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진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그의 주위는 온통 한기밖에 없었다.“모진아.”기묵비는 그를 불렀다. 하지만 기모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식탁을 훑어보고 소만리의 창백해진 얼굴을 봤다.“소만리, 그게 질문이라고 묻는거야? 남편이 아내집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게 뭐가 이상해?”“……”“내가 집에 없다고 이렇게 당당하게 다른 남자를 데리고 집에 오는 거야?”기모진은 알 수 없는 표정과 차가운 눈으로 기묵비를 봤다.”삼촌 이런 여자 좋아 하구나.”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듣자 마음이 먹먹했다. 이런 여자…이런 단어로 그녀를 형용하다니. 소만리의 얼굴은 더 하얘졌지만 그와 맞설 용기가 안 났다. 지금의 그녀는 그의 앞에서 화살의 놀란 새처럼 위축되었다.“모진아, 오해하지 마.” 기묵비는 평온하게 해명하고 있었다.”나는 그냥 만리가 걱정돼서 한번 와 본거야.”“허”기모진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렸다.”이런 독하고 악랄한 여자를 걱정한다고?”기모진의 풍자적인 말을 듣자 소만리의 마음에서 피가 흘렸다. 기묵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모진아, 그래도 만리는 너의 와이프인데,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되지.”“내가 틀린 말 했나?”기모진은 소만리의 옆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였다. 그는 따뜻한 입김을 그녀의 귀에 내쉬었다. 소만리는 미세하게 술 냄새를 맡았다.“삼촌한테 말해봐. 내가 틀린 말 했어? 그때 너가 더러운 수단을 써서 나랑 잤잖아.”기모진은 그녀를 모욕하는 말을 기묵비의 존재를 신경도 안 쓰고 말했다. 소만리는 이를 꽉 깨물고 눈시울은 이미 붉어졌다.“맞아.”그녀는 자신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제가 바로 기모진씨가 말한 독하고 악랄하고 비참한 여자예요. 너를 얻기 위해 염치없는 짓을 한번 또 한번 했지.”그녀는 말을 하자 그의 차가운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기모진씨를 더이상 역겹게 만들지 않게 곧 이혼할 거에요.”소만리는 이렇게 말하면 그가 만족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차가운 시선을 느꼈다.“소만
그는 말하고 코트를 챙기고 나갔다. 소만리는 멀어져 가는 기묵비의 뒷모습을 보자 눈에 불빛이 하나둘씩 꺼지고 절망밖에 안 남았다. 기모진이 그녀를 어떻게 대할지 모르지만 엄청 잔인한 수단을 쓸 거라는 거만은 확신했다.그녀는 까먹을 리가 없다. 기모진은 지옥에서 온 악마 사탄처럼 무덤을 파헤치고 친딸의 유골을 바람에 타서 날아가게 하고 눈과 함께 사라지게 했다. 하지만 그는 신경도 안 쓰고 그냥 웃어 넘겼다.소만리의 눈시울이 붉은 채 기묵비가 떠난 방향을 보자 기모진은 더 화가 났다.“쟤가 가니까 그렇게 슬퍼? 소만리 넌 내가 아직 안중에나 있긴 하니? 너 남편은 나야.”그는 분노에 차서 품 안에 안겨 있는 소만리를 밀었다. 소만리는 중심을 못 잡고 소파 옆으로 넘어졌다. 다친 얼굴이 소파 모서리에 부딪치자 그녀는 아파서 온몸이 떨렸다.“여기 깨끗이 치워. 방금 그 남자한테 해준 거 똑같이 내놔.”소만리을 고개를 숙이고 쓴웃음을 지었다.”알겠어. 남편의 기분만 좋으면 뭐든 다 할게.”기모진은 소만리가 서서히 기어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자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남편’이라는 말이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 소만리는 눈보라를 뚫고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사와 밥상을 차렸다. 그의 뜻대로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따뜻한 목욕물을 받아줬다.그녀는 그의 말을 거부할 용기가 없었다. 오직 그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주위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을 안다. 소만리가 새 타월로 준비해 주고 일어나려고 하자 배에서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그녀는 반사적으로 주저 앉았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소만리”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일어나고 싶지만 너무 아파서 몸이 일어서지를 못했다. 소만리는 차가운 타일에 누워 몸을 쭈그리고 있었다. 통증이 거세짐에 따라 의식이 흐릿해진 거 같았다…“소만리, 귀먹었어?” 남자의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손을 꽉 깨물었다.“쓰읍” 뼈 저리는 고통이 밀려왔다. 소만리는 흐릿해진 눈을 치켜뜨고 땅에
