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진의 행동을 보니 분명 농담 같지는 않았다.그러나 소만리는 기모진과 다시는 그렇게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난 번 사월산에서 밤을 보낸 그 날. 그녀는 그가 술에 취했기에 그를 속였을 뿐이다.그녀는 다시는 이 냉혈하고 무정한 남자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셈이었다.소만리는 벗어나고 싶었지만 조금 전 마신 약에 취해 의식이 흐려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기모진의 가슴팍에 기대기 시작했다.그의 몸에서 나는 차가운 향기를 맡으며 그녀는 점점 흩어져가는 자신의 의식을 억제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기모진이 그녀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자 소만리는 마지막 의지로 그의 옷깃을 꽉 붙잡았다."기모진.. 날 놓아줘.."그녀는 입을 열었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변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분명히 거절하고 있었지만 이 어조는 오히려 그를 반기는 것처럼 들렸다.기모진은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변해가는 여자를 보면서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어서 날 내려놔, 기모진, 당신...”소만리는 계속 웅얼거리다가 갑자기 온몸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기모진이 그녀를 욕조에 내려 놓았던 것이다."겁먹지 마.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진 않을 테니까."그의 온화한 목소리가 그녀의 뜨거운 마음에 한 줄기 시원한 샘물을 흘려 보냈다.그의 이 말은 의외였다."조금만 참아요. 괜찮을 거야."그의 위로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부드러움이었고 마치 진정제처럼 소만리의 걱정을 해소시켰다.그는 천미랍의 외투를 벗겼고, 나머지 옷들도 계속 벗기려던 찰나. 그녀가 기모진의 손을 꼭 쥐었다."혼자 할 수 있어요. 나가도 돼요."뜨거운 손바닥을 느끼며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네."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꽉 잡은 그의 손을 놓았다.기모진이 몸을 돌려 욕실 문을 닫은 것을 본 소만리는, 바로 찬물을 틀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의 몸
기모진이 이런 행동을 보이자 소만리는 매우 놀랐다.흐르는 찬물이 샤워기에서 끊임없이 떨어져 그의 옷도 빠르게 젖었다.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껴안고서 차가운 물이 자신의 몸에 스며들도록 내버려두었다.점점 시간이 지나고.. 기모진은 천미랍의 뒤에 앉아 초점을 잃은 눈빛으로 그 익숙한 얼굴을 멍하니 바라만보다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더욱 세게 껴안고 말았다."만리야..."그는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소만리는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그녀의 맑고 아름다운 눈동자는 차츰 정신을 되찾아갔다. 차가운 물방울이 그녀의 말려 올라간 속눈썹으로 떨어졌고, 그 후 소리 없이 손등으로 떨어졌다.기모진의 목소리는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소만리는 그 소리를 분명히 잡아냈다.‘만리.. 참 다정한 호칭이야.. 기모진, 당신이 나를 이렇게 불러 주기를 그렇게 바랐는데. 하지만 나의 그 기대와 욕망은 이미 내 마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기에 더 이상 하나로 만들 순 없어.’......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소만리는 자신이 기모진의 침대에서 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원래 입고 있던 옷이 이미 다른 옷으로 갈아 입혀져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녀는 헐렁한 가운을 입고 있었고, 가운 안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살짝 드러난 왼쪽 가슴에 있는 붉은점을 보고 황급히 옷깃을 여몄다.어떻게 된 일이지?그녀는 어젯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또 언제 옷을 갈아입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이 옷을 만약 기모진이 갈아 입혔다면, 그는 틀림없이 그녀의 가슴에 있는 점을 보았을 것이다."찰칵."혼란스러운 생각들이 교차하는 이 순간. 방문이 열리고. 단정하게 옷을 차려 입은 기모진이 고상한 아우라를 풍기며 방으로 들어왔다. 그에게서는 어젯밤 그녀와 함께 찬물에 몸을 적셨던 당황스러움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저 지금은 고귀하고 도도한 기씨 가문의 총재일 뿐이었다.기
