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은 자기 몸에 올라와 있는 월이를 보며, 정말 강이한을 야외에 버려 늑대들의 먹이로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유영아, 너 온유에게 그렇게 대해면 안 된다니까!”전화 안의 강이한의 말투는 더욱 심각해졌으며 모든 인내심은 순간 얼어붙었다.마치 지금 이유영이 그쪽으로 가지 않으면 무슨 무서운 일이 발생할 것만 같았다.“말했잖아. 난...!”“엄마. 아.”월이는 웅얼거리면서 작은 손으로 이유영의 핸드폰을 뺏어간 후 마구 누르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이유영은 전화를 끊어버린 꼬맹이를 보며 입꼬리가 씰룩거렸다.“아이고 내 딸, 참 장하다!”이유영은 월이를 안고 뽀뽀를 하였다. 그녀는 꼬맹이가 언제 핸드폰을 뺏는 것을 배웠는지 몰랐다. 어쩐지 그동안 임소미가 퀘벡에 있으면서 핸드폰을 별로 안 들여다봤다 했다니, 다 월이가 핸드폰을 뺏어서 놀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아이의 눈 각막은 유난히 약하기 때문에 당연히 전자제품을 많이 보면 안 되었다....전화 반대편의 강이한은 이미 화가 치솟아 뚜껑이 열리기 직전이었다. 그의 눈 밑에는 싸늘한 기운이 가득했으며 독기가 가득 찼다.“이유영!”강이한은이를 꽉 깨물며 이 세글자를 내뱉었다.‘서재욱의 딸이랑 같이 있으라고 도원산에 올 시간이 없다는 거지? 좋아! 참 좋아.’강이한은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으며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도련님.”...이날 밤, 이유영은 월이를 안고 아주 푹 잤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월이의 양 갈래머리는 이미 하룻밤의 모험을 거쳐 흐트러졌다.까치집 같게 생긴 꼬맹이의 머리를 보며 이유영은 아주 좋아 죽을 것만 같았다.“엄마.”월이는 몸을 뒤집어 일어나 앉고는 몽롱하게 이유영을 쳐다보았다. 이유영은 웃으며 꼬맹이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 여기에 있어.”“우유.”“아, 그래. 알겠어.”이유영은 바로 몸을 뒤척이며 침대에서 일어나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 꼬맹이에게 우유를 타왔다.월이는 우유를 받자마자 침대에 누워서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이유영은 서재욱이 머무르고 있는 호텔 주소를 알아냈으며 강이한이 서재욱을 만나기 전에 바로 그에게 달려갔다.엔젤 국제호텔에서, 이유영은 스위트룸의 벨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매가 늘씬하고 요염한 여자가 문을 열었다.서재욱 곁의 보좌관 김연우였다.“이유영 아가씨?”이유영을 보더니 김연우는 멈칫했다.“서재욱 씨 일어나셨어요?”“네. 일어나셨고 지금 아침 식사하시는 중이십니다. 안쪽으로 들어오세요!”김연우는 아주 공손하게 이유영에게 길을 비켜주었다.김연우가 공손하게 자기를 대하는 것을 보니 이유영은 서재욱이 아직 자기가 왜 강이한에게 적대시 당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강이한이 서재욱에게 하는 모든 짓은 다 이유영을 괴롭히기 위해서였다.이유영은 잠시 후의 장면을 생각하면 머리에 소름이 돋았다.안으로 들어가자, 서재욱도 이유영을 보자마자 멈칫했다.“이유영 씨?”“네, 저예요.”2년 넘게 다시 만난 것이었다!서재욱은 다시 이유영을 보았을 때, 특히 그녀 몸의 아우라가 2년 전과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보았을 때, 그의 눈에는 의아함이 가득 찬 것을 볼 수 있었다.김연우는 커피 한잔을 이유영 앞에 내려놓고는 물러섰다.십 분 뒤, 서재욱이 먼저 입을 열고 물었다.“이 2년 동안, 잘 지냈어요?”“전 잘 지냈어요.”“2년 전, 청하시에는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죠. 저도 생각지 못했어요...”“그때는 아주 고마웠어요.”이유영은 안절부절못하며 입을 열었다.“...”‘고마웠다고!?’2년 전, 박연준이 없을 때 서재욱이 비밀리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원래 이유영을 구해내려고 했던 것이었지만 뜻밖에도 화재가 한발 앞서 일어났던 것이었다!그 후, 지현우와 루이스가 강이한이 저지른 죄에 관한 증거를 수집할 때, 서재욱도 뒤에서 몰래 많은 도움을 줬었다.결국, 강이한 자체의 이유로 그들은 아주 손쉽게 강이한을 감옥에 처넣을 수 있었다.그리고 서재욱은 그 뒤로 잠적하였다!아마도