소만리의 몸이 차가워지고 피도 다 얼어버린거 같았다. 멍하니 웃고 있는 기모진은 마치 어둠이 내린 사탄인양 온몸이 검은색이었다. 원래 그는 그녀가 죽은걸 보고 싶었구나…기모진 너네가 원하는 데로 나는 곧 죽을거야. 내가 죽는 그날 네가 지금처럼 아무렇지 않으면 해. 하지만 그녀는 진짜 곧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고 생각하니 눈 앞에 그를 잊지 못하고 미련이 남았다.소만리는 눈물이 흘렸다. 아무리 뜨거운 눈물을 흘려도 그녀의 차가운 마음을 녹일수 없었다.“또 우는거야? 또 불쌍한척 하는거야?”기모진은 그녀를 비웃으며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탁을 잡아 그와 눈이 마주치게 하였다.“내가 다른 남자들처럼 너의 꼼수에 넘어갈 줄 아는거야? 네 얼굴에 상처는 벌써 다 나았어. 거즈는 왜 한거야. 내 앞에서 이런거 하지만 더 역겨울뿐이니까.”그의 혐오가 섞인 말이 끝나자 소만리의 눈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거즈를 지나 빨개졌다.기모진의 눈빛이 변하고 소만리 얼굴에 있는 거즈를 찢었다. 살이 갈라지고 피 범벅이 된 상처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기모진은 그녀를 비하하고 모욕했던 말들이 그대로 돌아오는거 같았다.“돌려줘!”소만리는 당황해 하면서 상처를 가리고 있었다.”보지마! 보지 말라고!”그녀는 아픈 통증을 참고 한손은 상처를 가리고 다른 한손은 벽을 잡으면 힘겹게 일어나고 있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모습을 보자 잠시 넋이 나가 정신을 차리자 그녀는 이미 도망을 갔다.소만리는 빈털털이 된 몸을 이끌고 벽에 부딪히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눈물은 피물과 섞여 그녀의 손톱에서 흘러내렸다. 빨간 피가 흐를수록 그녀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몸에서 뭔가가 활활 타올라 그녀의 남은 생명도 태우는거 같았다.눈송이가 내리자 소만리의 한기를 더했다. 그녀는 점점 흐릿해진 시야로 앞을 바라 보고 머릿속에는 즐거웠던 추억들로 가득했다.그 아름답고 즐거웠던 시절에 멈췄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둘 사이에 헤여짐 없고 새로운 만남도 없이 지금처럼 죽기 보
그의 힘있는 심장소리 마저 들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그녀는 어제밤의 일을 회상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기모진한테 상처를 보이는게 싫어 도망쳐 나와 쓰러진거만 것만 기억이 났다.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기모진이 일어났다.소만리는 놀래서 급하게 눈을 감았다. 그녀의 허리를 안고 있는 그의 손을 풀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나가려고 하는줄 알았지만 그의 숨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렸다. 그러자 그의 이마가 그녀의 이마에 맞닿았다. 그녀의 체온을 확인하는거 같았다.소만리는 지금 기모진의 행동이 너무 믿기지가 않았다. 더 믿기지 않은 건 그가 떠나가기 전에 그녀의 이불을 정리해주었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이자 소만리는 눈을 떴다. 그녀의 침대옆에 있는 테이블에는 소염약과 진통제가 놓여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있는 상처도 소독이 되었고 다시 거즈가 올려져 있었다. 소만리는 약을 보면서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희미하게 그녀가 어제 기모진을 “모진 오빠”라고 부른 기억이 났다. 그래서 기모진 마음이 약해진건가? 그때의 약속을 기억하는 건가..?소만리는 갑자기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마음이 설렌듯이 뛰었다. 하지만 그것도 짧은 순간이었다. 그녀의 마음은 곧바로 식었다. 어젯밤에 통증이 그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거를 알려주고 있었다.기모진은 잔인함의 정도를 모르고 그와 소만리 사이에 넘지 못하는 선이 생겼다. 그녀는 기모진이 뭘 해도 다 용서해불수 있다. 하지만 그가 혈육인 딸한테 했던 짓은 어떤 방법을 해도 만회가 불가능하다.소만리는 씻고 죽을 끓였다. 그녀는 기묵비한테서 온 전화를 받았다. 그의 말투는 그녀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라고 했다. 씁쓸하고 추운 날씨에서 소만리는 마치 따뜻한 한줄기 햇빛이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거 같았다. 