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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장

분명 소만영이 그를 찾아간 거겠지.

소만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기모진은 잘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내 소만영을 무한정 믿어 주었다.

그리고 번번이 제멋대로 구는 소만영을 내버려 두어 그녀에게 그렇게나 깊은 고통을 준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정말로 소만영을 감싸려고 든다면

왜 쓸데없이 자신에게 소만리로 꾸미고 가서 육정을 만나달라고 했을까?

기모진이 그대로 갈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소만리의 아파트까지 따라왔다.

“잠깐 들어가도 됩니까?”

기모진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은 살짝 부탁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밤 늦은 시간이라 거절할 생각이었으나 아직도 피가 줄줄 흐르는 손을 보고는 문을 열었다.

“들어오세요.”

다친 것이 마음 아파서 그런 게 아니라 그에게서 뭔가 정보를 얻어내려는 것이었다.

소만리는 구급상자를 가져와 소파에 앉은 무표정한 남자를 보았다.

기모진은 손을 늘어뜨리고 푹신한 소파에 힘없이 앉아 있었다. 깊은 시름에 잠겨 의기소침해 있었다.

소만리는 아무 말 없이 알코올솜을 꺼내 기모진 손등의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살살 감았다.

“한 번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기모진이 대뜸 한 마디 했다.

소만리는 붕대를 감던 손을 멈췄다. 이어서 그녀는 태연히 웃으며 물었다.

“누굴 말씀하시는 거예요?”

기모진은 대답 없이 그저 가볍게 훗 하고 웃더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정말 그런 짓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내내 너무나 그 여자를 믿었어요.”

소만리는 앞서 말한 것은 예전의 자신이고, 나중에 이른 것은 소만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기모진 당신이 생각도 못한 건 그것뿐이 아니야. 당신이 본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소만리는 다 알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기모진 씨 말씀은 전처가 아들을 납치한 사건이 사실은 누가 한 건지는 아는데 믿고 싶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그의 섹시한 눈이 갑자기 몽롱해지는 듯 하더니 묵직한 시선이 복잡한 심정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맑은 눈을 바라봤다.

기모진은 한참 만에야 천천히 손을 들었다.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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