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리는 손을 빼려고 했지만 기모진이 손을 놓을 주지 않았다. "기 대표님, 손 놓아주세요.""다시는 이 손 놓지 않을 거야."뭐? 기모진의 갑작스러운 말에 소만리는 의아해했다.소만리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기모진을 바라봤다. 그때 갑자기 기모진이 그녀를 자신의 품속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하이힐을 신고 있던 소만리는 기모진이 갑자기 잡아당기자 중심을 잃고 그의 품으로 넘어졌다. 이 순간, 그녀는 익숙한 체취가 느껴졌다.기모진은 소만리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남녀 간의 가장 친밀한 접촉을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소만리가 감정을 추스리고 일어서려고 하자 기모진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기 대표님 뭐하시는 거예요? "소유리는 불편해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기모진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그때 그녀의 허리에 얹혀 있던 기모진의 손이 갑자기 그녀의 등으로 옮겨졌다. 기모진이 힘을 주자 소만리는 그대로 그에게 향했다.약간 취기 오른 멋있는 기모진의 얼굴이 소만리의 눈앞에 다가와 그의 호흡이 소만리와 어우러졌다. 코끝에서 코끝까지의 거리에 소만리는 깜짝 놀랐다.소만리는 기모진과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기모진은 정말로 취한 듯했다. 술에 취해 몽롱한 눈으로 넋을 잃은 듯 소만리를 바라봤다.기모진은 따뜻한 손을 뻗어 소만리의 뺨을 만졌다. 그의 눈에는 수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는 듯했다. 소만리는 기모진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이런 가까운 거리와 자세를 유지하고 싶지도 않았다.소만리는 손을 뿌리치고 불쾌한 듯 기모진을 밀쳤다.“취하셨네요!”소만리가 가방을 챙겨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몇 걸음 채 안 갔을 때 기모진이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 그토록 바랐던 따뜻함이 지금 이 순간 그녀를 꼭 감싸 안자 벗어날 수가 없었다.“만리야.”기모진은 나지막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렸다. 목이 잠긴 그의 목소리에는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소만리는 멈칫 걸음을 멈추고 이 순간을 의심
소만영은 기모진 앞에서 가냘프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잊은 채 미치광이처럼 소만리에게 돌진했다.소만영이 와인병을 소만리의 얼굴에 내리치려던 순간, 기모진이 손을 뻗어 소만영의 행동을 제지했다.기모진은 소만리를 그의 뒤로 보호했다. 방금 전까지 술에 취한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멀쩡해져 소만영을 노려봤다. "뭐하는 거야?"소만영은 기무진이 소만리를 감싸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소만영은 지금 상황에서는 그저 눈물을 짜내며 약하게 보여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모진아, 정말 때리려고 한 건 아니었어, 이 여자가 계속 네 옆에 붙어 있는 게 보기 싫었을 뿐이야."소만영을 술병을 내려놓으며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모진아, 저 여자 네 관심 끌려고 소만리랑 똑같이 성형한 거 모르겠어? 모진아, 이런 여자한테 현혹되지 마.”기모진은 성형이라는 말에 흠잡을 곳 없는 소만리의 얼굴을 힐끗 쳐다봤다.이를 본 소만리가 웃으며 말했다. "당당한 모가 집안 아가씨, 미래의 기가 며느님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말할 수 있어요? 제 얼굴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얼굴인데, 무슨 근거로 제가 성형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성형을 해도 죽은 사람 얼굴과 똑같이 성형하지 않아요!" ‘죽은 사람’이라는 말이 기모진의 심장을 찌른다.기모진은 불과 몇 분 만에 술이 깨는 것 같았다. 이 순간 엄습한 아픔은 그를 가장 사랑했던 소만리가 3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소만리가 기모진의 곁을 스쳐 지나 소만영에게 다가갔다."소만영씨, 여기서 화 낼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왜 당신 약혼자가 술 취해서 제일 먼저 찾는 사람이 약혼녀인 당신이 아닌 나를 찾았는지 생각해봐요. "너....""기 대표님, 약혼녀가 질투나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더 이상 저 찾아오지 마세요.” 소만리는 말을 끝내고 곧바로 가버렸다. 소만영은 이를 갈며 소만리의 뒷모습을 째려봤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기모진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그의 팔짱을 꼈다.
