땅을 파는 모습을 보고 그는 무척 흥미롭게 여겼고, 직접 보고 싶어진 것이었다.사실 그것보다 주된 이유는 추 어르신께서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터의 공사가 캠퍼스 확장을 위한 기초 공사며, 그 노란 기계들은 굴착기와 불도저라는 설명을 원 교수에게서 들었다.현대의 고층 빌딩이 어떻게 지어지는지는 추 어르신도 문서나 영상으로 접해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기에, 꼭 한 번 실제로 보고 싶어했다.까마득하게 높은 건물을 지으려면, 기초도 깊게 파야 하니 말이다.하지만 원경릉은 학부모 회의에 그들을 데려가지 않기로 했다.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기초 공사는 밤에는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로 가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원경릉은 학부모 회의에 참석하러 간 후, 파지옥을 만나게 되어 다음 날 그들을 학교 안으로 데리고 갈 수 있는지 물었다.파지옥은 흔쾌히 허락했지만, 대신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그는 학교에서 우문황 할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무상황에게 우문황의 고조부라는 사실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하지만 무상황은 그 조건에 동의하지 않았고, 묻는 자가 없으면 굳이 말하지 않겠다고만 답할 뿐이었다.원경릉이 거듭 부탁한 덕분에 파지옥은 끝내 수락해주었다.무상황은 휘종제에게 함께 갈 것인지 물었고, 휘종제는 그의 제안에 시큰둥하게 답했다.“건축이 뭐 볼 것이 있다고 그러느냐? 시골 촌놈 같긴!”그에게는 이건 그저 흔한 일상일 뿐이었다.원경릉은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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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8화

원경릉은 미소를 짓고 계속 말을 이었다.“공부 방면에서도 저희 부부는 아이들을 강요한 적 없습니다. 그저 지식에 대한 흥미를 유도했을 뿐이에요.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많습니다. 지식도 그중 하나기에, 적절한 유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인성과 정신 건강입니다.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한 사람만이 낙천적으로 즐겁게 살 수 있고, 인생의 수많은 시련을 견뎌낼 수 있으니까요.”그 말에 장 선생님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다.그는 교사로서 지식을 가르치면서, 사실 아이들에게 인생의 이치도 함께 가르치고 싶었다.요즘 학교에서도 심리 교육과 인성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많은 부모는 여전히 학교에서는 지식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부는 다들 겪고 있는 스트레스고, 사회에 나가면 이보다 더 큰 스트레스가 있을 테니, 학교에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등학생, 특히 고3 학생들의 고통과 압박감은 어지간한 직장인보다 심하다는 것은 많은 부모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다.이른 아침 5시 40분에 기상해 씻고 아침을 먹은 후, 허겁지겁 교실로 돌아가 조례를 시작으로 하루 일정을 소화하고, 저녁 11시가 넘어야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게다가 고3 학생들은 대부분 주말에도 쉬지 못했고, 일요일 하루 혹은 반나절만 쉬는 경우가 많았다. 지친 아이들의 눈빛을 볼 때마다, 교사로서 그는 너무나 안타까웠다.대부분의 고3 아이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평소 게으르던 학생들도 지금은 최선을 다해 성적을 올리려 하고 있었다. 이런 시기일수록 부모님은 성적을 묻을 것이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포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했다.장 선생님은 한참 감탄에 젖어 있다가, 원경릉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얼른 표정을 바꾸고 입을 열었다.“우문황 어머님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그는 강단에서 내려오는 원경릉을 향해, 다시 한번 앞장서 손뼉을 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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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9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온 원경릉은 자지 않고 거실에서 부모님과 붙어 앉아 TV를 봤다.온 가족이 이렇게 소파에 옹기종기 앉아 있으니, 너무 따뜻하고 편안했다.사실 그녀의 부모님은 사실 드라마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들도 딸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걸 알기에, 함께 있는 이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겼다.집에는 신선한 과일이 잔뜩 준비돼 있었다. 비록 북당도 여러모로 괜찮았지만, 과일만큼은 이곳처럼 다양하고 신선하지 않았다.원 교수는 직접 귤을 까서 하나하나 접시에 담아 억지로라도 그녀에게 먹이려고 했다.제철인 겨울 대추도 준비되어 있으니 꼭 먹어보라는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아직 배불러요…”원경릉은 그녀의 어깨에 기대며 애교를 부렸다.“날도 추운데, 꼭 먹어야 해! 귤이랑 대추에는 비타민 C가 많잖니. 어서 먹거라.”원 교수가 단호하게 말했다.“손이 안 닿아요!”“다 큰 애가 애교라니, 부끄럽지도 않니?”그러자 직접 귤을 집어,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주며 말했다.“자!”그렇게 귤 조각을 베어 물자,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상큼한 귤의 맛은 그녀의 기분과도 같았다.그녀는 자세를 바로 하고 접시를 들더니, 부모님께도 한 조각씩 먹여드렸다.“어머니, 아버지께서도 드셔야죠!”“그래, 그래!”그들은 결국 미소를 지으며 귤을 먹었다. 귤 하나를 가족이 나눠 먹으니, 부족하기 마련이었기에, 원 교수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또 귤 하나를 집어 까기 시작했다.소파에서 단란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이 시간이 원경릉에겐 참으로 소중했다. 매번 돌아올 때마다 바빴기에, 이렇게 조용히 앉아 TV를 본 적이 정말 드물었다.그녀는 다음번에 올 때에는, 다른 이유가 아닌 오직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모님과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산책도 하고, 산도 같이 오르며, 효도하는 딸이 되고 싶었다.한참을 그렇게 가족의 정을 누리던 중, 오빠가 돌아왔다.“어땠어요?”원경릉이 바로 물었다.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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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0화

전화를 끊은 후에도 원경릉은 여전히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사실 그녀 마음속에는 늘 자식이 대학에 가서 지식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집념이 있었다. 지식은 끝이 없으니,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더 열심히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아이들이 대학 생활을 경험하기를 바랬다. 대학 생활은 반드시 아이들의 인생에 있어, 다채로운 시간이 될 것이고, 이런 인생 경험은 그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환타가 받은 상은 국제적인 대회의 상장으로, 그의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 된다.그는 벌써 자신의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었다.좋은 소식에 바로 집으로 돌아가려던 원경릉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올 수 있는 일요일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들과 함께 식사하며 축하해주기로 했다.그렇게 며칠 후, 식당에 앉아 그녀는 두 아들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그들은 이란성 쌍둥이었기에 비슷한 외모를 가졌지만, 떡들처럼 쏙 빼닮진 않았다.환타는 교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깨끗하게 세탁된 하얀 옷 덕분에 전체적으로 매우 깔끔해 보였다.그리고 점잖고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으며, 눈빛도 맑고 순수했다. 그의 외모를 보면, 그가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두 형제의 성격 또한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차이점이 있었다.칠성은 차가운 외모를 가졌지만, 마음은 따뜻한 아이다. 친해지기 전에는 쌀쌀맞게 구는 듯 보일지 몰라도, 친해지면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환타는 차분한 성격이라, 일을 급하게 하지 않는다. 그는 아직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없어 가족 외의 다른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하지만 가족과, 집안 어르신들 앞에서는 그는 항상 따듯했다. 활발하고 장난도 치며, 농담도 하고, 가끔은 애교도 부렸다.가족과 외부의 구분이 매우 철저한 편이었다.그녀는 그런 두 아들을 바라보자, 순간 앞으로 그들이 그들만의 무대에서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식사를 마친 후 잠깐 함께 쇼핑하며 학교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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