“당신과 강이한 사이의 일은 정말로 소문에 듣던 것처럼 심각해요?”서재욱은 이유영을 보며 물었다.청하시에 있었을 때, 그곳의 서재그룹이 어떤 존재인지 이유영도 진작에 알았었다.‘하지만 그런 서재그룹을 강이한이 건드릴 수 있다니!’말이 끝나자, 반대편에 있은 서재욱의 안색은 몇 푼 어두워졌다.“소문처럼 그렇게 심각하건 아니지만, 나는 무슨 원인인지 알아내야겠어요.”서재욱은 자신이 강이한에게 미움을 산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이번에 강이한은 마치 서재욱의 목숨을 빼앗을 것처럼 기세등등하게 나왔다.이번 일이 마냥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서재욱도 알아차렸다...하지만 원인이라는 말이 나오자, 맞은편에 앉은 이유영의 안색은 선명하게 어두워졌다.서재욱도 이유영의 이상함을 눈치챘으며 그녀에게 물었다.“당신은 이유를 알고 있나요?”“네. 저는 알고 있어요!”“...”서재욱은 침묵했다.매의 눈처럼 날카로운 서재욱의 두 눈을 보고 있으니, 이유영은 어디서부터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다.‘이런 빌어먹을 강이한. 가서 뒤지지 그래!’지금 이유영은 정말 강이한이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았다. 원래는 월이의 곁을 지켜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는데 지금은 강이한 때문에 이런 지저분한 일들까지 처리해야 했다....다른 한편, 도원산에서 의사는 이온유의 주사를 뽑았다. 열은 이미 내렸지만, 꼬맹이는 아직 해롱해롱한 상태였다.“엄마, 엄마...”이온유는 온 밤 몽롱한 상태로 계속 엄마를 찾았다.이온유를 바라보는 강이한의 눈 밑은 조금 더 자상하게 변했으며 더욱이는 애틋함으로 가득했다.강이한은 이 아이가 기억이 있고부터 한지음이 아이의 곁에 없었으며, 도우미 아주머니의 손에서 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온유는 자기의 아버지가 누군지, 어머니가 누군지도 몰랐다. 타인의 입에서 처음으로 들은 어머니라는 존재가 이유영이었다!이 이름을 듣고, 꼬맹이가 무슨 희망을 안고 이유영의 곁으로 왔는지 강이한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이유영은 정말 강이한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강이한은 서재욱의 많은 프로젝트를 빼앗아 가 사람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다.게다가 서재욱이 절대 생각지 못한 건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기한테까지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이었다.“보아하니 강이한은 아직도 당신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모르네요.”한참 지나 서재욱은 이 한마디로 원인을 총괄했다.“...”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제자리에 굳어져 버렸다!‘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모른다고?’비록 이유영은 진작에 마음속으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현재 서재욱의 입에서 이 얘기를 듣자니, 이유영은 정말 속이 말이 아니었다.서재욱이 말한 것처럼 강이한은 종래로 어떻게 타인을 사랑해야 하는지 모른다. 강이한은 사랑을 모를 뿐만 아니라 사랑을 줄 줄도 몰랐다.그의 사랑은... 소유였고 상해였고 또 파멸이었다.“그렇다고 해도 당신은 아직도 그 사람과 함께 하려고 고민 중인가요?”“난 종래로 그 사람과 함께 할 생각이 없었어요!”“그럼, 왜 연준이를...”돌고 돌아 또다시 박연준한테 돌아왔다!솔직히 말해서 지금 서재욱이 느낀 건, 이유영은 강이한 때문에 박연준을 포기한 것이었다.하지만 서재욱의 마음속에서 박연준은 강이한보다 백배 더 나은 사람이었다.“연준 씨는 친구 하기에 아주 적절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재욱 씨, 저랑 그 사람 사이는 당신 본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요.”이 말을 들은 서재욱은 침묵했다.이 사람들의 관계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서재욱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서재욱은 한숨을 내쉬었다.“어휴!”서재욱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유영은 깊게 숨을 한 모금 들이켜고 말했다.“연준 씨와 강이한의 원한은 일찍이 서주에서부터 시작되었어요.”“서주요?”“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엄청나게 먼 얘기지.’서주라는 곳에 대해 서재욱도 낯설지 않았다. 서재욱 같은 상업적인 거두들은 각국의 형