마음속으로는 놀랐지만 소만리는 여전히 우아하고 평온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그녀는 그림 같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약간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내 몸에 특별한 표식이 있다고요? 전 왜 몰랐죠? 그래서 기모진씨는 뭘 보신 건가요?”그녀는 침착하게 물었지만,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그는 깊은 검은 눈으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입술 끝을 살짝 들어올렸다.“당신의 왼쪽 허리 뒤에 옅은 분홍색 나비가 있더군요.”그의 낮은 목소리에는 새벽녘의 나른함과 편안함이 담겨있었다.“내 생각에.. 그건 모반이 아닐까 싶어서요.”그의 대답을 듣고 소만리는 조용히 한숨을 돌렸다. 그녀는 입꼬리를 빠르게 당기며 웃음지었다.“네 모반이 맞아요.”“아주 특별한 모반 같던데..”“아무리 특별하면 뭐해요? 친부모한테 버림받은 처지인 걸요.”천미랍은 조용히 눈을 깔며 아침을 먹었다.새벽 햇살이 유리창을 통과해 그녀의 온화하고 수려한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녀의 촘촘한 속눈썹은 눈 깜빡임과 함께 가볍게 흔들렸고, 말할 수 없는 쓸쓸함이 그녀의 아름다운 눈 깊숙이 에서 흐르고 있었다.어찌된 일인지 눈앞에 있는 여인이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는 모습을 본 기모진은 무의식적으로 가슴이 미어졌다.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표정이 굳어졌다.“지난번에 친부모님이 다른 아이를 잘못 데려가 키우는 바람에 당신을 잃어버렸다고 말했죠.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는 동안 그들을 찾아가본 적이 있었나요?”“찾았어요. 부모님.”천미랍은 고개를 들지 않고 대답했다.“하지만 그들은 지금의 그 짝퉁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뭐..”그녀는 아이러니하게 웃었다.“저는.. 알아보기는커녕 보고 싶어하지도 않던 걸요..?”천미랍의 말이 끝나자 지루한 침묵이 이어졌다.아침식사 후 기모진은 천미랍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기묵비는 소만리를 밤새 기다렸다가 그녀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슬그머니 걱정을 내려놓았다.소만리는 기묵비에게 어젯밤 일어난 일들에
한편, 소만영은 사람을 구해 기모진의 별장 밖에서 기모진과 천미랍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도록 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천미랍은 밤새 기모진의 침실에 있었다. 그녀는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났다!3년 전… 기모진에게서 겨우겨우 소만리를 말끔히 처리했더니, 이제는 소만리와 똑같이 생긴 여자가 튀어나오다니…문제는 이 여자가 이전의 소만리처럼 다루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거울 앞에 서서 아직 낫지 않은 칼자국을 보니 소만영은 더욱 심란해졌다.자신이 쓸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법을 썼지만, 지금의 기모진은 그녀에게 확실히 많이 냉담해 졌다. 그 때문에 지금은 계속 ‘아리’를 언급해 옛정을 불러일으키는 방법밖에 없음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이 방법만이 기모진을 눈엣가시인 천미랍에게서 빼앗을 수 있을 것이었다.무엇보다..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해야 해..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소만영의 왼쪽 허리에서 가려움이 느껴졌다. 그녀는 간지러운 부위를 두 번 정도 쥐어뜯었지만 해당 부위가 점점 간지러워지는 것을 발견했다. 거울을 보니 붉게 상기된 것이 보였다.처음 소만리를 사칭하여 모씨 가문의 딸이 되기 위해, 그녀는 철저하게 이 부위에 나비 모양의 가짜 모반을 문신으로 새기는 것도 잊지 않았던 것이다.그 당시 마음이 급해서 타투샵을 찾아 새긴 그녀였는데, 3년 만에 탈색된 것은 물론 영문을 모르는 이상한 알레르기까지 생겨 부위가 간지럽기 시작했다.소만영이 심란하게 가려운 곳을 긁고 있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만영아~ 만영아! 너 화장실에 있니?”사화정의 목소리가 멀리서 점점 가까워졌다.소만영은 급히 치마를 내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엄마~ 불렀어요?”그녀는 얌전하게 대답했지만 기분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만영아~”사화정이 가슴 아픈 듯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으이구, 우리 딸~ 기분 나쁜 생각은 이제 그만해.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소만영은 억울한 듯이 입술을 깨물고