기란군은 소만영의 웃는 모습에 가늘고 큰 눈을 급히 피했다.“아빠한테 사인받으러 왔어요.”소만영은 기란군이 들고 있던 교과서를 보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해줄까?”기란군은 교과서를 움켜쥐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기모진을 바라보았다."엄마한테 해달라고 하고 어서 자.” 기모진이 말을 마치고 방문을 닫았다. 닫힌 방문을 바라보던 기란군의 맑고 고운 두 눈에는 어둠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기란군은 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기모진에게 거절당해 문밖에 남겨진 소만영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소만영은 불만을 가득 품고 기란군 방으로 향했다. 그때 마침 기란군이 문을 닫으려 하자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가 방문을 발로 찼다. 기란군은 소만영을 바라보며 엄마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끝내 부르지 않았다. "란군아, 왜 그래? 난 네 엄마야, 어쩜 엄마를 볼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니?" 소만영이 활짝 웃으며 기란군에게 다가가자 가란군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위선자의 가면을 벗은 악마가 흉측한 얼굴을 드러낸 것 같았다. "너는 왜 하필 그때 나타난 거야? 네가 내 일을 망칠 줄 진작에 알았어! 애초에 쓸모없을 줄 알았으면 널 안 낳았을 텐데, 보면 볼수록 정말 밉다.”소만영은 거침없이 욕을 퍼부었다.기란군은 그녀를 피해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소만영은 화장실 문 앞에까지 쫓아와 계속 욕을 했다. 소만영은 기란군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매우 혐오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소만리를 싫어했던 것처럼!예전에 소만영은 기란군 덕분에 얻은 것도 많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기란군의 눈매가 기모진과 똑같다고 했지만, 소만영은 기란군을 보면 볼수록 소만리를 닮았다고 생각했다.기란군은 소만리와 기모진의 친자식이기 때문에, 아들의 모습이 친어머니와 닮은 것은 당연하다!소만영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뒤에서 기란군을 괴롭혔다. 때문에 올해 5살이 된 기란군은 또래아이처럼 활발하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기란군은 구석
"만리 누나 맞아요?"기란군은 소만리를 자세히 바라보며 마침내 물었다.소만리는 잠시 넋을 잃고 환하게 웃었다.“꼬마야 안녕, 난 염염이 엄마야, 내 이름이 궁금하면 알려줄게. 내 이름은 천미랍이라고 해"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그녀는 기란군이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이의 작고 뽀얀 얼굴은 기모진의 좋은 유전자를 완벽하게 이어받아 특히 예뻤다.그러나 기란군의 맑고 까만 눈동자 속에는 무언가 깊은 근심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착각일 것이다. 이렇게 작은 어린아이에게 걱정거리가 있을 리 없다. 3년 전 소만영은 소만리를 음모하기 하기 위해 기란군 얼굴에 칼자국을 냈었다. 그때 기란군은 피를 흘리고 울부짖으며 심하게 아파했다. 소만리는 흉터 없이 매끈한 기란군의 얼굴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칼자국 흉터가 없었다. "엄마! 엄마! 제가 엄마한테 말했던 란군 오빠예요, 우리 이제 친구예요!”염염이의 달콤한 목소리는 마치 솜털처럼 부드럽게 소만리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염염이가 말한 란군이 오빠였구나"소만리는 염염이의 말에 감탄해주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염염이와 가란군이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은 원치 않았다.기란군이 싫어서가 아니라 어색한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염염아, 우리 이제 집에 가야 해, 란군이 오빠한테 인사해.”“네.” 염염이는 통통한 작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란군 오빠, 우리 내일 만나자, 안녕~"소만리도 기란군에게 부드럽게 웃으며 인사했다. "꼬마야, 안녕.”그녀는 인사를 끝내고 한손으로는 염염이를 안고 한손으로는 우산을 쓰고 갔다.그러나 몇 발자국 가지 않았을 때 소만리는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빗줄기가 갑자기 세지며 늦여름의 바람이 약간 서늘했다. 소만리가 뒤돌아보니 기란군이 입구에서 서있었다. 기란군은 허약하고 작은 몸으로 책가방을 메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소만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소만리와 기란