비록 남은 생이 길지 않지만 그녀는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친구를 만나 기뻐했다.죽이 다 되고 소만리가 먹으려고 하자 문이 열렸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소만리는 자기가 말한 기씨가 누군지 기모진도 알거라고 확신했다. 그때의 일이 그에게 작은 흔들림이라도 있을 줄 알았지만 그는 그저 하찮은듯 웃었다.“소만리, 아직도 그 아이의 아빠가 나라고 생각하는거야? 다시 한번 말할게. 나 기모진은 아들밖에 없어. 기란군이라는 아들만.”그는 차갑게 웃고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배고파. 죽이나 가져와.” 소만리는 주먹을 꽉 쥐고 냉혈한 기모진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 “기모진씨의 밥은 준비가 안되어 있어요. 여긴 집이 좁아서 빨리 돌아가세요.” “소만리, 나한테 말하는 태도가 뭐야?” 기모진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의 불만을 표하였다.소만리는 심장이 덜컹하였다. 아무리 애써 침착하게 보이려고 해도 그녀의 불안함을 감출수가 없었다.”기모진씨는 저의 이런 태도가 불만이신거 같은데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요? 전처럼 개같이 무릎을 꿇고 빌었으면 하나요?”말이 끝나자 소만리는 주위의 공기마저 차가워진거 같았다.“어젯밤 그냥 길가에서 죽게 놔뒀어야 했어!” 그는 이를 갈면서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소만리는 웃긴듯이 화가 난 기모진을 쳐다 봤다. “그러게 왜 죽게 안뒀어요? 전에 말했잖아요, 제가 살아있는 한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편한 날이 없을거라고. 근데 기모진씨는 어제 왜 저를 살리셨어요? 어제 죽었으면 당신의 세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건데.”왜 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말은 기모진의 선을 넘은것처럼 표정이 어두워졌고 무서웠다. 아마도 소만영을 얘기해서 그런거 같았다…그는 손을 뻗고 가느린 소만리의 목을 잡고 힘을 줬다. 소만리는 호흡이 거칠어지고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그녀는 살려달라고 빌지 않았다. 충혈된 두 눈으로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죽는게 두렵지 않았다. 그의 팔이 갑자기 힘이 빠졌다. 특히 소만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릴때 그는 희한하게 관자놀이가 심하게 뛰고 있는거 같았다.“기모진, 그냥 날 죽여줘. 내가 천국에 가면 아이한테 알려줄게. 너의 아빠는 비록
소만리는 또 병원에 갔다. 얼굴에 상처 치료 목적이 아닌 사화정의 병문안을 위해 간거였다.설날이 곧 다가오자 병원에서도 설날 분위기가 났다. 소만리는 마스크를 쓰고 병원 정문에 있는 꽃집에 갔다. 그녀는 고민을 하고 핑크색 카네이션을 골랐다. 그녀는 가방에서 쪽지와 펜을 꺼내 “사화정여사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라는 문구를 쓰고 꽃송이 사이에 두었다.소만리에게 사화정의 병실문앞에 도착하자 망설여졌다. 그 누구도 그녀가 온걸 반가워하지 않을뿐더러 욕만 먹을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사화정에게 마음이 쓰였다.때마침 병실에서 하하호호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화정아, 우리 집 귀한 딸이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만영이가 수혈을 해줘서 당신이 위험에서 벗어난 거잖아.”모현의 말투는 소만영에 대한 자랑스러움뿐이었다.소만리는 모현의 말을 듣자 의문이 들었다. 딸..? 그러자 전예의 목소리가 들렸다. “만영이는 어릴때부터 마음씨가 착했어. 바쁘지 않을때는 헌혈도 했는데. 이번에 엄마가 다쳤는데 당연히 수혈해주지.”여기까지 듣자 소만리는 깨달았다. 소만영이 사화정이랑 모현한테 자기가 수혈해준거라고 한거를…“귀한 우리 딸 정말 착해~”사화정이 소만영을 칭찬하는 말이 들렸다. 손에 꽃을 쥐고 있는 소만리의 손이 떨리고 심장이 먹먹해지고 울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엄마만 괜찮으시다면 저의 남은 생을 바쳐도 상관없어요.”소만영은 귀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엄마, 밑에 가서 산책이라도 할까요?"“그래”안에서 움직임이 들리자 소만리는 급하게 몸을”돌렸다. 곁눈질로 소만영이 휠체어에 타고 있는 사화정을 밀고 나오는걸 보자 소만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병실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나오자 소만리는 급하게 들어가 꽃송이를 놓고 뒤 돌았다. 병실을 나서려고 하자 소만영이 돌아왔다. 소만영은 한눈에 소만리를 알아봤다.”만리, 너야? 왜 마스크 쓰고 조심스럽게 우리 엄마 병실에 오는거야?”그녀는 놀랍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사화정을 등 뒤로 숨겼다.”만