기모진은 잘 재단된 블랙 수트를 입었는데, 그 때문인지 늘씬하고 스타일리시한 몸매가 완벽하게 드러났다. 그의 외모, 몸짓 모두에서 우아하고 고상한 자태가 빛을 발했다.소만영이 처음 봤을 때 독점하고 싶었던 그 모습 그대로인 그였다!그녀는 몇 년 동안 음모와 속임수로 그를 속여왔지만, 오늘 이토록 완벽한 그가 다른 여자의 손을 잡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소만영은 기모진 옆에 서있는 천미랍을 노려보았다. 더욱 납득할 수 없는 사실은, 기모진이 자신을 위해 맞춤 제작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드레스를 천미랍이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이런 꼴을 보려고 바보처럼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다니..결국 현실은 그녀를 모질게 후려치고 있었다.기모진은 사람들 속에서 빛났다. 정원에 있던 하객들이 그의 등장에 시선을 빼앗겼고 덩달아 그와 팔짱을 끼고 등장한 천미랍에게도 눈길을 빼앗겼다.경국지색이라고 할 만큼의 외모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쏠리고 있었다.그녀가 입은 드레스는 매우 아름다웠으나 그저 천미랍을 더 화려하게 만들어줄 들러리 역할을 할 뿐이었다.그녀의 몸매는 아름다워 마치 난초처럼 생기 넘쳤고, 고운 피부는 희고 매끄러웠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엔 마치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한 향기만이 남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눈살을 찌푸렸다 웃는 그녀의 모습은 조금 산만한 듯했지만, 보기에 또 우아한 맛이 있었다.누군가 자신도 모르게 속삭였다."저 사람이 바로 그 천미랍이란 사람이 아닌가요?""ML의 창시자 겸 디자이너잖아요~""지난 번 ML의 2주년 비즈니스 파티는 정말 엄청났었죠.""그런데 천미랍 씨는 기모진 도련님 전처와 정말 닮았어요. 그런 일을 겪고도 어떻게 닮은 여성과 같이 있을 수 있지?""최근에 기도련님이 천미랍 씨가 사는 곳을 자주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 관계가 가볍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지난달에 소만영씨가 납치되어서 건달들에게 안 좋은 일을 당했다는
사화정은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큰 사람이었기에, 소만영의 말을 듣자 더욱 마음이 쓰라렸다."만영아, 안심하렴.. 엄마는 네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당하게 두지만은 않을 거야. 오늘 여기 계신분들은 경도에서 제일 명문가의 자제라는 기모진 도련님이 얼마나 배은망덕한 인간인지 똑똑히 보게 될 거야!!! 어쩜 사람이 이리도 무정한지.. 의리 따윈 져버린 지 오래고 딴 생각만 하는 찌질이 인지?! 그리고! 천미랍이라는 여자는 얼마나 비열하고 뻔뻔한 여우 같은 년인지!"하객들은 사화정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사화정의 말을 듣고 보니 천미랍이라는 사람이 기모진과 소만영 사이에 끼어들어 소만영이 버림받은 것 같아 보였다."엄마~ 그만하세요.. 그만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모진이와 미랍 씨와는 관련 없는 일이니까 우리 그냥 가요~ 흑흑.."눈물을 흘리는 소만영의 모습이 얼마나 불쌍해 보였는지, 그녀의 눈물 연기는 많은 사람들이 연민을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사람들은 소만영의 편을 들기 시작했다. 소만영과 기모진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들의 눈에 천미랍은 마치 불륜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대부분의 손님들은 점차 소만영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천미랍을 경멸하는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기모진은 온몸으로 주변 분위기의 변화를 느끼고는 고개를 돌려 천미랍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괜찮아요?"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소만리는 우아하고 태연하게 미소 지었다. “제가 겨우 손바닥 하나 때문에 문제가 생기겠어요? 전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그녀가 웃으며 사화정과 소만영을 바라보자, 온몸으로 따가운 시선을 느껴야 했다."사모님.. 모든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져야하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유 없이 절 때리고 여우라고 욕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합당한 설명을 하셔야겠죠?”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당당한 눈빛은 적의와 의심이 가득한 눈빛들을 스쳐 지났고, 그녀의