"란군 오빠, 1+1은 왜 2야?”"왜 사과 두 개에 바나나 하나를 더하면 3이 될까?""란군 오빠, 버섯 좋아해?"염염이는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기란군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기란군은 고작 다섯 살이지만 성숙해 보였다. 기란군은 염염이의 질문 하나하나에 모두 대답해 줬다. 염염이가 이해하지 못하면 귀찮아하지 않고 다시 설명해 줬다. 그전까지 소만리는 사실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염염이와 기란군이 가깝게 지내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광경을 보고 그녀는 기란군이 마치 철든 오빠같이 여동생을 사랑해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장면은 너무 따뜻하고 그녀의 마음을 녹였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이내 웃음기가 사라졌다.소만리의 첫째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염염이를 사랑해 주는 언니가 있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따뜻한 장면도 있었을 것이다."란군 오빠, 숨바꼭질 할까?" 염염이는 기란군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기란군은 머뭇거리는 듯하더니 염염이의 손을 잡았다. "응, 놀아줄게."기란군이 앳된 목소리로 말했지만 소만리가 듣기에는 남달랐다. 그리고 소만리는 기란군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기란군은 웃지 않았다.기란군은 집에 와서 한 번도 웃지 않았다. 보통 아이답지 않은 행동이었다.소만리가 완성된 케이크와 신선한 과일주스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아이들을 데리러 가려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소만리는 발신자표시를 보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미랍씨 저한테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요? 무슨 일로 먼저 전화를 하셨죠?” 기모진은 낮은 목소리로 애매모호하게 말했다. "기대표님, 저한테 전화하기 전에, 혹시 아들 담임선생님께서 전화 몇 통이나 하셨는지 못 보셨어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가장이 해야 할 일이예요."소만리 말이 끝나자 수화기 너머의 기모진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아들 거기 있어요?" 주소 보내주세요, 제가 지금 데리러 갈게요."어차피 기
소만리는 기란군이 갑자기 자신의 품에 안겨 엄마라고 부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소만리는 기란군이 매우 불안하며 안정감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기란군은 소만리의 품에 꼭 기대어 두 손을 꼭 잡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마치 이렇게 해야 무섭지 않은 것 같았다. 소만리는 불안해하는 기란군을 보고 있으니 그녀의 마음이 무엇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았다. 오랜 만에 느끼는 뼈아픈 아픔이 그녀의 가슴을 또 한 번 파고들었다.소만리는 기란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괜찮아, 란군아 무서워하지 마."소만리가 기란군을 다독이자 상태가 점점 좋아지며 덜 긴장하고, 불안해하지 않았다. “엄마, 란군 오빠 왜 그래요?염염이는 살며시 다가와 순진한 얼굴로 물었다."괜찮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간식 만들었으니까 가서 같이 먹자." 소만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염염이가 기뻐하며 기란군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란군 오빠, 엄마가 만든 간식 먹으러 가자, 우리 엄마가 만든 케이크 엄청 맛있어!”정적이 흐르고, 기란군은 비로소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듯했다.기란군은 가늘고 긴 큰 눈으로 소만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기란군은 눈을 깜빡이며 잘생긴 얼굴이 붉어지며 마치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죄송합니다." 기란군이 갑자기 사과했다.소만리는 기란군의 사과가 매우 성숙하게 들렸다.소만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기란군의 볼을 쓰다듬었다. “란군아, 네가 왜 사과를 해, 넌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소만리의 부드럽고 상냥하게 웃는 얼굴을 바라보던 기란군의 눈에 부러움이 가득했다. 온화하고 다정한 엄마를 가진 염염이가 부러웠다.기란군의 컨디션이 회복되자 소만리도 왠지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두 아이가 나란히 앉아 그녀가 만든 케이크를 먹는 것을 보고 있으니 그녀는 왠지 모르게 기뻤다. 특히 기란군이 염염이 입가에 묻은 생크림을 다정하게 닦아주는 모습을 보니 행복했다. 그러나 소만리는 죽은 아이가 생각나