소만리는 힘 없이 벽에 기대고 있어 옥폐가 떨어진줄도 몰랐다. 하지만 소만영은 그걸 봤다. 소만리 주머니에서 흘러나온 나비모양의 옥폐를…소만영은 잊지 않았다.3년전, 그녀는 소만리가 사화정의 친딸일수도 있는 사실을 알고 난뒤 모보아를 통해 사화정이 평소에 사용하던 칫솔을 얻으려고 애를 썼다. 사화정칫솔과 소만리 옷에 묻은 DNA를 채취해 친자확인을 했다. 결과는 역시나 소만리가 바로 사화정이 20여년동안 찾고 있었던 친딸이었다.그 결과를 들은 소만영은 부러움, 질투,미움을 느끼는 동시에 사악한 생각을 했다. 그녀는 바로 전예랑 소구와 함께 애를 잘못 데려간 연극을 계획하였다. 사회정과 모현의 눈 앞에 있는 부부가 20여년전에 병원에서 애를 잘못 안아간 부부라고 착각하게 만들려고 하였다.그때 사화정과 모현은 나비모양의 옥폐에 대해 얘기를 한적이 있었다. 옥폐는 주문제작한거라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했다. 그리고 옥폐에는 친딸의 이름 “천리” 두 글자를 박았다고 했다.소만영도 잊지 않았다. 소만리가 개명하기전에는 천리라는 이름이었다는것을… 그저 성을 몰랐을뿐이다. 그래서 소만영은 더욱 확신했다. 소만리가 바로 사화정의 딸이라는 사실을.나비옥폐에 관해서 전예랑 소구 둘다 본적은 있지만 어떻게 잃어버렸는지는 모른다고 하였다. 사화정과 모현도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친자확인을 한뒤 그들은 이미 소만영이 자기들의 친딸이라고 생각했다. 옥폐에 대해서는 신경도 안썼다.소만영은 옥폐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다뤘다. 그때 바로 소만리의 외할아버지를 찾아갔지만 이미 반쯤 미친 상태였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항상 소만리의 본명인 천리를 불렀다. 그녀는 이게 너무 거슬렸다.그녀는 태평하게 모가 아가씨의 자리를 누릴려고 소만리의 외할아버지를 죽였다.앞으로의 3년동안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소만리가 누려야하는거를 누리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모가 아가씨를 특징하는 옥폐가 소만리몸에서 나왔으니 이건 소만영이 절대 가만히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소만영
”콰당”하자 초록색 옥폐가 그녀의 발등에 떨어지고 사화정의 휠체어옆에 떨어졌다.“헉”소만리는 목이 조여서 얼굴이 빨개지고 목은 간지러워졌다. 그녀는 소만영과 전예의 안색이 변한 걸 눈치 채지 못하였다.그러자 사화정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이 옥폐!” 사화정의 목소리는 떨렸다. 소만리가 의심스러워하며 바라보자 사화정은 수술한 부위를 잡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그 옥폐를 주웠다.“현아,현아! “ 사화정은 애타게 모현을 찾았다.물 뜨고 온 모현은 사화정의 외침을 듣고 빠르게 뛰어왔다.그러자 사화정 손에 쥐어진 옥폐를 보고 얼굴에서는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이거야!! 이게 바로 그때 우리 귀한 딸 아리를 위해 주문제작한 옥폐야! 드디어 찾은거야?!?”뭐라고? 소만리이 숨 쉴틈도 없는 모현이 한 말을 들었다.그녀의 머리는 갑자기 백지가 되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이 옥폐 맞아. 근데 이게 왜 너 몸에서 나온거야!”사화정은 놀란 얼굴로 멍해져 있는 소만리를 봤다. 모현 다가가자 소만리 벽에 기댄 채 마스크가 벗겨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반쪽 얼굴은 거즈로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멍해진 두눈을 봐도 그녀의 눈은 여전히 맑았고 순수했다.소만리는 그 두사람 의아하는 눈빛을 보고 의혹이 생겼다. “이 옥폐는 너 몸에서 나온거야? “ 모현은 소만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서 이 옥폐를 얻는거야.”소만리는 눈에 초점을 잃은 채 모현의 기대하는 눈초리와 눈이 맞았다.”이 옥폐는 저의 와할아…”“어쩐지 만영이의 옥폐가 없어졌어! 너가네가 훔친거구나!” 소만리는 해명을 하려고 하였지만 전예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전예는 절도의 죄를 소만리에게 덮어 씌우려고 하였다. 예선은 소만리를 질책했다.“소만리, 우리 집안이 네가 불쌍해보여서 입양해주고 밥 먹이고 옷 입히고 만영이랑 같이 학교가게 했는데! 만영이 없는것까지 줬는데! 근데 너가 이런 개같은 짓을 할줄이야!”“만리야, 정말 실망이다. 물건 훔치는게 취미야? 내가 사랑하는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