소만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위가 점점 고요해졌다.그럼..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란 말인가?설마 방금 들었던 모든 것들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고?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소만영은 사실 그 사건의 주범이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천미랍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안절부절못했다.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을 때, 사화정이 먼저 다가와 그녀를 보호해주었다."천미랍.. 너 정말 대단하구나?! 내 딸을 헐뜯으려고 속임수까지 쓰다니!"사화정은 화가 나서 천미랍을 가리키며 호통쳤다."네가 돈을 써서 그 건달들을 산 뒤에 만영이를 납치한 것이 아니냐?! 넌 만영이를 그렇게 잔인하게 모욕을 당하게 만들었어. 게다가 넌 이걸 인터넷에 올려서 만영이의 명예를 손상시키기까지 했잖아. 나는 오늘 내 딸을 대신해서 너랑 끝장을 볼 테야!""엄마..."소만영은 눈물을 흘리며, 사화정의 팔을 붙잡고 한없이 연약한 척을 해댔다."됐어요 엄마.. 이것에 대해 더 이상 따지고 싶지 않아요. 모진이를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 않다고요...""기모진, 이것 봐. 만영이는 지금까지도 너만 생각하고 있는데 너는 도대체가?!"사화정은 마음 아픈 듯 소만영을 껴안고 기모진과 천미랍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너는 저 여우 같은 년 때문에 만영이가 억울함을 당하더라도 관심도 않고 묻지도 않았었어. 지금의 넌 내 딸의 상대로 어울리지 않아!""모진아~ 예비 안사돈의 말을 들으렴. 넌 만영이를 무시할 수 없다. 이 일도 끝까지 조사해봐야 한다고!"기씨 부인은 소만영의 편을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소만영은 이런 주변의 이야기를 듣자 눈물을 흘리면 흘릴수록 마음이 설렜다."어머님, 엄마. 이 두 분께서 절 응원해주시기만 하면 되어요. 저는 피해자이지만 정말 이 일에 대해 따지고 싶지 않아요. 흐윽.."소만영은 몇 차례 흐느끼며 천미랍을 바라보았
"얼마 전에 제가 납치됐다는 이야기를 여러분들이 들은 적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맞아요.. 전 납치 되었고 건달들에게 모욕을 당했어요.. 이 일의 배후는 바로 제 눈앞에 있는 저 천미랍 씨에요.. 사실 이 일에 대해 다시 추궁하고 싶지 않았는데.. 미랍 씨가 자꾸 이렇게 사실을 숨기고 절 모욕하니 정말 참을 수 없어 이렇게 모두의 앞에서 이야기하게 되었어요..."소만영은 입술을 깨물고 갑자기 천미랍을 가리켰다."천미랍!!! 내가 당신을 고소할 거야!"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은 일제히 소만영의 편을 들고 있었다."소만영씨! 우리는 모두 당신의 말을 믿어요.""천미랍.. 당신 정말 얌체 아니야!?""만영씨, 안심해요~ 우리 모두가 당신이 이 여자를 고소하는 것을 지지한다고요!""천미랍!! 당신 같은 인성을 가진 여자의 브랜드를 우리가 다시 찾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의 ML 브랜드는 망하게 될 거라고!""모두 그 입 다물어!!!"갑자기 군중들 속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거세게 밀려와 천미랍을 향한 욕설들을 멈추게 만들었다.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소만리 옆에 서있는 기모진의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섬뜩함을 느끼기 시작했다.기모진의 날카롭고 음험한 두 눈은 마치 날카로운 검날과 같았다. 아무런 온기도 없는 그 날카로운 눈빛은 천미랍을 향해 욕설을 퍼붓던 사람들을 베어버리고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만영의 얼굴을 겨냥하고 있었다.소만영은 갑자기 심장이 두근대며 호흡 또한 긴장되기 시작했다."왜 굳이 굴욕을 자초하는 거야? 내가 이 일에 대해서 다시는 언급하지 말라고 경고 했을 텐데.. 하필 이런 자리에서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씩이나 계속해서 들추는 거냐고..?""모진아.. 그런 게 아니야!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거야~! 나를 해친 사람이 계속 법을 피해 요리조리 빠져나가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흑흑.."소만영은 억울하다는 듯 변명하기 시작했다."그래, 더 이상 이야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