“재욱 씨, 먼저 청하시로 돌아가세요. 여기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게요.”이유영은 박연준의 얘기를 그만하고 싶어 화제를 돌려 서재욱에게 말했다.이건 이유영과 강이한 두 사람 사이의 대결이었다!그리고 이유영은 고개를 숙일 수 없었다.서재욱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래요.”이 순간 서재욱이 승낙한 건 이유영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유영이 떠나려고 한 순간, 김연우가 황급히 들어오며 말했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이 말을 할 때 김연우는 무의식적으로 이유영을 쳐다보았다.이유영의 마음도 김연우의 말과 함께 쪼여 들었다.서재욱은 이유영을 보더니 김연우에게 물었다.“또 강이한 그놈이야!?”“네!”이유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강이한은 지금 그녀를 한 발 한 발 몰아쳤으며 그녀에게 숨을 돌릴 기회도 주지 않았다.이유영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재욱 씨, 이 일도 제가 잘 처리할게요. 제가 죄송해요.”죄송하다는 말은 이미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어쨌든 강이한이 이번에 서재그룹에 미친 실질적인 손해는 이유영이 보상해 줄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이유영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은 최대한 빨리 이 일을 제대로 수습하는 것이었다.그녀가 일어난 순간, 서재욱이 입을 열었다.“당신과 강이한 사이는 참으로 악연이네요!”“...”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발걸음마저 멈칫했다.‘그래, 악연이네! 이 악연은 시작되고부터 끝까지 다 이토록 끈질기게 엮이다니.’그러니 다들 여자보고 남편을 잘 보고 만나라고 하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여자가 끝이라고 말하면 남자가 끈질기게 달라붙어 영원히 편안하지 못하게 할 것이었다....이유영은 무슨 정신으로 엔젤 국제호텔에서 나왔는지 모른다.호텔 앞에는 강이한의 롤스로이스가 세워져 있었다. 차창을 절반 내린 사이로 강이한의 매섭고 뚜렷한 옆모습이 보였다!아무리 먼 거리를 사이 두고 있었지만, 이유영은 강이한의 몸에서 나는 위험한 기운이 느껴졌다.심호흡을 여러 번 했지만, 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은 더 아래쪽으로 이동했다!“아니면 여기?”참다 참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이유영은 짝 소리와 함께 강이한의 뺨을 때렸다.분노에 꽉 찬 이유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따져?”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에서 이유영에게 해명을 달라고 따는 사람 중에서 제일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이 바로 강이한이였다.하지만 강이한은 자신의 처지도 잘 몰랐다.그의 안색은 싸늘하고 위험했다.“당신 정말 그만해!”“박연준이 왜 파리를 떠났고 서주 하프항까지 잃은 줄 알아!?”“...”“서주 하프항이라고 알아?”이유영의 안 좋던 안색은 순간 더욱 어두워졌다.강이한이 생각하기를 이유영이 분노하면서 되물을 줄 알았을 때, 이유영은 그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이랑 그 사람 사이의 원한은 나랑 상관이 없어!”서주는 이유영이 언급할 이슈가 아니었다.두 사람이 서주에서 무슨 원한이 있었든 간에 이유영은 다 물어볼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자기를 그 속에 끌어넣는 것이 싫었다.“하, 하긴. 이제 당신한테 서재욱이 생겼으니, 박연준이 어떻게 해서 서주 하프항을 잃어버렸는지가 왜 중요하겠어?”강이한은 비꼬며 말했다.이유영의 분노는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으며 강이한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둡기 그지없었다.하지만 그녀가 변명하지 않는 모습에 강이한은 더욱 마음이 심란해졌다. 게다가 서재욱이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이유영이 대 아침부터 달려온 것을 생각하자 강이한은 더욱 미칠 것만 같았다.강이한이 이번 생으로 건너올 기회를 얻은 건 이유영이 자기를 어떻게 배신하는가를 보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공기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으며 강이한만 조용히 미쳐갔다......파리의 많은 것들은 다 베일에 싸여있었다.모든 사람은 다 가면을 쓴 것만 같았으며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가면 뒤에는 어떤 음흉한 모습이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도원산에서, 강이한이 윗몸을 벌거벗은 채 차에서 내린 순간, 밖에서 대기하던 집사와 도우
