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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장

소만영은 간절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든 다 사실대로 대답할게.”

“좋아.”

기모진은 검은 눈으로 소만영을 들여다 보았다.

“정말로 육정 그 건달 놈하고 소만리가 사귀었어?”

“그럼!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

소만영은 즉각 대답했다.

기모진의 검은 눈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그 눈에서 싸늘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가라앉는 걸 느끼고 소만영은 당황했다. 그러나 여전히 또박또박 대답했다.

“진짜야! 자기야, 날 믿어줘……”

“믿어달라……”

그 말을 내뱉는 기모진의 눈에 조롱하는 빛이 떠올랐다.

“만리도 나에게 그랬었지. 믿어달라고.”

“……뭐라고?”

소만영은 당황해서 비웃음을 띠고 있는 기모진을 쳐다봤다.

“자기야……”

“난 기회를 줬어.”

얇은 입술에서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는 쌩 하니 몸을 돌렸다.

그녀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소만영은 발을 삔 척하고 있었던 것도 잊고 벌떡 일어나 기모진을 따라갔다. 뒤에서 그를 꽉 끌어안았다.

“모진 씨!”

그녀는 기모진의 등에 얼굴을 꼭 붙였다.

“자기를 몇 년을 따라다녔는데 아직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내가 어떻게 거짓말을 해! 내가 하는 말은 다 사실이야. 만리는 정말 육정이랑 사귀었다고! 육정뿐인가, 소군년도 있고! 그리고 그 기묵비도! 만리는 그 남자들하고 다 얽혀서……”

“됐어!”

기모진은 화가 나서 말을 끊었다. 싸늘한 얼굴에는 화난 기색이 만연했다.

소만영은 놀라서 입을 확 다물었다.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었다. 소만영은 불안에 몸을 떨었다.

더욱 힘주어 기모진을 껴안았으나 갑자기 기모진의 입에서 명령이 흘러나왔다.

“놔!”

소만영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렇게 자신을 거부하는 기모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싫어! 못 놔! 사랑해. 난 자기하고 영원히 함께 있을 거야. 아무 것도 아닌 사람 때문에 우리가 왜 이래야 돼?”

소만영은 울먹이며 더욱 세게 기모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기모진이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떼어냈다. 곧 그녀의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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