소만리는 이렇게 어린 기란군이 과거의 자신을 신뢰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이제부터 미랍 누나라고 불러도 돼요?” 기란군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소만리를 바라봤다.소만리는 방금 기란군이 자신을 엄마라고 부른 것이 생각나 어리둥절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소만리의 대답에 기란군의 얼굴에 드디어 함박웃음이 번졌다.소만리는 3년 전이나 후나 지금까지 기란군이 웃는 것을 처음 봤다. 기란군의 웃는 모습은 매우 빛나고 사랑스러웠다. 입술 옆에는 염염이와 똑같은 보조개가 보일 듯 말 듯했다. 그 순진한 웃는 얼굴을 보고 소만리의 마음도 왠지 훈훈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기모진이 도착했다.기모진이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했지만 소만리가 그를 문밖에서 막았다."기대표님, 다음부터는 귀한 아들을 잘 보살펴 주세요. 어쨌든 당신과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랑 낳은 아들이잖아요." 소만리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그녀는 기란군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란군아, 아빠 오셨으니까 집에 가자, 다음에 또 놀러 와.”"네." 기란군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기모진의 곁으로 다가갔다.하지만 기란군도 기모진을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그저 조용히 그의 곁에 서 있었다. 두 부자는 마치 낯선 사람처럼 거리감 있어 보였다. “미랍씨, 고마워요.” 기모진은 감사 인사를 하고 무언가 더 말하려고 할 때 전화벨 소리가 그의 말을 끊었다. 소만영에게 온 전화였다. 기모진은 잠시 머뭇거린 끝에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소만영이 통곡하며 호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진아! 방금 란군이 데리러 유치원에 갔는데, 선생님이 천미랍이 우리 란군이 데려갔데!” 천미랍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거야? 왜 란군이를 납치하려고 하는 거야? 모진아, 우리 이제 어떻게 해? 천미랍이 분명 란군이 해칠 거야, 무서워! 모진아..."소만영의 목소리가 너무 과장돼서 소만리는 안들을 수가 없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눈살이 잔뜩 찌푸려지는 것을 보았다. 그가 입을 열려고
기모진은 소만리의 눈에 담긴 풍자와 거부감에 불안했다.그는 얇은 입술을 꽉 깨물며 소만리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러니 기 대표님, 다시는 저 찾아오지 마세요, 저 더 이상 죽은 사람으로 취급받고 싶지 않아요.” 소만리는 차갑게 거절했다.잠시 말이 없던 기모진이 입을 열었다.그는 소만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할게요.”소만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기 대표님, 그날 저를 시험했던 거 인정하시는 거예요?”소만리의 질문에 기모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과거에 소만리가 수치스러운지 모르고 기모진을 사랑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모진이 소만리를 사랑했다는 사실은 기모진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날도 소만리를 떠본 게 아니라, 정말 술에 취해 정신을 잃어서 그녀가 살아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환상은 어디까지나 환상일 뿐이었다. 기모진이 정신을 차리니, 눈앞에 있는 여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기모진이 말을 하지 않자 소만리도 가만히 있었다. 소만리는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 "기 대표님 초대에 응할게요. 기 대표님에게 잘못 보이면 앞으로 경도에서 지내기가 힘들 것 같아서요."소만리는 마지못한 듯 초대에 응했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기가 50주년 축하식은 반드시 참석할 계획이었다. 유명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소만영의 또 다른 얼굴을 모두에게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초대장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익명의 이름으로 초대장을 보냈다. 그녀는 초대장을 보내고 백화점에 가서 인터넷에서 미리 봐 둔 드레스를 찾았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소만리가 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매장 안에 있는 소만영을 봤다. 몇 명의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소만영을 접대하고 있어 소만리가 들어온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아가씨, 이것들은 모두 지난주에 막 들어온 신상이에요. 특히 이 스타일들은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