도원산에 왜 이유영의 옷이 있는지에 대해 그녀는 한 글자도 물어보지 않았다...강이한이 지금 무엇을 하든, 이유영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강이한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먼저 엄수현 보고 당신 상태를 좀 봐달라고 할게.”아까 강이한은 선명하게 이상함을 느꼈다!너무 급하게 한 나머지, 이성을 잃었으니 더 세게 해서 이유영을 다치게 한 것이 분명했다.이유영은 몸을 반대편으로 돌리면서 싸늘하게 외쳤다.“나가!’이유영은 강이한이 꼴도 보기 싫었다.강이한은 나가지 않고 침대맡에 앉고는 입을 열었다.“유영아, 내가 박연준을 네 곁에서 밀어낼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다 쫓아낼 수 있어! 나 말고 당신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강이한은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이고는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 순간 이유영의 온몸이 굳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얼굴색도 하얗게 질렸다.박연준... 그와 박연준 사이의 원한에 대해 이유영은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일은 두 사람이 알아서 처리하면 됐지, 그녀는 그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서재욱은...“당신 말대로 난 더 이상 서재욱과 어떠한 왕래도 하지 않을게.”“난 당신을 원해!”그는 아주 기세등등하게 세 단어를 내뱉었다.전에 박연준을 그녀의 세상에서 내쫓은 건 다 이유영을 갖기 위해서였다.“그건 불가능해!”“서재그룹은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이유영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으며 눈빛에는 울화가 가득했다.강이한이 이토록 뻔뻔하게 나올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서재욱과 왕래를 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자기와 같이 있어 달라고? 이런 뻔뻔한 수단은 아마 이놈만 할 수 있는 짓이야.’“강이한 당신을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뻔뻔하다고 해야 하나?’하지만 이건 뻔뻔한 것을 떠나서 완전... 형용할 수 없는 정도였다.“걱정하지 마, 난 그 아이를 내 친자식처럼 대할 수 있어.”“하!”이유영은 비꼬는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아니꼽게 말했다.“전에 나랑
“아니야!”강이한은 이미 등골에 땀이 송골송골 돋았다.서주에 있는 동안, 강이한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이유영이 자기와 같은 상황이 아니길 바랐다.만약 정말로 자기와 똑같은 거라면 그럼 이유영은... 두 사람 사이의 아픔과 미움에 대해 이유영은 절대로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었다.하지만 진실은 정말로 이유영이 생각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근데 홍문동에서 일어난 화재를 떠 올리면 강이한 입가에 나온 해명은 또 아무런 신빙성이 없어지곤 하였다!그녀가 실명했던 것도 진짜였고 임신했던 것도 진짜였으며, 심지어 배 속의 아이마저 그때의 화재에서 같이 불타버린 것도 진짜였다.그건 전생이 이유영이 그와 함께하면서 지불한 대가였다.그녀가 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냈든, 지난번의 생에서 겪었던 고통은 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이유영의 목에 있는 화상 상처들을 보며, 강이한은 이유영이 그 당시 도대체 어떤 고통을 감당했을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더 이상 서재욱을 괴롭히지 마. 내 감정에 있어서 난 진작에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게 되었어.”이유영의 말투는 유달리 평온했다.하지만 그 평온함에는 허전함이 있었다.강이한은 자기 가슴이 더욱 턱턱 막히는 것만 같았다.천만 가지 생각 끝에 강이한은 입을 열었다.“난 당신이 나랑 같이 이곳에서 살기만 바라. 다른 건 요구 안 할게!”그랬다. 이유영을 원하던 데서... 같이 살면 되는 것으로 변했다.이런 전변은 강이한에 있어서 양보나 마찬가지였다.“난 당신이랑 같이 살 리 없어.”이유영이 대답했다.‘절대 그럴 리 없지. 같이 살면서 강이한이 이온유를 어떻게 아끼는지를 보라고!?’“이건 내 최후의 양보야!”원래 아픔을 곁들인 강이한의 말투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이유영의 마음은 그의 말투보다 백배 더 차가웠다....엄수현은 와서 이유영에게 간단하게 검사를 해주었다. 한 의사로서 환자의 여러 가지 병 증세를 봤었다고 해도 그녀는 이유영을 보고 깜짝 놀랐다!방에서 나올 때 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