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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전연우는 은경애가 가져온 만둣국을 모두 비웠다. 예전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 바로 오 아주머니가 만든 만두였다.

그녀의 손맛은 여전했다.

창밖 한동안 멈췄던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거위 깃털 같은 눈송이가 바닥에 두껍게 덮여 은백색 빛을 반짝였다.

“나 암 의학 연구소에 투자했어. 서철용도 갔으니 너도 곧 깨어날 거야.”

“보름쯤 지나면 별이가 말을 할 수 있대. 널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 거야...”

“별이가 자라는 모습 보고 싶지 않아?”

“소월아, 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

머리에 남아 있던 수술 상처는 이미 아물었지만, 그녀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했다. 전연우는 그녀 옆에 누워 눈을 감고 그녀의 체취를 맡았다. 어쩌면 이것만이 그를 평온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전연우는 이렇게까지 견디기 힘든 적이 없었다. 그녀가 서울을 떠난 4년의 시간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유독 지난 3개월은 목숨 절반이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너무나도 괴로웠다...

머지않은 곳의 병실에선 배은란이 공허한 눈동자로 초점 없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녀 얼굴에 더는 괴로움이 보이지 않았고, 배가 살짝 불룩해져 있었다.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배은란의 무표정했던 얼굴에 마침내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껴안았다.

“...엄청 오래 기다렸단 말이야. 왜 이제야 돌아왔어?”

“민용 씨, 보고 싶었어. 우리 아기도 보고 싶었대...”

서철용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잠시 망설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긴 머리를 쓰다듬었다.

“밥은 먹었어?”

“먹었어.”

배은란은 그의 품에서 몸을 떼고 그를 끌어당겼다.

“바빠서 밥 못 먹었을 줄 알고 조금 남겼어. 민용 씨가 좋아하는 거야.”

서철용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녀와 함께 주방으로 향했다. 병원 VIP 병동에는 기본적인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 간병인과 가족들의 편의를 위해 주방과 거실, 그리고 식탁까지도 마련되어 있었다.

“임신 중에는 이런 거 하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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